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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 운반 미스터리 풀렸다…물리학·3D모델링·실험으로 밝혀진 혁신적 운반법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무려 500년 이상 풀리지 않았던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 운반 미스터리가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로 해결됐다.

 

10월 8일(현지시간) 미국 빙엄턴대 칼 리포 교수와 애리조나대 테리 헌트 박사 연구팀은 약 1000여점의 모아이 석상을 분석했고, 고대 도로를 따라 발견된 62개의 석상에 주목했다. 고고학자들은 "이스터섬의 상징적인 모아이 석상이 고대 라파 누이인들은 실제로 밧줄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걸어서' 옮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물리학, 3D 모델링, 그리고 실제 실험을 결합해 수십 년 된 미스터리를 해결한 것이다.

 

Binghamton University, NY Post, Phys.org, Sci.News, Independent, ScienceDaily, Earth.com에 따르면, 2025년 10월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발표된 이 획기적인 연구는 고대 라파 누이 사람들이 거대한 석상을 섬 전체에 운반할 때 기발한 흔들기 움직임을 사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물리학과 설계 완벽 검증


모아이 석상은 무게가 최대 80톤에 달하는 거대한 돌조각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D형 밑면과 앞으로 약간 기운 설계 덕분에 밧줄을 이용해 앞뒤로 흔들며 지그재그로 ‘걷듯이’ 이동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4.35톤의 모아이 모형을 제작해 18명의 인원이 밧줄을 당기며 100미터를 40분 만에 옮기는 데 성공, 이전의 평평한 상태에서 땡기던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인 이동을 입증했다.

 

실제 움직임이 물리학적으로도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리포 교수는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한 팔로 당기기만 하면 돼 에너지 절약도 되고, 이동 속도도 빠르다"고 밝혔다.

 

 

고고학적 증거와 도로 구조

 

연구진은 모아이 이동에 쓰인 이스터 섬 고대 도로에도 주목했다. 폭 약 4.5미터에 오목한 횡단면을 지닌 이 길들은 석상이 흔들리며 걷는 동작 중에도 완벽한 안정성을 확보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도로가 여러 겹으로 겹치고 평행하게 만들어진 흔적들은 각 석상을 옮기며 길을 지속적으로 정비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라노 라라쿠 채석장에서 반경 2km 이내에만 전체 도로상의 석상 51.6%가 집중된 현상은 의례적 배치보다는 물리적 이동 한계에 따른 분포 패턴으로 풀이된다.

 

구전 전통과 고대 기술에 대한 재평가


이 연구는 라파 누이 원주민들의 오랜 구전 전통을 과학적 근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깊다. 과거 구전과 신화로만 여겨졌던 ‘모아이들이 걸어서 이동했다’는 주장이 실증된 것이다. 동시에 뛰어난 토목·역학 기술을 제한된 자원과 환경 속에서 실현한 고대 섬 주민들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재조명한다.

 

리포 교수는 "라파 누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환경과 자원에 맞게 최고의 방식을 고안했다. 그들의 지혜와 기술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고학계에 깊은 반향을 일으키며, 모아이를 단순한 정적인 조각품이 아니라 기술과 공동체 역량이 결합된 역동적 결과물로 바라보는 시각을 확산시킬 전망이다. 실제로 이 연구가 실린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2025년 10월호 논문에는 실험, 모형, 도로 분석이 종합돼 ‘걷는 모아이’ 가설에 대해 가장 포괄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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