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와 체결했던 9조603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포드 측의 전략 수정으로 해지됐다.
이번 계약 해지는 포드가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적 불확실성에 따라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LG엔솔 입장에서는 최근 매출액(33.75조원)의 28.5%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 일시에 증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계약 해지 배경과 규모
해당 계약은 지난해 10월 14일 체결됐으며, LG엔솔은 2027년 1월부터 2032년 12월까지 6년간 7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유럽에서 포드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포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정책 기조 변화와 수요 정체(전기차 캐즘)가 장기화되자, 고가 전기차 중심 전략을 철회하고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차량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포드는 일부 전기차 모델의 생산 라인을 중단하고, LG엔솔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포드의 전략 수정과 글로벌 파장
포드는 이번 전략 수정으로 2025년 4분기 실적에 약 195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손실을 반영할 계획이다. 고가 전기차 판매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등 정책 변화가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포드는 대형 전기차 및 전기트럭 생산 계획을 취소하고,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 트럭·밴·SUV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저가형 전기차 및 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반응과 전망
이번 계약 해지는 공급사의 품질이나 생산 차질이 아닌, 완성차 업체의 일방적 전략 수정에 따른 것으로, 배터리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캐즘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재조정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엔솔 측은 “고객사의 전동화 전략 변화에 따른 일부 차종 개발 중단 결정으로 공급 계약 일부가 해지됐다”며 “중장기적인 협력관계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전기차 시장의 변동성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에 따른 수요 예측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