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11.0℃
  • 맑음강릉 -5.1℃
  • 맑음서울 -10.3℃
  • 맑음대전 -5.8℃
  • 맑음대구 -5.9℃
  • 맑음울산 -4.5℃
  • 맑음광주 -3.6℃
  • 맑음부산 -3.8℃
  • 흐림고창 -5.5℃
  • 제주 2.0℃
  • 맑음강화 -9.4℃
  • 맑음보은 -7.5℃
  • 맑음금산 -6.5℃
  • 맑음강진군 -3.9℃
  • 맑음경주시 -5.5℃
  • 맑음거제 -3.3℃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이슈&논란] "여객기서 빈대 물렸다"...美 가족, 델타·KLM 상대로 ‘기내 빈대 습격’ 20만달러 소송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한 가족이 유럽행 여객기 안에서 대량의 빈대(bed bug)에 물려 여행이 망가졌다며, 미국 델타항공과 네덜란드 KLM 네덜란드항공을 상대로 20만달러(약 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항공사 기내 위생과 안전 관리에 대한 논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사건 경위: 로어노크→애틀랜타→암스테르담→베오그라드

 

소장을 보면, 안과 의사인 로물로 앨버커키(Romulo Albuquerque)와 아내 리산드라 가르시아(Lisandra Garcia), 두 자녀(베니시오, 로렌조)는 지난 3월 21일 버지니아 로어노크에서 델타항공편으로 출발해 애틀랜타에 도착한 뒤, 암스테르담을 거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향하는 KLM 운항편으로 환승했다.

이 왕복 항공권은 델타의 ‘스카이마일스(SkyMiles)’ 프로그램을 통해 예약됐고, 문제의 빈대 피해는 애틀랜담발 암스테르담행 KLM 코드셰어 구간(좌석 12H·12K, 뒤쪽 14H·14K로 기재)에서 발생한 것으로 소장에 적시됐다.
 

“옷 위로 빈대가 기어 다녔다”…승무원은 “조용히 하라”

 

비행이 시작된 지 약 2시간이 지났을 때, 가르시아는 몸 위를 벌레가 기어 다니고 무언가에 계속 물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곧 옷 위와 좌석 틈에서 실제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을 발견했고, 가족은 곧바로 승무원에게 신고했으나 “다른 승객들이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사진·영상 증거와 신체 피해 주장

 

앨버커키 가족은 기내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증거로 법원에 제출했다. 이 자료에는 KLM이 제공한 음료용 휴지(냅킨) 위에 죽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벌레, 승객의 스웨터와 좌석 틈을 기어다니는 벌레, 그리고 목·등·팔다리에 생긴 붉은 발진과 부어오른 자국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에 따르면 가족 전원은 “몸통과 팔다리 전반에 걸친 부어오르고 가려운 두드러기, 병변, 발진”을 겪었으며, 이 자국은 귀국 후까지 상당 기간 사라지지 않았고 일부는 현재까지 흉터가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휴가 ‘전면 파탄’…20만달러 손배 청구

 

가족은 “빈대에 물린 충격과 고통으로 세르비아에서의 가족·친지 방문 일정이 사실상 망가졌다”며, 여행 중 의료비 지출, 감염 우려로 인한 심리적 불안,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의류·소지품 폐기 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호소했다.

소장에서 이들이 요구한 배상액은 델타와 KLM을 합산해 최소 20만달러로, 여기에는 신체적 상해와 발진·가려움, 정신적 고통(불안·분노·수치심 등), 치료비, 손상된 의류·소지품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델타·KLM “구체적 언급 어렵다”…책임 공방 예고


현지 보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된 바와 같이, 문제의 항공편은 델타가 직접 운항한 항공편이 아니다”라며, “소장을 검토한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KLM은 영국 인디펜던트 및 미국 매체에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에 대해 구체적 코멘트는 할 수 없다”며, 관련 사안을 ‘적절한 법적 채널’을 통해 처리하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항공기 ‘빈대 리스크’...터키항공·델타 등에서도 반복 제기

 

이번 소송은 항공기 내 빈대 문제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 2024~2025년 사이 터키항공 장거리 노선 여러 편에서 좌석·담요·머리 위 수납함 등에서 빈도가 잇따라 목격됐다는 승객 증언이 뉴욕타임스와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에 연이어 보도됐다.

터키항공의 한 피해 승객은 항공사로부터 향후 항공권 10% 할인 쿠폰 정도의 보상만 제시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항공사는 “21일마다 한 번씩의 ‘딥 클리닝(deep cleaning)’과 매 항공편 전 일반 청소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기내 방제 비용: 항공사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항공기가 빈대 등 해충에 오염됐을 경우, 통상 항공사는 기체를 일정 기간 운항에서 제외한 뒤 고열·증기·약제 분무 등을 이용한 방제 작업을 진행한다.

미국 Fortune과 교통·해충방제 전문가 추정에 따르면, 대형 항공기 내부 좌석 전체를 고온 스팀 세척하는 비용은 항공기 1대당 약 1만~1만3,000달러 수준으로, 항공기가 운항에서 빠지는 기간 동안의 매출 손실까지 고려하면 총 비용은 7만5,000~12만5,000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기 내 빈대, 얼마나 흔한가


항공기 기내 빈대 사건은 통상 호텔·기차 등 숙박·운송시설의 빈대 문제에 비해 공식 통계가 잘 잡히지 않는 편이다. 근거가 부족해 정확한 연간 발생 건수를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항공 전문 매체와 소비자 커뮤니티에 집계된 사례를 보면, 북미·유럽 대형 항공사들을 포함해 장거리 국제선에서 수시로 ‘좌석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제보가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사례는 항공사가 공식 확인 후 기체를 즉시 퇴역 또는 장기 점검에 들어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적 쟁점: 청결 의무와 손해 범위

 

이번 버지니아 가족의 소송은 ‘항공사가 승객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운송 환경을 제공해야 할 계약상·불법행위상 의무를 위반했는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실제 빈대 존재와 물림 사실, 항공사의 인지 여부와 대응 수준, 여행 일정 파탄과 정신적 손해의 범위, 그리고 코드셰어 구조 하에서 델타와 KLM 간 책임 분담 비율이 어떻게 인정될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사들에 던지는 시그널

 

항공·위생 전문가들은 장거리 국제선의 높은 탑승률과 빠듯한 기재 순환 구조를 감안할 때, ‘위험을 최소화할 수준의 사전 방제와 사후 대응 프로토콜’이 향후 항공사의 평판과 재무 리스크 관리에서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항공분야 전문가는 "이번 델타·KLM 상대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기내 청소·방제 주기를 늘리고, 승객 신고 시 기체를 즉시 운항에서 제외해 정밀 점검에 나서는 ‘제로 톨러런스’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랭킹연구소] 티웨이항공 탑승객, 올해 최다 방문지 순위… 오사카·로마·다낭·타이베이 順, 기내식 판매 1위 '불고기덮밥'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티웨이항공이 2025년 한 해 동안의 고객 여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5 여행 리포트'를 발표하며, 한국인 탑승객의 해외 여행 트렌드를 상세히 공개했다. 이번 리포트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실적과 이용 통계를 분석한 결과로, 일본 오사카, 유럽 로마, 동남아 다낭, 동북아 타이베이가 각각 노선별 최다 방문 도시로 집계됐다. 리포트에 따르면 올 한 해 티웨이항공 한국인 탑승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는 일본 노선에선 '오사카', 유럽 노선에선 '로마', 동남아 노선에선 '다낭', 동북아 노선에선 '타이베이'로 집계됐다. 올해 신규 취항 노선 중에선 부산-후쿠오카, 인천-밴쿠버, 부산-삿포로가 탑승객 기준 인기 노선 상위에 올랐다. 부산 하늘길 확장으로 부산발 노선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장거리 노선 확대가 실제 탑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20·30대는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순으로 선호가 높아 일본 주요 도시로 여행이 집중됐다. 40·50대는 오사카, 다낭, 후쿠오카 순으로 나타나 도심 여행에 휴양을 더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60·70대는 다낭, 오사카, 도쿄 순으로 집계돼 휴양지 선호가 가장 강한

[이슈&논란] 아시아나항공도 뚫렸다 "임직원 1만명 개인정보 유출"…쿠팡·KT·SKT·예스24·롯데카드 이어 해킹리스트 '추가'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임직원 1만여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되는 대규모 보안 사고를 겪었다. 2025년 들어 국내 대형 기업의 보안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아시아나항공이 사용하는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 '텔레피아'가 해외 서버를 통한 비인가 접근으로 뚫린 데서 비롯됐다. ​ 피해 규모 및 유출 정보 유출된 정보는 아시아나항공 임직원과 콜센터 등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1만여명의 인트라넷 계정, 암호화된 비밀번호, 사번, 부서, 직급,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다. 비밀번호는 암호화 상태로 저장돼 있어 직접적인 계정 탈취 위험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고객 정보는 이번 사고에서 유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기업 대응 및 당국 조치 아시아나항공은 12월 24일 오후 6시 32분께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이 외부 공격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원격 접속을 차단하는 등 추가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사내 인트라넷 패스워드 변경을 선제적으로 진행했으며, 타 시스템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패스워드를 사용하는 경우 추가 변경을 당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관계 기관에도 신속히

[이슈&논란] 한국 민간우주 꿈, 한빛-나노 발사 실패…이륙 30초 만에 추락·폭발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국내 민간 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첫 상업용 우주발사체 ‘한빛-나노’가 2025년 12월 23일(한국시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됐으나, 이륙 직후 30초 만에 기체 이상이 감지되면서 추락·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노스페이스는 공식적으로 “발사 30초 후 비행 중 기체 이상이 감지되어 지상 안전 구역 내로 발사체를 낙하시켰으며, 인명 피해 및 추가 손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발사 과정 및 사고 현황 한빛-나노는 한국시간 23일 오전 10시 13분(브라질 현지시간 22일 오후 10시 13분)에 발사됐다. 발사 직후 영상 중계에서는 기체가 하늘로 솟구치는 장면이 포착됐으나, 이륙 후 약 30초가 지나자 갑작스럽게 화염이 분출되고, 발사체가 낙하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중계 화면은 이때 갑자기 종료됐으며, 이후 이노스페이스 측은 “비행 중 예기치 못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 및 기술적 분석 이노스페이스는 “1단 로켓은 정상적으로 점화됐지만, 이륙 30초 뒤 기체 이상이 감지돼 비행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발사체가 공기 저항이 가장 큰 Max-Q 구간(약 1분 20초

[우주칼럼] 지구 대기, 40억년간 달에 ‘숨’을 불어넣었다…수소·질소·물 자원 보고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수십억 년에 걸쳐 지구는 조용히 자기장이라는 ‘고속도로’를 통해 대기 입자들을 달 표면에 쌓아왔으며, 이는 미래 달 기지의 물·산소·질소 자원 확보에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연구팀은 2025년 12월 11일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 자기장이 단순한 방패가 아니라 오히려 대기 입자들을 달로 운반하는 ‘운반 채널’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발견은 달 토양에 담긴 수소·질소·헬륨·아르곤 등 휘발성 물질의 출처를 설명하는 데 핵심 단서가 되며, NASA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자원 이용 전략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구 자기장, 방패가 아니라 ‘자기 고속도로’ 지구 자기장은 태양풍을 막아 생명을 지켜주는 보호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로체스터 대학 물리학·천문학과 에릭 블랙먼 교수와 대학원생 슈보카르 파라마닉 연구팀은, 이 자기장이 오히려 지구 대기의 일부를 우주로 빼내 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입증했다. ​ 태양풍이 지구 상층 대기(특히 열권과 외기권)를 때리면, 산소·질소

[이슈&논란] “좌석 줄이기로 경쟁 제한 우회?”…대한항공·아시아나, 공정위 명령 위반에 64억원 이행강제금 폭탄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좌석 수 축소 금지’ 조치를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64억6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았다. 대한항공에는 58억8000만원, 아시아나항공에는 5억8000만원이 각각 부과됐으며, 이는 기업결합 승인 시 공정위가 부과한 시정조치를 위반한 첫 사례가 아니다. ​ 좌석 수 축소, 90% 기준 20.5%p 밑돌아 공정위는 두 항공사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공급 좌석 수를 69.5%로 줄인 사실을 확인했다. 승인 조건은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좌석 수를 줄이지 말라는 것이었으나, 20.5%포인트(p)나 기준을 밑돌았다. 이는 사실상 운임 인상 효과를 얻는 우회적 행위로 간주돼 제재가 내려진 것이다. ​ 기업결합 승인 조건, 구조적·행태적 시정조치 포함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26개 국제선과 8개 국내선에 대해 슬롯과 운수권을 10년간 다른 항공사에 넘기도록 하는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또한, 구조적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좌석 평균운임 인상 제한, 2019년 대비 공급 좌석 수 90% 미만 축소 금지, 좌석 간격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