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29곳 중 44.8%(13곳)가 2025년 한국ESG기준원(KCGS)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B’ 이하 등급을 받으며, 절반 가까이가 취약한 경영 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업계 자산 기준 1·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C’와 ‘D’ 등급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대형사의 구조적 문제와 금융당국 제재가 지배구조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평가 등급 현황 및 구조적 문제
한국ESG기준원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준을 S(탁월)부터 D(매우 취약)까지 7단계로 평가한다. 올해 평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등급은 ‘B’로,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LS증권, 부국증권, 상상인증권, 유진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7개사가 해당했다. ‘B’ 등급은 기본 체계는 갖췄지만 내부통제·이사회 구조 등 일부 항목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C’ 등급에는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4곳이 포함됐으며, 한국투자증권과 유화증권은 최저 등급인 ‘D’를 받았다. 올해 평가 대상 중 최상위 등급인 ‘S’나 ‘A+’를 받은 증권사는 없었으며, ‘A’ 등급을 받은 곳은 신한투자증권이 유일하다.
대형사 하락 배경과 제재 영향
업계에서는 대형사 등급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올해 초 금융당국의 제재를 꼽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채권형 랩·신탁 계좌에서 ‘채권 돌려막기’를 일삼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등 9개사에 기관경고·주의 처분과 함께 총 289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 중 교보증권은 1개월 업무정지 처분도 받았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계열사 간 수직적 지배구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 등 오랜 기간 지적된 구조적 이슈가 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증권업은 은행 대비 내부통제 체계나 제도 정착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금융사고도 자주 발생해 점수가 낮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만으로도 등급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증권사, 상대적 개선세
상위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3곳이 전년 대비 등급이 하락했고, 하나증권만이 ‘B’에서 ‘B+’로 한 단계 상승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등급이 개선된 곳(6곳)이 하락한 곳(2곳)보다 많아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였다.
국제 비교 및 시사점
해외 평가기관의 시각과 비교하면, 국내 증권사의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체계는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S&P 등 글로벌 ESG 평가에서 삼성증권이 73점(100점 만점), 미래에셋증권이 70점으로 평가되며, 국내 평가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은 내부통제 체계의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과 사고 예방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