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7. 데일리플래닛 진짜 있는 곳?…허구와 현실, 그리고 헐리우드 속 상징
데일리플래닛(Daily Planet)은 DC 코믹스의 슈퍼맨 세계관에 등장하는 ‘가상의 신문사’다. 현실 세계에 동일한 이름의 주요 언론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캐나다에 ‘Chantham Daily Planet’이라는 지역 신문이 1922년까지 존재한 적이 있으나, 슈퍼맨의 데일리플래닛과는 무관하다.
데일리플래닛은 설정상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라는 가상의 대도시에 위치한,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다. 편집장 페리 화이트(Perry White), 기자 클라크 켄트(슈퍼맨), 로이스 레인, 사진기자 지미 올슨 등이 직원으로 등장한다.
건물 옥상에 거대한 ‘지구본’이 얹혀 있는 아르데코 양식의 빌딩이 상징처럼 등장한다. 이는 메트로폴리스와 슈퍼맨 세계관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건물 디자인은 토론토 스타(구 Daily Star) 빌딩과 시카고 보드 오브 트레이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신문사에 슈퍼맨이 ‘클라크 켄트’라는 신분으로 일하며, 정의와 진실, 저널리즘의 가치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게임, 각종 패러디 등에서 수없이 재현되어 “슈퍼맨 직장=데일리플래닛”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8. DC 유니버스의 확장과 캐릭터 군상…'저스티스 갱' 히어로들의 능력치와 활약상
그동안 슈퍼맨 영화들이 슈퍼맨 혼자 고군분투하며 원맨프로덕션 방식이었다면, 2025년 슈퍼맨 영화는 유니버스가 확장되며 조력자들이 등장한다. 즉 단독 영웅담을 넘어,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지닌 히어로들의 군상극을 통해 DC 유니버스의 확장 가능성과 팀워크의 시너지를 강조한다.
각 히어로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서사와 액션, 감정선에 입체감을 더하는 핵심축으로 기능한다. 특히, 과학·기술·전통·동물적 본능 등 다양한 테마가 능력치와 연결되어 있어, 관객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미스터 테리픽, 가이 가드너(그린랜턴), 호크걸 등 다양한 히어로들이 등장해 슈퍼맨과 팀을 이룬다. 특히 미스터 테리픽(에디 가테기 분)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존 시나(피스메이커), 프랭크 그릴로(릭 플래그 Sr.) 등 DCU의 다른 캐릭터들도 카메오로 등장, 향후 세계관 확장을 암시한다.

저스티스 갱(Justice Gang) 주요 멤버인 그린랜턴 가이 가드너(Guy Gardner, 배우 : 네이선 필리언)는 '파워링'을 통해 에너지 무기, 보호막, 비행 등 무엇이든 상상하는 대로 구현 가능하다. 우주적 내구성, 고도의 전투력, 외계 언어 구사까지 보기와 달리 만능맨이다. 다만 강한 자존심과 유머러스한 성격, 때로는 거친 행동스타일이 그만의 개성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천재 두뇌(IQ 200 이상)를 가진 미스터 테리픽(Mister Terrific, 배우 : 에디 가테기) 캐릭터도 신선하다. 'T-스피어'라는 다기능 인공지능 구체를 활용해 공격, 방어, 정보분석, 투명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올림픽 선수급 운동신경 및 무술 실력도 갖췄으며, 최첨단 기술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전략가로 등장한다.
“세상에서 세 번째로 똑똑한 사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정도로 다재다능하고, 논리적이고 냉철한 판단력, 과학기술 기반의 히어로라는 점이 특징이다. 14개의 박사학위, 올림픽 금메달, T-스피어 개발 등 으로 대표되는 미스터 테리픽은 단순한 천재를 넘어선 ‘폴리매스(Polymath)’형 인물이다.

DC 세계관에서 미스터 테리픽보다 더 똑똑한 두 사람은 렉스 루터(Lex Luthor)와 배트맨(Bruce Wayne) 이다. DC세계관 똑똑캐릭터 1위인 렉스 루터는 DC 유니버스 최고의 천재 악당으로 “가장 똑똑한 인간”으로 공식 설정되어 있으며, 과학·기술·전략·경영 등 모든 분야에 능통에 슈퍼맨의 최대 라이벌이다.
2위는 배트맨(Bruce Wayne)으로 세계 최고의 탐정이자 전략가이며, 과학·공학·심리학·범죄학 등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인정받는다. DC 애니메이션과 주요 코믹스에서 2위로 언급된다.
미스터 테리픽 본인이 “3위”라는 타이틀을 직접 만들었다는 설정도 있어, 실제로는 더 뛰어날 수도 있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즉, “3위”라는 순위 자체가 DC 세계관 내에서 그의 전략적 겸손, 혹은 ‘지나친 주목을 피하려는 의도’까지 담은 사회적 위장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호크걸(Hawkgirl, 배우 : 이사벨라 메르세드)은 고대 전사의 환생 캐릭터로 거대한 날개로 자유 비행한다. '엔스 메탈'로 만든 철퇴(마법적 속성, 초강력 공격력)로 신체적 내구성과 풍부한 전투 경험으로 팀 내에서 핵심 전투원 역할을 맡는다.

9. 슈퍼맨에 등장하는 우주적·초과학적 개념…“주머니우주부터 미니 빅뱅까지"
“슈퍼맨 2025”는 주머니우주, 미니 빅뱅, 블랙홀, 다차원 등 복합적이고 첨단의 우주적 개념을 적극적으로 차용해, 슈퍼히어로 장르의 과학적·철학적 깊이를 한층 확장했다. 이러한 초과학적 설정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현대 과학의 경계와 상상력, 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주머니우주(포켓 유니버스, Pocket Universe)란, 기존의 우주(현실 세계)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작고 자족적인 우주 공간’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인플레이션 우주론에서 비롯됐으며, 우리 우주도 거대한 다중우주(multiverse) 속 하나의 주머니우주일 수 있다는 이론적 배경을 갖는다.
현실 과학에서는 앨런 구스(Alan Guth)의 인플레이션 이론에서 등장하며, 영원한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수많은 주머니우주가 생겨난다고 본다. 영화속에서 주머니우주는 단순한 공간적 장치가 아니라, “현실의 경계와 정체성, 자유의지, 인간성” 등 철학적 메시지를 담는 내러티브적 도구로 활용된다.
영화에서는 렉스 루터가 ‘미니 빅뱅’을 일으켜 인공적으로 주머니우주를 창조하는 설정이 등장한다. 이 공간은 현실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루터가 슈퍼맨을 가두거나 비밀 실험, 불법 행위를 은닉하는 데 활용된다. 주머니우주 내부는 현실의 물리법칙과 다르게 작동하며, 시간의 흐름, 중력, 에너지 등이 다르게 설계될 수 있다.
영화에서는 이 공간이 감옥, 실험실, 무기창고 등 다목적으로 이용된다. 출입 방법도 특수한 포털이나 장치, 특정 에너지 조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영화 후반부에서는 주머니우주 내에서 블랙홀 현상이 발생, 이 공간 자체가 붕괴하는 위기가 연출된다.

미니 빅뱅(Mini Big Bang)은 우주의 탄생 원리인 ‘빅뱅’을 소규모로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개념이다. 영화 속 루터는 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우주(주머니우주)를 창조한다는 설정을 부여받았다. 현실의 과학에서는 LHC(대형 강입자 충돌기) 등에서 극미소 입자 충돌을 통해 미니 블랙홀, 미니 빅뱅을 연구한다는 이론적 논의가 있으나, 영화적 상상력이 크게 가미된 설정이다.
영화 후반부, 주머니우주 내에서 에너지 불안정으로 블랙홀 현상이 발생해 공간 자체가 붕괴하고, 이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시공간의 경계에 휘말리는 장면이 나온다. 블랙홀은 중력이 극도로 강해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공간으로, 현실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다차원(multidimensional) 우주 개념도 영화에 녹아 있다. 주머니우주와 현실을 잇는 포털, 차원 이동 장치 등이 등장하며, 이는 초끈이론 등 현대 물리학의 다차원 우주론에서 착안한 설정이다. 각 차원은 고유의 물리법칙과 현실성을 가지며, 영화에서는 히어로들이 이들 차원을 넘나들며 활약한다.
슈퍼맨에 등장하는 초과학적 개념들은 DC유니버스의 확장성과 무한한 상상력, 그리고 현대 물리학이 던지는 ‘우주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역할을 한다.

10. 슈퍼맨의 인간적 약점과 현대적 해석…외계인이자 이방인 그리고 인간친절
이번 슈퍼맨은 신성불가침의 초인이 아니라, 상처받고 흔들리는 인간적 영웅으로 그려진다. 실패와 좌절, 자기 의심, 그리고 인간적 연민이 강조된다. “다른 사람을 모두 구하고 싶지만, 실패할 때마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이 영화의 핵심 감정선이다.
또 제임스 건은 “슈퍼맨은 미국의 이야기다. 다른 곳에서 온 이민자가 새로운 땅에 정착하는 이야기”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는 슈퍼맨을 이민자의 상징으로 해석하며, 현대 미국 사회의 이민 논쟁과 포용, 다양성의 가치를 영화에 투영했다.
슈퍼맨이 외계인이자 이방인으로서 인간 사회에 적응하고, 선의를 실천하는 모습은 포용과 연대, 인간애의 메시지로 읽힌다. 영화에서도 “슈퍼맨은 외계인이고, 미국의 법적 권리가 없다”는 대사가 등장하며, 이민자와 타자성 논쟁을 은유적으로 다룬다.
건 감독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기본적 인간 친절(human kindness)”이라고 강조한다. 영화는 슈퍼맨이 초인적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선의와 친절, 도덕적 신념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의 조건임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의 냉소와 분열에 대한 반작용적 메시지로, 슈퍼맨의 선함이 오히려 '반항적'이고 '혁신적'인 가치로 재조명된다.
또한 영화는 “절대 살인을 하지 않는다”는 슈퍼맨의 신념과, “상황에 따라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로이스 레인의 관점이 충돌하는 도덕적 논쟁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이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이 어떻게 관계와 사회를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한다. 슈퍼맨은 출생의 비밀, 부모의 의도, 사회적 시선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택과 책임으로 영웅이 되는 길을 택한다.

11. 그외 마이너하지만 디테일한 이슈
영화는 SNS와 미디어를 통한 슈퍼맨의 이미지 조작, 가짜뉴스, 해시태그 캠페인, 여론전 등 현실의 미디어 환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슈퍼맨이 국제 분쟁에 개입한 뒤 이미지가 실추되고, 렉스 루터가 이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등, 슈퍼히어로의 사회적 위치와 책임, 대중의 시선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
액션 장면에서 ‘카메라가 슈퍼맨을 따라잡지 못하는 듯한 연출’ 등, 신선한 시각적 시도가 돋보인다.
슈퍼맨의 정체가 저스티스 갱 동료들에게 공개되는 설정이다. 이는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슈퍼맨의 정체가 동료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다.
“희망과 낙관, 유머가 살아있는 슈퍼맨”이라는 평가와 함께, “고전적이면서도 신선하다”는 호평이 많았다. 반면, 일부 평론가는 “서사와 캐릭터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SNS에서는 “슈퍼맨이 울고, 흔들리고, 인간적이라는 점이 신선하다”는 반응과 “CGI 과다, 서브캐릭터 비중 논란” 등 다양한 의견이 공존했다.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단순한 히어로물의 틀을 넘어, 이민자 정체성, 인간 친절의 회복, 도덕적 딜레마, 미디어와 사회, 그리고 선택의 힘 등 다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전적 신화를 해체하면서도, 오늘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와 희망을 새롭게 제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DC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점이자, 슈퍼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작품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