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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마음 회복 연구실] 리얼리티 쇼와 코칭의 닮은꼴

래비(LABi)의 마음 회복 연구실 ⑨

 

◆ 나는 사람 구경이 좋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람 구경을 좋아했다.
학교 복도에서,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유심히 살피며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왜 저런 말을 했을까'를 혼자 상상하곤 했다.

 

이 작은 관찰은 TV를 볼 때도 이어졌다. 어릴 때 '사랑과 전쟁'을 보고 있으면 고개를 저었지만, 내겐 ‘휴먼 다큐멘터리’로 느껴졌다. 사람의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 설레는 순간과 무너지는 순간이 압축된 인간 군상의 기록 말이다.

 

세월이 흘러 ‘나는솔로’, '이혼숙려캠프', '돌싱글즈'가 그 자리를 채웠다. 제목은 달라졌지만, 내가 빠져드는 이유는 같다.

 

◆ 관찰 카메라의 비밀

 

연애 리얼리티 쇼의 진짜 묘미는 '관찰 카메라'에 있다.
화려하고 즐거운 웃음만 담지 않는다. 선택받지 못해 말없이 식사를 하는 장면, 기대가 빗나가며 흔들리는 눈빛, 스스로도 몰랐던 낯선 표정까지도 남김없이 담아낸다.

 

이것이 코칭과 닮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소름이 돋았다.

 

고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개 '방송용 장면’과 같다. 사회적 기대 속에서 고르게 편집된 버전 말이다. 그러나 그 뒤엔 편집되지 않은 ‘미공개 영상’이 숨어 있다.

 

코치는 적극 경청이라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숨겨진 뒷모습까지 함께 바라본다.
"방금 목소리가 살짝 떨리셨는데,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이 질문은 고객의 ‘디렉터스 컷’을 꺼내게 만든다.

 

 ◆ 대본을 새롭게 써 내려가는 순간

 

이혼숙려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출연자들이 과거의 선택을 곱씹으며 후회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조금만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보는 이로서는 안타깝지만, 되돌릴 수 없다.

 

삶도 그렇다.
우리는 종종 같은 장면을 되감기하듯 붙잡고, 실패의 기억을 같은 해석과 감정으로 끝없이 반복재생한다.

 

이때 코칭 대화는 같은 장면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과거의 실패 경험이 지금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그 질문 속에서 후회만 남았던 장면은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이 되고, 잃어버린 열정과 가능성을 되살리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 편집되지 않은 장면의 힘

 

코칭에서 코치는 '원맨 제작진'과 같다.
주인공은 언제나 고객이지만 코치는 무대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바라보며, 때로는 조용히 “컷!”을 외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주인공이 자신이 어떤 이야기 속에 있는지 자각하도록 돕는 일이다.

 

우리의 삶이 라이브 방송이라면 나를 빛나게 하는 ‘하이라이트 장면’도 있겠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지금의 나를 만든 ‘미공개 장면’도 있다.

 

코칭은 이 모든 장면을 함께 바라보는 작업이다. 편집되지 않은 나를 마주할 때, 비로소 다음 회차를 새롭게 써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고객의 삶 속 '숨겨진 B컷 장면'을 함께 보고 싶다.
그리고 그 장면이 더 좋은 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오늘도 질문과 경청이라는 조명을 켠다.

 

※ 칼럼니스트 ‘래비(LABi)’는 어릴 적 아이디 ‘빨래비누’에서 출발해, 사람과 조직, 관계를 조용히 탐구하는 코치이자 조직문화 전문가다. 20년의 실무 경험과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바탕으로, 상처받은 마음의 회복을 돕는 작은 연구실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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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hot-thinking] 본사는 떠났다, 공간은 다시 쓰인다…사옥이 주는 메시지

서울 종로, 광화문. 전통적인 중심 업무지구의 간판이자 건설사들이 위용을 과시하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조용한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은 속속 본사를 옮기고 있다. 도심 임대료가 치솟는 데다 서울 외곽의 교통 인프라는 발달했으며, 기업들은 고정비 절감이 절실해졌다. 결국 익숙한 '상징'을 버리는 대신 '실리'를 택한 것이다. ◆ 도심을 등지는 이유, 외곽을 택하는 계산 롯데건설은 잠원동 본사를 매각하고 마곡의 자체 시공 건물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종로 수송동을 떠나 양평동 통합사옥에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둥지를 튼다. HDC현산은 아이파크몰에서 노원 광운대역세권 개발지로, DL이앤씨는 디타워에서 마곡 '원그로브'로 향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바로 자체 보유지나 시공 건물로 이동해 비용을 줄이고, 계열사는 통합하며, 개발지는 선점한다는 전략적 계산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위치 변화가 아니라 공간 전략의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 본사는 기업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효율'이 우선시된다. 분산된 조직을 물리적으로 모으고, 불필요한 임대차 비용을 줄이

[눈치코치] ‘기생욕’을 아시나요?…이직 후 조직 적응, 코칭의 관점에서 보는 세 가지 핵심

‘이직’은 새로운 회사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반면, ‘전배’는 같은 조직 내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죠. 같은 회사 내 이동이라고 해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아내는 수년마다 지점을 옮겨야 했고,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적응하는 느낌”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곤 했습니다. 익숙한 시스템,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환경은 늘 낯설게 다가왔죠. 하물며 완전히 다른 회사를 선택하는 ‘이직’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저 역시 몇 차례 이직을 경험했고, 그때마다 적응의 고충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적응은 됩니다. 그러나 ‘소프트랜딩’, 즉 빠르게 조직에 녹아드는 일은 별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코칭을 하는 코치를 부케로 삼고 있는 저는, 특히 ‘조직 적응’에는 세 가지가 핵심이라고 확신합니다. 바로 기분·생각·욕구, 저는 이를 줄여서 ‘기생욕’이라 부릅니다. 코칭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3가지가 성공적인 이직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상대방의 ’기분‘ 먼저 파악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배려와 공감의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본능적으로는 ‘나’를 중심으로 사고하죠.

[플라이미투더문] 초지능 시대의 필수 역량은 '데이터 해석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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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회복 연구실] 이름을 부르는 힘…"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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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사는 이 시대를 둘러보니 참 묘하다. 내가 한 평생 바친 '지도 만들기'가 이제는 '데이터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자리에는 하늘을 나는 철새 같은 것들이 사람을 실어 나른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 지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 내가 '대동여지도'를 그려나갈 때, 사람들이 자주 비꼬듯 물었다. "죽기 전에 볼 수 있느냐"고. 그때마다 답했다. "지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고. 오늘날 그대들이 만드는 '프롭테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완벽한 플랫폼, 치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며 출발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가보면 예상과 다른 일들이 벌어진다. 고객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을 원하고, 경쟁자는 예상 밖의 움직임을 보인다. 그래도 괜찮다. 내 지도도 처음에 틀린 곳 투성이였다. '청구도'를 만들 때는 백두산의 위치도 정확하지 않았고, 섬의 크기도 실제와 달랐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걸었다. 다시 물었고, 다시 그렸다. 그렇게 30년을 거쳐 비로소 '대동여지도'가 나왔다. ◆ 기술을 따르되, 두 발을 믿어라 그대들의

[눈치코치] 이직 후 힘든 당신에게 필요한 단 하나…‘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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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미투더문]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남편 사용 설명서

요즘 TV를 보면 부부사이 관련 상담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럴 때 마다 머릿속에 드는 의구심이 있다. “과연 저 분은 부부사이가 좋을까? 조언해주는 행동과 마음가짐을 본인의 삶에서도 실제로 행하고 있을까?” 부부상담 뿐 아니라 코칭에서 역시 마찬가지의 의문이 드는데, 코칭 업계 에서는 공식적으로 부부사이에 있어 코칭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도 실제로 다툼이 있을 때 코칭 질문 방식을 써본 적이 있다. “많이 당황했겠다. 그럼 혹시 지금 기분이 어떤 지 조금 더 자세히 알려 줄 수 있을까?” 배운 자가 지식을 뽐내듯 양껏 포장한 필자의 섬세한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그걸 지금 몰라서 묻니?” 라는 흔한 와이프의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코칭의 기법들 중 일부는 부부사이의 긍정적 관계 형성에 유효한 것들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감히 대한민국 남편들을 대표하여 와이프 분들께 부탁드린다. 남편을 대하기 전에 꼭 이 글을 기억해 주기를. 물론 남편 역시 응당 와이프에게 코치 적 자세로 이해와 존중의 화법을 구사해야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남편 사용 설명서이다. [남편 사용 설명서] - 모델명: HUSBAND 1.0 - 제

[지구칼럼] 늑대의 날(8월13일)…로맨티스트·리더십과 집단생활·하울링과 치악력·개와 늑대의 시간·옐로스톤 미루나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매년 8월 13일은 ‘국제 늑대의 날(International Wolf Day)’로, 늑대가 생태계에서 맡는 중요한 역할과 보호 필요성을 알리는 날이다. 2003년 제정된 이 날은 전 세계적으로 늑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이들의 사회적 특성과 생태적 중요성, 그리고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된다. 늑대는 북반구를 중심으로 약 25만 마리의 회색늑대와 희귀한 에티오피아 늑대 등 여러 종이 존재한다. 이들은 알파 수컷과 암컷이 우두머리를 맡는 무리를 이루며, 각자의 하울링 소리는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해 서로를 식별한다. 늑대 무리는 가족 단위의 사회적 단위로서, 상호 협력해 사냥, 영역 방어, 새끼 양육을 담당하며 높은 사회적 유대와 민주적 의사소통 체계를 가진다. 특히 늑대는 매우 강력한 치악력(최대 약 1,200psi)을 가지고 있어 두터운 피부와 뼈를 뚫고 대형 초식동물을 사냥한다. 셰퍼드 개의 치악력(약 750psi)보다 거의 두 배 강하며, 덩치 역시 최대 86kg에 달하는 개체가 발견된다. 한편, 베르그만의 법칙에 따라 추운 북부 지역 늑대가 더 크고 강하다. 또한, 늑대는 시속 60km 내외의 속도와 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