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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스펀지 도시' 개념으로 "도시 홍수관리 혁신"…건축가 공젠위, 브라질 교통사고로 사망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을 넘어 전 세계 도시 홍수 관리의 판도를 바꾼 ‘스펀지 도시’ 개념의 창시자이자 세계적 조경 건축가 공젠위(龚自伟, Kongjian Yu)가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브라질 판타나우 습지 인근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6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CNN, 로이터, 뉴욕타임스, 에이전시 브라질, SCMP에 따르면, 사고는 브라질 마투그로수두술 주 아키다우아나에서 약 100km 떨어진 농장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발생했으며, 공젠위와 조종사, 그리고 두 명의 현지 영화 제작자를 포함한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유 씨와 브라질 영화제작자 루이스 페르난도 페레스 다 쿠냐 페라즈, 루벤스 크리스핀 주니어, 조종사 마르셀로 페레이라 데 바로스이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브라질 항공안전청이 조사에 착수했다.

 

공젠위는 ‘스펀지 도시(Sponge City)’라는 자연기반 도시 설계 철학을 통해 재해 예방과 기후변화 대응에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스펀지 도시는 기존의 빗물 배제 위주의 콘크리트 인프라를 대체해, 도시 곳곳에 빗물을 흡수·저장·재활용하는 생태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도시 홍수를 완화하고 지하수 보충, 도시 열섬 완화 효과까지 달성하는 친환경 모델이다.

 

이 개념은 2013년 중국 내 국가 정책으로 채택된 후 250여개 도시, 1000건 이상의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도시들에도 확산됐다. 문화경관재단은 2023년 공젠위를 ‘스펀지 도시’의 글로벌 챔피언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옹호자로 평가하며 그가 한 사람의 힘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공젠위는 평생을 물과 도시, 자연과 인간의 공존 해법 모색에 바쳤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중국 저장성 시골마을은 해마다 몬순으로 인해 큰 홍수 피해를 입었으나, 자연 습지가 이를 완화하고 농경지를 지탱해주는 생태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도시 설계에 ‘물이 적시고 저장되는 스펀지 같은 도시’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1998년 양쯔강 대홍수 이후 전통적인 콘크리트 도시 인프라의 한계를 목도하고, 자연과 함께 흐르는 설계를 주창했다.

 

 

1998년 베이징에 설립한 조경 설계 회사 터런스케이프(Turenscape)는 현재 600명 이상 전문가와 100여개 국제상을 수상하며 세계 최대급 조경 설계 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는 최근 브라질의 글로벌 조경학술 콘퍼런스와 국제 건축 비엔날레에서 그의 스펀지 도시 철학과 기후 적응 전략을 강연하며, 도시 인프라의 친환경 전환을 촉구했다. 사고 당시 그는 브라질 판타날의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신의 철학을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고 있었다.

 

판타나우는 약 1700만 헥타르에 걸친 세계 최대 열대 습지로, 재규어, 마코앵무새, 카이만, 카피바라 등 멸종 위기종들을 포함한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생태학적 보전지역이다.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는 “기후 변화 시대에 지구적 기준이 된 스펀지 도시 개념으로 삶의 질과 환경 보호를 융합한 그의 비전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부통령 제랄두 알크민도 “지속 가능한 도시화와 생물다양성 보전, 지구 보호에 커다란 기여를 한 그의 유산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 평가했다.

 

공젠위가 설립한 베이징대 건축 및 조경대학원은 현재 사고 소식을 접하고 성명을 준비 중이며, 그의 삶과 유산은 도시 생태복원과 기후 적응 분야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 같은 혁신적인 자연기반 도시 설계는 기후 변화 위기에 직면한 글로벌 도시들에 지속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며, 공젠위의 죽음은 단순한 인명 사고를 넘어 인류의 미래 도시 설계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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