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리가 하루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침실이라는 공간에 대해 최근 국내외 의료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이 지적한 '침실 속 건강위험물품'에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침실 필수품인 베개, 매트리스, 그리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공 방향제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실제 객관적 수치와 다양한 해외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의 내과 전문의 사우라브 세티 박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인용, '침실에서 당장 치워야 할 세 가지 물건'에 대해 보도했다.
세티 박사는 위험한 침실 물건으로 ▲오래된 베개 ▲인공 방향제 ▲노후 매트리스를 꼽았다. 이들 물건이 호흡기 질환, 호르몬 교란, 만성 통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 보도와 함께 Pillowworld, Signature Bedding, Cleveland Clinic, Sleepsia India, Indoor Doctor, NRDC, ColumbiaDoctors, Healthline, Healthline, Sleep Foundation 등의 베개·침구류, 인공 방향제, 매트리스 등과 관련된 주요 매체들의 보도와 건강유해통계를 기초로 자세히 알아봤다.

베개 속 미세먼지진드기, 천식·피부질환 유발…“1~2년 주기 교체 권장”
의료전문가들은 ‘오래된 베개’를 건강 위해물질로 가장 먼저 꼽고 있다. 사용 기간이 길어진 베개에는 집먼지진드기, 죽은 피부세포, 땀, 애완동물 털, 꽃가루 등 다양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누적된다. 집먼지진드기만 하더라도 베개 1개당 최소 100마리가 서식하며, 이들이 하루 평균 20번가량 배설하는데 이는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등 호흡기질환의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및 여러 국가 보건기구에서는 베개를 1~2년 주기로 교체할 것을 권고하며, 실체적으로 오래된 베개는 위생적으로 사용한 변기보다도 더 불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베개 세탁만으로 모든 세균과 진드기가 제거되지 않는 만큼, 규칙적인 교체가 안전한 방법임이 확인됐다.

인공 방향제의 '프탈레이트 86%' 검출…암 발생·호르몬 교란 우려
시중에서 유통되는 인공 방향제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과 '프탈레이트(Phthalates)' 성분 또한 심각한 건강문제로 지목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공식 자료와 미국 NRDC(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 시민단체의 분석에 따르면, 시판 방향제의 86%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됐으며, 이 가운데 인체 독성 및 호르몬 교란, 심폐질환, 생식기능 저하, 암 발생 위험까지 보고된 바 있다.
실제 미국, 영국 공공보건센터 등은 프탈레이트가 남성호르몬 감소와 생식기 발달이상, 조산, 유아기 폐 질환 등과 직결된다는 점을 공식 발표했다. 이 밖에 방향제 속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벤젠(Benzene), 나프탈렌(Naphthalene) 등도 모두 WHO 지정 인체 발암물질이며, 코와 인후 자극, 만성 호흡기질환 유발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국내외 환경전문가들은 “실내 공기질 악화뿐 아니라, 어린이·임산부·노약자에게 위험도가 극대화된다”며 "순식물성 혹은 천연 에센셜 오일 기반 제품 사용이 대안이다"고 권고했다.

7년 이상 된 ‘노후 매트리스’…33%가 수면 장애·만성 통증 경험
‘노후 매트리스’의 방치 또한 만성질환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침실 매트리스는 사용 후 7~8년이 지나면서 구조가 약화되고, 처짐 및 울퉁불퉁한 현상이 나타나 수면의 질을 저하시킨다.
미국 수면재단과 영국 수면협회, 저널 오브 카이로프랙틱 메디슨의 연구에 의하면, 매트리스를 7년 이상 사용한 경우 사용자의 33%가 수면 장애와 만성 허리 통증을 경험하며, 매트리스에서 검출되는 진드기 및 알레르기 유발물질 농도 역시 그 수치가 극적으로 높아진다.
실제로 매트리스를 교체한 이들의 약 92%가 수면 질이 개선되었다고 답했으며, 5~7년 만에 교체 시 만성통증·피로감·알레르기 증세가 감소했다는 실험결과도 존재한다. 수면 전문가들은 ‘7~8년 사용 시점’에 새 매트리스로 교체하는 것이 건강상 가장 효과적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공간 및 환경전문가들은 “침실은 하루 에너지 회복과 면역력 유지를 위한 심장부 공간이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오히려 건강을 갉아먹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며 “특히 슬리핑 패턴이 불규칙하거나, 알레르기·천식·호흡기 문제를 겪는 가족이 있다면 생활밀착형 인테리어 위생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10년 넘은 베개·매트리스부터 당장 바꿔야겠다“는 인식 전환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