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아프리카 사자의 새로운 유형의 포효가 발견되면서, 멸종 위기인 사자 보호 및 개체 수 추적에 큰 전환점이 마련됐다.
livescience, sciencenews, phys.org, discovermagazine, wildafrica.org에 따르면, 영국 엑시터 대학교 연구진은 11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Ecology and Evolution 저널 논문에서 기존에 알려진 목청껏 내지르는 ‘풀스로티드 풀(roar)’ 외에도 ‘중간(intermediary) 포효’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간 포효는 기존 포효보다 짧고 낮은 음조를 띠며, 보다 평평한 소리로 구성돼 있어 그동안 인간 관찰자의 편향으로 놓쳐왔던 부분이다.
연구진은 탄자니아 니에레레 국립공원에 50개의 맞춤형 마이크를 설치하고, 짐바브웨 부바예 밸리 보호구역 내 사자 5마리에 음향 기록 목걸이를 착용시켜 3,149건 이상의 포효를 수집했다. 이 엄청난 데이터에 AI 기반 머신러닝을 적용한 결과, 포효 유형 분류에서 95.4% 정확도를 기록하며 인간 전문가의 식별 능력을 능가했다.
또한 인공지능은 기존에 단일 포효로 분류됐던 소리가 사실은 두 가지 구분되는 소리임을 밝혀내며, ‘중간 포효’는 항상 ‘풀스로티드 풀’ 포효 뒤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아프리카 사자 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아프리카 사자를 멸종 위기 취약종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야생 개체 수는 약 2만~2만5000마리로 25년간 50% 이상 급감했다.
특히 사자는 역사적 서식지의 90% 이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는 점이 심각한 상황을 방증한다. 서아프리카 및 중부 아프리카에서는 몇 백 마리 수준으로 개체가 줄어들어 지역별 보전 전략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계산 생태학자 타냐 버거-울프(Tanya Berger-Wolf)는 이번 연구를 “기계학습으로 포유류의 발성을 신뢰성 있게 해석한 최초의 명확한 사례”라고 평가하며, "AI를 통한 자동화된 음향 모니터링이 카메라 트랩이나 발자국 조사 같은 전통적 방법을 뛰어넘는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 역시 “야생동물 모니터링의 패러다임 전환과 대규모 수동 음향 기술 도입이 필요하며, 이는 위협받는 종들의 효과적 보전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 연구는 엑시터 대학교를 중심으로 옥스퍼드 대학교 야생동물보전팀, Lion Landscapes, 프랑크푸르트 동물학 협회, 탄자니아 야생동물 당국 등이 참여했으며, Lion Recovery Fund, WWF Germany, Darwin Initiative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이번 AI 기반 ‘중간 포효’ 발견은 아프리카 사자를 비롯해 대형 육식동물의 생태 연구와 보전 정책에 새로운 기술적 발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정밀한 개체수 파악과 소리 신호를 통한 위치 추적이 가능해져, 야생동물 밀렵 및 서식지 파괴 문제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