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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지구칼럼] 26년 집념으로 빚어낸 1만1500종 조류 생태 백과사전…'BIRDBASE' 전세계에 공개되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6년 전 스탠퍼드 대학원생 시절, 한 젊은 과학자의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1만1500여종 조류의 생태적 특성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 'BIRDBASE'로 완성됐다.

 

유타대학교 보존생물학자 차간 셰케르지오글루(Çağan Şekercioğlu) 교수가 2025년 9월 30일 국제 학술지 'Scientific Data'에 공개한 이 데이터베이스는 조류 254과 1만1589종의 몸무게, 서식지, 식성, 둥지 형태, 알 크기, 이동 패턴 등 78가지 생태 특성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담고 있다.

 

Scientific Data, Bioengineer, Phys.org, Cornell Lab of Ornithology에 따르면, 초기에 "열대우림 하층 곤충식조류의 멸종 위기 비율을 산출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셰케르지오글루 교수가 직접 9400여종 이상의 조류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BirdLife International, Birds of the World, 수백 편의 조류학 논문 등 권위 있는 자료를 합쳐 거의 30년에 달하는 세밀한 작업을 거쳐 완성했다.

 

셰케르지오글루 교수는 "전 세계 조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프로젝트의 시작 배경을 밝혔다.

 

BIRDBASE는 특히 생태학과 보전 생물학 연구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 전 세계 조류 종의 54%가 곤충을 먹는 곤충식조류로, 이들은 주로 열대우림에 서식하지만 서식지 단절에 매우 민감하며 개체 수가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보전 가설에 중요한 도전으로 작용한다.

 

또한 어류를 먹는 바닷새의 멸종 위험성도 고무적으로 밝혀졌으며, 열대 생태계에서 과일을 섭취하는 조류가 씨앗 확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열매를 먹는 새들이 열대 산림에서 나무 씨앗의 90% 이상을 퍼뜨려 숲의 재생과 탄소 저장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주요 생태계 설계자임이 입증됐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생물다양성과 보전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한 자산이다. 2025년 6월 공개된 전 세계 조류 종의 분류학을 표준화한 첫 통합 글로벌 목록 'AviList'(11,131종 수록)와 함께 연구 효율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AviList는 코넬 조류학 연구소, 국제 조류학자 연합 등 주요 기관이 4년에 걸쳐 협력해 완성한 것으로, 이는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 보전 활동가들에게 단일한 종 분류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혼선을 줄이고 연구와 보전 정책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BIRDBASE는 현재 Figshare를 통해 자유롭게 공개되어 있으며, 셰케르지오글루 교수는 "이 데이터베이스는 예배를 위해 열려 있지만 끝나지 않는 중세 대성당과 같다”고 비유하며 꾸준한 업데이트와 확장이 지속될 것임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셰케르지오글루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98편의 논문에 활용되어 그의 2만4000회 이상 인용된 학술 성과 중 1만4000회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학문적 영향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이번 BIRDBASE 출시는 일회성 자료 제공이 아닌, 글로벌 조류 연구와 보전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핵심 도구로서 환경 변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 위기 속에서 조류뿐 아니라 생태계 전체 보존 정책 수립에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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