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7 (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Opinion

[플라이미투더문] 고객의 욕구가 자력을 띤다고?

쿠자의 플라이미투더문 ④

 

개인의 삶에서 필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방식의 라이프 코칭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알아차림” 이다. 즉 코치는 상대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심연에 자리잡은 욕구를 알아차리게 함과 더불어 이를 구체화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객은 나 자신도 잘 몰랐던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욕구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게 되고, 진중한 고민과 성찰 과정을 거쳐 해결을 위한 실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결국 고객의 “알아차림” 만 성공한다면 이후의 과정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진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하지만 늘 그 알아차림이 어렵다. 고객의 입으로 고객의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깊은 내공을 지닌 상위 코치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객이 시작단계에서 정한 주제와 목표가 코칭 과정에서 변경이 되었다면 그것은 성공한 코칭이 될 확률이 높다.”

 

목표가 바뀌었다는 말은 표면적인 주제 속에 숨어있는 한단계 더 깊은 욕구를 알아차렸다는 말과도 같으며, 이때의 깊은 욕구는 같은 결 선상 에서의 보다 구체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분야의 생경한 욕구일 수도 있다.

 

이 경우 필자가 자주 듣는 고객의 피드백은 다음과 같다. “어라? 제가 사실 원하는 건 이게 아니라 저거였나 봐요.” 내면의 욕구를 깨닫는 순간이다. 만약 고객이 이러한 내면 욕구의 알아차림을 우연히 스스로 깨닫는다면 코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러한 행운은 지극히 드물게 찾아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심연의 욕구를 찾는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오늘은 이러한 욕구를 찾기 위한 필자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코칭 대화를 하다 보면 간혹 옆길로 샌다 라는 느낌을 종종 받을 때가 있다. 오늘의 주제 및 목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야기에 상대방이 진심을 다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코칭의 배움에서는 이 경우 “지금 말씀하시는 부분이 오늘의 코칭 목표와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통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래의 주제로 집중시키기 위해 노력하곤 했는데, 지금 에서야 드는 생각이 그 때의 고객의 마음은 마치 주말에 푹 쉬고 월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과도 같았으리라.

 

그러던 어느 날 아무리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아도 마치 자석에 끌어당겨지듯이 옆길로 새 버리는 대화를 겪은 적이 있었다. 코칭의 시작은 분명 “지금껏 혼자 만의 자기개발의 시간을 갖다 보니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networking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데 막상 하자니 많이 망설여지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는 고민으로 시작하였으나, 자꾸 중간 중간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새 버리곤 했다.

 

그 강력한 자력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필자는 당시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기로 마음먹었고, 놀랍게도 끌려간 그곳에는 생각지도 못한 거대한 욕구가 숨어 있었다. 가족들의 따뜻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응원에 대한 결핍, 그리고 그럼에도 가족들과 잘 지내고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가 조심스레 자리잡아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고객의 자기개발 성향은 그러한 지원 부족의 환경에서 자연스레 꽃핀 재능이자 그러한 환경에서도 인정받기 위한 욕망의 열매였고, 고객이 언급하였던 networking에 대한 필요성은 드러내지 못한 가족과의 정상적인 소통 욕구를 감추는 가면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 이후로는 욕구의 자력을 믿게 되었다.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긴다면 고객이 알아채고자 하는 깊은 욕구에 다다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러다 필자는 또 한 번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개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본인의 고유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강점 코칭을 진행하던 어느 날이었다. 분명히 본인의 요청에 의해 강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음에도 고객은 자꾸 본인의 강점 및 잘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했다. 마치 N극이 N극을 밀어내듯 해당 주제로 다가가려는 코치를 강하게 밀쳐내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 때 문득 필자의 머릿속에 깨달음이 찾아왔다. 욕구가 자석이고 현재의 상황이 N과 N의 밀어냄이라면 내가 해야 하는 일은S극을 들이 밀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객의 “강점”을 N이라 했을 때, S로 대변될 수 있는 “약점”에 대한 이야기를 내민 순간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본인의 약점에 대한 불안함과 긴장감이 쏟아져 나오며 그 속에 웅크리고 있는 작아져 있던 자존감과 자기 방어적 에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점이라는 존재를 찾고자 하는 욕망은 있었으나 그 위에 덮인 자기 부정의 negative 에너지가 “강점”이라고 하는 주제로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후 필자는 고객이 인지하고 있는 약점의 본질에 대한 주제로 코칭을 이어 나갔고 그 결과 어릴 적 몇 가지 사소했지만 유의미 했던 사건들에 의해 잘못 인지된 약점이 있음을 고객 스스로가 깨닫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약점 관련 세번의 세션 진행 후 비로소 강점에 대한 코칭을 시작할 수 있었다.

 

딸아이가 어느 날 유치원에서 자석을 선물로 받아온 적이 있다. 신이 난 딸아이는 벽에도 붙여보고 책장에도 붙여보고 쇼파니 냉장고니 닥치는 대로 이리저리 대보며 붙는지 안 붙는지 시험해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 이내 “아빠 이거 봐. 여기 붙었어!” 라며 발견의 기쁨을 소리쳤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코칭의 과정 역시 고객의 욕구라는 이름의 자석에 어떠한 것들이 붙는지 알기 위해 다양한 재질의 질문들을 던져야 하며 여러가지 방식을 시도해 봐야 하겠구나. 그래야 고객으로 하여금 발견의 기쁨을 소리치게 할 수 있으리라.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마음 회복 연구실] 완벽히 긍정적인 사람은 없다

◆ 고쳐야 한다는 말의 무게 "나 이런 성격 좀 고치고 싶어." 회사에서는 리더로서 단호하고 냉정해야 하고, 집에서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는 좀 더 차분히 기다려주고 다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이 꼬이면 금세 마음이 조급해지고, 말 한마디에 오래 머무르며, 지나간 일에 괜히 해석을 덧붙인다. 직급이 올라가고 나이는 들어가지만 나는 여전히 '고쳐야 할 나'와 '그래도 괜찮은 나' 사이에서 늘 흔들린다. 그래서 요즘 셀프 코칭을 통해 그 감정의 습관을 조금씩 고쳐보는 중이다. 사람들은 흔히 '부정적인 사람'과 '긍정적인 사람'을 둘로 나눠 말한다. 그러나 사람은 결코 둘 중 하나로 단정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으며, 살아온 경험과 환경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 따라 달리 드러난다. 어떤 시기에는 불안이 더 크고, 어떤 날에는 기쁜 마음이 앞선다. 결국 완벽히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 반드시 고쳐야만 할까 마틴 셀리그만은 기존 심리학이 병든 마음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심리학은 인간의 결함을 고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강점을 발전시키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칭 역시 이 관

[Moonshot-thinking] ‘공간이 말을 걸 때’ 기술과 삶이 만나는 언어 프롭테크

우리는 그 언어를 쓰면서 살고 있다. 아파트 앱으로 택배를 확인하고, 단지 내 화상진료 모니터에서 의사와 상담하며, 놀이공간에 아이를 맡기는 동안 앱으로 결제를 마친다. 이 모든 순간이 '프롭테크(Proptech)'다. 공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그 말에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일상의 언어다. 공간의 불편함에서 시작된 이야기 프롭테크를 부동산과 기술의 결합이라고 설명하면 그럴듯하지만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공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늦게 오는 택배를 기다리며 하루 종일 집에 머물러야 했던 경험, 복잡한 하자 보수 절차 때문에 몇 주씩 끌었던 기억,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갈등을 빚었던 순간들.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의심했던 적이 있고, 부동산 중개소에서 불친절한 대응을 받으며 불쾌했던 경험도 있다. 이런 일상의 페인포인트가 프롭테크의 출발점이다. 거주지든 업무공간이든, 사람이 머무는 모든 공간에서 반복되는 불편함. 프롭테크는 그 틈을 메우려 한다. 불편을 줄이고 시간을 아끼며 감정의 마찰을 덜어내는 일이다. 거창한 혁신이 아니라 작은 체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프롭테크라 정의하는 기업들 한국프롭테크포럼에는 의외의

[플라이미투더문] 心地(심지)와 心志(심지)

“다가올 시대에는 착하게만 키워서는 살아남기 어려워요. 심지가 곧고 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딸아이 유치원 설명회에서 방심하고 있던 찰나, 원장님의 내공 실린 가르침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이기적인데 나약하기까지 한 요즘 세대 몇몇 친구들에게 치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필자에게 꽤나 의미심장한 가르침이었다. ◆ 신입 사원의 心地(심지) 월요일 아침, 2주차 신입사원 A군이 보이지 않았다. 전임자의 퇴사가 코앞이라 인수인계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한시가 급한 상황이지만, 행여나 연락이 부담되지 않을까 10시까지 기다려 본다. 얼마 후 기다리던 사람 대신 한 줄의 카톡이 왔다. “퇴사할게요.” 心地(심지)란 마음의 땅, 즉 정서의 바탕이 되는 성품을 뜻한다. 심지를 다지며 자라온 자는 행동이 바르고 생각이 단단하다. 코칭에서는 이를 Being이라 표현하며 존재 자체가 지닌 내면의 신념을 알아차려 이를 독려할 것을 강조하는데, 만약 A군이 이러한 心地-Being을 다져왔다면 퇴사결정 및 통보의 방식이 달랐을 것이다. ◆ 인턴 학생의 心志(심지) 일요일 밤 전화가 울린다. 인턴 학생 B군이다.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급하게 내일 휴가를

[마음 회복 연구실] 명절, 관계가 자라는 시간…‘적절한 거리감’과 ‘존중’은 관계의 필수

◆ 명절에서 알게된 관계의 맥락 퇴근길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명절 연휴다. 시장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퍼지고, 오랜만에 만난 식구들의 미소 가득한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겹다. 그런데 이 정겨운 풍경 속에서, 나는 문득 코칭의 핵심 원리를 떠올린다. 바로 '다회기' 코칭의 필요성이다. 코칭을 공부할 때 동기들과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고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코칭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닌, 코치와 고객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고객이 스스로 '지속 가능한 변화'를 설계하도록 돕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물리적인 '시간'과 '반복적인 만남'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서 명절을 거듭하며 다회기 코칭의 힘을 몸소 느꼈다. ◆ 첫 회기: 낯선 긴장감, ‘정답 매뉴얼’을 찾다 나의 첫 명절은 코칭의 1회차와 닮아 있었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앞에서 나는 완벽한 ‘며느리 매뉴얼’을 찾고 있었다. “이때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모든 행동을 채점받는 듯 조심스러웠다. 코칭에서도 첫 회기에는 고객이 아직 마음을 열지 않는다. 준비된

[눈치코치] 계속해야 빛나는 것들….골프, 코칭 그리고 커리어관리

살다 보면 한 번 배워두면 평생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동차 운전이지요. 처음에는 서툴지만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능숙한 드라이버가 됩니다. 나이가 들어 운전대를 내려놓을 때까지 큰 어려움 없이 이어가죠. 반면, 한 번 배웠다고 해서 언제나 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잠시 손을 놓으면 다시 처음처럼 어려워지는 것들도 있지요. ‘골프’가 그렇습니다. 값비싼 장비를 마련하고, 레슨을 받고, 필드에 나가 머리(?)까지 올려도 몇 달 쉬면 스윙은 다시 무너집니다. 그래서 또다시 프로에게 배우고 연습장으로 향하곤 합니다. ‘코칭(coaching)’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게 과정을 이수하고 실습과 시험을 거쳐 인증 코치가 되더라도, 꾸준히 ‘코칭 로그’를 쌓지 않으면 성장이 멈춥니다. 더 높은 레벨의 코치로 나아가려면 지속적인 실천과 자기계발이 필수입니다. ‘커리어 관리(career development)’도 예외가 아닙니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성장하거나, 부서를 옮기거나, 새로운 회사로 이직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만히 있다고 길이 열리진 않습니다. 꾸준한 자기계발, 업계 내 평판 관리가 있어야만 부드럽게 다음 단계로 옮겨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