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2026년 한 해 동안 뜨는 보름달은 ‘늑대의 달’로 시작해 ‘추운 달’로 끝나며, 슈퍼문·블루문·마이크로문까지 총출동하는 우주 쇼를 예고하고 있다.
2026년 보름달, 달력과 얼마나 맞나
영국 그리니치 왕립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가 제시한 2026년 ‘풀문 캘린더’에 따르면, 런던 기준 보름달 시각은 1월 3일, 2월 1일, 3월 3일, 4월 2일, 5월 1일, 5월 31일, 6월 30일, 7월 29일, 8월 28일, 9월 26일, 10월 26일, 11월 24일, 12월 24일로 제시된다.
이 가운데 3월 3일·4월 2일·5월 31일·6월 30일·7월 29일·8월 28일·10월 26일·11월 24일·12월 24일은 이미지 속 한국어 달력과 날짜가 일치하며, 2월·9월 등 일부는 표기 기준(시차, ‘보름달이 가장 둥근 순간’ vs 달이 떠 있는 밤)의 차이로 하루 정도 어긋난다.
전통적인 영어권 풀문 이름을 보면 2026년 보름달은 순서대로 ‘Wolf Moon(1월 3일)·Snow Moon(2월 1일)·Worm Moon(3월 3일)·Pink Moon(4월 2일)·Flower Moon(5월 1일)·Blue Moon(5월 31일)·Strawberry Moon(6월 30일)·Buck Moon(7월 29일)·Sturgeon Moon(8월 28일)·Corn/Harvest Moon(9월 26일)·Hunter’s Moon(10월 26일)·Beaver Moon(11월 24일)·Cold Moon(12월 24일)’로 불린다.
한국어 이미지 속 ‘늑대의 달·눈의 달·지렁이의 달·분홍색 달·꽃의 달·수사슴의 달·철갑상어 달·수확의 달·사냥꾼의 달·비버 달·추운 달’은 이 전통 명칭을 직역한 표현으로, 국내에서도 천문 동호회·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슈퍼문·마이크로문·블루문, 2026년이 특별한 이유
슈퍼문은 달이 타원 궤도상에서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근지점) 근처에서 보름달이 될 때를 가리키며, 통상 평균보다 약 14% 크고 30%까지 더 밝게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달이 가장 먼 원지점 부근에서 뜨는 보름달은 ‘마이크로문’으로 불리며, 같은 보름달이라도 시야각상 약 14% 작게 보이고 밝기도 소폭 떨어진다.
국제 천문 사이트의 2026년 남한(서울) 기준 월령 자료를 종합하면, 2026년에는 최소 3차례의 슈퍼문과 3차례의 마이크로문이 예고돼 있다.
이미지 속 표기도 이를 반영해 1월 3일 ‘늑대의 달’과 11월 24일 ‘비버 달’, 12월 24일 ‘추운 달’을 슈퍼문으로, 5월 2일 ‘꽃의 달’과 5월 31일 ‘블루 마이크로문’, 6월 30일 ‘딸기 달’을 마이크로문으로 소개하고 있다.
5월 31일 보름달은 특히 ‘블루문이자 마이크로문’이라는 희귀한 조합으로 주목된다.
‘블루문’은 말 그대로 푸른 달이 아니라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드는 현상을 뜻하며, 통계적으로 약 2년 7개월에 한 번꼴로 나타난다.
‘지렁이의 달’에 월식, ‘사냥꾼의 달’엔 올가을 최대 쇼
국제천문연구기관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예보에 따르면, 2026년 3월 3일에는 개기월식이 예정돼 있다. 서울 기준 이날 보름달은 우리 전통 명칭으로 ‘지렁이의 달’에 해당하며, 태양·지구·달이 한 줄로 늘어서면서 달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장면을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을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10월 26일 ‘사냥꾼의 달’ 전후에는 북반구에서 오리온자리 유성우 활동이 정점을 향해가면서, 유난히 밝은 보름달과 유성우를 한 프레임에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출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유성우 극대기 시각·관측 조건은 해마다 달라져 ‘추측한 내용입니다’).
11월 24일 비버 슈퍼문과 12월 24일 추운 달 슈퍼문은 각각 서울 기준 해발 0m 가정 시 지구 중심에서의 거리 약 35만~36만km 수준으로, 같은 해 6월 마이크로문(약 40만km 전후)보다 지구에 10% 이상 더 가까워 상대적으로 크고 밝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보름달, 어떻게 보고 기록할까
보름달은 대략 29.5일마다 한 차례씩 찾아오며, 이 주기는 음력 한 달(삭망월) 길이와 일치한다.
달의 위상이 ‘망(full moon)’일 때 달-지구-태양이 직선에 가깝게 정렬되는 순간을 ‘시지기(syzygy)’라고 부르는데, 이 순간은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발생하고, 그 전날 밤이나 다음날 밤에 봐도 달은 거의 완전한 원에 가깝게 보인다.
천문 기관들은 관측 편의를 위해 보름달의 ‘정확한 시각’을 세계시(UTC) 또는 각국 표준시에 맞춰 초 단위까지 공개하고 있으며, 예컨대 2026년 1월 보름달은 뉴욕 기준 1월 3일 05시04분, 런던 기준 10시03분, 서울 기준으로는 약 오후 7시대에 해당한다.
국제 시민과학 프로젝트에서는 스마트폰과 망원경을 이용해 달의 크기·밝기 변화를 정기적으로 촬영해 공유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며, 이러한 자료는 장기적인 지구 대기 상태 분석과 교육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2026년 보름달 달력’이 남기는 메시지
전통적인 풀문 이름의 상당수는 농경과 사냥, 계절 변화를 기록한 원주민 사회의 생활 달력에서 비롯됐고, 오늘날에는 과학 콘텐츠와 대중문화의 결합 소재로 재탄생했다.
2026년 보름달 달력은 슈퍼문·마이크로문·블루문·월식이 한 해에 고르게 분포해 있어, 과학 교육과 천문 관광, 사진 콘텐츠 산업을 동시에 자극할 만한 스토리 라인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국내외 천문대와 과학관, 여행업계는 2026년을 ‘달 마케팅’의 호기로 삼아 관측 행사·야간 투어·온라인 라이브 중계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3월 개기월식과 11~12월 연속 슈퍼문에 맞춘 프로그램 기획이 활발하다.
한 장의 ‘2026년 보름달 달력’ 이미지는 단순한 날짜 안내를 넘어, 인간이 수천 년 동안 달을 보며 시간·농사·신화를 엮어 온 기억과, 데이터와 영상으로 우주를 기록하는 오늘의 과학 시대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상징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