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보석이 가장 아름답냐고? 나는 진주라 말한다
최근 결혼을 앞둔 지인이 특별한 보석으로 무엇이 좋을지 물어왔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보석을 찾고 있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주저 없이 진주를 추천했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와는 다른 진주만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세상의 시선은 늘 가장 화려하고 반짝이는 것에 집중한다. 완벽하게 세공되어 눈부신 빛을 발하는 다이아몬드만이 가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진정한 가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며 채워가는 시간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진주처럼 말이다.
진주는 조개 안에 들어온 작은 상처를 오랜 시간 품고, 스스로 겹겹이 쌓아 올린 층을 통해 마침내 고유의 은은한 광채를 띠게 되는 보석을 만든다.
◆ 우리는 가끔, 스스로를 돌멩이처럼 여긴다
오래전, 어떤 땅에서는 다이아몬드가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돌멩이처럼 버려졌다고 한다. 가치를 모르면 가장 귀한 것도 본래의 의미를 잃기 마련이다.
삶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상처와 마주한다.
타인의 오해와 편견, 끝없는 비교 속에서 점점 위축되어간다. '그냥 이 정도면 됐다'며 내 안의 가능성을 포기하기도 한다. 아직 '나다운' 모습을 찾지 못했다는 조급함에 스스로를 평범한 돌멩이처럼 여기며 자책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평범해 보이는 껍질 안에 어떤 보석이 숨겨져 있는지를 본인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투박한 조개껍데기 속 진주의 가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것처럼.
◆ 코칭은, 상처를 품고 진주를 만드는 시간이다
코칭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주저한다.
"이걸 꼭 말로 꺼내야 하나요?",
"말하고 나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요."
숨겨두었던 감정을 꺼내고, 낯선 질문 앞에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불편하고 때론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개가 이물질을 진주질로 감싸 안듯, 우리의 마음도 진솔한 대화를 통해 상처를 감싸 안으며 단단해진다.
코치는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한 질문을 던지고, 묵묵히 기다린다.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며, 고객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확장하도록 돕고, 작은 깨달음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지지한다.
코치는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기다려준다. 그 과정에서 고객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처를 품고, 내면에 잠재된 고유한 빛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상처받은 경험이 진주질이 되고, 시간이 지나며 본인만의 진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나는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진주에 가깝다
반짝이지 않아도 괜찮다. 깊이 품은 시간만으로도, 진주는 충분히 아름다우니깐.
돌이켜보면 힘들고 고단했던 모든 시간이 나를 조금씩 감싸 안으며, 어느새 내면 깊숙이 하나의 진주를 만들고 있었다.
그것은 반짝이려고 애쓴 결과가 아니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빛을 내는 것, 그것이 진주의 방식이다.
어쩌면 당신도 지금,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자신만의 진주가 조용히 만들어 지고 있을지 모른다.
세상의 기준에 흔들리지 말고, 그 누구보다 먼저 당신 스스로 그 빛을 알아봐 주길 바란다.
당신은 이미, 당신 안에 가장 아름다운 진주를 품고 있으니까.
★ 칼럼니스트 ‘래비(LABi)’는 어릴 적 아이디 ‘빨래비누’에서 출발해, 사람과 조직, 관계를 조용히 탐구하는 코치이자 조직문화 전문가입니다. 20년의 실무 경험과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바탕으로, 상처받은 마음의 회복을 돕는 작은 연구실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