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 세계 20억명이 넘는 인구가 여전히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safely managed drinking water)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 심각한 식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꼴로, 최소한 가정 내에서 필요할 때 위생적으로 이용 가능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5년 세계 물 주간(World Water Week)을 맞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 United Nations news, Climate and Capitalism, RTE News, Progress on Household Drinking Water and Sanitation 2000–2024 report, WHO/UNICEF JMP의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9억6100만명이 안전한 식수 접근성을 확보하며 전 세계 보급률은 68%에서 74%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21억명이 안전한 식수를 얻지 못하거나 하천·연못 등 정화되지 않은 '표면수'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억600만 명 이상은 여전히 정화되지 않은 표면수를 직접 음용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식수 서비스 수준은 크게 5단계로 구분되며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기준은 가정 내 접근성, 필요시 이용 가능성, 대변성 및 우선 화학 물질 오염이 없는 깨끗한 물로 정의된다. 그 아래는 기본, 제한, 비개선, 표면수 단계가 있으며, 이 중 가장 열악한 표면수에 의존하는 인구도 상당하다.
2030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인 전 세계 보편적 식수 접근 목표 달성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 보급률이 증가 속도가 부족해 현재 추세로는 2030년 목표 달성이 어려운 실정이다. 2024년 기준 89개국이 기본 식수에 모두 접근 가능하지만,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 서비스를 모두에게 제공하는 국가는 31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 최빈국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국가 대비 두 배 이상 기본 식수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며, 정치·사회적 불안정 국가에서는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 서비스 보급률이 안정적 국가보다 38%포인트 낮다.
농촌 지역은 도시보다 식수 환경이 열악하지만, 2015년 50%에서 2024년 60%로 개선됐다. 오히려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28개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여전히 기본 식수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위기는 특히 여성과 소녀들에게 더욱 큰 부담을 준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중앙 및 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과 소녀가 하루 30분 이상 물을 길러오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월경 기간 위생 문제도 겹쳐 여성·소녀 건강과 교육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는 지적이다.
UNICEF 수자원 위생 담당 세실리아 샤프 국장은 “현재 속도로는 모든 어린이에게 안전한 물과 위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 루에디거 크레치 환경·기후·보건 임시 국장은 "물, 위생, 청결은 특권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특히 가장 소외된 공동체를 위해 행동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과 저개발국 간, 도시와 농촌 간 서비스 격차 해소 및 안전 식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긴급 대응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이 보고서는 WHO와 UNICEF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가정용 식수·위생·위생서비스 모니터링 프로그램(JMP)'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를 수집해 발간한 것이며, 70개국의 월경 건강 데이터를 새롭게 포함해 여성과 소녀들의 특수한 위생 문제도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