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8 (화)

  • 맑음동두천 -4.1℃
  • 맑음강릉 0.8℃
  • 맑음서울 -1.9℃
  • 구름조금대전 -1.2℃
  • 맑음대구 1.5℃
  • 맑음울산 2.0℃
  • 흐림광주 4.4℃
  • 맑음부산 3.8℃
  • 흐림고창 2.9℃
  • 제주 10.6℃
  • 맑음강화 -1.2℃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1.0℃
  • 흐림강진군 5.7℃
  • 맑음경주시 1.3℃
  • 맑음거제 4.7℃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공간사회학] 알래스카 매입 사건을 왜 '세워드의 실수'라 부르는가?…美 '최고의 투자'로 남은 '역사적 반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매입하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미국의 알래스카 매입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오늘날 알래스카 매입은 미국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거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얼음덩어리인 줄 알았던 불모지에서 매입이후 금광 발견, 석유 개발, 태평양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알래스카는 미국에 막대한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알래스카 매입을 '세워드의 실수'라고 부르며 '아이러니한 역사적 반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있다.

 

알래스카 매입 사건이 뭐길래? 그리고 왜 '세워드의 실수'라고 부르는 것일까?


1867년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한 사건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H. 세워드(William H. Seward)의 주도로 성사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결정이 대중과 정치권의 조롱을 받으며 ‘세워드의 실수(Seward’s Folly)’ ‘세워드의 아이스박스(Seward’s Icebox)' '세워드의 냉장고(Seward's Icebox)' '세워드의 어리석음(Seward's Folly)'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미국은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현재 가치 약 1억4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당시 미국 정부로서는 큰 금액이었으며,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비싼 가격에 샀다"는 조롱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 사회는 남북전쟁의 후유증으로 경제가 불안정했고, 서부 개척 시대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북극에 가까운 알래스카를 매입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사람들은 알래스카를 '얼음덩어리(icebox)' 또는 '바다표범 정원(walrus garden)'이라고 부르며, 얼음과 눈뿐인 쓸모없는 땅을 비싼 값에 사들였다고 비판했다. 언론 또한 세워드의 판단을 비웃으며 ''세워드의 어리석음(Seward's Folly)'과 같은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했다.

 

첫째 당시 미국인들은 알래스카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금, 석유, 천연가스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알래스카 매입이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미국은 19세기 중반까지 이미 텍사스 병합(1845), 오리건 조약(1846), 멕시코-미국 전쟁(1846~1848)으로 인한 캘리포니아 및 서남부 지역 획득 등으로 대대적인 영토 확장을 이뤘다. 남북전쟁(1861~1865) 이후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영토 매입에 대한 피로감이 컸다.

 

셋째 세워드는 앤드루 존슨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었으며, 앤드류 존슨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처해 있었다. 대통령 탄핵 문제와 맞물려 세워드의 정적인 의원들은 알래스카 매입을 빌미로 그를 공격했다. 정치적 혼란 상황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에 앞서 알래스카 매입이 정쟁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특히 공화당 세워드와 대립각을 세웠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두고 거센 반발을 펼쳤다. 언론 또한 조롱을 퍼부었고, '곰과 이글루를 위한 땅을 사는 바보짓'이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알래스카가 전략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 재평가받으며 '세워드의 혜안(Seward’s Vision)'이었음이 밝혀졌다. 결국 ‘세워드의 실수’라는 용어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됐다.

 

매입이후 알래스카는 천연자원의 보고(寶庫)였음이 밝혀졌다. 1896년 클론다이크 골드러시(Klondike Gold Rush)를 계기로 알래스카에서 대량의 금이 발견됐다. 이후 20세기 들어 석유, 천연가스, 어업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밝혀지며 경제적 가치가 급등했다.

 

또 알래스카는 태평양과 북극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에는 소련(현 러시아)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매우 중요한 군사 요충지로 활용됐다. 1959년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州)로 승격되며 완전히 미국 영토로 자리 잡았다.


‘세워드의 실수’는 초기에는 비판받았지만, 알래스카가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가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즉 장기적인 투자 관점, 글로벌 협력 강화, 지속 가능성 경영 등 현대 경영 전략의 중요한 요소들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사례로 평가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처음에는 무모하거나 바보 같은 결정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명된 사례들이 있다.

 

첫 번째 사례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부동산 거래"라 불리는 루이지애나 매입(1803년)도 마찬가지였다.

 

1803년 미국은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지역(현재 15개 주에 해당하는 광대한 영토)을 1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런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미국은 불필요한 황야를 비싸게 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후 이 땅은 엄청난 농업 생산지가 되었고, 미국의 서부 확장의 기반이 됐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에이커당 약 3센트에 사들인 셈이며, 이는 역사상 최고의 부동산 거래로 평가받는다. 결국 미국의 영토를 두 배로 확장한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 사례는 애플(Apple) 주식 초기 투자때  "애플은 망할 것" "애플? 그냥 장난감 만드는 회사야"라는 조롱을 받았다. 1980년 애플이 처음 상장할 당시, 많은 투자자들은 '컴퓨터는 소수의 전문가만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애플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후 PC,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 혁신 제품을 출시하며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리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기업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만약 1980년에 애플 주식 1000달러어치를 샀다면, 2024년 기준 약 2400만 달러(약 320억원) 이상의 가치가 됐다. 초기 애플 투자자 중 한 명이었던 마이크 마르쿨라는 불과 9만 달러 투자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세 번째 사례는 뉴욕의 금싸라기땅 맨해튼 매입(1626년)이다. 네덜란드 식민지 개척자 피터 미누이트(Peter Minuit)는 원주민으로부터 맨해튼 섬을 24달러(당시의 유리구슬과 천 등으로 교환)로 매입했다. 당시에도 "너무 싸게 샀다"는 평가와 함께, 일부 원주민들은 "자기들이 원래 소유한 땅을 돈 주고 샀다"고 조롱했다. 그러나 맨해튼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고, 현재 맨해튼의 부동산 가치는 1조 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

 

네 번째 사례는 넷플릭스 초기 투자의 사례다. 

 

1997년, 넷플릭스는 DVD 대여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블록버스터 같은 대형 비디오 대여점 체인과 경쟁해야 했다. "DVD 우편 대여? 망할 아이디어"라는 비판을 받았고, "블록버스터는 절대 지지 않을 거야"라는 대중들의 확고한 믿음속에 더욱 더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 2000년,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블록버스터에 단돈 5000만 달러에 회사를 팔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나 이후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혁명을 이끌며 블록버스터를 파산시켰고, 현재 시가총액은 약 1800억 달러(약 240조원)에 이른다. 만약 2002년 넷플릭스 주식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150만 달러(약 20억원)가 됐을 것이다.

 

다섯 번째 사례는 월트 디즈니의 디즈니랜드(1955년)로 당시 평가는 "놀이공원? 그런 걸로 돈을 번다고?" "이건 반드시 실패할 거야"라는 혹평속에 월트 디즈니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를 건설했다. 당시 투자자들과 언론은 "놀이공원은 단기적인 유행일 뿐이며, 사람들이 꾸준히 찾지 않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나 개장 첫해에만 330만명이 방문했고, 이후 디즈니랜드는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현재 디즈니의 테마파크 사업부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디즈니랜드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엔터테인먼트 투자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단순 테마파크를 넘어 세계 놀이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성공사례로 거론된다.

 

여섯 번째 사례는 비트코인 초기 투자이다. 당시 "이게 디지털 화폐? 아무도 안 쓸 거야"라는 비판을 받았다. 많은 전문가들조차 "암호화폐는 사기", "금융 시스템에서 절대 자리 잡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0년,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0.003달러(약 0.4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은 글로벌 금융 혁명을 일으키며 2021년 한때 1BTC당 6만9000달러(약 9000만원)까지 상승하며 세계 금융의 중심에 섰다. 2010년에 100달러(약 13만원)로 비트코인을 샀다면, 2021년에는 2300억원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즉 "한때 바보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결국엔 천재로 불린다." 역사는 시대를 앞서간 개념, 장기적 관점에서의 비전과 확신, 기술 발전·글로벌 트렌드의 변화라는 기회, 저평가 우량주의 발견 같은 사례들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과 혜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공간혁신] HDC현대산업개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파크오아시스 2025 굿디자인어워드 코리아 은상 수상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선보여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단지 내 파크오아시스(티하우스, The Circle of Connection)가 2025 굿디자인어워드 코리아에서 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도심 속 휴식과 정서적 회복을 위한 건축적 실험이 높은 완성도와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로, 주거 단지 내 감성적 건축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굿디자인어워드 코리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으로, 제품·공간·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성과 사회적 의미를 지닌 디자인을 선정해 수여한다.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의 파크오아시스(야외음악당)은 도심 속의 정서적 안식처를 주제로, 밀도 높은 도시 환경 속에서도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 있는 여백의 공간으로 기획됐다. 단순한 공연 시설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감각이 깨어나는 감성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능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파크오아시스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넘어,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면서도 사적인 안식이 가능한 도시 속 자연의 무대를

[핫픽] 땡큐베리마취 통증의학과·강약중강약 약국·옥수수 치과…병원·약국 이름 "웃어야 기억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국내 병원과 약국에는 옛날과는 다른 독창적이고 기발한 이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의사의 이름이나 지역명을 빌리던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뇌리에 남을 ‘이색 네이밍’이 자주 목격된다. 실제 수도권의 한 통증클리닉은 한글명과 영어명을 혼합해 ‘땡큐베리마취 통증의학과(THANK YOU PAIN CLINIC)’라는 센스 넘치는 간판을 내걸었다. 또, ‘강약중강약 약국’처럼 이름 자체에 웃음을 유발하는 사례도 SNS, 커뮤니티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지 ‘유머’의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병의원, 약국 매출 증대 효과까지 낳는다. 데일리팜 보도에 따르면, 잘 지은 약국 이름이 지역사회 내에서 인지도를 높여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약국 경영자의 의견이 보도된 바 있다. 실제 약국 업계 설문조사에서도 "재미있고 기억하기 쉬운 상호가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병원·의원 이름을 딴 약국 상호’는 금지되고 있지만, 독창적 네이밍은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순발력과 위트로 무장한 작명전쟁이 계속된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영국

[공간사회학] 완공 10개월 만에 붕괴됐다고?…中 홍치대교, ‘두부공사(철근빼돌리기)’가 빚어낸 人災 '논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 남서부 쓰촨성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758미터 길이의 홍치대교가 개통 10개월 만에 붕괴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글로벌타임스, 뉴스위크, 뉴욕포스트, 로이터, 중국중앙방송(CCTV),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지 시간 11월 11일 오후, 다리 진입부와 인근 경사면에서 균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교량 일부가 산사태로 인해 무너졌다. 다행히 당국이 사전에 통행을 전면 차단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대형 기반 시설의 안전 관리와 시공 품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붕괴 과정과 현장 상황 홍치대교는 쓰촨성 마얼캉시에 위치한 G317 국도 구간에 건설된 대형 교량으로, 총 길이 758미터, 높이 172미터에 달한다. 올해 1월 완공된 이 다리는 중국 중부와 티베트를 잇는 핵심 교통망으로, 쓰촨도로교그룹이 시공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순찰 중 다리 진입부와 인근 경사면에서 균열과 지반 변형이 확인되자 당국은 즉각 교통을 통제하고 현장 차량을 모두 대피시켰다.​ 11일 오후,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교량 접근로와 도로 기반이 함께 무너졌고, 현장 영상에는 다리 상판과 잔해가 계곡 아래로 추락하며 흙먼지가 치솟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