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일)

  • 구름많음동두천 -1.3℃
  • 맑음강릉 4.4℃
  • 구름많음서울 -0.1℃
  • 대전 1.3℃
  • 구름많음대구 4.4℃
  • 구름조금울산 5.0℃
  • 광주 3.8℃
  • 구름조금부산 6.3℃
  • 흐림고창 4.1℃
  • 흐림제주 8.0℃
  • 구름조금강화 0.2℃
  • 흐림보은 0.7℃
  • 흐림금산 2.2℃
  • 흐림강진군 5.8℃
  • 구름많음경주시 3.9℃
  • 맑음거제 6.9℃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공간사회학] 도시 발전의 비밀 '게이지수와 3T이론'…게이지수 높은 도시 TOP10, 토론토·베를린·샌프란·멜번·브라이튼 順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도시가 발전하려면 당연히 창의적 인재가 많아야 한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저서 "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에서 도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3T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이 특정 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분석하며,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세 가지 요소를 'Technology(기술), Talent(재능), Tolerance(관용)'라고 정의했다.

 

 

도시발전의 3요소…3T(Technology, Talent, Tolerance)

 

첫째 Technology(기술)은 경제 성장의 토대다. 플로리다 교수는 첨단 기술 산업과 연구 개발(R&D)이 활발한 도시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술 허브는 이러한 기술 생태계의 전형적 사례다.


둘째 Talent(재능)이다. 재능 있는 개인, 특히 창의적 인재들은 도시의 경제와 문화를 풍요롭게 한다. 교육 수준이 높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집중된 도시일수록 경쟁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보스턴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 보스턴대, 노스이스턴대 등 유수 대학과 연구 기관이 밀집해 있어 세계적 인재를 끌어들인다.


셋째 Tolerance(관용)다. 플로리다는 도시의 관용성과 포용성이 중요한 이유로 창의적 집단, 특히 성소수자와 같은 다양성의 상징적 집단의 존재를 들었다. 그는 성소수자 인구가 많은 도시는 일반적으로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많으며, 이는 혁신과 창의성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게이 지수(Gay Index)"라는 개념도 도입해 도시의 관용성과 발전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했다.

 

한국에서 3T 이론을 가장 잘 실현한 도시는 판교와 강남, 홍대, 마곡 지역으로 볼 수 있다. 판교, 강남, 홍대, 마곡의 경우 3T의 요소인 Technology(IT 기업과 스타트업 밀집, 첨단 인프라와 IT지원센터 풍부), Talent(첨단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 예술가와 디자이너등의 대거 유입), Tolerance(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는 문화, 젊은층과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는 특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성소수자(LGBTQ+) 집단과 도시 발전의 상관관계

 

플로리다 교수는 창의적 인재가 도시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로 "문화적 포용성"을 꼽았다. 성소수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는 일반적으로 다른 소수 집단도 포용하는 경향이 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이 선호하는 환경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도시들은 다양성(diversity)을 기반으로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이룬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포용성’의 대표적 지표로 게이 지수가 활용된다. 실제로 미국의 첨단산업 중심지와 게이 지수 상위 도시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이 지수(Gay Index)는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가 개발한 개념으로, 각 도시나 지역에 거주하는 동성애자(게이)의 비율을 수치화한 지표다. 플로리다는 이 지수를 통해 한 도시의 개방성(open-mindedness)과 다양성(diversity)을 측정하고자 했다. 즉 그 도시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열린 태도’와 ‘관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게이 공동체가 많이 거주하는 도시는 대체로 첨단산업이 발달하고, 창의적 인재가 몰리며, 경제적 활력도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이 지수의 의미와 사회적 함의


게이 지수는 단순히 동성애자 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통계적 수치에 그치지 않는다. 이 지수는 한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집단을 포용할 수 있는지, 즉 사회적 관용성과 개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플로리다는 “동성애는 우리 사회에서 다양성의 마지막 전선이며, 게이 공동체를 받아들이는 지역은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게이 지수가 높다는 것은 곧 그 지역이 다양한 인적 자원을 끌어들이는 진보적 환경임을 의미한다.

 

게이 지수가 높은 도시는 성소수자뿐 아니라 인종, 종교, 국적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도시일수록 창의성과 혁신이 촉진되고, 경제적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 플로리다의 핵심 주장이다. 다시 말해, 게이 지수는 한 사회의 다양성과 개방성, 그리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사회적 온도계’로 기능한다.

 

대표적으로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2024년 1월 호주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올리버 멀헤린 결혼식을 올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하고 있다. 동성애자인 올트먼은 고등학생 시절 커밍아웃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개인 생활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다가 2023년 백악관 만찬에 멀헤린과 함께 동반 참석하며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또 드림웍스, 게펜 레코드 등을 창업한 미국 음악·미디어 재벌 데이비드 게펜(David Geffen) 역시 1992년 커밍아웃한 대표적인 게이 인물로,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동성애자 중 한 명이다. 남성인 데이비드 게펜(David Geffen)은 2023년 3월 동성 남성인 데이비드 암스트롱(David Armstrong, 무용수 출신, Donovan Michaels 이름으로도 알려짐)과 무려 50세 차이차를 극복하며 결혼했지만, 현재 결혼 2년 만에 이혼 소송중이다.

 

 

관용성이 높은 도시(예: 샌프란시스코, 암스테르담)는 대체로 GDP가 높다. 이는 다양성과 열린 사회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반면 관용성이 낮은 도시(일부 폐쇄적 사회, 공산주의 국가)는 해외 투자와 글로벌 인재 유치에 한계가 있어 GDP 성장 속도가 느리다.

 

Page, Scott 등 유명 경제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소수 집단의 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특허를 출원한다. 이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교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창업률 역시 관용성이 높은 도시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와 같은 소수 집단이 보호받는 도시에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하게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은 대표적으로 높은 창업률과 관용성을 보여주는 도시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 및 다양한 인종·문화 집단이 거주하는 지역은 부동산 가치와 상업적 매출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이는 관용적 문화가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관광 및 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게이 지수(혹은 LGBT 친화도) TOP10 도시


Big 7 Travel, Spartacus Gay Travel Index, 원처치(OneChurch)등의 자료를 취합해 게이 지수 및 LGBT 친화도, 동성애자 비율, 포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주요 글로벌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는 토론토(캐나다), 2위는 베를린(독일), 3위는 샌프란시스코(미국), 4위는 멜번(호주), 5위는 브라이튼(영국)으로 나타났다.

 

6위~10위는 마드리드(스페인), 암스테르담(네덜란드), 런던(영국), 뉴욕(미국), 몬테비데오(우루과이) 순으로 조사됐다.

 

TOP10 도시 중 미국 내 도시만 놓고 보면, 샌프란시스코가 LGBT 인구 비율 1위(약 15.4%)로 ‘게이 도시’의 대명사로 꼽히며, 포틀랜드, 오스틴, 뉴올리언스, 시애틀,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덴버, 하트퍼드 등이 뒤를 잇는다.

 

 

한국의 게이 지수와 ‘게이 도시’ 순위 예측


한국은 국제적으로 볼 때 성소수자 인권 및 포용성 지수가 낮은 편이다. SOGI법정책연구회의 '한국 LGBTI 인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한국의 무지개 지수(Rainbow Index)는 10.56%로, 이는 유럽 49개국 중 4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보호 수준이 낮음을 나타내며,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신을 성소수자로 식별하는 비율은 글로벌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인식과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성소수자 친화적이고 게이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도시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1위 서울은 이태원, 홍대, 종로3가 일대를 중심으로 게이바, 클럽, 커뮤니티 공간이 집중되어 있어 ‘한국의 게이 도시’로 불린다. 매년 서울퀴어문화축제(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리며,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그러나 법적·제도적 보호는 여전히 미흡하며, 사회적 차별과 혐오도 존재해 국제적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2위는 부산 서면, 3위는 대구 동성로, 4위는 광주, 5위는 인천을 꼽을 수 있다.

 

즉 게이 지수(Gay Index)는 단순히 동성애자 비율을 나타내는 통계적 숫자가 아니라 도시의 개방성과 다양성, 창의성, 첨단산업 발전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도시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이론들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저서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에서 도시 발전의 핵심으로 다양성과 복합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 사람들의 활발한 교류, 작은 상권 등이 활기찬 도시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는 플로리다 교수의 Tolerance와 유사한 관점에서 도시의 개방성과 창의적 집단의 중요성을 논의한다. 차이점은 제이콥스는 구체적인 물리적 환경과 커뮤니티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반면, 플로리다는 창의적 계급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은 '집적 경제(Agglomeration Economy) 이론'을 제시하며 기업과 인구의 밀집도가 도시의 경제를 발전시킨다고 보았다. 같은 산업이나 관련 업종이 한 지역에 집중될수록 지식과 기술의 교환이 활발해지고, 이를 통해 혁신이 촉진된다. 플로리다의 Technology 요소와 연결되지만, 마샬은 주로 산업 클러스터와 경제적 이익에 집중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리처드 레빈(Richard Levin)의 창조적 생태계 이론도 비슷한 맥락의 이론이다. 레빈은 도시를 창조적 생태계로 보고, 기술, 문화, 사회적 환경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플로리다의 3T 이론을 확장한 모델로 볼 수 있으며, 단순한 기술이나 관용성을 넘어 문화와 사회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배너
배너
배너



[공간혁신] 화장실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강남구, 도산공원·세곡천 공중화장실의 화려한 변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강남구(구청장 조성명)가 도산공원과 세곡천 물맞이공원 내 공중화장실 두 곳을 전면 개선해,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강남형 공공화장실’로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사업은 어둡고 기피 대상이던 기존 공원 화장실의 이미지를 벗고, 누구나 안심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핵심이다. 공중화장실은 오랜 기간 어둡고 불안한 분위기, 위생 취약 문제로 인해 특히 여성과 보호자 동반 이용자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 되어왔다. 강남구는 이러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공공디자인을 통해 체감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도시 품격을 높이는 공공공간 조성’을 목표로 안전성, 디자인, 포용성을 중심에 두고 화장실을 개선했다. 도산공원 화장실은 패션 명품거리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 이용이 많은 장소다. 외관은 낮에는 고급스러운 파스텔 톤의 구조물이지만, 밤이 되면 조명 아래 은은한 빛이 벽면을 감싸며 하나의 조형물처럼 빛난다. 기능성과 도시미관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로,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 강남의 도시 디자인 수준을 보여주는 공간이 됐다. 세곡천 물맞이공원 화장실은 곡선형 디자인으로 시선을

[공간사회학] 청각장애인 위한 日 시즈오카 패키지 나왔다…놀 유니버스 “무장애 관광 상품 늘린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놀유니버스(대표 이철웅)가 농인의 여행 접근성을 높이는 농인 맞춤형 관광 플랫폼 ‘데프누리’와 손잡고 포용적 관광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NOL’, ‘NOL 인터파크’는 데프누리와 함께 ‘눈으로 보는 여행, 시즈오카 힐링로드’ 3박 4일 홀릭 패키지를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상품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여행자를 위한 ‘무장애 힐링 관광’으로, 이동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각·문자 기반 안내 서비스를 강화해 시즈오카의 자연과 문화를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 일정에 한국어·일본어 농가이드가 동행하며, 문자 및 시각 안내 자료도 제공한다. 또한 제주항공 항공기 탑승 시, 기내 특화 수어 교육을 이수한 객실승무원이 탑승해 기내 안전 시연과 방송 안내를 수어로 지원하며 항공 여정 전반에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여행 일정은 일본 전통 건축미가 살아 있는 ‘가케가와 성’, 시즈오카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는 ‘유메테라스’를 비롯해 세계문화유산 구성자산인 ‘미호노마츠바라’, 후지산 전망 명소인 ‘타누키 호수’, 슈젠지 온천마을의 심볼 ‘톳코노유’에서의 족욕체험 등 후지산 절경과 시즈

[공간혁신] “오로라 시즌 맞아 버킷리스트 현실로”…교원투어 여행이지, 아이슬란드 오로라 투어 패키지 '인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오로라 시즌을 맞아 아이슬란드 오로라 투어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인다. 아이슬란드 오로라 시즌은 관측 최적기인 내년 3월까지다. 지금 아이슬란드로 떠나면 보다 선명한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꿈꾸는 여행자의 땅, 아이슬란드 9일’은 아이슬란드의 대자연과 오로라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오로라를 보고 싶어 하는 2030세대는 물론, 특별한 허니문이나 버킷리스트 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에게 제격이다. 북유럽으로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핀에어를 이용하며, 아이슬란드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핵심 일정으로 구성됐다. 옵션과 쇼핑 없이 여행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오로라 크루즈와 바트나요쿨 얼음 동굴 투어는 이 상품이 자랑하는 매력 포인트다. 크루즈를 타고 오로라 관측 포인트로 이동해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오랜 시간 자연이 빚어낸 바트나요쿨 빙하 아래 얼음 동굴을 직접 탐험하며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오로라 관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로라 헌팅이 2회 진행되며, 롯지 2박 숙박으로 숙소에서도 오로라를 감상할 수도 있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핫픽] AI 작사, BC(밸런스·컬러) 작곡 '포스트 디지털 산수화'…<무의식 산맥 위로 떠오른 알고리즘 태양>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