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제프리 엡스타인이 수년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회동을 추진해왔으며, 심지어 2014년에는 크렘린 지도자가 그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소식까지 받았던 것으로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350만건 이상의 방대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2017년 기록되고 최근 봉인 해제된 FBI의 기밀 정보원 증언에서는 엡스타인이 푸틴의 자산 관리자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크렘린은 이를 일축했다. bloomberg, straitstimes, reuters, lemonde, usnews, nytimes가 보도한 이 폭로는 오랫동안 성매매 알선 혐의로 규정되어온 사건에 금융 및 지정학적 차원을 더하는 것으로, 이미 폴란드로 하여금 엡스타인과 러시아 정보기관의 연루 가능성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도록 촉발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이 수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접촉을 시도하며, 디지털 화폐·파생상품 등 금융 어젠다를 매개로 크렘린에 접근한 정황이 상세히 드러났다. 2017년 FBI 기밀 정보원은 엡스타인이 푸틴의 자산 관리인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이 주장에 대해 검찰 차원의 입증은 이뤄지지 않았고 크렘린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푸틴은 만날 준비가 돼 있다’…2014년 이메일의 내용 2014년 10월, 엡스타인은 미 법무부가 이번에 공개한 350만건 이상 내부 문건 중 한 통의 이메일에서 “푸틴과 말했다. 당신이 방문해 21세기 금융시장, 디지털 화폐, 파생상품 구조화 금융을 설명해 준다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 이메일 발신자는 신원 전체가 익명 처리됐지만, “다음 유럽 방문 때 만남을 주선할 수 있다. 두 분은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할 것(sure you two will like each other)”이라고 적어 푸틴과 엡스타인 간 직접 회동을 기정사실화하듯 표현했다. 엡스타인은 이 메시지를 당시 백악관 법률팀 출신으로, 이후 골드만삭스 법률고문을 맡게 되는 캐시 루엠러에게 전달하며 ‘거절 사유’까지 미리 예상했다. 루엠러는 “당신의 재미는 불허된다(Your fun is denied)”라는 직설적 답변을 보내 사실상 푸틴 면담 시도를 차단했고, 이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가 강화되던 시기라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러시아판 비트코인’ 제안…지속된 크렘린 문 두드리기 루엠러의 제동에도 엡스타인의 ‘크렘린행 로비’는 멈추지 않았다. 미 법무부 자료와 주요 외신 분석에 따르면, 푸틴의 이름은 이번에 공개된 350만건 넘는 엡스타인 관련 파일 가운데 약 1,000회가량 등장하며, 최소 2013년부터 러시아 권력 핵심과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시도가 반복됐다. 2013년 5월 8일, 엡스타인은 전 노르웨이 총리이자 당시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이던 토르비욘 야글란드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신이 20일에 푸틴을 만나는 것으로 안다. 그는 서방 투자를 간절히 원한다”며 “내게 해법이 있다. 러시아 투자를 증권화해야 하며, 정부가 첫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과정에서 엡스타인은 러시아 정부가 서방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정교한 러시아판 비트코인(sophisticated Russian version of bitcoin)’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은 전했다. 엡스타인은 같은 해 전 이스라엘 총리 에후드 바라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푸틴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나자고 요청했지만, 나는 ‘충분한 시간과 프라이버시’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AFP와 주요 매체들이 DOJ 파일을 교차 검토한 결과, 실제 푸틴과 엡스타인이 대면했다는 객관적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엡스타인의 일방적 주장’ 영역에 머문다. “푸틴 재산 관리인” 진술의 한계…검찰 입증은 ‘제로’ 이번 파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2017년 11월 27일 FBI가 기밀 인적 정보원(CHS)으로부터 확보한 진술이다. 해당 정보원은 엡스타인이 “고객들의 돈을 해외에 숨기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돈을 벌었으며, 푸틴과 전 짐바브웨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의 자산 관리인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진술은 그 자체로는 ‘첩보 수준의 정보’에 가깝다. 미 법무부와 연방검찰은 엡스타인에 대한 기존 기소와 별개로 푸틴 또는 러시아 지도부 자산 관리와 관련된 구체적 공소를 제기한 적이 없고, 이번에 공개된 300만 페이지 이상 문서에서도 푸틴 개인 재산 운용의 직접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역시 “엡스타인이 러시아 요원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시간 낭비”라며 일축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서방의 위선을 보여주는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엡스타인이 푸틴의 재산 관리인이었다’는 서술은 현재 시점에서 어디까지나 정보원 진술에 기초한 의혹 제기 수준일 뿐이며, 객관적 금융 자료나 공적 수사 결과로 뒷받침된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검찰 입증 없음, 근거 부족’이라는 단서 조항을 동반해야 한다. 탈달러·암호화폐 조언…제재 회피와 맞물린 금융 지정학 엡스타인 파일은 성범죄 스캔들을 넘어, 러시아의 대(對)서방 제재 회피 전략과 금융 지정학이 어떻게 교차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도 제공한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 경제 관료들은 서방 금융 시스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했고, 이 과정에서 엡스타인에게 ‘우회로’를 자문했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러시아 전 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비공식 ‘러시아 다보스’) 조직에 관여했던 세르게이 벨리아코프는 제재를 어떻게 피해갈 수 있는지 엡스타인의 의견을 구했다. 르몽드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전략과 암호화폐 활용, 5000억 규모(화폐 단위 미확인)의 대규모 대출 구조”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러시아가 실제로 201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 국채 보유 축소, 위안화·유로 결제 비중 확대, 금 보유량 증대, 국가 차원의 암호화폐 실험 등을 추진해 온 흐름과도 맞닿는다. 다만 엡스타인의 구체 제안이 러시아 제재 회피 정책에 어느 정도 실질적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공개 자료 기준으로 “알 수 없음” 수준이다. 폴란드·노르웨이까지 번진 여파…정보전과 ‘컴프로마트’ 리스크 이번 폭로는 이미 동유럽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정치·외교적 파장을 낳고 있다. 폴란드 도널드 투스크 총리는 2026년 2월 초 “엡스타인 스캔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의해 공동 조직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엡스타인 네트워크와 러시아 정보기관 간 연계 여부를 공식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전례 없는 소아성애 스캔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의해 공동 조직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폴란드 국가안보에 중대한 함의를 가진다”며 “러시아가 현직 지도자들 다수에 대한 ‘불리한 증거(컴프로마트)’를 쥐고 있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노르웨이 금융범죄수사국인 오코크림(Økokrim)은 엡스타인이 전 총리 야글란드를 ‘푸틴 연결 고리’로 활용하려 한 정황에 대해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야글란드의 위법 행위가 드러난 것은 없지만, 서방 민주주의 국가 전·현직 지도자들이 엡스타인 네트워크를 통해 러시아와 어떤 접점을 가졌는지를 둘러싸고 정치적 공방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방대한 기록과 피해 진술을 토대로 엡스타인 사건이 “반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해당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성범죄 차원을 넘어 국제형사재판소(ICC) 관할 범죄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연루 의혹이 입증될 경우, 단순 개인 범죄를 넘어 ‘국가 차원의 조직적 인권침해’라는 규정이 추가될 여지도 존재하지만 현재 공개 자료만으로는 결론을 내릴 근거가 부족하다. 국제정치학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미 법무부 파일이 보여주는 것은 ‘엡스타인이 푸틴의 돈을 관리했다’는 확정적 스모킹건이라기보다, 성범죄·엘리트 네트워크·러시아의 제재 회피·암호화폐·정보전이 한 지점에서 교차하는 고위험 네트워크의 구조라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며 "사법당국, 의회 조사, 국제기구 등이 추가 문건과 금융 흐름을 어떻게 추적하느냐에 따라, 엡스타인 사건이 ‘개인의 추악한 범죄’에서 ‘국가·정보기관이 관여한 국제적 공작’으로 재규정될지 여부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형제 중 둘째가 가장 성공한다”는 게시물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게시물은 유튜브 ‘민조역학당’에서 소개된 해석을 인용해, 장남은 부모를 대신해 책임을 떠안느라 욕망이 억눌리고, 막내는 과잉보호 속에 의존성이 강해지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둘째는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서 도전과 모험을 경험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댓글에는 “나 둘째인데 맞는 말 같다”, “듣고 보니 납득된다”, “주변에 잘 나가는 친구들 보면 둘째가 많다”는 식의 공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집안 서열 2번=성공 예약’이라는 이 통념은 실제 데이터와 얼마나 맞을까. 국내외 대규모 통계를 뒤져보면, 둘째가 가장 잘 나간다는 주장은 적어도 교육·소득 같은 객관적인 지표에서는 뚜렷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학력·IQ·소득…데이터가 보여준 건 ‘첫째 우위’ 노르웨이 인구 전수조사를 이용해 출생순서를 분석한 블랙·드버럭스·살바네스의 연구는 “첫째 자녀가 둘째보다 평균 교육연수가 더 길고, 둘째는 셋째보다 높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형제 수를 통제한 뒤에도 첫째는 둘째보다 평균 교육연수가 0.3~0.5년 정도 길고, 셋째와의 격차는 0.7년까지 벌어진다. 또 다른 노르웨이 병역검사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첫째 아들의 IQ가 둘째보다 약 2~3점 높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연구진은 같은 가정 내 형제만 비교한 결과여서, “출생순서에 따른 IQ 차이가 통계적 착시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전미경제연구국(NBER)’이 미국 청소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논문에서는 초등·중학생 성적과 언어·수리 능력 시험에서 첫째가 둘째보다 일관되게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자녀를 둔 어머니가 “우리 아이 중 한 명이 반에서 상위권”이라고 답한 비율도 첫째에게 8%포인트 가량 더 많이 돌아갔다. 국제노동경제학 연구들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여러 국가의 자료를 종합한 메타 분석에서는 출생순서가 뒤로 갈수록 대학 진학률과 평균 소득이 감소하는 ‘부(-)의 출생순서 효과’가 30여개국에서 확인됐고, 35개 저·중소득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32개국에서 늦게 태어난 자녀일수록 학교에 다니지 않을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결국 연구보고서에서는 학력·IQ·소득 같은 전통적 성공지표를 놓고 보면 “첫째 ≥ 둘째 ≥ 셋째 …”라는 순서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둘째가 특별히 더 잘 나간다는 정반대 패턴은 주요 통계에서 관측되지 않는다. 범죄·문제행동 통계에선 ‘둘째 리스크’ 흥미롭게도 일부 연구에서는 둘째, 특히 둘째 아들이 더 ‘성공’이 아니라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데이터도 제시된다. 미국과 덴마크의 행정자료를 분석한 한 연구는 둘째 아들이 첫째에 비해 소년원 수감, 학교 정학, 범죄 연루 가능성이 25~40% 높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부모가 첫째에게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투자하고, 둘째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범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물론 이런 결과가 둘째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둘째가 가장 성공한다”는 대중담론과 달리, "일부 통계에서는 오히려 둘째가 위험 행동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제적 성향·직업 선택, ‘둘째의 장점’은 따로 있다 그렇다고 해서 늦게 태어난 자녀에게 전혀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 성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는 출생순서에 따라 위험 선호·시간 선호·신뢰 성향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에서 첫째는 둘째보다 대체로 더 인내심이 강하고 타인을 덜 신뢰하는 반면, 둘째 이후 자녀는 더 높은 위험 선호와 신뢰 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스웨덴 남성을 장기간 추적한 또 다른 연구는 첫째가 관리자·임원·정치인 같은 “조직 내 리더형 직종”에 더 많이 진출하는 반면, 후순위 자녀일수록 "자영업자나 예술가 등 창의·자율성이 큰 직업"을 택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첫째는 리더십·성실성·정서 안정성 점수에서 평균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후순위 자녀는 창의적 직업, 자기고용, 비정형 경력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견된다. 즉 직업 세계에서는 “첫째=에이스 직장인·관리자, 둘째 이후=위험을 감수하는 창업가·프리랜서”라는 느슨한 구도가 통계적으로 포착된다. 우리가 주변에서 ‘대박 난 둘째’를 기억하기 쉬운 이유는, 도전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후순위 자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일부 둘째가 큰 성공을 거둘 확률은 높지만, 평균적인 교육·소득 지표에서는 여전히 첫째가 우세하다는 점과 양립한다. 왜 첫째가 유리하고, 둘째는 다르게 크나 사회과학 연구들은 출생순서 효과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부모 자원의 분배다. 자녀가 한 명일 때는 시간·돈·관심이 모두 그 아이에게 집중되지만, 둘째가 태어나면 동일한 자원을 둘 이상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여러 나라 패널조사에서 ‘매일 아이의 숙제를 봐준다’, ‘학교 행사에 참여한다’는 항목의 응답률은 첫째에서 가장 높고 이후 자녀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둘째는 성장하면서 이미 집안의 ‘기준’을 만들어놓은 첫째 형·언니를 보며, 굳이 같은 길을 걷기보다 차별화된 정체성을 찾으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는 분석도 있다. 형이 판사라면 동생은 밴드 보컬을 택하고, 언니가 모범생이라면 여동생은 “나는 예술 한다”고 나서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위험 선호와 모험심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실패 확률도 높아지지만 대성할 가능성도 함께 커지는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첫째는 부모의 기대와 규율을 가장 강하게 경험하는 세대인 반면, 둘째 이후 자녀는 다소 느슨해진 규칙과 ‘이미 한번 겪어본 양육’ 속에서 성장한다는 점도 차이를 만든다. 미국 NBER(전미경제연구소,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연구는 둘째가 같은 규칙을 어겼을 때 첫째보다 부모에게서 실제 처벌을 받을 확률이 낮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는 둘째의 학업 성취와 행동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집안 서열’보다 중요한 것 결국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면 “둘째가 가장 성공한다”는 명제는 데이터상에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교육·IQ·소득 같은 평균적 성취에서는 여전히 첫째가 가장 앞서 있고, 둘째는 그보다는 낮지만 셋째 이후보다는 나은 위치라는 것이 다수 연구의 공통된 결론이다. 둘째가 특별히 ‘대박을 낼 가능성이 높은 성장주’라기보다는, 위험과 기회의 변동성이 더 큰 종목에 가깝다는 비유가 더 어울린다. 다만 이런 숫자들은 어디까지나 평균값일 뿐, 개별 가정과 아이의 삶을 예언해주지는 못한다. 성취를 좌우하는 요인은 출생순서보다 부모의 교육 수준, 가계 소득, 양육태도, 사회정책, 우연한 기회 등 훨씬 더 복잡하고 강력한 변수들로 구성돼 있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둘째라서 성공했다”는 자기 서사는 재미있는 밈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자식에게 더 투자하고 어느 자식에게 더 희망을 걸어야 하는지 가르는 운명론적 공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오히려 연구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부모가 어느 한 자녀에게만 ‘첫째 프리미엄’을 몰아주지 않고, 형제·자매 모두에게 충분한 관심과 기대, 그리고 일관된 규범을 제공할 때 출생순서에 따른 격차는 상당 부분 줄어든다. ‘집안에서 둘째가 제일 잘 나간다’는 운세보다, ‘집안 전체가 함께 잘 자라도록’ 키우는 전략이 통계가 말해주는 진짜 성공 공식과 닮아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공지능(AI)이 과학 연구실의 문을 두드리며 초급 과학자들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nature.com, npr.org, cnbc.com, science.org, budgetlab.yale, adpresearch에 따르면, AI는 이미 코드 작성과 데이터 분석 같은 기본 업무를 넘어 일부 연구 프로그래머 직위를 '쓸모없게' 만들었으며, 이는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 채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 지성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철학적 도전으로, 고대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AI가 인간의 창조 불꽃을 훔쳐갈지 모른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AI의 파괴력은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MIT의 자오 쉬안허 교수는 "AI가 초급 과학자들보다 일을 훨씬 잘 수행한다"며, "이러한 기본 역할이 이미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브라이언 히에 계산 생물학자도 "연구 프로그래머 채용이 AI 등장으로 불필요해졌다"고 밝혔으며,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한나 웨이먼트-스틸은 "5년 전이라면 채용했을 직원을 이제 AI로 대체한다"고 증언했다. 객관적 수치 역시 이같은 현실을 뒷받침한다. 스탠퍼드 연구팀의 2025년 분석에 따르면, AI 도입 기업에서 주니어 고용이 비도입 기업 대비 급감했으며, 22~25세 AI 노출 직종에서 고용이 13%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미국 번역가 협회의 과학기술 분과 회원은 AI 번역기 확산으로 2년 반 만에 26% 줄었고, 미국에서 2023년 이후 2만8,000개 번역 일자리가 사라졌다. 한국에서도 한국은행 보고서가 27% 노동자(약 700만명)가 AI로 일자리 상실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으며,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1년 새 9만8,000명 감소해 2013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문화적으로 이는 '로봇의 반란' SF가 현실화된 순간이다. 과거 공상과학 소설에서 기계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던 디스토피아가, 이제 연구실에서 펼쳐지며 '지식 노동의 프롤레타리아화'를 초래한다. 텍사스대 클라우스 빌케는 "이러한 초급 일자리 붕괴가 인재 공급망을 무너뜨려 장기 쇠퇴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우선적으로 순수 인지 작업이 가장 먼저 사라질 전망이다. 버지니아대 안톤 코리넥 경제학자는 "전통적 과학 연구와 밀접한 이러한 일자리가 AI에 대체될 것"이라고 단언하며, "수학자들조차 내년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MIT 연구는 AI가 이미 미국 노동력 11.7%($1.2조 임금)에 해당하는 직무를 대체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금융·의료·전문서비스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한국 통계청 연구는 챗GPT 등 AI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가 277만개(전체 9.8%)에 달하며, 보완 가능한 454만개(16%)를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12% 노동자(340만명)가 고위험군이며, 여성·청년·고학력자가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AI 연구는 56.5% 한국 AI 도입 기업이 기존 업무를 대체했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AI가 단순 자동화가 아닌, 인간 고유의 '추론' 영역을 침투함을 보여주며,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추상적 사고마저 알고리즘화되는 시대를 예고한다. 반면 습식 실험실(액체, 화학물질, 생물학적 샘플 등을 다루는 실제 실험을 수행하는 연구 공간) 실험 기술자와 초기 연구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런던대 조너선 오펜하임 양자물리학자는 AI가 결과 해석에 취약해 실험주의자 업무에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봤다. 2026년 2월 구조생물학 연구는 알파폴드2에도 불구하고 노동집약적 수동 단백질 이미징이 여전하며, 인간의 '비교 우위' 영역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일시적이다. 스탠퍼드 연구는 AI 사용 과학자들이 논문 3배, 인용 5배로 증가했으나 연구 폭이 좁아진 반면, 전체 과학 발전은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고용노동부 데이터는 25~29세 전문서비스 고용이 3만8,000명 줄었으며, AI 고노출 분야에서 청년 실업 98.6%가 발생했다. 이는 니체의 '초인' 철학처럼, AI 시대에 적응한 '하이브리드 인간'만이 생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는 연구 아이디어 창출 같은 고차원 작업에서 아직 한계가 있다. 오펜하임은 AI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 못한다며, 위스콘신대 카루 산카라링감은 인간-AI 결합(프롬프트 설계)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UCLA 테런스 타오는 "적응하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문화적으로 이는 르네상스처럼 새로운 통합을 요구한다. 콜롬비아대 교수는 2026년까지 AI가 박사급 연구를 대체할 수 있으나, 30% 과학자가 이미 AI를 은밀히 사용하며 44% 발견 증가를 봤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AI가 GDP 하락을 16.5%에서 5.9%로 완화할 잠재력이 있지만, 불평등 확대 우려가 크다. 결국 AI는 파괴자가 아닌 촉매로, 인간의 '무의식적 직관'을 자극해 과학의 황금기를 열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적응이 아닌, 윤리적 통제를 전제로 한 '인간 중심 AI'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주요 AI 챗봇들이 영어 능숙도가 낮거나, 정규 교육을 덜 받았거나, 미국 외 지역 출신인 사용자들에게 체계적으로 더 낮은 품질의 부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NDTV, hyper, helpnetsecurity, techxplore 보도와 MIT 건설적 커뮤니케이션 센터(CCC, Center for Constructive Communication) 연구팀이 발표한 최신 분석에 따르면, GPT-4, Claude 3 Opus, Llama 3 등 주요 대형언어 모델(LLM)이 인구통계학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영어 비원어민, 저학력자, 미국 외 출신 사용자에게 평균 5~30% 낮은 정확도 응답을 제공하며, 특히 복합 취약 계층에서 성능 저하가 두드러진다. Elinor Poole-Dayan, Deb Roy, Jad Kabbara가 작성한 이 연구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AAAI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연구는 TruthfulQA(진실성, 817문항)와 SciQ(과학 사실성, 1,000문항) 벤치마크에 사용자 바이오(교육 수준·영어 숙련도·출신국)를 부가해 테스트했다. 세 모델 모두 저학력·비원어민 프로필에서 정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하락했으며(p<0.05), Claude 3 Opus는 이란 출신 저학력자 대상 SciQ 정확도가 69.3%로 컨트롤(95.6%) 대비 26.3%p 급감했다. Claude 3 Opus는 저학력 비원어민 질문의 10.9%를 거부했으나, 바이오 없는 컨트롤은 3.61%에 그쳤다. 거부 응답 43.7%에서 저학력자 대상으로 "간단한 영어로 말하는 척" 하거나 조롱하는 표현(예: "Well shucks, them’s some mighty big scientific words")이 확인됐으며, 고학력자는 1% 미만이었다. "Well shucks, them’s some mighty big scientific words"는 미국 남부 시골 사투리(앱팔래치아 또는 텍사스 스타일)적 표현으로, 직역하면 "아이고, 저건 엄청 크고 어려운 과학 용어들이네"라는 의미다. Shucks은 '아이고', '젠장'(mild), '아쉬워라' 같은 가벼운 탄식. 옥수수 껍질(shuck)에서 유래한 속어로, 19세기 중반부터 겸손·당황·경시 표현으로 쓰인다. Mark Twain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빈번히 등장하며, "Aw shucks" 형태로 현대에도 시골 바람둥이 캐릭터의 상투어다. Them’s는 비문법적 축약형 "those are" 또는 "those is"의미이며, 문맹·저학력 시골인을 과장되게 흉내 내는 비표준 영어다. Mighty big은 서구 카우보이 사투리로 '엄청나게 큰'을 강조할 때 쓰이며, 'scientific words'는 과학 용어를 가리킨다. 이란·러시아 저학력 사용자에게 핵발전·해부학·9/11 관련 질문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사례도 포착됐다. NDTV 보도에 따르면, 이는 모델이 '잘못된 정보 제공 피하기' 명목으로 취약층 정보 접근을 제한한 결과로 분석된다. 연구 저자 자드 카바라(Jad Kabbara)는 "저학력 비원어민에서 정확도는 최대로 하락, 다중특성 복합 시 위험요소는 증폭했다"며, 대규모 배포시 "오정보가 취약층에 집중 전파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는 인간의 사회인지 편향(비원어민을 덜 유능하게 보는 경향)을 LLM 훈련 데이터·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대형언어 모델(LLM)을 인간 선호도에 맞게 미세 조정하는 강화학습 기법) 과정에서 재현한 결과로 지목됐다. 챗GPT 메모리 기능처럼 사용자 정보를 누적하는 개인화가 이미 소수화 그룹 차별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엘리노어 풀-데이안(Elinor Poole-Dayan) 주저자는 "정보 민주화 약속이 역으로 불평등 심화"라고 비판했다.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KT 이사회는 16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박 후보는 KT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KT맨'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사회는 박 후보를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로 평가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선정했다. 박윤영, KT 경력과 주요 이력 박윤영 후보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2년 KT에 입사했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하며 컨버전스와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 B2B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다. 이번 선정은 박 후보가 2020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 끝에 성공한 결과다. 해킹 사태, 수습이 최우선 과제 박 후보는 올해 8월 발생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구글코리아가 2026년 1월 5일부로 윤구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윤구 신임 사장은 구글코리아 광고 세일즈 부문을 총괄하며, 그의 풍부한 글로벌 기술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코리아의 성장 동력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윤구 신임 사장의 이력과 경력 윤구 신임 사장은 미국 노터데임 대학교에서 재무학 학사 학위,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애플코리아 사장, 삼성전자 상무, 마이크로소프트(MS) 시니어 디렉터 등 글로벌 선두 IT 기업에서 20년 이상 재직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 기술 경영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미국 마케팅 솔루션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도 있으며, 게임사 크래프톤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구글코리아 광고 세일즈 현황과 성장 전망 구글코리아의 광고 세일즈 부문은 지난해 국내에서 약 1762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전체 매출(3869억원) 중 광고 재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5%에 달한다. 구글코리아는 2024년 국내 광고 시장에서 정부 광고 수주액만 약 750억원을 기록했으며, 국내 IT업계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국내 병원과 약국에는 옛날과는 다른 독창적이고 기발한 이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의사의 이름이나 지역명을 빌리던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뇌리에 남을 ‘이색 네이밍’이 자주 목격된다. 실제 수도권의 한 통증클리닉은 한글명과 영어명을 혼합해 ‘땡큐베리마취 통증의학과(THANK YOU PAIN CLINIC)’라는 센스 넘치는 간판을 내걸었다. 또, ‘강약중강약 약국’처럼 이름 자체에 웃음을 유발하는 사례도 SNS, 커뮤니티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지 ‘유머’의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병의원, 약국 매출 증대 효과까지 낳는다. 데일리팜 보도에 따르면, 잘 지은 약국 이름이 지역사회 내에서 인지도를 높여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약국 경영자의 의견이 보도된 바 있다. 실제 약국 업계 설문조사에서도 "재미있고 기억하기 쉬운 상호가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병원·의원 이름을 딴 약국 상호’는 금지되고 있지만, 독창적 네이밍은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순발력과 위트로 무장한 작명전쟁이 계속된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영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