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NASA의 베테랑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62세)가 25년간의 영예로운 우주 임무를 마치고 은퇴했다.
NASA 공식 발표 및 인터뷰 보도를 비롯해 BBC, CNN, Space.com, Fox News 등 주요 글로벌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00년 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윌모어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 해군 대령으로 우주 비행사 경력 동안 총 464일을 우주에서 보냈으며, 5회의 우주유영으로 32시간을 궤도 밖에서 활동했다.
이번 은퇴는 2024년 6월 보잉의 첫 유인 스타라이너(Starliner) 우주선을 타고 시작된 임무가 예기치 못하게 8일에서 286일간의 대장정으로 연장된 뒤 몇 달 만에 이뤄졌다.
9개월 ‘고립’ 임무와 기술적 난관
윌모어의 마지막 임무는 2024년 6월 5일 보잉 스타라이너의 첫 번째 시험 유인 비행이었다. 당초 8일간 임무를 목표로 했지만 헬륨 누출과 추진 장치 문제 등 심각한 기술적 결함 때문에 스타라이너가 승무원을 지구로 안전하게 데려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
NASA는 승무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스타라이너를 무인으로 지구에 돌려보내고, 윌모어와 동료 수니 윌리엄스(Suni Williams)를 연장된 국제우주정거장(ISS) 체류 임무에 투입했다.
이 임무는 총 286일간 우주에 머물면서 4576회 지구를 선회했고, 1억2134만7491마일을 주파하는 기록적인 여정이 됐다. 두 우주비행사는 2025년 3월 18일 스페이스X 드래곤 캡슐을 타고 플로리다 연안에 안전하게 귀환했다. 윌모어는 CNN과 인터뷰에서 ‘고립’이라는 표현을 거부하며 “이제는 ‘준비되고 헌신된’ 사람들이었다고 말하자”고 강조했다.

항공·우주 역사에 이름 남긴 다재다능 ‘우주 탐험가’
윌모어는 스페이스 셔틀 아틀란티스(2009년), 러시아 소유즈(2014년), 보잉 스타라이너(2024년), 스페이스X 드래곤(2025년)까지 4가지 우주선을 타고 비행한 드문 우주비행사다. 이로써 NASA의 전통적인 우주왕복선 프로그램과 상업용 우주선 시대를 연결한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NASA 존슨 우주센터 임시 소장 스티브 코너는 “부치의 임무에 대한 헌신과 인간 우주 탐사에 대한 열정은 진정한 모범이며, 그의 불굴의 정신은 앞으로도 미래 탐험가들과 국가에 큰 영감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퇴를 맞은 윌모어가 전하는 우주에 대한 철학
윌모어는 “어린 시절부터 창조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매료됐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품은 호기심이 우주로 나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의 장엄함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창조주의 영광을 비추는 거울”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번 은퇴는 우주인 경력의 막을 내리지만, 윌모어가 남긴 임무 성공과 불굴의 도전 정신은 앞으로도 우주 탐사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 총 464일 우주 체류, 다섯 번의 우주유영, 그리고 역사적인 스타라이너 첫 유인 임무를 성공으로 이끈 그의 여정은 NASA와 인류 우주 탐사의 소중한 기념비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