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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궁내정] "개에게 이름을 준다는 것, 가족이 되겠다는 선언"…슈퍼독 크립토가 쏘아올린 반려동물 네이밍 경제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반려동물이 이제 가족의 필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시대상은 스크린 속 최강의 히어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5년 7월 개봉한 영화 '슈퍼맨'에서 지구를 구하는 초인 곁을 지킨 건 다름 아닌 빨간 망토를 두른 '슈퍼독' 크립토(Krypto)였고, 이 강아지 한 마리는 개봉 첫 주말 미국 내 유기견 입양 관련 검색량을 513%까지 끌어올리는 이른바 '크립토 효과'를 만들어냈다. 슈퍼맨마저 반려견과 한 프레임에 서야 완전해지는 이 시대, 영화·드라마 속 유명 개들의 이름과 실제 반려견 명명 트렌드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인간이 개에게 이름을 붙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코드였음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크립토, 슈퍼히어로의 그림자에서 주연으로 1955년 3월 DC코믹스 '어드벤처 코믹스' 210호에서 슈퍼보이의 반려견으로 처음 등장한 크립토는 70년 만인 2025년 제임스 건 감독의 실사영화 '슈퍼맨'에서 사상 처음으로 실사 스크린에 데뷔했다. 크립토라는 캐릭터는 감독 본인이 2022년 보호소에서 입양한 반려견 '오즈(Ozu)'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문제행동을 보이던 오즈를 관찰하다가 초능력을 가진 개를 상상하게 됐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슈퍼맨 개봉이후 슈퍼맨 보다 오히려 크립토가 관객들의 시선을 더 빼앗으며 신스틸러로 회자됐다. 스크린 속 犬公 계보학…이름에 담긴 서사구조 영화·드라마 속 유명 개 이름들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명명 전략이 발견된다. 첫째는 '오즈의 마법사'의 토토(Toto)나 '벤지', '쿠조' 같이 소리가 짧고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통해 정서적 친밀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크립토, 스코비 두(1969년 한나-바베라 프로덕션이 만든 미국 애니메이션. '스쿠비 두, 어디 있니!'의 주인공으로, 겁이 많지만 충성심 강한 그레이트 데인 종의 말하는 개)처럼 캐릭터의 정체성(슈퍼히어로, 탐정)을 그대로 이름에 투영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라시(Lassie)나 린틴틴(Rin Tin Tin)처럼 실존했던 유명 견종 자체가 브랜드화되어 이름이 하나의 장르를 대표하게 되는 경우다. 미국 반려동물 명명 데이터를 집계하는 매체 'Point Pet'는 영화 속 개 이름만 165개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대중문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개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서사적 장치로 소비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실제 반려견 이름 통계로 본 대중의 명명 심리 미국 반려동물 서비스 플랫폼 로버(Rover)가 2025년 8월부터 10월까지 미국 내 반려인 1500명을 대상으로 폴피시(Pollfish)를 통해 조사하고,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수백만 건의 이름 데이터를 분석한 '2025 펫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개 이름은 남아 '찰리(Charlie)', 여아 '루나(Luna)'였다. 급상승 이름 1위는 244% 증가한 '엘피(Elphie)'로 나타났다. 이는 뮤지컬 영화 '위키드'의 인기와 직결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려동물보험사 엠브레이스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2025년 미국의 가장 흔한 반려견 이름 TOP10은 루나, 벨라, 찰리, 데이지, 루시, 밀로, 쿠퍼, 베일리, 맥스, 테디 순이었다. 일본의 경우 애니콤손보와 아이펫손해보험 조사에서 개 이름 1위 '무기(むぎ)'가 5년 연속(2021~2025) 왕좌를 지켰고, 남아 이름은 '레오'가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해 브랜드 충성도에 가까운 명명 지속성을 보였다. 이는 서구권의 유행 민감형 명명 패턴과 대조되는 동아시아형 '안정 지향적 명명 문화'로 해석할 수 있다. 반려견에게 이름 붙이는 행위는 곧 관계의 선언 개에게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인류학적으로 볼 때 '타자를 가족의 서사 안으로 편입시키는 의례'에 가깝다. 크립토라는 이름이 '크립톤 행성'에서 유래했다는 설정은 슈퍼맨의 정체성과 반려견의 정체성을 하나의 우주로 통합하려는 서사적 장치이며, 이는 반려동물을 '소유물'이 아니라 '가족 서사의 공유자'로 격상시키는 현대적 반려문화의 축소판이다. 실제로 엠브레이스 펫보험 리포트는 반려인들이 이름을 지을 때 '바람(기원)·마음(생각)'을 담는 경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는데, 일본 브리더나비 조사에서도 명명 이유 1위가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나타났다. 즉 크립토라는 이름이 슈퍼히어로적 초월성을 담았듯, 평범한 가정에서도 '루나', '무기' 같은 이름 하나에 각자의 우주와 소망이 응축돼 있는 셈이다. 또한 급상승 이름 데이터(엘피 +244%, 아줄라 +24.8%, 미소 +24.7% 등)를 보면 반려동물 이름 짓기가 그 시대 대중문화·OTT 콘텐츠 소비 패턴을 즉각 반영하는 '문화 리트머스지'로 기능한다는 점도 확인된다. 크립토라는 70년 된 캐릭터가 2025년 다시 스크린에 오르며 화제가 된 현상 역시, 결국 인간이 개라는 존재를 통해 '충성', '초월', '가족애'라는 보편적 가치를 반복적으로 재확인하려는 문화적 욕망의 발현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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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茶談會] 땀이 많이 나면 운동을 잘한 걸까요?

주말에 아이와 찜질방에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방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인데 격렬하게 운동할 때보다 더 많은 땀이 났습니다. 땀을 닦다가 문득 요즘 운동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편은 아닙니다. 이따금 운동하면, 겨울보다 왠지 운동이 더 잘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헬스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미 땀이 나고, 근력운동을 조금만 해도 옷이 흠뻑 젖습니다. 반면 겨울에는 같은 시간 동안 비슷한 강도로 운동해도 땀이 별로 나지 않습니다. 운동량은 비슷한데도 여름에는 ‘오늘 제대로 했다’는 만족감이 큽니다. 땀을 많이 흘렸다고 운동 효과가 더 큰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느끼는 걸 보면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에 꽤 쉽게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찜질방에 있으니 그게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운동을 해도 땀이 나고, 뜨거운 방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릅니다. 둘 다 끝나고 체중계에 올라가면 몸무게가 조금 줄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드러난 결과만 보면 비슷합니다. 당연히 둘은 다릅니다. 찜질방에서 줄어든 체중은 대부분 수분이 빠져나간 일시적인 변화입니다. 운동을 통해 얻으려

[문지형의 茶談會] 오래가는 조직의 세 가지 원칙 "사람을 키우고, 전문성을 잇고, 성과는 사실대로"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유력협회를 창립하고 운영하면서 동시에 한 대기업에서 ESG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과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장을 오래 경험한 분이라 그런지 조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세 가지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조직이 결국 오래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조직에 남게 만드는 것은 연봉만이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고, 외부 기고와 강연 기회를 연결해 주고, 협회 활동이나 업계 네트워크를 경험하게 하는 것처럼 개인의 커리어에 남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직원이 "이곳에서 일하면 내가 성장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몰입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겁니다. 관리자의 역할은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점도 공감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은 혼자만 갖고 있어서는 조직의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강의와 자문, 컨설팅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는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함께

[문지형의 茶談會] 사람은 많은데 해결사는 부족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장'

사람은 많았습니다. 커뮤니티도 흔하고, 협회 등 각종 이익단체는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많지 않더군요. IB전문 기자와 대형 스타트업 홍보실장, PR 대행사 대표님들과 한주를 풍미 가득한 중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협회와 대관 커뮤니티였습니다. 이들 모임은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를 나구고, 정보를 주고받지만, 막상 산업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공동 의견을 만들거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투덜거림이 나왔습니다. 대화에서는 "누구를 아느냐"와 "실제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반복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국회 인맥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과, 기업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정책 제안서를 만들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은 분명히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실력이 있는 대관 담당자일수록 여러 모임을 돌아다니기보다 필요한 사람을 조용히 만나 일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담도 나왔습니다. 협회 역시 행사를 잘 열고 회원사를 많이 모으는 것과 실제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시장에는 네트워크는 넘치지만, 실행력을

[문지형의 茶談會] 홍보 전문가들과 나눈 대화에서 얻은 일곱 가지 생각

오늘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상장사로 성장한 테크기업의 홍보실장, 대기업과 스타트업 인하우스를 거쳐 다수 기업의 홍보 프로젝트를 이끄는 IMC사 대표, 외국계/투자은행·글로벌 PR 분야에 정통한 홍보대행사 대표님들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강의나 세미나가 아니었습니다. 각자 현장에서 겪은 성공과 실패, 조직 안에서는 꺼내기 어려웠던 고민, 최근 PR업계의 변화에 대해 대화를 이어갔고, 그 안에서 정리할 수 있었던 생각은 크게 일곱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실력과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험 많은 노련한 실무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당연하게/겸손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의나 글쓰기를 주저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먼저 말하는 것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충분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완벽한 결과만 기다리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일과 실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두 번째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할이 반드시 앞선 기술을 가진 사람

[문지형의 茶談會] 협회 대관 커뮤니티의 딜레마 "친목이냐 정책 플랫폼이냐"…성패는 '모임 빈도'가 아니다

차담회. 얼마 전 유력 경제단체의 대관팀장님과 차담회를 가지며, 협회가 준비 중인 ‘회원사 대관 담당자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역시 기업에서 홍보뿐 아니라 대외협력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보니, 이번 대화는 협회와 기업이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협회가 대관 담당자들을 모으려는 큰 이유는 회원사의 실제 정책 수요를 확인하기 위해입니다. 협회 내부에서 정책을 만들더라도 기업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정책인지 확인하지 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법안과 규제 영향평가 정보를 전달하고, 기업 의견을 모아 정부 부처나 국회에 전하려면 상시적인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대부분 국회와 정부 부처에 각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서, 협회 모임에서 추가로 얻을 게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꾸준히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특히 규제와 직접 맞닿은 플랫폼·의료·모빌리티 기업은 협회 지원이 절실하지만, 규제 이슈가 적은 B2B 기업은 대관 전담자조차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결국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도 참여 동기와 기대 수준이 크게 다

[문지형의 茶談會] 대화는 가장 좋은 공부…"만남 속 경험과 통찰은 AI 이상의 가치"

얼마 전 오랜만에 업계 대선배 한 분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시다가 최근에는 본인이 직접 투자한 투자자문기업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분입니다. 그저 밥 한 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메모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강연 하나를 듣는 것과는 또 다른 밀도의 인사이트가 있었거든요. 가장 오래 남은 화두는 AI 시대의 노동이었습니다. 흔히 AI가 사람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그림이 보였습니다. 사무직은 A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몸을 쓰는 기술직이라고 해서 마냥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결국 기술직은 체력과 건강이라는 한계를 안고 살아야 하고, 지식노동자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어느 직업이 더 낫다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가치로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의 노동은 '생계를 위한 의무'가 아니라 '레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생활은 기술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사람들은 돈보다 재미와 성취감,

[문지형의 茶談會] '심심이'는 사라진 게 아니라, 조용히 진화하고 있었다

10여년 만에 반가운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2012년 무렵, 제가 SK플래닛 11번가서 PR을 담당하던 시절입니다. 당시 홍보전략 자문을 함께 맡으며 (주)심심이 최정회 대표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함께 일하며 언론 인터뷰와 브랜드 전략,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고민했고, 다행히 당시 목표했던 대부분의 과제를 함께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은 시간이 흘러도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는 심심이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이들은 심심이를 추억 속 서비스로 기억합니다. "심심이가 아직도 있어?"라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확인한 것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곳에서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생성형 AI 시대가 챗GPT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최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사람과 AI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욕설과 허위 정보, 유해 표현 같은 AI 윤리 문제도 지금보다 훨씬 먼저 경험했습니다. 오늘날 AI

[문지형의 茶談會] “성장보다 생존, 트래픽보다 신뢰”…인테리어 침체부터 팬덤 경제까지 시장 재편 신호와 경쟁 공식의 변화

최근 대기업 부장님과 5년차 홍보대행사 대표님과 차한잔과 나눈 인사이트입니다. 서로 다른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시장도, 플랫폼도, 콘텐츠도 이제는 양보다 구조와 밀도가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장의 경쟁 방식이 모두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규모보다 구조, 양보다 밀도, 화려한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인테리어와 오피스 시장이었습니다. 최근 업계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차갑다고 합니다. 일부 기업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그나마 유지된 것도 당시 시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 수주했던 프로젝트가 시차를 두고 매출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올해 들어 신규 계약이 줄어들면서 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사무실 이전이나 리뉴얼을 미루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 인테리어는 사치 아니냐", "의자와 책상만

[문지형의 茶談會] AI 슬롭에 지친 Z세대, ‘책·DVD’로 돌아오다…느린 콘텐츠 혁명과 피지컬 미디어의 귀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피지컬 AI'보다 '피지컬 미디어'가 더 힙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포브스의 <Why Gen-Z Is Bringing Back Physical Media> 기사를 바탕으로, 이 매체에 몸담았던 전직기자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없던 시절을 알지 못합니다. 이들에게 콘텐츠는 애초에 디지털로 경험하는 것이었고, 볼만한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매일 피드를 넘기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X를 번갈아 접속하며 콘텐츠를 찾아야 했죠. 정작 콘텐츠를 보는 시간보다 볼만한 것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피로감 짙은 소비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세대에게 책 같은 물리적 미디어는 역설적으로 신세계입니다. 무한 스크롤 대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이면 며칠, 몇 주를 온전히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알고리듬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스트리밍이 대세인 지금, 미국에서는 책이든 비디오테이프든 DVD든 물리적 미디어를 소유하려는 Z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 자체가 하나의 패션이 되어 레트로한 감

[문지형의 茶談會] "1000만원 해킹도, 해결도 AI였다"…AI 시대 ‘보안 구멍’과 AI로 전액환수한 '역설'

얼마전 AI 기반 유력 IMC 대행사 대표님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들은 경험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 큰 경고가 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큰 위험도 도사린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그 대표님은 어느 날 새벽 구글 계정이 해킹되면서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이 연달아 결제됐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전 광고 VAT 명목으로 빠져나간 100만원까지 더하면 피해 금액은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사후 확인 결과, OpenFlow를 설치한 뒤 API 키가 유출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광고 VAT 명목의 소액 결제가 먼저 발생했지만, 이를 이상 신호로 인식하지 못해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AI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Claude에게 해킹 경위와 비슷한 사례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AI는 구글이 관련 보안 취약점을 인정하고 공지를 낸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후 경찰 신고, 한국인터넷진흥원 신고, 카드 분쟁 신청, 구글 고객센터 연결까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줬습니다. 특히 구글 고객센터에서 실제 담

[문지형의 茶談會] "프롬프트보다 사고력, 지식보다 문제 해결"…33Eyes 특강이 던진 개인 브랜딩의 6가지 공식

제가 운영중인 신개념 커뮤니티형 미디어 33Eyes가 있습니다. 여기 이름으로 마련한 오프라인 행사, 데이븐AI 김연지 CMO 특강이 많은 관심과 질문 속에 잘 마무리됐습니다. AI 활용법부터 개인 브랜딩, 콘텐츠 자산화, 전자책과 뉴스레터, 프롬프트 작성법까지 실무 중심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현장에서도 질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가 기획부터 운영까지 함께한 자리이기도 해 의미가 컸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6가지 핵심만 정리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김연지 CMO의 강의를 듣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메모인 만큼 일부 해석이나 표현에는 제 생각이 함께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가볍게 읽어보시면 AI 활용과 콘텐츠 기획, 그리고 개인 브랜딩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AI 시대의 콘텐츠는 '대단한 지식'보다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다 콘텐츠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건 누구나 아는 내용인데"라고 생각하지만, 엑셀 활용법이나 PPT 작성, 보고서 작성처럼 익숙한 업무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해결책입니다. 콘텐츠의 가치는 얼마나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

[문지형의 茶談會] ‘A급 콘텐츠’와 사람 중심 PR만 남는 이유…AI 시대 PR 경쟁력의 재정의

며칠전 만 4년된 업계서 라이징하는 스타트업 전문 홍보대행사 대표와 부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젊지만 업계에서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곳입니다. 1. 홍보대행사 성장통은 결국 '품질관리'였습니다 성장할수록 대표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대표는 뛰어나지만 실제 고객과 많이 만나는 실무자의 경험과 역량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은 회사가 아니라 담당자를 경험하게 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뛰어난 인재 몇 명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평균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2. 언론 중심 PR에서 '영향력 중심 PR'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특정기자와 소수 언론사가 여론을 만드는 중심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특정 업계 전문가, 커뮤니티 운영자, 뉴스레터 발행인, 링크드인이나 리멤버커넥트 같은 플랫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모두 하나의 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언론에 나왔는가'보다 '누가 그 이야기를 믿고 전달하는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PR의 대상도 기자만이 아니라 영향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3. AI 교육의

[문지형의 茶談會] 인테리어는 얼고, 데이터는 붙고, 팬덤은 돈 된다 "오피스 시장 급랭부터 PE 자금 이동까지"…산업 판을 바꾸는 5가지 신호

최근 만난 언론사 부장님과 홍보대행사 대표님과의 인사이트 나눔입니다. 시장과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적 성장보다 구조 변화'였습니다. 먼저 인테리어·오피스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수주가 뒤늦게 매출로 반영된 결과였을 뿐, 실제 시장은 이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기업들이 사무실 이전과 리뉴얼을 미루면서 인테리어가 '필수 투자'가 아닌 '경기 민감 소비'로 인식되고 있고, 대형 업체들조차 매출이 예년의 3분의 1~4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한 사례가 언급됐습니다.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침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생존과 신규 영업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시장도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직방과 다방 같은 플랫폼 경쟁보다 누가 정확한 매물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통망을 장악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프롭티어처럼 중개사가 등록한 매물을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연동·관리하는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경쟁은 트래픽보다 데이터와 금융 서비스의 결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문지형의 茶談會] AI가 바꾼 일의 방식 “리멤버부터 빨간펜까지"…AI 시대, 역설의 6가지 신호

최근 AI 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언론사 국장님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1. 리멤버 커넥트, 링크드인 넘어설까 리멤버가 명함 서비스를 넘어, 업계 전문가들이 인사이트를 지속 발신하는 전문 SNS로 무섭게 진화중 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내부적으로도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할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는 움직임이 있고요. 이런 구조가 자리 잡으면 국내에서 링크드인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죠. 플랫폼 경쟁은 기능이 아니라, '누가 더 좋은 지식과 사람을 모으느냐'의 경쟁입니다. 2. AI 강의 청강보다, 중요한 건 행동 AI 강의 대부분은 프롬프트를 복사해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에 머뭅니다. 강사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수강생 다수가 부딪혀 배우기보다 정답을 전달받기를 원하는 구조 때문이죠. AI는 강의 몇 시간으로 익히는 기술이 아니라, 업무 중 질문하고 실패하고 수정하며 자기만의 활용법을 만드는 과정인데요. 경쟁력은 프롬프트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가장 많이 써본 사람에게서 나오죠. 3. AI 시대 홍보의 핵심은 원석 발굴 능력 보도자료, 칼럼, 카드뉴스, 쇼츠, SNS, 링크드인 콘텐츠는 AI로 다양한 형





[콘텐츠인사이트] ‘천재감독’이 ‘이야기꾼’까지 된다면… <오디세이> 리뷰

본래 콘텐츠를 접할 때 관련 기사나 소식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그 어떤 사전 정보도 모른 채 작품과 마주하자는 나름의 소신이 있다. (*러닝타임조차도) 하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였다. 무조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십 차례 들을 수밖에 없었다. 용아맥 암표가 10만 원대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보고는 싶지. 예매할 엄두는 안 나지.’ 결국 나 자신과 적당히 타협한 채 동네 가까운, 편한 자리를 갖춘 영화관을 찾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이름 하나만으로 전 세계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의 중심에 서는 감독도 보기 드물다. 스티븐 스필버그 이후 스크린 흥행산업을 이끌어온 최고의 명감독 중 한 명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고전. 학력고사 세대는 아니지만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정도는 한 번쯤 접하며 자란 경험이 있다. 늘 신선한 이야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로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놀란 감독. 이번에는 고대의 신화적 서사에 천착했다.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지만 세부적으로는 잘 몰랐던 스토리. 놀란은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

[콘텐츠인사이트] 오감만족 오락무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리뷰

내 소개를 할 때 종종 써먹는 표현이 있다. “어렸을 적부터 ‘맨(MAN)’에 대한 환상으로 스파이더맨, 배트맨, 아이언맨을 좋아하다 결국 ‘홍보맨’이 됐습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예전 같았으면 개봉 첫날 극장으로 달려갔을 영화다. 그런데 요즘은 도무지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 물론 핑계일 수도 있겠다. 우여곡절 끝에 주말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치고 겨우 극장을 찾았다. 이놈의 저질 체력도 한몫했다. 그래도 여름에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큼은 좋은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OTT가 일상이 된 시대. TV도 보고, 태블릿도 보고, 스탠바이미 같은 이동형 디스플레이도 즐겨 활용하지만, 어떤 영화는 스크린 앞에 앉아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거미줄, 뉴욕(?) 도심의 마천루를 자유롭게 가로지르는 스파이더맨, 그리고 이를 압도적으로 담아내는 화면과 사운드. 더 말이 필요 없다. 영화적 개연성이니 연출력이니 따지는 것도 잠시. 이런 작품은 그냥 ’닥본(닥치고 본다)’이면 된다.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아깝지 않다. 눈은 화려했고, 귀는 시원했고, 팝콘까지 우적우적 씹어가며 입도 즐거웠다. 오랜만에 오

[콘텐츠인사이트] <TV손자병법> 기억하신다면… 피식대며 보는 일드 <이건 경비 처리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킬러까지는 아니지만, 가끔 재미있는 드라마나 넷플릭스에 올라온 시리즈를 추천해 주는 직장 동료가 있다. 이번 추천작은 제목부터 빵 터졌다. <이건 경비 처리할 수 없습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따끈한 일본 드라마다. 며칠 전 술자리에서 ‘네’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을 들었다. 같은 긍정의 표현이라도 ‘넵’에 ‘!’까지 붙으면 “싫지만 알겠다”, 혹은 “확실히 알아들었다”는 단호함이 담겨 있다는 이야기였다. 듣고 한참 웃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제목 끝에도 ‘!’가 붙어 있다. 모르긴 몰라도 ‘경비 처리가 됩니다’와 ‘안 됩니다’ 사이, 그 애매한 경계에서 원칙만큼은 분명히 하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경리부, 홍보과…. 부서 이름부터 옛스럽다. 경리 담당 여직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 때면 탕비실 같은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이런 직장 풍경을 기억한다면 아마 50대 중후반쯤 되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 부모님과 재미있게 봤던 <TV손자병법>의 감성도 물씬 풍긴다. 부장님들은 꼰대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른답고, 사무실 풍경과 분위기 역시 묘하게 과거스럽다. 그런데 촌스럽다기보다 자꾸 입꼬리가 올라간다.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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