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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Moonshot-thinking] “금리라는 파도·심리라는 돛, 회복신호”…상업용 부동산, 2년 정체 지나 항로 찾았다

 

시장은 냉랭했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하락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거센 파도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덮쳤고, 투자자는 망설임 속에서 관망세를 택했다. 그러나 데이터가 보여주는 작은 변화를 현장은 놓치지 않는다. 수치가 먼저 변하고, 그다음에 분위기가 바뀐다.

 

2025년 2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 두 축 모두에서 가격 반등 신호가 포착됐다. 2년간 이어진 정체의 터널 끝에서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치로 확인하는 변화의 신호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지수 분석 결과는 시장의 저점 통과 가능성을 시사한다.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ROSI)는 201.1포인트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3.9% 상승했다. 2011년 1분기 기준점 100포인트에서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격 하락세가 처음으로 멈췄다는 사실이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의 과거 궤적을 되짚어보면 현재 상황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3% 안팎의 안정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0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투자 대체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2022년 2분기까지 연 20%가 넘는 폭등세가 이어졌다.

 

적은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고, 주택보다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점이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금리 인상과 함께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지수는 고점 대비 약 25% 하락했다. 2025년 1분기까지 이어진 조정기 동안 거래량도 함께 줄어들며 시장 전체가 침체 국면에 빠졌다.

 

오피스 시장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알스퀘어 RA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매매지수는 488.6포인트로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2% 올랐다. 2001년 1분기 기준점 100포인트 대비 4.89배 상승한 수준이다. 완만하지만 의미 있는 반등 흐름이라는 평가다.

 

오피스 시장의 장기 흐름을 살펴보면 2001년부터 2008년 3분기까지 연평균 13%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일시 하락(2009년 3분기 기준 고점 대비 -12%)한 뒤 2010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 3% 내외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2018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는 연 10% 이상의 빠른 상승세가 이어졌고, 2022년 하반기부터 약 2년간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금리와 수익률이 말하는 것들이번 반등의 핵심 동력은 금리 변화다. 금리와 오피스 매매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뚜렷하다. 2001년부터 2025년 2분기까지 둘 사이의 상관계수는 -0.63으로, 금리 하락 시 매매지수가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미국의 고용 둔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 국내 저금리 기조의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거래 규모의 회복도 주목할 변화다. 서울 및 분당 지역 오피스 거래액은 2023년 9.6조원에서 2024년 13.5조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 2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7.8조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수치로, 거래 정상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식산업센터 시장도 거래 회복세다. 2015년 이후 연간 거래액은 1조 원 이상을 유지했으며, 2021년에는 2조원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는 거래가 급감했지만, 올해 2분기 들어서야 일부 거래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변수들

 

하지만 이번 반등이 지속 가능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금리 인하가 캡레이트 하락으로 직결되기에는 제한 요인이 있다. 이번 분기 캡레이트 스프레드는 160bp로, 과거 평균인 334bp 대비 낮은 수준이다. 향후 금리가 하락해도 캡레이트의 하락 폭은 금리 하락 폭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오피스처럼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사용 수요, 즉 임차 수요가 늘어야 진정한 시장 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주로 구로와 가산, 성수, 마곡 같은 서울 외곽 지역에 위치한다. 건물 한 채를 여러 명이 나눠 소유하는 구조 특성상 개인 투자자 참여 비중이 높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소액 투자가 쉬워 투자 수요가 몰릴 때는 급등하지만, 임대 수요가 약해 빠질 때는 급락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의 하락은 투자자들의 빠른 이탈과 맞물려 시장 전체를 위축시켰다.

 

회복의 조건과 정책 과제

 

하반기 추가 반등 여부는 두 가지 핵심 변수에 달려 있다. 첫째는 금리 방향이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과 국내 저금리 기조 확산 여부가 관건이다. 둘째는 임대시장 회복 속도다. 공실률 하락과 임대료 안정 또는 상승이 동반돼야만 매매가 상승이 지속 가능하다.

 

특히 지식산업센터는 입주 기업의 실제 수요가 늘어나야 장기 회복이 가능하다. 오피스 역시 거래량과 임대수익이 동반 상승해야 반등세가 유지된다. 가격 반등의 탄력이 임대시장과 거래량의 동시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정책적으로는 단기 부양을 넘어 구조적 수요를 늘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실제 기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입지와 인프라 개선이, 오피스의 경우 업무 환경 변화에 대응한 공간 혁신이 필요하다.

 

2025년 2분기 반등은 분명 ‘회복의 신호’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과는 구별해야 한다. 금리라는 파도와 심리라는 돛이 맞물린 지금, 시장은 다시 항로를 잡았다. 그러나 목적지에 무사히 도달할지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노를 젓느냐에 달렸다.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보다 장기 운용과 안정적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책 당국은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뒷받침할 구조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속도보다는 균형, 투기보다는 투자,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가치에 방향타를 맞출 때다. 시장은 회복의 첫 신호를 보냈다. 이제 이 신호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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