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500년 이상 전설과 음모론에 싸여 온 버뮤다 삼각지대의 미스터리에 대해 최근 과학자들이 초자연적인 이론에서 벗어나 자연 현상 중심의 해석을 제시하며 해빙이 일어나고 있다.
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research & Live Science, NOAA official statements and Lloyd’s of London insurance data의 공식 연구발표와 New York Post, Popular Mechanics, Yahoo News, Unilad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해양학자 사이먼 박설 박사는 채널 5 다큐멘터리 '버뮤다 삼각지대의 수수께끼'에서 "이 지역에 발생하는 거대하고 치명적인 ‘괴파(rogue waves, 예상치 못하게 마치 거대한 벽처럼 솟아오르는 초대형 파도)’가 선박과 항공기 실종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박설 박사는 "남쪽과 북쪽에서 발생하는 폭풍이 만나고 여기에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폭풍까지 겹치면서 높이가 30m가 넘는 거대한 파도가 형성된다"며 "이 거대한 파도는 대형 선박을 두 동강 내고 순식간에 침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괴파는 위험도로 세계 최고 수준인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세 방향의 복잡한 기상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그의 연구팀이 당시 실종된 미 해군 ‘USS 사이클롭스’의 침몰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또 다른 주목받는 이론으로는 해저에 매장된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급격한 방출이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버뮤다 삼각지대 인근 블레이크 릿지 해저에 대규모 메탄 가스 저장소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메탄이 갑자기 방출되면 주변 해수의 밀도를 급격히 낮추어 선박의 부력을 떨어뜨리고 급격한 침몰을 초래할 수 있다.
호주의 실험실 연구와 2003년과학 저널 연구에선 메탄 기포가 모델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으나, 최근 수십 년간 대규모 메탄 방출이 실제로 관측된 적은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과학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흥미로운 가설로 보면서도 현재 증거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공식기관의 입장도 버뮤다 삼각지대의 초자연적 미스터리에 대해 강하게 도전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10년 발표에서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실종 사고의 빈도가 광범위한 해상 운송 지역과 비교해 특별히 높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히며, 과거보다 높은 관측 기술과 안전장치 확대로 실종 사건은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호주 과학자 칼 크루젤니키는 교통량 대비 사고율이 전 세계 평균 수준이라고 지적했고, 영국의 해상 보험 시장인 로이드 오브 런던도 이 지역에 대해 정상적인 보험료를 유지하고 있어 특별한 위험 지역으로 보지 않는다.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역시 걸프 스트림의 돌발 기상 변화, 복잡한 항로, 그리고 인간 실수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또한 자연 현상 중 하나인 자기 나침반 이상 현상이 이 지역에서 관찰되지만, 현대 GPS와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거처럼 이를 원인으로 한 사고는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과학계는 버뮤다 삼각지대가 주목받는 신비로운 장소로 남아 있지만, 대부분의 실종 사건은 초자연적 설명보다는 복합적인 환경 요인과 인재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이처럼 2025년 현재 버뮤다 삼각지대 미스터리는 괴파와 메탄 가스를 포함한 자연현상, 그리고 인류의 기술적 진보가 뒤섞인 총체적인 결과물로 이해되고 있다. 한 세기 넘게 전해진 도시전설과 달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실증적 접근이 이제 미스터리의 베일을 점차 벗기고 있다.
한편 버뮤다 삼각지대는 대서양 북서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미국 플로리다 해안과 버뮤다 제도,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을 연결하는 삼각형 모양의 구역을 말한다. 이 삼각형의 한 변은 약 1600km에 달하며, 면적은 약 130만 평방킬로미터로 매우 넓은 해역이다. 즉, 플로리다 반도 동쪽 해안에서 북쪽으로 버뮤다 섬까지, 그리고 남쪽으로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선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삼각형 바다 구간이 바로 버뮤다 삼각지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