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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한국, 6번째 항공엔진 기술 보유국 도전…정부·군·산업계 ‘심장’ 개발 범부처 협의체 출범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정부가 첨단 항공엔진 독자 개발을 통해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에 이어 세계 6번째 항공엔진 기술 보유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산업부·방사청·국방부·우주청·국토부 등 범부처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협의체는 차세대 전투기급 첨단 항공엔진 개발 계획을 점검하고, 부처 간 예산 중복 투자와 기술 개발 단계별 현안을 조율하는 핵심 플랫폼이 될 예정이다.​

 

협의체 구성과 역할


2025년 11월 28일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국방부 등 5개 부처가 참여해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범부처 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 협의체는 방사청이 올해 1월 ‘첨단기술사업관리위원회’를 통해 수립한 ‘첨단 항공엔진 개발 기본계획’을 기반으로, 개발 인력 양성, 시험 인프라 구축, 소재·부품 생태계 조성 등 전 주기적 국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협의체는 향후 기술 개발 단계별 주요 현안을 주기적으로 논의하고, 부처별 항공엔진 관련 사업 예산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방사청이 추진하는 군용 첨단엔진 개발과 우주청이 주도하는 민수용 항공엔진 기술 로드맵이 상호 연계되도록 협의함으로써, 소재·부품·시험설비 등 인프라 투자에서 중복을 최소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6번째 항공엔진 기술 보유국이라는 목표


세계적으로 독자 항공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항공엔진은 고온·고압·고속 회전 환경에서 극한 내구성을 요구하는 가스터빈 기술로, 설계·소재·정밀가공·제어·시험·인증 등 전 주기에서 고난도 기술이 집약된 대표적 전략기술이다.​

 

한국은 이 5개국에 이어 ‘6번째 항공엔진 기술 보유국’을 목표로 첨단 항공엔진 독자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방사청은 올해 1월 ‘첨단 항공엔진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1만 6000lbf급(애프터버너 기준 2만 4000lbf급) 첨단 전투기용 엔진을 2030년대 후반까지 독자 개발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개발 예산과 일정: 14년간 3조3500억원 투입

 

정부는 첨단 항공엔진 개발 사업에 14년간 총 3조3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예산은 주로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첨단 항공엔진 개발 사업’에 투입되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플랫폼에 탑재될 1만 6000lbf급 항공엔진을 2040년까지 개발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사업 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2027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예산 집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연간 약 700억원 수준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후 개발 단계에 따라 연간 수천억원 규모로 증액될 전망이다. 여기에 산업부·우주청 등이 추진하는 소재·부품·시험설비·인력양성 등 전주기 지원 예산까지 포함하면, 항공엔진 생태계 전체 투자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참여 기업과 기술 기반


첨단 항공엔진 개발 사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참여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공군 F‑4용 J79 엔진 창정비를 시작으로 F404, F414 등 수천 대의 전투기용 엔진을 조립·정비·라이선스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2030년대 중후반까지 1만 5000~1만 6000lbf급 첨단 전투기 엔진 독자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을 독자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공기용 가스터빈과 유·무인기용 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1만 5000lbf급 유·무인기용 엔진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KAI가 항공기 체계 개발을, 두산이 엔진 개발을 각각 맡는 협력 구조를 구축했다.​

 

KAI는 자체적으로 항공기 동력전달장치 등 엔진 관련 구성품 국산화에 약 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항공기 체계 측면에서 엔진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 고속 추진시스템, 전기동력 추진 등 핵심 기술 연구개발을 수행하며, 정부의 첨단 항공엔진 로드맵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군용에서 민수로 확장되는 ‘K-엔진’ 생태계

 

정부는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단순한 군용 엔진 국산화에 그치지 않고, 민수용 항공엔진 시장으로 확장하는 ‘K-항공엔진’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2025년 말까지 ‘차세대 민수용 항공엔진 기술 로드맵’을 확정하고, 4500lbf급 고바이패스 터보팬 등 민수용 항공엔진 원형 개발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 로드맵에는 △민수용 항공엔진 원형 개발 △첨단 항공엔진 민수 파생형 주유로 구성품 개발 △고신뢰성 서브시스템 및 구성품 개발 △경량·초내열 항공용 엔진 소재 및 제조 기술 개발 △항공용 엔진 민군공통 감항인증 기술 등 5대 전략 과제가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군용 엔진 기술을 민수용 항공기, 도심항공교통(UAM), 무인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한국 항공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와 수출 전망


한국이 첨단 항공엔진을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 해외 기업에 지급하던 막대한 유지·정비 비용을 국내로 환류시킬 수 있다. 현재 KF‑21에 탑재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 엔진은 수입·정비·부품 교체 등에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외화가 지출되고 있으며, 국산 엔진으로 대체하면 이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국산 전투기에 국산 엔진을 장착해 수출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국가 경제에 큰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 분석에 따르면, 첨단 항공엔진과 파생형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2059년까지 약 1700대의 엔진 수요가 발생하고, 매출 규모는 약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항공기·엔진·정비·부품·소재까지 이어지는 장기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부처별 역할과 향후 과제


각 부처는 협의체를 통해 역할을 분담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핵심 소재·부품 기술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 항공엔진의 기술 자립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기여하며, 항공엔진 제조생태계 구축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군용 엔진 인증뿐 아니라 민수용 항공기 엔진 인증도 병행 지원해, 국산 엔진의 상용화와 수출 기회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방사청은 첨단 항공엔진이 군용을 넘어 민간에도 파급효과가 큰 전략기술인 만큼, 각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민수 엔진 개발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은 민간 항공엔진 개발의 주무 부처로서, 관계 부처와 협업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민수 항공엔진 분야까지 확장해 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협의체는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개발 로드맵, 예산 배분, 기술 난제, 인력 양성, 국제 협력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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