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본 ‘포세이돈의 키스(Poseidon's Kiss)’.
변기에서 대변이 떨어진 직후 변기 물이 엉덩이를 톡 건드리는 현상을 말한다. 바로 이 포세이돈의 키스가 영어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유머와 공감의 소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이런 체험에 대해 통계적·과학적 분석이 쏟아지면서, 단순 재미를 넘어서 위생·건강 문제로 확장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유한킴벌리와 국민대학교 환경분석 연구팀의 2025년 공동연구에 따르면, 변기 커버를 닫지 않고 물을 내릴 때 오염된 비말 입자가 최대 92cm 높이까지 치솟으며, 약 1분간 공중에 머무른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변기 내부의 물이나 배설물, 화장지가 함께 섞이면서 발생한 미세 물방울은 주변 벽, 휴지통, 심지어 공기까지 확산되며, 이 과정에서 대장균과 노로바이러스 등 병원성 미생물의 교차 감염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미국 콜로라도대 공학팀이 녹색 레이저로 시각화한 화장실 비말 분출 실험에서도, 비말이 초속 2m로 분출돼 8초 이내에 1.5m 높이에 도달하며,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는 수 분간 공중에 떠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공중화장실 환경에서는 흡착표면과 사람의 움직임으로 오염 확산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들의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와 국내 주요 언론에 인용되어 퍼지고 있다.
이런 ‘포세이돈의 키스’는 SNS상에서 ‘화장실에서 살아있는 신의 키스’를 체험했다는 자조적 농담과 함께, 변기 환경 위생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기 커버를 꼭 닫고 물을 내릴 것, 공중화장실에서는 변기 시트 클리너와 밀폐형 화장지 용기 등 추가 위생 대책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위생적으로 관리된 화장실이 단순히 쾌적함을 넘어서 교차 감염 차단의 필수적 조건임을 수치로 확인한 것이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변기 물 튀김 현상은 일상적이지만, 그 속엔 공중위생의 핵심 경고 메시지가 숨어 있다. ‘포세이돈의 키스’는 유쾌한 표현이지만, 이로 인한 오염 확산과 미생물 감염 리스크까지 함께 인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생활 지식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