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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 질주하는 구글, 8년 만에 애플 제쳤다…시가총액 2위 탈환 의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의 ‘새 강자’로 부상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뉴욕증시에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2026년 1월 7일(현지시간) 기준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3조8900억달러로, 3조8470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 애플을 근소하게 앞섰다. 알파벳이 미국 증시 시총 2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18년 2월 이후 약 8년 만이며, 애플을 시총 순위에서 앞선 것도 2019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AI 시대 주도권 교체’의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조8900억달러 vs 3조8470억달러

 

companiesmarketcap, finance.yahoo, stockanalysis, morningstar, investing, cnbc에 따르면, 7일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클래스 C(티커: GOOG) 주가는 2.5% 오른 322달러 안팎에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은 약 3조8900억달러(약 5600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총 집계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과 주요 시황 데이터에 따르면 알파벳의 시총은 1월 초 기준 3조8900억달러 내외로, 이 회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치 있는 상장사로 분류되고 있다.

 

같은 시점 애플의 시총은 약 3조8400억~3조8600억달러대로 추산돼 근소한 차이로 3위로 밀려났다. 시총 1위는 여전히 엔비디아로, 약 4조5900억달러 수준의 몸값을 유지하고 있어 ‘AI 칩–AI 플랫폼–AI 디바이스’ 간 가치 사슬 위계도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1년 새 60% 넘게 뛴 ‘AI 플랫폼’ 주가


알파벳의 시총 역전은 무엇보다 AI 전략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촉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와 주요 투자 리포트에 따르면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1년 전 대비 67% 안팎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주가는 60%대 중후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5년 9월 3조달러를 처음 돌파한 뒤 불과 1년이 채 안 돼 3조9000억달러 근처까지 치솟은 것으로, ‘매그니피센트 7’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AI 재평가 구간을 통과한 종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분석 매체 인베스팅닷컴은 제미나이(Gemini) 3를 중심으로 한 구글의 생성형 AI 제품군, 수익성이 개선된 구글 클라우드, 자체 설계 AI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까지 결합되면서 알파벳의 성장 서사가 ‘광고 기업’에서 ‘풀스택 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한다.

 

이 리포트는 알파벳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 총이익률이 약 59.2%, 순이익률이 32.2%에 이르며, 자본투입수익률(ROCE)도 35% 수준으로 기록적인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미나이·TPU로 엔비디아 시장까지 노린다

 

알파벳의 AI 전략에서 핵심 키워드는 제미나이와 TPU다. 2025년 말 공개된 제미나이 3는 텍스트·이미지·음성·코드 등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모델로, 여러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GPT-4 계열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앞서는 성능을 보인 것으로 각종 분석이 전한다.

 

제미나이 계열 모델의 상용 서비스 투입 이후 구글 검색·유튜브·워크스페이스(Workspace) 등 핵심 서비스에 AI 기능이 깊숙이 통합되면서, 광고 단가와 이용자 체류 시간, 기업용 유료 구독 수익이 동반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관측이다.

TPU는 알파벳이 엔비디아의 GPU에 맞서 클라우드·AI 인프라 시장에서 수직 통합을 꾀하는 무기다. 인베스팅닷컴 분석에 따르면 최신 TPU는 엔비디아 H100급 GPU 대비 전력 효율이 최대 80%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며, 알파벳은 이를 앞세워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10% 정도를 장기적으로 잠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리포트는 알파벳이 엔비디아 연간 데이터센터 매출의 10%를 가져올 경우 연간 순이익이 약 40억달러 추가될 수 있고, AI 클라우드 고객의 ‘락인(lock-in)’ 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전략적 가치는 단순 수치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애플, 지연된 AI·아이폰 의존에 발목


반면 애플은 AI 경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 시총 역전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애플은 2024~2025년 사이 차세대 시리(Siri)와 온디바이스(on-device)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전략을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출시 타임라인과 차별화 포인트를 시장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시리 기반 AI 서비스는 당초 2025년 출시가 거론됐으나, 여러 차례 연기되며 2026년 이후로 밀려난 상황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025년 9월 3조4000억~3조5000억달러로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이후 아이폰 교체주기 둔화와 중국 시장 경쟁 심화, 서비스 성장률 둔화 우려 등으로 밸류에이션이 정체되거나 후퇴했다. 애플의 최근 1년간 시총 증가율은 한 자릿수 중반 수준에 그친 반면, 알파벳은 60% 이상 증가해 격차가 역전되는 흐름이 됐다.

 

미국 투자은행과 월가 리포트 중 일부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단기적으로 투자자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독점 리스크 걷히자 ‘AI 프리미엄’ 본격 반영

 

알파벳 주가 재평가에는 규제 리스크 완화도 한몫했다. 2025년 9월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구글의 검색 사업과 관련해 독점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법무부가 요구한 크롬·안드로이드 분할 등 강도 높은 구조적 제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장은 이를 ‘최악은 피했다’는 신호로 해석했고, 그 직후 알파벳 주가는 3조달러 시총을 돌파한 뒤 상승세에 가속이 붙었다.

AI 전략 측면에서도 알파벳은 제미나이 3와 TPU, 구글 클라우드를 축으로 이미 수익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빅테크와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베스팅닷컴 등 분석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은 2025년 2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으며, 2022년까지 적자를 내던 이 사업부는 2024년 이후 본격적인 영업이익 기여원으로 전환했다.

 

같은 보고서는 알파벳의 연간 순이익이 1200억달러 수준까지 상승 궤도에 올라 있으며, AI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마진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개월 안에 시총 5조달러도 가능”

 

월가에서는 알파벳의 이번 시총 2위 탈환을 ‘중간 기착지’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인베스팅닷컴은 알파벳이 현 주가 수준(주당 320달러 안팎)에서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약 30배로 거래되고 있다며, 엔비디아 등 AI 리더의 밸류에이션 수준(40배 안팎)까지 프리미엄이 확장될 경우 시총 5조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스닥이 소개한 일부 리서치는 “AI 채택이 검색·유튜브·클라우드·워크플레이스 전 영역에서 가속되고 있어, 2026년까지 5조달러 시총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닉 존스 애널리스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알파벳이 “AI 플랫폼 시장을 장악할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제미나이와 TPU, 구글 클라우드의 결합이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구조적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애플이 AI 포지셔닝을 투자자에게 납득시키는 데 고전하고 있는 사이, 알파벳은 명확한 AI 수익화 경로를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AI 패권 지형…엔비디아–알파벳–애플의 서열


이번 시총 역전은 AI 패권 지형의 서열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와 AI 슈퍼컴퓨터 공급을 통해 ‘AI 칩’ 최정점에 서 있으며, 시가총액은 4조달러 중후반으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알파벳은 제미나이와 TPU, 구글 클라우드를 묶은 ‘AI 인프라·플랫폼’ 계층의 대표 기업으로 2위에 올라섰고, 애플은 아이폰·맥·웨어러블 등 하드웨어와 서비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디바이스·플랫폼’ 기업으로 3위에 머무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AI 시대에 어느 계층의 가치가 가장 빠르게 증폭될지에 따라 이 서열은 앞으로도 변동 가능성이 크다. 다만, 2026년 초 현재 시장은 데이터센터 칩과 AI 인프라·플랫폼에 가장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으며, 알파벳의 이번 2위 탈환은 “AI 시대의 주도권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분명한 답을 제시한 장면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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