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4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Opinion

[Moonshot-thinking] 공장으로 간 주주총회, 진화하는 도심 오피스

스타트업 생태계, IT→제조업 기반으로
하버드 졸업생들 배관, 냉난방 등 ‘전통산업의 현대화’
디지털 장인의 작업장→오피스 혁신적 활용 가능성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부의 이전이 시작되고 있다.

 

하버드의 젊은 졸업생들이 주목하는 것은 화려한 테크 스타트업이 아니다. 그들의 시선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가 운영하는 ‘지루하고 낡은’ 전통 산업을 향한다. 수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이들 산업은 세대교체의 기로에 있다. 거대한 물결은 도시의 심장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예기치 못한 변화를 몰고 온다.

 

한때 도시의 활력과 번영을 상징하던 화려한 오피스 빌딩은 ‘빈 둥지 증후군’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혹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에 스며 들었다. 도심의 오피스 빌딩은 정체성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산업 지형도 변화는 빈 둥지에 뜻밖의 기회를 제시한다.

 

얼마전 원티드 HR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통계는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IT 중심에서 제조업 기반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우주, 항공, 로봇, 2차 전지 등 제조업 기반 스타트업들이 투자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얼마전 한 유망 스타트업이 도심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가 아닌, 공장 현장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단순한 장소 선정의 문제가 아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무게중심이 IT 서비스에서 제조업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네카라쿠배’ 시대를 지나 우주항공, 로봇, 배터리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가 목전이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산업 공간 활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간이 기존 IT 스타트업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순수 사무공간이 아닌, 연구개발과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 공간이 요구된다.

 

이 시기에 하버드 졸업생들의 선택은 시사적이다. 이들은 배관, 냉난방 등 전통 산업 분야의 기업을 인수한 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탈바꿈시킨다. 이러한 ‘전통의 현대화’ 흐름은 필연적으로 차별화된 업무 공간을 요구한다.

 

현장 작업 공간과 디지털 업무 공간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공간, 이른바 ‘디지털 장인의 작업장’이 태동하고 있다. 이는 도심 오피스의 혁신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빈 오피스 공간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기회다. 공장에서 열린 주주총회가 보여주듯, 도심 오피스는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도심의 우수한 접근성은 전통 산업의 현대화 과정에서 핵심 경쟁력이다. 고객 접점 확보와 인재 영입,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서 도심 입지는 여전히 독보적 장점을 지닌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임대 공간 제공을 넘어, 미래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연구개발 시설, 소규모 생산 설비, 디지털 업무 공간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시설이 미래의 표준이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함께 찾아온 부의 대이동은, 역설적으로 도심 오피스 시장의 전환점이다. 전통 산업의 혁신과 제조업 스타트업의 부상이라는 두 개의 날개로, 빈 둥지였던 도심 오피스가 활기찬 삶의 터전으로 거듭날 날이 멀지 않았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3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플라이미투더문] "우리는 서로에게 관세를 매긴다"…세계경제 뒤흔든 '관세폭탄', 인간관계도 동일

2025년 세계 경제의 주요 키워드라 한다면 단연코 “관세” 일 것이다. 힘 있는 자로 대변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비상식적 관세 폭탄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데, 여기서 각국의 대응이 참 다채롭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는 초코파이 식 대응으로 깜짝 선물까지 준비했던 일본, 네가 먼저 다가와 주길 은근히 기다리지만 절대 먼저 손 내밀지 않는 도도한 중국, 손은 내밀었지만 받아주지 않자 질투심 유발 전략으로 돌아선 인도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을 알아 달라고 하소연하며 서로 맞춰 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 삶 속의 인간 관계와 닮아 있다. ◆ 관계의 상호 관세 국가별 수출입 품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 간의 만남에 있어서도 역시 다양한 목적에 따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에 있어서도 흑자와 적자가 존재하는데, 늘 도움만 받는 고마운 사람이 있는 반면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얌체 같은 사람도 있다. 그렇게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서로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상호 관세”가 합의된다. 얼

[마음 회복 연구실] 나의 ESG 점수 진단하기…개인의 지속가능성 체크리스트

◆ 지속가능한 나를 위한 안내서가 있나요? 스트레스가 가득한 날 반신욕은 내게 주는 작은 사치다. 그러다 문득 욕조에 가득 담긴 물이 나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지구 반대편 누군가에게는 생명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입사 첫날, 종이컵이 없어 이웃 팀에서 빌려 다녔던 기억도 떠올랐다. ESG경영을 진심으로 실천하는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가 내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다. 완벽한 실천은 불가해도 텀블러를 두고 온 날이면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지속가능성은 과연 기업만의 숙제일까? 번아웃으로 쓰러져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 오히려 개인에게 더 절실한 화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기업의 언어(ESG경영)를 살짝 빌려서, '지속가능한 나'를 돌아보기 위한 세 가지 이야기와 코칭 질문을 생각해 보려 한다. ◆ E (Environmental): 나를 위한 환경은 건강한가? 기업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Value Chain의 전 과정을 점검하듯, 나 또한 내 주변의 환경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내 방의 정리 상태,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 적절한 운동, 마

[Moonshot-thinking] 도시, 콘크리트 미궁을 벗어나 녹색 오아시스로 피어나다

지구는 끓고, 도시는 불길의 한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거대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미궁 속에 갇혀 스스로를 옥죄고 있다. 지구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뿜어낸다. 그중 건물은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쯤 되면 도시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절망적인 그림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했다. 부동산과 기술의 만남, 프롭테크다. 똑똑한 손길이 오래된 건물을 깨우고, 거대한 도시를 숨결로 채우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탄소중립 도시는 막연한 꿈이 아니다. 프롭테크라는 지팡이가 있다면 눈앞의 현실이 된다. 숨 쉬지 않던 건물이 깨어나는 순간: 데이터 기반 에너지 혁명 콘크리트 숲을 이루는 건물들. 이들이 온종일 내뿜는 열기는 거대한 용광로 같다. 냉난방과 조명에 막대한 에너지를 낭비하며 탄소를 쏟아내던 과거의 건물들은 '에너지 먹는 하마'다. 하지만 프롭테크는 여기에 기발한 해법을 제시한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관리다. 건물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스마트 계량기가 실핏줄처럼 깔리고,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모아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보낸다. 홍콩의 한 부동산 기업은 AI를

[눈치코치] 이직 후에도 중요한 건…‘에고(ego)’를 내려놓는 것

‘에고(ego)’는 프로이트 심리학에서의 자아이자, 사전적 의미로는 나·자존심·자기중심적 태도를 뜻합니다. 인간은 남을 배려하는 듯 살아가지만, 결국 가장 중시하는 건 ‘나’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내려놓고 절대자에 귀의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삶이 곧 에고를 비우려는 수련의 연속임을 실감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역시 그 ‘에고’를 줄여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커리어코칭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돌이켜보면 ‘조금만 내 주장에 매몰되지 않았다면…’, ‘조직을 더 챙겼다면…’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 없는 마음, 무심의 태도 욕망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내려놓으려 애쓰는 태도, 다시 말해 ‘없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더 유연하게 적응하고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치 역시 고객과의 대화에서 ‘나’의 주관이 아닌 파트너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그럴 때 고객은 코치를 ‘내 편’이라 느끼고 깊은 신뢰를 보내게 됩니다. ◆ ‘나’보다 ‘조직 안의 나’로 살기 이직은 단순한 소속 변화가 아닙니다. 새로운 조직 속에서 나 자신을 재정립

[플라이미투더문] 상대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이 있었다. 글로벌 관세 이슈와 더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 및 고용 수치의 불안정성 등 혼란의 시국에 맞선 연준의 금리인하 방향성이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였고, 전세계가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었다. 파월의장은 공식적인 연설의 시작을 위해 단상에 올랐고 프롬프트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침울한 표정으로 단상에 선 그는 몇 십 초 동안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을 이어갔고, 장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객석 제일 앞에 앉아있었던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박수를 치던 그녀는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이어갔고, 이것이 파도처럼 번져200명 가까이 되는 모든 참석자들이 1분 동안 응원과 환호를 보낸 후 에야 공식 연설이 시작되었다. ◆ 침묵의 의미 흔히 침묵은 “모르겠다는 의사 표시” 이거나 “말을 아끼고 수용하겠다” 라는 의미로 쓰이곤 하지만 의외로 이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의 파월 의장의 경우, 현재의 트럼프 정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무언의 시위”일 수도 있고, 현재의

[눈치코치] ’렌즈(LENS)’를 착용하라…이직 직후 온보딩중인 당신에게 맨 처음 필요한 것

의사이자 시인, 그리고 수필가이자 교육자로도 유명한 올리버 웬델 홈즈 시니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고" 커리어코칭에 천착한 저는 이직 직후 당신을 위한 꿀팁을 들려드리고 있는데요. 회사를 옮기자마자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경청’ 입니다. 코칭에서도 중요한 이 기본기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강조함으로써, 상대방과 함께(being)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줍니다. 조직의 변화, 달라진 물리적 환경, 낯선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당신을 혼란스럽게 할 것입니다. 최소 2주, 길게는 몇 달간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극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만, 아무리 변화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사람일지라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피로는 불가피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기보다 듣기에 집중하며 ‘렌즈’를 활용한다면 당신의 소프트랜딩은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 먼저 ‘L’은 Leaning 입니다. 즉, 몸은 상대방을 향하라 입니다. 보통 상사나 부하직원, 혹은 동료들이 말을 건네오기 마련인데, 그때 서먹하다

[플라이미투더문] 지문 적성 검사에 열광하는 이유

육아 동지로부터 얻는 정보는 그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지난 주 오랜만에 동지를 만나 육아 고충을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이는데 다소 어리둥절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얼마전 아이의 지문 적성 검사를 받고 왔는데, 너도 받아본 적 있어?"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명리학과 손금을 공부하고, 현재는 코칭 및 강점 분석 기술을 갈고 닦으며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살아온 내게도 “지문 적성 검사” 라는 말은 상당히 생소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육아 맘들 사이에 널리 퍼진 아이 성향 검사의 한 방식이고, 손가락 지문 패턴의 분석을 통해 타고난 두뇌 사용 성향과 인지 및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는 기법이라 했다. ◆ 내면의 이해가 필요한 시대 과학적 근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지문” 에서조차 성향과 잠재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시대에서는 사람의 내면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무속인의 규모가 20년 새 4배가 늘었다는 기사, 한국코치협회의 정식 코치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등 도 어찌 보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내면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