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 확인란에 쓰인 문구는 안규례 시인의 ‘아침산책’에서 발췌된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이다. 이 문구는 수능 필적 확인 제도의 본래 취지인 응시자의 필적을 정확히 감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요소’와 함께, 수험생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동시에 갖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필적 확인란 문구 제도는 2005학년도 수능 대규모 대리시험 적발 이후 도입되어, 응시자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본인 확인을 확실히 하기 위해 매년도 출제위원들이 엄선한 문학 작품 속 문구를 활용한다.

문장의 길이는 12자에서 19자 사이, ‘ㄻ’, ‘ㄾ’, ‘ㅀ’ 등 겹받침과 ‘ㄹ’, ‘ㅁ’, ‘ㅂ’ 중 두 개 이상의 자음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각 수험생의 필적 특성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역대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국내 유명 시인들의 시에서 주로 발췌됐으며, 문학성과 정서적 안정감이 고려됐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는 2006, 2007, 2017학년도에 세 차례나 사용됐고, 윤동주, 박두진, 나태주 등 한국 현대시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시인들의 시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2025학년도에는 곽의영 시인의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가 선정되어 수험생들에게 큰 희망을 전달했다.

한편 필적 확인 문구는 단순한 필체 확인을 넘어서 수험생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동기부여 역할을 해왔다. 긴장감 속에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들이 답안지에 이 문구를 매 교시 적으며 집중력을 유지하고 시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교육적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문학성 및 기술적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문구 선정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같이 필적 확인 문구는 단순한 식별을 넘어 문학적 깊이와 정서적 지지를 담아내며, 수능 준비에 지친 수험생들에게 ‘한국 문학의 정수’를 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능 출제위원회의 엄격한 선정 기준과 국내 문학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수능 필적 문구는 매년 수험생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하는 상징적인 메시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