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최근 지방에서 명품가방보다 싼 아파트가 실거래가로 등장한 반면, 서울 강남 초고가 단지는 한 채 값이 지방 아파트 수백 채와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으며 주택시장 양극화가 ‘역대 최고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 미분양과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취득세 감면 카드까지 총동원됐지만, 자산·지역·세대 간 격차를 얼마나 완화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샤넬백보다 싼 아파트, 한 채 1100만원의 현실
2025년 12월 경북 칠곡군 약목면 ‘성재아파트’ 전용 32㎡가 1100만원에 거래되며 월별 기준 전국 최저 매매가 아파트로 집계됐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다른 세대도 1400만·1600만·1800만원에 잇따라 손바뀜이 이뤄져, 한 단지 안에서도 수백만원 단위의 저가거래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이 가격대는 중고 경차 한 대, 고급 명품 가방 한 개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2025년 전북 익산 ‘태양아파트’ 전용 34㎡가 1채당 630만원에 일괄 거래되며 “명품 가방보다 싼 아파트”라는 화제를 모았던 사례와 맥을 같이 한다.
반면 같은 시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8차 전용 152㎡는 85억원에 계약이 체결돼, 칠곡 성재아파트 단지 전체 773가구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상징적 대비를 보여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거 수요·일자리·인구가 집중된 수도권 핵심지와, 인구가 빠져나가고 산업 기반이 약화된 지방 중소도시·농어촌 지역의 가격 괴리가 구조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 평균 15억·전국 5억, 양극화는 더 벌어졌다
KB국민은행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5년 12월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810만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도 11억556만원을 기록해 처음 11억원 선을 넘어서는 등, 실수요가 선호하는 중간 가격대까지 전반적으로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2025년 말 기준 약 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지방 저가 단지의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아파트’와의 격차가 수십 배에서 많게는 100배 이상까지 벌어진 구조가 뚜렷해졌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2025년 1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3.3%로 제시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 비중은 2020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열풍이 정점이던 시기 전고점 43.2%를 소폭 웃돌아, 집값 과열기가 재연되는 동시에 ‘서울 집중’ 현상이 더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지방 아파트, 소폭 반등에도 ‘저가 장기화’ 우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5년 12월 5주(12월 29일 기준) 경북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하는 데 그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 0.07%에 크게 못 미쳤다. 전세시장에서도 경북 지역 전세가는 같은 주 0.05%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국 전세가는 평균 0.09% 상승해 수요·가격 모두에서 지방이 뒤처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부동산 컨설팅 업계는 “연속된 기준금리 동결과 일부 지역의 가격 저점 인식으로 지방 소형·저가 아파트에 반사 수요가 유입되고 있으나, 인구·일자리 구조를 감안하면 단기 반등 후 재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5년 지방 곳곳에서는 한 자릿수(수백만원대) 또는 1000만원대 거래 사례가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전북 익산 ‘태양아파트’ 전용 34㎡는 2025년 6월 말 13채가 1채당 630만원에 일괄 거래되며 전국 최저가 기록을 다시 썼고, 충북 보은 ‘조일아파트’ 전용 50㎡는 2025년 6월 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1,000만원의 벽’을 깬 실거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정부, 지방 미분양·인구감소 겨냥 ‘취득세 감면 카드’ 총동원
이 같은 가격 양극화와 지방 미분양 누적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26년부터 지방세제 개편을 통해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세제 지원을 크게 강화했다. 행정안전부와 관계 부처가 발표한 개편안에 따르면, 전용 85㎡ 이하·취득가액 6억원 이하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개인이 매입할 경우 취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하고,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
인구감소지역에서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 100% 감면 제도를 유지하되, 감면 한도는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해 지방 정착 유인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혼부부·청년층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전국 단위로 생애 최초 주택 취득세 100% 감면 조치가 연장됐고, 출산·양육 목적 주택 구입 시 최대 500만원 한도 내에서 취득세 전액을 깎아주는 제도도 계속 적용된다.
정부는 이 같은 세제 지원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과 민생 안정, 합리적 과세체계 개선에 중점을 뒀다”며, "인구감소지역 지방정부와 협력해 납세자가 혜택을 적극 활용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똘똘한 한 채’ 심리와 세대·지역 격차의 심화
KB부동산 월간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서울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억4409만원으로, 5개월 만에 3억원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하위 20%(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9536만원 수준에 머물러, 서울 내부에서도 상하위 계층 간 가격 격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KB와 주요 시중은행은 서울 상급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다시 강화되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도 가격은 오르는 ‘거래절벽·가격상승’의 이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고가 주택 선호와 자산 양극화는 인구 이동 패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통계에서는 2025년 한 해 서울에서만 100만명 이상이 전출·전입을 반복하는 ‘탈서울·재유입’ 흐름이 관측됐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2025년 11월 기준 12억7590만원)과 경기도 평균 가격(5억5030만원) 간 격차는 7억원 이상으로 벌어져 수도권 내부에서도 계단형 격차가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서울 핵심지·반도체 벨트·광역시 일부를 중심으로 한 ‘상승 섬’과, 인구감소·저성장에 시달리는 지방 내륙·군 단위의 ‘가격 정체 혹은 하락 지역’이 공존하는 다극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