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예일 의과대학 연구진이 자폐증 뇌에서 측정 가능한 최초의 분자적 차이를 발견하며, 자폐 성인의 뇌 전체에 걸쳐 신경전형 성인보다 약 15% 적은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mGlu5)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2월 10일 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된 이 연구는 자폐증 진단 및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핵심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sciencedirect, autism, jamanetwork, bmbreports.org, medicine.yale, onlinelibrary.wiley, journals.sagepub에 따르면, 연구진은 18~36세 자폐 성인 16명과 신경전형 성인 16명을 대상으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스캔과 뇌전도(EEG) 검사를 병행해 mGlu5 수용체 가용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 참가자들의 여러 뇌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낮은 mGlu5 가용성이 나타났으며, 특히 대뇌 피질에서 그 차이가 가장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전체 뇌에서 평균 15% 가량의 감소가 확인되었으며, 일부 영역에서는 최대 23%까지도 낮은 수치가 보고되었다.
흥분성-억제성 불균형 이론의 실험적 입증
이번 연구는 자폐증이 뇌의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 사이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 글루타메이트는 뇌의 주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뉴런의 발화를 유도하는 '녹색 신호등'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mGlu5 수용체 수준이 뇌 전기 활동의 EEG 측정치와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대뇌 피질에서 상관관계는 0.67로, 낮은 수용체 가용성이 변화된 뇌파 패턴과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외 후속 연구들에서도 자폐증과 관련된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이상이 보고되고 있다. 한국의 한 연구에서는 NMDA 수용체 유전자(GRIN2B)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이 자폐증과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으며, 중국계 자폐인 가족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기능 이상이 자폐증의 핵심 병리적 메커니즘 중 하나임을 시사하는 국내외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진단·치료의 새 지평, 뇌파검사의 활용 가능성
현재 자폐증 진단은 주로 행동 관찰에 의존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뇌의 분자적 차이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예일 아동연구센터의 제임스 맥파틀랜드 교수는 "이제 자폐 뇌에서 의미 있고, 측정 가능하며, 다른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 발견은 mGlu5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실제로,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조절 약물이 자폐증 환자의 언어 능력 및 사회성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영상의학과의 데이비드 마투스키 부교수는 EEG가 PET 스캔보다 저렴하고 접근성이 뛰어나 향후 연구와 임상 적용에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EEG는 비침습적이며 병원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자폐증 진단과 치료 모니터링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연구 방향
이번 연구는 인지 능력이 평균 이상인 자폐 성인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및 지적 장애가 있는 자폐인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의 감소가 자폐증의 원인인지, 혹은 결과인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자폐증의 뇌 분자적 차이를 최초로 측정한 사례로, 진단과 치료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