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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골프장과 노스텔지어 마케팅…추억은 마음을 열고, 지갑까지 연다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어릴 적 즐겨보던 만화, 즐겨보던 먹거리를 다시 만난다면 어떨까? 마치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추억을 소환하여 사람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선사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추억을 파는 비즈니스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마케팅은 오히려 과거를 소환하는 ‘노스텔지어 마케팅(Nostalgia Marketing)’이 각광받고 있는 것. 추억 소환과 관련된 사례를 살펴본다.

 

골프장에서 정다운 추억을 만난다

 

마이다스레이크 이천 골프앤리조트는 지난 6월 한시적으로 ‘새참’ 프로 모션을 선보였다. 새참은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사이참을 말한 다. 논두렁에 둘러앉아 작은 잔치를 벌이던 농촌의 새참 풍경은 많은 사람의 추억 속에 남아 있다.


마이다스레이크 이천은 새참의 추억을 골프장으로 끌어들였다. 예약 고객에 한해 9홀 라운드 후 스타트 하우스에서 전과 비빔국수, 순살치킨으로 구성된 새참 메뉴를 제공한 것이다. 광주리에 푸짐하게 담긴 모둠전, 그릇에 소복하게 담아낸 비빔국수는 기성세대 골퍼의 감성을 자극했다.

 

어린 시절, 직접 새참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그 시절 그 풍경을 재현했다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했다. MZ 세대 골퍼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이다스레이크 이천은 평소 경양식 돈가스, 옛날통닭 등 추억의 메뉴를 통해 골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경양식 돈가스는 그 옛날 경양식집에서 먹던 수프와 샐러 드, 데미그라스 소스를 재현해 큰 인기를 끌었다. 마이다스레이크 이천의 시도는 추억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추억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 성을 보여준다.


앞서 올데이 옥스필드컨트리클럽이 개업한 옥다방도 좋은 사례다. 옥스 필드CC는 골프장 내 그늘집을 개조해 옛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옥스필드CC는 영화 포스터, LP판, 다이얼 전화기 등 소품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과거 감성을 자극했다.


과거 단성사, 피카디리극장 등의 간판 제작자가 옥다방 간판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많은 골프장이 골퍼에게 색다른 재미와 의미를 주기 위해 골프장 안으로 추억의 장면들을 들여오고 있다.

 

 

더 재미있게, 고객 가까이 소환되는 추억


추억 비즈니스는 다양한 산업에서 다룬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농심라면’을 재출시했다. “형님 먼저 드시오, 농심라면. 아우 먼저 들게나, 농심라면”이라는 50년전 광고를 소환하며 “이제 여러분이 먼저”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농심라면은 재출시 3개월 만에 천만 봉지가 팔리며 대히트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아이스크림 ‘대롱대롱’(1987년)과 ‘엄마의 실수’(2006년)를 38년, 19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단종일 기준으로는 각각 15년, 4년 만의 재출시다. 발바닥 모양 과자인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 쿵’도 30여 년 만에 돌아왔다.


추억의 프로그램도 부활했다. 대상웰 라이프는 광고를 통해 정보석, 진지희 등 2000년대 후반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출연진을 다시 모으고, 시트콤의 상징적 엔딩 곡과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며 유쾌한 감성을 되살렸다. 인기 예능 ‘무한 도전’ 20주년을 기념해 팬들과 함께한 ‘무한도전 Run with 쿠팡플레이’ 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최근에는 컴투스플랫폼이 ‘지구 방위대 후뢰시맨’ 한국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연 팬 미팅이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당시 팬 미팅을 위해 후뢰시맨 5인 타루미 토타(레드), 우에무라 키하치로 (그린), 이시와타 야스히로(블루), 나카무라 요코(옐로우), 요시다 마유미 (핑크)도 한국을 찾았다. 추억을 소환 하는 방식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고객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지고 있다.

 

고객-기업 모두를 웃게 하는 추억 비즈니스


추억 비즈니스, 노스텔지어 마케팅은 소비자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켜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긍정적인 추억을 소비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경험과 추억으로, MZ세대에겐 새로운 감성, 유니크한 스타일로 받아들여진다. 세대 간 정서적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기업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고객은 재출시된 제품을 통해 해당 브랜드가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해 왔음을 은연중에 깨닫고, 해당 기업 및 브랜드의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한다. 기업과 경영인 입장에서도 새로운 상품을 기획해 출시하는 것보다 기존의 검증된 상품을 리뉴얼하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추억 마케팅의 원인을 불황에서 찾기도 한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불황 때마다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레트로 열풍으로 이어지곤 했다. 따라서 최근 계속된 불황이 추억 비즈니스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새참과 같이 과거 인정 많던 공동체 문화를 통해 현대인의 감정을 위로 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이제는 추억을 옛것, 지나간 것으로 치부하기보다 현재로 다시 불러 가치를 가늠해 볼 때다.

 

유년 시절 즐겨 했던 놀이도 좋고, 추억이 깃든 음식과 문화도 좋다. 단순히 보는 것보다 체험하고 느끼고 소유할수 있다면 더 좋다. 지나간 추억을잘 살린다면, 그것은 골프장에서 얻는 특별하고도 새로운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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