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시절, 영어 단어를 열심히 외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멋지고 있어 보였던 단어가 있었지요. 바로 prejudice, ‘선입견’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코칭을 하다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선입견’입니다.
어학사전에서는 선입견(先入見)을 “어떤 사람이나 사물, 상황에 대해 충분히 알기 전에 미리 마음속에 형성된 생각이나 판단”이라고 정의합니다.
◆ 사례 1. 올림코치 실제 경험
“고객님, 지난주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아, 저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와! 정말 좋으셨겠어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잠시 침묵 후)
“아… 평소 같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친한 형님이 돌아가셔서 상가에 다녀온 길입니다.”
이후의 분위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시겠지요. 이처럼 “응당 그럴 것이다” 혹은 “당연히 그러할 것이다”라는 생각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코치는 고객을 만날 때, 선입견을 내려놓고 그 순간, 바로 그 자리에서 고객과 함께 존재(Being)하면 충분합니다.
—————————————
다음으로 살펴볼 개념은 ‘평가(judgment)’입니다.
국어사전은 평가(評價)를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가치, 수준, 우수성 등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행위”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이 평가는 기준이나 목적에 따라 주관적이거나 객관적일 수 있다고도 되어 있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주관적일 수도 있고 객관적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코치는 고객과 수평적 관계를 지향합니다. 그런데 이 관계 속에서 주관적 평가가 개입되면 오해를 낳고, 이는 곧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코칭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 사례 2. 올림코치 실제 경험
“이번 PT 정말 열심히 준비하셨는데, 2등이면 대단하네요! 좋은 결과 맞지요?”
“예, 밤새가며 준비하긴 했는데… 그래도 2등이라 나쁘진 않았어요.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번 PT는 1등 팀만 선정되는 방식이라 의미가 크진 않네요. 감사합니다.”
“아… 그런 의도로 말씀드린 건 아니었는데 괜히 죄송하네요…”
말줄임표가 많아졌다는 건, 대화가 어색해졌다는 증거겠지요. 결국 이 고객은 다시 저를 찾지 않았습니다.
고객의 말을 끝까지 듣고, 그 상황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 코치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듣자마자 ’2등이면 우수하다‘는 나름의 평가를 내려 말로 표현해버렸으니, 코칭은 시작부터 실패했던 셈이지요.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가치 기준이나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속단하거나 평가하게 되면, 고객은 그 순간부터 마음을 닫고 이탈할 수도 있습니다.
———————————
‘선입견’과 ‘평가’는 모두 좋은 코치라면 반드시 경계해야 할 태도입니다.
사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수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누군가를 평가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겠지요.
하지만 코치라면, 아니 코치가 아니라도 진정한 커뮤니케이터가 되고자 한다면, 이 둘을 의식적으로 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고, 더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평가하려는 마음, 상황을 미리 단정지으려는 선입견이 생긴다면 이제는 과감히 내려놓을 때입니다.
자, 이제 던져버릴 준비 되셨지요?…(to be continued)
※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 전문가입니다. 현재는 다음 길을 준비하며 ‘코칭’이라는 새세계에 성실히 입문한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