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프랑스 파리 드루오 경매장에서 재발견된 피카소의 걸작 초상화가 압도적인 국제 경쟁 속에 3200만 유로(약 3700만 달러, 한화 532억원)에 낙찰됐다.
NPR, 로이터, CNN, 아트넷, 프랑스24에 따르면, 이 작품은 1943년 제작된 ‘꽃 모자를 쓴 여인의 흉상(Buste de femme au chapeau à fleurs)’으로, 피카소의 오랜 연인이자 뮤즈인 도라 마르를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80여 년간 한 프랑스 가문이 소장해왔던 이 희귀작은 경매에서 당초 추정가 800만 유로를 크게 웃돌며, 올해 프랑스 내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재발견과 경매 현황
이 초상화는 브라사이가 찍은 흑백 사진 한 장과 1962년 크리스티안 제르보스의 목록집 외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이다. 1944년 경매 전용으로 구입된 이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번 경매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작품은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원래 작업실을 떠난 당시 모습 그대로 색감과 재료가 뛰어나게 보존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녜스 세베스트르-바르베 미술 전문가는 "니스칠이 되어 있지 않아 원재료 고유의 색과 질감을 완벽히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총 낙찰 가격은 2700만 유로 낙찰가에 경매 수수료 등을 포함해 3201만2397유로에 달했으며, 경매인은 35분간 이어진 유럽, 아시아, 미국 수집가 간 치열한 입찰 경쟁을 ‘엄청난 성공’이자 ‘시대적 감동’으로 평가했다. 경매 관계자 크리스토프 뤼시앙은 “피카소가 도라 마르를 떠나려 했던 시기에 그린 작품으로, 눈물을 참는 그녀의 표정이 매우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예술적·역사적 가치
이 작품은 나치가 점령한 1943년 파리에서 제작돼 피카소와 도라 마르의 7년 연인의 마지막 시기를 담고 있다. 도라 마르는 사진가이자 화가로 피카소 예술 세계에서 중요한 뮤즈 역할을 했으며 ‘게르니카’ 작업에도 깊이 관여했다. 이 초상화는 ‘모자를 쓴 여성’ 시리즈 중 하나로, 기존보다 더욱 밝고 화려한 색감을 통해 마르의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비교와 시장 맥락
이번 낙찰가는 피카소 경매 최고가인 201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알제의 여인들(Femmes d’Alger)’ 버전 O가 기록한 약 1억7940만 달러와 비교하면 낮지만, 올해 프랑스 내 경매 중 최고가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피카소의 아시아 경매 기록은 올해 홍콩 크리스티에서 2540만 달러(약 1억9675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도라 마르를 소재로 한 피카소 작품이 최근 몇 년간 재평가되며 예술계와 경매 시장 모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어, 이번 재발견은 피카소 미술사 연구와 컬렉터 시장에 중요한 사건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