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미디어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미국 47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25년 6월 14일, 만 79세 생일을 맞았다. 파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언행과 행보로 연일 이슈꺼리를 쏟아낸다. 많은 이들이 트럼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에 관한 흥미롭고 놀라운 사실들은 여전히 많다.
이번 글에서는 트럼프의 정치적 분야는 차치하고 좀 더 개인적이고, 숨겨진 내용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고자 한다. 인간 트럼프에 대해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면 그가 미국 행정부에서 추진해 나갈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생일을 맞아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주요 에피소드와 의미를 짚어본다.
1. 악동에서 군사학교로, 규율을 배우다
1946년 6월 14일 뉴욕 퀸스에서 태어난 트럼프는 13세 때 교사를 폭행하는 등 문제아로 악명이 높았다. 부모는 그를 뉴욕 군사학교(New York Military Academy)에 보내 규율과 리더십을 익히게 했다. 이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았다.
2. 세 번의 결혼과 5명의 자녀…결혼도 비즈니스처럼 혼전계약서
트럼프는 세 번의 결혼으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1977년생), 이방카 트럼프 (1981년생), 에릭 트럼프 (1984년생), 티파니 트럼프 (1993년생), 배런 트럼프 (2006년생) 다섯명의 자녀를 두었다. 각 결혼마다 혼전계약서를 체결, 재산 보호에 철저했다. 첫 부인 이바나와의 이혼 합의금은 2500만 달러에 달했다. 현 부인 멜라니아와도 혼전계약을 맺었으며, 아들 배런의 상속권도 명문화했다.
3. 장신(長身) 집안…자녀 4명 전문영역에서 '맹활약'
트럼프 가족은 모두 장신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본인은 192cm, 삼남 배런은 2m가 넘는다. 형제자매들 중에 상대적으로 작은 프레드 트럼프가 186cm,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185cm이다. 심지어 차녀 티파니 트럼프도 173cm로 집안 모두 미국인의 평균키보다 10cm 이상 큰 장신이다.
자녀들은 부동산, 패션, 법률, 정치 등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배런은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트럼프 그룹의 부사장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개인친분이 있다. 1968년생인 정 회장과 1977년생인 트럼프 주니어가 국적, 나이 차이와 상관 없이 친해지게 된 건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서로에 대해 공감을 갖게 되면서다.

4. 65억~75억 달러의 재산, 재산 공개엔 민감
포브스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의 순자산은 65억~75억 달러로 추정된다.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등 8개 건물이 자산의 40%를 차지하며, 최근엔 SNS ‘트루스소셜’의 가치 급등으로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그는 공식 재산 공개를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는 아버지대부터 부자였고 아버지 회사에서 여러 수업을 받았으니 재벌 2세, 금수저가 맞다. 하지만 아버지를 능가하는 비즈니스 감각과 처세술로 자수성가형 부자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5. 부동산·미디어·항공사까지…사업가의 삶
트럼프는 부동산 복합기업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 회장으로, 미국·해외에 다수의 빌딩과 리조트 자산(트럼프 타워,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등)을 보유한다. 1989년엔 ‘트럼프 셔틀’ 항공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엔 미디어·SNS 사업에도 진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의 주식 가치 상승으로 순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6. 논란의 연속, 법적 소송과 벌금…성희롱 명예훼손 소송까지
트럼프는 재산 허위 신고, 부당 대출, 성희롱·명예훼손 등 각종 소송에 시달렸다. 2024년 뉴욕 법원은 자산 허위 신고로 4000억원대 벌금을 부과했고,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의 명예훼손 소송에서는 833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받았다.
7. 1978년 이후 ATM 사용 경험 ‘0’
트럼프는 1978년 이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밝혀, 부와 생활 방식의 상징적 일화로 회자된다.

8. WWE 레슬매니아 ‘삭발 내기’ 이벤트
2007년 WWE 레슬매니아 23에서 ‘억만장자들의 전투’에 참가, 패배 시 삭발을 내걸었으나 승리해 상대 빈스 맥마흔이 삭발당했다.
9. ‘트럼프 대학’ 설립, 집단소송 배상
2005년 트럼프는 부동산 교육을 제공하는 '트럼프 대학'을 설립했다. 그러나 정식 대학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학생 집단소송으로 2500만 달러를 배상했다.
10. 금장 보잉 전용기, 항공사도 운영
트럼프는 금으로 장식된 보잉 757 전용기(싯가 약 1억 달러)를 보유하며, 한때 ‘트럼프 셔틀’ 항공사를 운영했으나 매각했다.
11. 술·담배 NO, 맥도날드·코카콜라 제로 애호가…집무실 빨간 버튼 누르면 콜라 가져와
트럼프는 술·담배를 하지 않는다. 형의 알코올 중독 사망 이후 금주를 결심했다. 백악관 내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된 관료들은 다 해임했을 정도다.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제로를 즐기며, 백악관 집무실엔 콜라를 가져다주는 ‘소다 버튼’이 있었다. 하루 12캔을 마신다는 일화도 있다.
당뇨가 있어서 설탕이 없는 제로 콜라를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했을 때 트럼프의 당화혈색소(혈액검사를 통해서)는 5.4%로 나타났다. 즉 당뇨는 커녕 당뇨 전 단계로도 볼 만한 수치가 아니다. 나이, 체중, 식습관을 고려해 보면 건강은 타고 난 듯하다.

12. 19권의 저서, ‘트럼프 매거진’ 발행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 등 19권의 저서를 냈고,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매거진' 잡지도 발행했다.
13. 트럼프 브랜드 상품출시…생수·향수·스테이크·매트리스까지
자신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름을 내건 생수, 향수, 스테이크,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으나, 대부분 시장에서 성공하진 못했다.
14. TV·영화에도 '카메오' 출연…골든 라즈베리 '남우조연상'
NBC ‘어프렌티스’ 진행자, 영화 ‘나홀로 집에 2’ 카메오 등 미디어 출연이 잦았다. 1991년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15. 자신이 '최고'…'great'이란 단어 즐겨 사용
항상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모든 정책에 있어서 최고의 승리를 쟁취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이 때문인지 말을 할 때마다 단어 'Great' 을 매우 자주 사용한다. 트럼프의 연설들을 들어보면 그가 'great' 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 지를 알 수 있다.

16. 자존감 높은 협상가, 자기애성 성격
노련한 협상력과 강한 자존심으로 유명하다. 자기애적 성향이 강해, 자신이 최고라는 확신을 갖는다. 협상을 통해 최고의 이득을 끌어내는 기술이 매우 능숙한 인물이며, 자신에게 반대하는 인물들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자신의 발 밑에 두려한다.
17. 롤모델 없는 독불장군, 로이 콘 변호사 영향
트럼프는 존경하는 롤모델이 없다고 밝혔으며, 매카시즘 변호사 로이 콘에게 “악명도 이득”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때문에 트럼프는 비난도 개의치 않았고, 사업 도중 일어나는 법적 공방까지도 하나의 '게임'으로 보았다. 즉, 욕먹으며 주목받는 게 욕 안먹고 잊혀지는 것보단 낫다고 판단한다.
18. ‘트럼프’ 보드게임 출시
1989년 자신의 이름을 딴 보드게임을 출시했다. 부동산 거래를 주제로 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인해 곧 단종됐다.

19. 상어는 ‘공포의 대상’…“모든 상어가 죽었으면”
공개적으로 상어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왔다.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도 2018년 “트럼프는 상어에 집착하고, 극도로 두려워한다. 상어 보호 단체에는 절대 기부하지 않고 모든 상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연설 중 “전기 보트가 침몰해 감전사와 상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무조건 감전을 택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흥미롭게도 트럼프의 상어 혐오 발언이 알려진 뒤, 전 세계 상어 보호 단체에는 ‘트럼프 때문에’라는 메시지와 함께 기부가 급증했다.
20. 백악관 만찬의 ‘오렌지주스’…와인 대신 선택한 음료
백악관 공식 만찬에서도 와인이나 샴페인 대신 오렌지주스를 즐겨 마셨다. 정상회담이나 국빈 만찬 때마다 오렌지주스가 테이블에 오르는 모습은 외교가의 화제가 됐다.
21. 한국 부동산에 남긴 ‘트럼프월드’
트럼프의 이름을 딴 ‘트럼프월드’ 아파트는 서울 여의도 등 국내 주요 도시에 실제로 존재한다. 1997년 대우건설은 트럼프와의 브랜드 제휴를 통해 ‘트럼프월드’를 선보였다. 트럼프는 브랜드 사용료로 600만~700만 달러를 받았으며, 직접 한국을 두 차례 방문해 분양 홍보에 나섰다.

22. “나쁜 뉴스도 좋다”…언론을 역이용하는 트럼프식 PR
트럼프는 ‘나쁜 뉴스도 결국 내 이름을 알린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모든 홍보는 좋다. 부정적 기사도 내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트럼프는 각종 논란과 스캔들, 심지어 부정적 이슈마저도 언론 노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활용했다. 이런 ‘악명도 자산’이라는 철학은 트럼프식 미디어 전략의 핵심이다.
저서에는 "언론은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싸움 붙이는 걸 좋아한다", "언론이 날 이용하듯이 나도 언론을 이용한다.", "무료로 뉴욕 타임스에서 홍보한다" 등 단순히 언론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언론이 공격하면 이를 유리하게 이용하는 방식에 탁월하다.
실제로 2016년,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언론과 적대 관계를 형성했고, '언론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전략을 선거에도 사용했다. 언론을 엄청나게 이용하고, 이를 능숙하게 이용하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는 파격과 논란, 자기애와 사업가적 감각이 절묘하게 결합된 인물이다. 그의 생일을 맞아, ‘트럼프 현상’의 이면을 다시 한 번 곱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