2026.04.11 (토)

  • 흐림동두천 7.5℃
  • 맑음강릉 12.4℃
  • 박무서울 8.3℃
  • 박무대전 8.6℃
  • 맑음대구 10.3℃
  • 맑음울산 10.3℃
  • 박무광주 8.7℃
  • 맑음부산 11.5℃
  • 흐림고창 9.4℃
  • 맑음제주 11.3℃
  • 흐림강화 7.3℃
  • 흐림보은 8.6℃
  • 맑음금산 8.1℃
  • 흐림강진군 9.4℃
  • 맑음경주시 10.5℃
  • 맑음거제 9.9℃
기상청 제공
thumbnails
공간·건축

[지구칼럼] 핀란드, 세계 최초 영구 핵폐기물 처리장 '온칼로' 시험 가동…70년 인류 숙원, 종말 선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핀란드가 세계 최초의 영구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온칼로(Onkalo)’ 시험 가동에 착수하며, 70여년간 인류를 괴롭혀온 핵폐기물 문제 해결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40만톤에 달하는 전 세계 사용후핵연료의 규모와 수십만 년에 이르는 독성 기간을 감안하면, 이번 시도는 ‘해결’이라기보다 위험을 미래 세대와 지하 심연으로 이관하는 거대한 사회·기술 실험에 가깝다는 냉정한 분석도 만만치 않다. 1. 세계 최초 영구 처분장, 무엇이 다르나 nypost, Tech Xplore, The Independent Global Nuclear News Agency, POWER Magazine, apnews, IAEA, Euronews에 따르면, 온칼로는 핀란드 서해안 올킬루오토(Olkiluoto) 섬에 위치한 심층 지질처분시설로, 지하 400~450m 깊이의 화강암 지층에 최대 6,500톤의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매립하도록 설계됐다. 사업자는 핀란드 원전사업자들이 공동 설립한 포시바(Posiva Oy)로, 2004년 착공 이후 약 10억 유로(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로 20여 년간 건설이 진행됐다. 시설 구조의 핵심은 ‘다중 방벽(multibarrier)’ 개념이다. 우라늄 연료는 먼저 주철 내통과 두께 약 5cm의 구리 외피로 구성된 용기에 밀봉되며, 이 용기는 다시 고흡수성 벤토나이트 점토로 둘러싸인 채, 암반 속 처분공에 안치된다. 처분 터널 하나당 30~40개의 처분공이 뚫리며, 최종적으로 약 3,250기의 구리 캔스터가 2㎢ 규모의 지하 구역에 분산 매립된다. 포시바는 온칼로 운영 기간을 약 100년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추가로 40㎞ 길이의 처분 터널을 단계적으로 굴착한 뒤 2120년대에 접속 터널을 완전히 봉인할 예정이다. 2024~2025년에는 비(非)방사성 모형 연료를 활용한 캡슐화·이송·매립 전 과정을 실증하는 ‘콜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실제 방사성 연료 처분을 위한 시운전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40만톤의 핵폐기물, ‘핀란드식 해법’의 의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원전 가동 이후 배출된 사용후핵연료는 40만톤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여전히 임시 저장시설(원전 부지 수조·건식 저장고 등)에 머물고 있다. 2022년 IAEA 보고서 역시 “대부분 국가가 ‘기다려보자(wait and see)’ 전략에 머물며 최종 처분장 건설을 미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온칼로의 위상은 분명하다. 세계 최초로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분하는 심층 지질처분장이며, 원전 보유국 중 처음으로 “자국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은 모두 자국 내에서 최종 처분한다”는 법적 원칙을 현실화한 사례라는 점에서다. 핀란드는 1994년 원자력법 개정을 통해 모든 국내 발생 핵폐기물의 국내 최종 처분을 의무화했고, 이후 2000년 올킬루오토를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 당시 일부 사용후핵연료는 여전히 재처리를 위해 해외로 반출되고 있었지만, “핵의 혜택을 누린 세대가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정치적 합의가 형성되면서 ‘수출형’ 해결책에 제동이 걸렸다. 사리 물탈라 환경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핵폐기물을 다른 나라에 떠넘기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제한된 범위의 국제 공동 활용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이는 향후 ‘핵폐기물 처분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경우, 온칼로가 잠재적으로 유럽의 역외 핵폐기물까지 흡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가능하지만, 이 부분은 아직 정치·사회적 논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추측한 내용”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3. ‘차선책 중 최선’…핵폐기물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온칼로가 상징하는 것은 핵폐기물 문제의 ‘종결’이 아니라, 고도로 최적화된 ‘관리 체제’에 가깝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에드윈 라이먼 원자력 안전 담당 이사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질 처분을 “차선책 중 최선(the least bad option)”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위험의 상당 부분은 우리가 아닌 미래 세대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폐기물의 방사성 독성은 우라늄·플루토늄 계열 핵종의 반감기 특성상 수만~수십만 년에 걸쳐 서서히 감소한다. 이 때문에 인류는 지금 ‘정치·경제 시스템의 수명’을 훌쩍 넘어서는 시간축에서 안전성을 담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단지 콘크리트와 구리, 점토, 암반의 기술적 신뢰성만이 아니라, 수만 년 뒤에도 처분장 위치와 위험성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그때의 사회가 오늘날과 전혀 다른 언어·기호 체계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가 핵심 질문으로 떠오른다. 이 문제의식은 ‘핵기호학(nuclear semiotics)’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낳았다. 미국·유럽 학자들은 “1만년 후에도 ‘여기는 들어오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호 체계”를 주제로 다양한 제안을 내놓고 있으나, 어느 것도 합의된 표준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온칼로는 “지질학적 안정성과 공학적 방벽 설계에서는 최선에 가깝지만, 인류학·언어학·정치학적 불확실성을 모두 제거하기에는 여전히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4. 핀란드식 ‘사회적 합의’가 만든 실험장 온칼로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 30년에 걸친 정치·사회적 합의 과정이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AEA는 2020년 온칼로를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을 인용해 이 시설을 “원자력의 장기 지속가능성을 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는 높은 수준의 투명성·정보 공개·지방자치단체와의 신뢰 구축 없이는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실제 부지 선정 과정에서 핀란드 정부와 사업자는 후보 지역 주민투표, 장기간의 지질·환경 영향평가, 보상 패키지 협상 등을 반복 진행했고, 지방자치단체 의회의 동의가 없으면 사업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그린피스 핀란드 지부 역시 온칼로에 원천 반대하기보다 “다른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위험을 관리 가능한 형태로 줄이는 하나의 시도”라는 점을 인정하는 등, 환경단체의 비판 기조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핀란드 특유의 높은 제도 신뢰도, 인구 규모, 에너지 믹스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타국에 그대로 이식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프랑스·독일·일본·캐나다 등이 심층 지질처분장 후보지를 두고 수십 년간 사회적 갈등을 겪어온 사례를 감안하면, 온칼로 모델이 ‘보편적 해법’인지, 아니면 ‘핀란드형 특수 사례’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음”이라고 보는 편이 객관적이다. 결국 온칼로는 “핵폐기물을 영원히 봉인하는 기술적 해답”이 아니라, “위험을 투명하게 인정하고, 책임과 비용을 현재 세대가 얼마나 선제적으로 감수할 것인가”라는 정치·사회적 선택의 문제를 우리에게 되돌려주는 거울에 가깝다. 한국이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가, 향후 원전·에너지·지역 갈등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신뉴스




많이 본 카드뉴스


영상뉴스(유튜브)

더보기


배너

최근 한달 많이 본 기사

















[콘텐츠인사이트] 다 보고 남는 건 우도환의 원투펀치뿐…<사냥개들2>를 보고

한때 영화 홍보를 업으로 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경쟁사 홍보팀 막내였던 한 친구가 있었다. 잠시 소식을 끊고 지내는 사이, 그는 결국 꿈꾸던 영화감독이 되어 있었다. 입봉작은 <청년경찰>. 이름 석 자가 또렷이 떠오른다. 김주환. 며칠 전, 회사 후배를 통해 그와 다시 연결됐다. 뜻밖의 인연이었다. 수년 만에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고,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넷플릭스에 막 공개된 작품이 있었다. 바로 그 친구 연출의 <사냥개들2> 시즌1을 인상 깊게 본 터라 시즌2에 대한 기대는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한 회당 한 시간 남짓, 총 7화가 한 번에 공개됐다. 금요일 회식의 숙취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토요일이라는 짧지만 소중한 휴식의 시간을 소파에 맡긴 채 정주행에 들어갔다. 애정하는 후배가 연출한 작품이기에 독설을 아끼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 이렇게까지?’ ‘그래서 이 다음은?’ 이 질문의 반복이다. 이야기의 개연성은 결국 작품의 뼈대다. 이 작품은 그 균형을 놓친 채 전개되는 인상이 짙다. 전반적으로 서사는 거칠고, 감정의 축적은 충분하지 않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한 지점도, 반전의 쾌감도 선명하게 남지 않는

[콘텐츠인사이트] 스끼다시였던 갈등 소재, 본 주제는 따로 있었다…<원정빌라>를 보고

어릴 적 이런 형태의 주거 공간을 자주 보곤 했다. ‘빌라, 멘숀, 빌리지…’ 직접 살아본 적은 없지만 이와 같은 이름들이 묘하게 익숙하다. 예고편과 스틸컷을 훑는 순간, 객관적 지표와는 무관하게 심박이 먼저 반응했다.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주말의 끝에서 선택한 작품이 티빙의 <원정빌라>다. 톱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연출이나 서사가 압도적일 것이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평점이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소재가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끌렸다. ‘현대판 이웃사촌 비극 스릴러인가.’ 평소 반전과 긴장감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몰입했다. OTT 작품답게 러닝타임도 부담스럽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지 않았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무난하다. 다만 반전의 결이 비교적 예상 가능한 범주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갈등은 전채였고, 본편은 사이비였다 층간소음, 주차 문제, 사소한 시비. 공동주택에서 흔히 벌어지는 갈등이 주요 서사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작품은 그 틀을 비껴간다. 오히려 그 모든 갈등은 본편으로 들어가기 위한 전채에 가깝다. 실제 중심축은 ‘사이비 종교’다. 이는 ‘나는 신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PD

[콘텐츠인사이트] 뭔가 사유하고 싶을 땐 독립영화가 제격…고 김기덕 감독 <실제상황>을 보고

‘넷플의 법칙’. 머피의 법칙처럼, 이제는 이것도 하나의 법칙이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수십, 아니 수백 편의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막상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리다 보면 건질 만한 작품 하나 찾기 어렵다. 심지어 신작마저 이미 본 작품일 때가 있다. 선택지는 넘치는데, 선택할 것은 없는 아이러니. 나는 그 상황을 ‘넷플의 법칙’이라 부른다. 이럴 때는 미련없이 ‘디즈니플러스’나 ‘쿠팡플레이’로 옮긴다. 그래도 없다면 ‘티빙’까지. 플랫폼을 옮겨 다니는 이 행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소비 패턴이 된 시대인 듯 하다. 주말이었다. 나른하게 흘려보내고 싶었지만 현실은 평일처럼 분주했다.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안에서는 알 수 없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다. (*사실 그 이유를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지만, 애써 내가 나를 속이고 있다. 정확힌 마인드 콘트롤 상태) 그때 티빙에서 이 영화를 만났다. <실제상황>. 이전에 언급한 적 있지만, 필자는 작품 그 자체로 놓고 볼 때 홍상수와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흐름, 예측을 비껴가는 장면 구성,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교묘하게 흔드는 연출. 그 불균질

















English

더보기





배너









People

더보기

Visual+

더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