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번째 칼럼을 쓰기 위해 조심스럽게 키보드에 손을 얹습니다.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머릿속은 분주하네요.
첫 글이라 더 조심스럽고, 어쩌면 그래서 더 설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첫’이라는 단어는 늘 설렘과 부담을 함께 안고 옵니다.
첫사랑, 첫월급, 첫 내 집처럼요.
‘인증코치’가 된 뒤, 제가 기획한 연재 [올림코치의 눈치코치].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어떤 주제로 시작할까 고민하다 결국 이렇게 정했습니다.
“왜 지금, 이 시대에 ‘코칭’을 이야기하는가?”
◆ ‘코칭’이라는 단어, 낯설지 않지만 막연한
‘코칭’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전적 정의는 두 가지로 나뉘죠.
•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선수들을 발굴하고 훈련하며 팀을 이끄는 행위” (스포츠적 관점)
• “코치와 고객 간 수평적 관계에서, 질문과 지지를 통해 목표 달성과 성장을 지원하는 파트너십” (커리어 관점)
표현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 그것이 바로 코칭입니다.
◆ 왜 지금, ‘코칭’인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선배가 후배에게 몸으로 가르치고 따라오라 하던 ‘도제식’ 문화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AI와 챗GPT 같은 도구로 누구나 빠르게 정보를 얻고,
상사의 권위보다는 논리와 합리성을 따지며,
조직에서도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더 이상 ‘지시’와 ‘위계’만으로 조직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세대가 다르더라도, 이제는 모두가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시대입니다.
마치 다양한 악기들이 지휘자의 손끝 아래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처럼,
각자의 소리를 내면서도 함께 어울리는 팀워크가 중요해졌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코칭’이 있습니다.
◆ 코칭은 ‘기술’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MZ세대를 이해한다며 말만 맞춰주거나,
열린 척·포용하는 척 ‘척척박사’처럼 행동하는 건 오래가지 못합니다.
진심 없이 하는 ‘척’은 금세 들키기 마련이죠.
그래서 코칭이 필요한 겁니다.
코칭은 상대와 눈을 맞추고(eye contact), 귀 기울이며(listen carefully), 기대고(lean) 공감하는 연습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해보면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고, 구조화된 언어도 익혀야 합니다.
무엇보다, 코칭을 경험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은 확연히 다릅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리더든 구성원이든, 이제는 모두에게 필요한 시대적 역량입니다.

<Case Study> “조금 더 일찍 코칭을 알았더라면…” — 아까비 팀장의 이야기
의욕 넘치는 40대 중반의 ‘아까비 팀장’(이하 아팀장)은
업계에서 평판도 좋은, 성과 중심의 야전형 리더였습니다.
주어진 일은 반드시 기한 내 완수했고, 상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조직의 성과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의 속마음은 달랐습니다.
통제 중심의 리더십에 숨이 막혔고,
그의 열정이 때론 강요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다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그는
인사팀의 권유로 마지못해 코칭을 받게 됩니다.
처음엔 불만투성이였죠.
“아니, 내가 뭘 잘못했길래? KPI도 다 채우고 성과도 내는데…”
그러나 몇 차례 코칭이 이어지며
그도 모르게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회의 때 늘 제가 먼저 의견을 다 쏟아냈거든요.
그리고 팀원들에게 ‘아이디어 있으면 말해봐’라고 했죠.
그런데 말이 없다고 화를 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 않았어요.”
“밤에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잔소리도 하고,
믿는다고 말했지만 그건 제 방식이었을 뿐,
그들 입장에서는 최악이었겠죠.”
뒤늦은 깨달음이었지만, 그는 스스로 변화하기로 결심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함께 공감하며 작은 변화부터 실천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제라도 알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아팀장은 지금도 코칭 수업에 몰입하며
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조직장이 된다면 코칭 교육은 필수입니다.
우리 회사가 더 좋아지려면 꼭 필요해요.”
그의 진심 어린 고백에, 박수를 보냅니다.
◆ ‘기생욕’과 ‘Being’, 그리고 코치로서의 첫걸음
코칭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기생욕’입니다.
상대의 기분(Feelings), 생각(Thoughts), 욕구(Needs)를 함께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코칭은 ‘Doing’이 아니라 ‘Being’,
즉 존재 그 자체로 함께 있어주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제가 수업 첫날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이야말로 진정한 코치 아닐까요?
고해성사를 통해 그저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며
아무 해결책 없이도 마음을 가볍게 해주잖아요.”
◆ 앞으로의 이야기
앞으로 이 연재에서 저는,
커리어 코칭을 포함해 다양한 조직과 관계 속에서
코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하나씩 풀어가 보려 합니다.
오늘은 그 시작이니,
기초 영양분 한 스푼 넣은 셈이라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더욱 내실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 전문가입니다. 현재는 다음 길을 준비하며 ‘코칭’이라는 새세계에 성실히 입문한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