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해 전인가 “가장 비싼 금(gold)‘이 뭔지 알아?”란 질문에 “지금이야“라고 답했던 것이 유행한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만큼 지나간 과거와 다가올 미래도 의미가 있겠으나 처해 있는 현실인 now가 중요하단 말이었죠.
모든 유행어가 그렇듯 이 말도 반짝 유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식상해진 그저 오래된 격언 정도로 희미해졌습니다.
돌반지 하나 5~10만원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게 이젠 50만원이 됐으니 환장할 노릇이죠.
골드바 쟁여놓고 사놓은 부자들이 더욱 부자가 됐으니 그들은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상승하는 ’지금‘을 계속계속 수집하나 봅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40번째 주제는 ‘하찮은 지금일지라도 가장 찬란했던 과거보다는 우월하다’ 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서두에 언급한 ’지금‘에 대한 에피소드를 떠올렸네요.
책은 말합니다. ’우리들은 보통 과거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이들을 그다지 놀라워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설령 그 사람이 과거에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지금은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으니 그냥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참 간만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스스로도 반성하게 됩니다. 사실 모 대단한 이도 아닌 그냥 우리나라에서 이름 있는 대기업 간부사원이었을뿐인데 그게 뭐라고 요즘 그리워했는지…
쇼펜하우어 형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존재했던 것이 되었다는 것은 다시는 그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고. 그러므로 아무리 현실에서는 하찮은 현재라도 가장 중요했던 과거보다는 우월한 것이고, 현재와 과거의 차이는 ‘없음’과 ‘있음’ 즉 ‘유’와 ‘무’의 차이만큼이나 압도적인 것이라고요.
없음이 중요한가요? 있어야 중요하죠!
왜 가졌던 것에 집착하고 (지금은 없는데) 왜 갖지도 못한 것에 안달나고 (지금 발생한 것도 아닌데), 후회에 시달리는 멍청함의 되풀이를 반복했는지.
물론 과거를 교훈삼아(리뷰) 미래를 준비하는(프리뷰) 자체가 무의미한 짓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지금 이 순간 그 현재에 직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는 평범하지만 비범한 일침에 다시금 쇼펜하우어 형님 곁으로 다가섭니다.
시냇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면서 그 위에 징검다리도 구축하고 멋지게 걸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 후 잠시 다음 길을 모색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