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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자] 美대사관 비자, 이제는 강남 거주권 '데자뷔'…강남은 어떻게 ‘거주지’에서 ‘체류권’이 되었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88의 주한미국대사관은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한때 광화문 앞 대사관 비자 창구는 한국 중산층의 욕망과 불안을 압축한 장소였다. 미국으로 가기 위해 사람들은 여권, 사진, 신청서, 수수료 영수증, 재직·소득·재산 증빙을 준비했고, 영사는 “당신이 미국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가”라는 표면적이고 비공식적 명분아래 “당신은 미국에 불법 체류하지 않고 돌아올 사람인가”를 확인했다. 비자는 입국 허가서인 동시에, 신청자의 경제력·사회적 연결·귀환 가능성을 심사하는 문서였다. 광화문 미국비자가 가르쳐 준 것 과거 광화문 미국대사관에서 비이민비자를 받으려면 비용과 서류만 갖춘다고 끝나지 않았다. 예컨대 2010년 개인 신청 경험을 기록한 블로그에는 방문·상용비자 신청을 위해 여권, DS-160 전자신청서, 5cm×5cm 사진, 신한은행 비자 수수료 영수증, 이전 비자가 있는 옛 여권, 택배 신청서 등을 준비했다고 적혀 있다. 당시 비자 신청 수수료는 1인당 131달러, 인터뷰 예약 수수료는 가족당 11.20달러였으며, 재직증명서·가족관계 서류·세금 납부 내역·은행 잔고증명 같은 보충서류도 제시할 수 있었다. 더 오래된 기록을 보면 미국 비이민 비자 신청 수수료는 2008년 1월부터 100달러에서 131달러로 인상됐다. 심사받는 사람에게 수수료는 단순 행정비가 아니었다. 미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지불하는 선납금이자, 거절돼도 돌려받지 못하는 비용이었다. 오늘날 주한미국대사관의 비이민비자 인터뷰 예약에는 여권, 비자 수수료 납부번호, DS-160 확인 페이지와 신청번호, 이메일 주소, 그리고 비자 유형별 보충서류가 요구된다. 한국 국적자는 미국 체류 예정 기간보다 6개월 이상 남은 여권 유효기간 요건에서 국가 간 협정에 따른 예외가 적용되지만, 비자 유형에 따라 학생은 SEVIS 번호, 청원 기반 비자는 승인번호 등을 준비해야 한다. 미국비자=강남 거주권 '데자뷔' 이제 그 장면을 강남에 겹쳐 보면 묘한 풍경이 나온다. 미래의 강남 거주자는 국가의 국경을 넘지 않아도 ‘입장 자격’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 집값은 최초 진입 장벽이고, 보유세는 체류 연장 수수료이며, 대출 규제는 신용 심사, 자녀 교육과 생활 인프라는 비자 발급 후 누리는 체류 편익처럼 작동한다. ‘강남비자’란 제도는 없지만, 강남에 남을 수 있는 능력을 매년 비용으로 증명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이 구조를 강남에 대입하면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미래의 강남 거주자는 등기부라는 여권, 소득이라는 재정증명, 보유세 납부 능력이라는 수수료, 실거주라는 체류 목적을 갖춰야 한다. 특히 세제개편이 실거주와 비거주를 다르게 취급하면, 주소는 단순한 우편물 수령지가 아니라 조세상 신분을 가르는 증명서가 된다. 집 한 채의 경제적 성격이 투자자산에서 ‘거주 이력에 따라 과세가 달라지는 시민권적 자산’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강남 아파트 한 채는 더 이상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다. 미래의 강남은 주소지가 아니라, 매년 비용을 내고 유지해야 하는 ‘도시 회원권’에 가까워질 수 있다. 한강 다리마다 실제 톨게이트가 생길 가능성은 낮지만, 세금·대출·학군·직장 접근성·임대료라는 보이지 않는 관문은 이미 작동 중이다. ‘세금이 월세’가 된 강남 소유권 2026년 세제개편안은 이 비유를 현실에 더 가까이 붙인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시가 약 40억원대 고가주택에는 종부세율을 다주택자 수준으로 올리고, 과세표준 산정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제 핵심은 단순히 “강남에 집이 있느냐”가 아니라 “그 집에서 실제로 사느냐, 그리고 매년 얼마를 내고 버틸 수 있느냐”가 되는 것이다. 소유권은 영구적 권리처럼 보이지만, 세금이 크게 오르면 현금흐름이 약한 장기보유자에게는 매년 갱신해야 하는 자격증과 닮아간다.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통장에 현금이 생긴 것은 아닌데, 공시가격과 세율이 오르면 거주자는 현금으로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한국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를 10년 이상 실거주한 60대 1주택자의 보유세가 올해 약 1,998만원에서 2028년 3,812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세제 시뮬레이션도 나왔다. 월평균 약 317만원이다. 같은 주택을 비거주 상태로 보유할 경우 추정 보유세는 약 4,658만원, 월 약 388만원으로 계산됐다. ‘월 400만원의 강남비자 비용’이라는 표현이 과장이기만 한 것은 아닌 셈이다. 미래의 초고가 주택은 “매입할 수 있는 사람”보다 “보유세와 관리비, 대출·기회비용을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의 자산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강 다리의 보이지 않는 톨게이트 강남 진입의 진짜 톨게이트는 교통시설이 아니라 시간과 현금흐름이다. 강남의 주택 가격은 처음 들어갈 때 목돈을 요구하고, 높은 보유세는 머무르는 동안 매년 현금을 요구하며, 거주인에게는 높은 수준의 생활비, 들어오지 못한 사람에게는 높은 수준의 다른 이름의 통행료를 부과한다. 이 세 가지는 각각 자본·소득·생활비의 장벽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2026년 2월 기준 151만5,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2.5% 높았고, 근로자 월평균 임금 420만5,000원의 36%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는 강남만의 수치는 아니지만, 주거비가 이미 소득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는 도시에서 보유세 인상분이 임대료에 전가될 경우 ‘강남비자’의 비용은 집주인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는 경고다. 여기서 역설이 생긴다. 보유세는 부동산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세금으로 설계될 수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핵심 입지에서는 임차인의 ‘입장료’를 올리는 방향으로 일부 전가될 위험도 있다. 세금이 자산의 불로소득을 겨냥하더라도, 시장은 그것을 임대료라는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 강남비자 비용은 소유자와 임차인 사이에서 나뉘어 청구될 가능성이 있다. 강남 집 소유는 결혼시장의 ‘입국심사’ “강남에 집 있는 사람이 결혼 1순위 조건이 된다”는 말은 가볍게 소비되기 쉽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속물주의로만 치부하면 핵심을 놓친다. 주택은 한국에서 생활 공간인 동시에 교육권, 출퇴근 시간, 부모 돌봄, 육아 인프라, 대출 신용, 상속 가능성, 위기 때의 안전망을 묶는 복합 자산이다. 결혼 상대의 강남 주택 보유 여부는 집 한 채의 가격이 아니라, 두 사람이 미래에 감당해야 할 주거 불안과 생활비의 크기를 가늠하는 신호가 된다. 과거의 결혼시장이 직업과 학벌을 통해 “앞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강남비자 시대의 결혼시장은 “이미 어느 도시권의 체류권을 확보했는가”를 묻게 될 수 있다. 이것은 낭만의 타락이라기보다, 주거가 가족 형성의 공공 인프라가 아니라 사적 자산 경쟁의 결과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사회적 언어다. 그래서 강남집 보유자는 결혼시장에서 단순히 ‘부자’로 읽히지 않는다. 그는 통근시간을 줄일 수 있는 사람, 학군 경쟁에서 덜 흔들리는 사람, 전세 만기 때 이사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큰 사람, 자녀에게 주소 이전의 비용을 덜 물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해석된다. 강남 아파트의 프리미엄에는 한강 조망이나 브랜드만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줄이는 보험료가 포함돼 있다. 강남비자는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강남비자’는 강남을 조롱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서울의 공간 격차가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를 보여 주는 은유다. 비자는 원래 국경을 관리하는 장치다. 누가 들어오고, 얼마나 머물며, 어떤 조건으로 연장할 수 있는지를 정한다. 강남비자라는 상상은 한 도시 내부에서도 주거지가 사실상 국경처럼 기능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다만 세금 자체를 무조건 ‘비자비용’으로 부르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재산세와 종부세는 공공서비스와 재정 조달, 자산 격차 완화라는 공적 목적을 가진 조세다. 그것이 거주 자격 심사로 체감되는 이유는 세금의 존재보다도, 세금 부담을 낸 뒤에도 주거·교육·교통·돌봄의 공공 서비스가 충분히 평등하게 제공된다고 느끼기 어려운 도시 현실에 있다. 미래의 한강 다리 위에 실제 톨게이트가 세워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톨게이트는 이미 있다. 한쪽에는 매입가격과 보유세가, 다른 한쪽에는 월세와 대출이 놓인다. 그 관문을 지나 강남에 들어가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내고, 강남에 남는 사람은 매년 자신의 체류 자격을 갱신한다.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사람들이 여권과 잔고증명서를 들고 줄을 섰던 시대가 끝난 뒤, 서울은 어쩌면 더 가까운 곳에 더 비싼 비자를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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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茶談會] “AI만으로는 부족”…사용자를 ‘빠져들게’ 하는 공간 서비스와 커뮤니티의 6가지 조건

스타트업 대표, AI 앱 개발자, 마케터들이 모인 자리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사용자가 빠져드는 서비스와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성장을 다각도로 논의했는데요. 이번 차담회에서 나온 핵심 인사이트를 6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올인원 서비스 성장: AI와 오프라인 전문가의 결합 서비스 성공의 출발점은 사용자의 '숨겨진 결핍'을 읽어내는 겁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허들을 낮추기 위해 모바일 웹 PWA 기반으로 시작해 제품-시장 적합성을 빠르게 검증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죠.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양산이 용이하지만 사용자의 깊은 신뢰와 지속적 결제 유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주, 연애, 특정 장르의 정보성 콘텐트 서비스처럼 AI 엔진에,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저명 전문가의 페르소나를 결합하면 인지적 몰입도가 극대화되고 신뢰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20대를 위한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30대 이상을 위한 신뢰감 있는 UX를 동시에 제공하면 사용자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매출 공유형 파트너십 구조로 플랫폼과 창작자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2. 커뮤니티 밀착 모니터링과 즉각적 피드백 반영 서비스 초기 출시 후 타깃 유저의

[문지형의 茶談會] AI 시대, 전문가의 권위는 왜 더 중요해질까…창업시 먼저 물어야 할 것

20년 넘게 의료경영 컨설팅 현장을 경험한 이 분야의 전문가인 분과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런저런 사업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는데, 생각보다 AI 시대의 사업에 대해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가 많아 몇 가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첫 번째는 헬스케어 시장이 ‘치료’에서 일상적인 관리와 미용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강 관리만 해도 특정 치료에 국한되기보다 일상적인 관리, 미용, 그루밍까지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특히 남성 소비자까지 외모와 자기관리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틈새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AI가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전문가의 권위’가 중요해진다는 점입니다. 심리상담을 예로 들면 대화를 기록하고 분석하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능력은 오히려 AI가 더 뛰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와 상담에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이 결과를 믿어도 된다”고 확인해주는 이가 필요합니다. 결국 AI가 전문가를 없애기보다,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을 훨씬 좁고 가치 있는 영역으로 압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는 그래서 앞으로 ‘전문가+제품+AI’의 조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유명

[문지형의 茶談會] AI 시대, 결국 사람을 키우는 질문의 힘…여섯 명이 꺼낸 AI 시대의 생존법

제가 다녔던 대학원 선·후배와 동기 6명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대기업 임원 출신, 대학 교수, 광고·홍보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전문가 등 서로 다른 현장에서 일해온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AI와 교육 이야기에서 시작해 조직생활, 콘텐츠, 미디어, 커리어와 은퇴 이후의 삶까지 대화가 자연스럽게 뻗어나갔습니다. 의미 있게 오간 내용을 8가지로 추렸습니다. 1. AI 교육, 사용법보다 ‘무엇을 물을 것인가’ AI 교육이 프롬프트 작성이나 기능 소개에만 머물면 금세 한계가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학생에게 답을 가르치기보다 목표를 주고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오게 한 뒤 함께 고쳐나가는 방식, 그리고 좋은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사고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2. 100명 강의보다 10명의 대화가 깊을 수 있다 대규모 세미나에서는 참석자가 녹음만 켜놓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면 강연 후 9명 정도가 식사하며 자유롭게 질문하고 경험을 나눴던 자리에서는 강연에서 미처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여기서 20명 이하의 유료 차담회와 소규모 지식 커뮤니티라는 아이디어가 제기되었습니다. 3. AI가 끊

[문지형의 茶談會] "초보는 말을 남기고, 고수는 상대방 결정을 남긴다"…홍보 고수의 '쿵푸허슬식 화법'

요즘 저는 홍보인의 업무 비중을 숫자로 나누면 대외 커뮤니케이션 3, 사내 커뮤니케이션 7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보면 미디어, 업계인들을 만나, 교감하고 다양한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홍보의 대부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을 움직이는 시간은 오히려 회사 안에서 훨씬 많이 쓰입니다. 특히 오래 일할수록 한 가지를 느낍니다. (홍보 담당자의 말은 정답을 말하는 기술보다, 상대가 정답에 스스로 도착하게 만드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boss 가 “이 정도면 메이저매체 1면감 아닌가?”라고 묻습니다. 여기서 “그 정도는 아닙니다”라고 하면 정확하지만 대화가 끝납니다. 반대로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나중에 곤란해집니다. 저라면 이렇게 말합니다. “1면까지 가면 제가 기자보다 먼저 놀랄 것 같은데요. 다만 산업면에서 이 각도로 잡으면 승산 있어 보입니다.”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현실은 전달했습니다. 게다가 가능한 길 하나를 옆에 놓았습니다. 이런 방식을 반사 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말을 정면으로 막지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고, 일단 받은 다음 살짝 방향을 틀어 돌려주는 겁니다. 영화 쿵푸허슬에 나오는 고수의 모습과 묘

[문지형의 茶談會] 땀이 많이 나면 운동을 잘한 걸까요?

주말에 아이와 찜질방에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방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인데 격렬하게 운동할 때보다 더 많은 땀이 났습니다. 땀을 닦다가 문득 요즘 운동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편은 아닙니다. 이따금 운동하면, 겨울보다 왠지 운동이 더 잘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헬스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미 땀이 나고, 근력운동을 조금만 해도 옷이 흠뻑 젖습니다. 반면 겨울에는 같은 시간 동안 비슷한 강도로 운동해도 땀이 별로 나지 않습니다. 운동량은 비슷한데도 여름에는 ‘오늘 제대로 했다’는 만족감이 큽니다. 땀을 많이 흘렸다고 운동 효과가 더 큰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느끼는 걸 보면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에 꽤 쉽게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찜질방에 있으니 그게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운동을 해도 땀이 나고, 뜨거운 방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릅니다. 둘 다 끝나고 체중계에 올라가면 몸무게가 조금 줄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드러난 결과만 보면 비슷합니다. 당연히 둘은 다릅니다. 찜질방에서 줄어든 체중은 대부분 수분이 빠져나간 일시적인 변화입니다. 운동을 통해 얻으려

[문지형의 茶談會] 오래가는 조직의 세 가지 원칙 "사람을 키우고, 전문성을 잇고, 성과는 사실대로"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유력협회를 창립하고 운영하면서 동시에 한 대기업에서 ESG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과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장을 오래 경험한 분이라 그런지 조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세 가지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조직이 결국 오래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조직에 남게 만드는 것은 연봉만이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고, 외부 기고와 강연 기회를 연결해 주고, 협회 활동이나 업계 네트워크를 경험하게 하는 것처럼 개인의 커리어에 남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직원이 "이곳에서 일하면 내가 성장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몰입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겁니다. 관리자의 역할은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점도 공감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은 혼자만 갖고 있어서는 조직의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강의와 자문, 컨설팅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는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함께

[문지형의 茶談會] 사람은 많은데 해결사는 부족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장'

사람은 많았습니다. 커뮤니티도 흔하고, 협회 등 각종 이익단체는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많지 않더군요. IB전문 기자와 대형 스타트업 홍보실장, PR 대행사 대표님들과 한주를 풍미 가득한 중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협회와 대관 커뮤니티였습니다. 이들 모임은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를 나구고, 정보를 주고받지만, 막상 산업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공동 의견을 만들거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투덜거림이 나왔습니다. 대화에서는 "누구를 아느냐"와 "실제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반복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국회 인맥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과, 기업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정책 제안서를 만들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은 분명히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실력이 있는 대관 담당자일수록 여러 모임을 돌아다니기보다 필요한 사람을 조용히 만나 일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담도 나왔습니다. 협회 역시 행사를 잘 열고 회원사를 많이 모으는 것과 실제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시장에는 네트워크는 넘치지만, 실행력을

[문지형의 茶談會] 홍보 전문가들과 나눈 대화에서 얻은 일곱 가지 생각

오늘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상장사로 성장한 테크기업의 홍보실장, 대기업과 스타트업 인하우스를 거쳐 다수 기업의 홍보 프로젝트를 이끄는 IMC사 대표, 외국계/투자은행·글로벌 PR 분야에 정통한 홍보대행사 대표님들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강의나 세미나가 아니었습니다. 각자 현장에서 겪은 성공과 실패, 조직 안에서는 꺼내기 어려웠던 고민, 최근 PR업계의 변화에 대해 대화를 이어갔고, 그 안에서 정리할 수 있었던 생각은 크게 일곱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실력과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험 많은 노련한 실무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당연하게/겸손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의나 글쓰기를 주저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먼저 말하는 것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충분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완벽한 결과만 기다리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일과 실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두 번째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할이 반드시 앞선 기술을 가진 사람

[문지형의 茶談會] 협회 대관 커뮤니티의 딜레마 "친목이냐 정책 플랫폼이냐"…성패는 '모임 빈도'가 아니다

차담회. 얼마 전 유력 경제단체의 대관팀장님과 차담회를 가지며, 협회가 준비 중인 ‘회원사 대관 담당자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역시 기업에서 홍보뿐 아니라 대외협력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보니, 이번 대화는 협회와 기업이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협회가 대관 담당자들을 모으려는 큰 이유는 회원사의 실제 정책 수요를 확인하기 위해입니다. 협회 내부에서 정책을 만들더라도 기업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정책인지 확인하지 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법안과 규제 영향평가 정보를 전달하고, 기업 의견을 모아 정부 부처나 국회에 전하려면 상시적인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대부분 국회와 정부 부처에 각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서, 협회 모임에서 추가로 얻을 게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꾸준히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특히 규제와 직접 맞닿은 플랫폼·의료·모빌리티 기업은 협회 지원이 절실하지만, 규제 이슈가 적은 B2B 기업은 대관 전담자조차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결국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도 참여 동기와 기대 수준이 크게 다

[문지형의 茶談會] 대화는 가장 좋은 공부…"만남 속 경험과 통찰은 AI 이상의 가치"

얼마 전 오랜만에 업계 대선배 한 분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시다가 최근에는 본인이 직접 투자한 투자자문기업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분입니다. 그저 밥 한 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메모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강연 하나를 듣는 것과는 또 다른 밀도의 인사이트가 있었거든요. 가장 오래 남은 화두는 AI 시대의 노동이었습니다. 흔히 AI가 사람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그림이 보였습니다. 사무직은 A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몸을 쓰는 기술직이라고 해서 마냥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결국 기술직은 체력과 건강이라는 한계를 안고 살아야 하고, 지식노동자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어느 직업이 더 낫다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가치로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의 노동은 '생계를 위한 의무'가 아니라 '레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생활은 기술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사람들은 돈보다 재미와 성취감,

[문지형의 茶談會] '심심이'는 사라진 게 아니라, 조용히 진화하고 있었다

10여년 만에 반가운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2012년 무렵, 제가 SK플래닛 11번가서 PR을 담당하던 시절입니다. 당시 홍보전략 자문을 함께 맡으며 (주)심심이 최정회 대표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함께 일하며 언론 인터뷰와 브랜드 전략,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고민했고, 다행히 당시 목표했던 대부분의 과제를 함께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은 시간이 흘러도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는 심심이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이들은 심심이를 추억 속 서비스로 기억합니다. "심심이가 아직도 있어?"라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확인한 것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곳에서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생성형 AI 시대가 챗GPT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최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사람과 AI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욕설과 허위 정보, 유해 표현 같은 AI 윤리 문제도 지금보다 훨씬 먼저 경험했습니다. 오늘날 AI

[문지형의 茶談會] “성장보다 생존, 트래픽보다 신뢰”…인테리어 침체부터 팬덤 경제까지 시장 재편 신호와 경쟁 공식의 변화

최근 대기업 부장님과 5년차 홍보대행사 대표님과 차한잔과 나눈 인사이트입니다. 서로 다른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시장도, 플랫폼도, 콘텐츠도 이제는 양보다 구조와 밀도가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장의 경쟁 방식이 모두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규모보다 구조, 양보다 밀도, 화려한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인테리어와 오피스 시장이었습니다. 최근 업계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차갑다고 합니다. 일부 기업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그나마 유지된 것도 당시 시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 수주했던 프로젝트가 시차를 두고 매출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올해 들어 신규 계약이 줄어들면서 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사무실 이전이나 리뉴얼을 미루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 인테리어는 사치 아니냐", "의자와 책상만

[문지형의 茶談會] AI 슬롭에 지친 Z세대, ‘책·DVD’로 돌아오다…느린 콘텐츠 혁명과 피지컬 미디어의 귀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피지컬 AI'보다 '피지컬 미디어'가 더 힙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포브스의 <Why Gen-Z Is Bringing Back Physical Media> 기사를 바탕으로, 이 매체에 몸담았던 전직기자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없던 시절을 알지 못합니다. 이들에게 콘텐츠는 애초에 디지털로 경험하는 것이었고, 볼만한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매일 피드를 넘기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X를 번갈아 접속하며 콘텐츠를 찾아야 했죠. 정작 콘텐츠를 보는 시간보다 볼만한 것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피로감 짙은 소비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세대에게 책 같은 물리적 미디어는 역설적으로 신세계입니다. 무한 스크롤 대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이면 며칠, 몇 주를 온전히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알고리듬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스트리밍이 대세인 지금, 미국에서는 책이든 비디오테이프든 DVD든 물리적 미디어를 소유하려는 Z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 자체가 하나의 패션이 되어 레트로한 감

[문지형의 茶談會] "1000만원 해킹도, 해결도 AI였다"…AI 시대 ‘보안 구멍’과 AI로 전액환수한 '역설'

얼마전 AI 기반 유력 IMC 대행사 대표님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들은 경험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 큰 경고가 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큰 위험도 도사린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그 대표님은 어느 날 새벽 구글 계정이 해킹되면서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이 연달아 결제됐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전 광고 VAT 명목으로 빠져나간 100만원까지 더하면 피해 금액은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사후 확인 결과, OpenFlow를 설치한 뒤 API 키가 유출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광고 VAT 명목의 소액 결제가 먼저 발생했지만, 이를 이상 신호로 인식하지 못해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AI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Claude에게 해킹 경위와 비슷한 사례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AI는 구글이 관련 보안 취약점을 인정하고 공지를 낸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후 경찰 신고, 한국인터넷진흥원 신고, 카드 분쟁 신청, 구글 고객센터 연결까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줬습니다. 특히 구글 고객센터에서 실제 담

[문지형의 茶談會] "프롬프트보다 사고력, 지식보다 문제 해결"…33Eyes 특강이 던진 개인 브랜딩의 6가지 공식

제가 운영중인 신개념 커뮤니티형 미디어 33Eyes가 있습니다. 여기 이름으로 마련한 오프라인 행사, 데이븐AI 김연지 CMO 특강이 많은 관심과 질문 속에 잘 마무리됐습니다. AI 활용법부터 개인 브랜딩, 콘텐츠 자산화, 전자책과 뉴스레터, 프롬프트 작성법까지 실무 중심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현장에서도 질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가 기획부터 운영까지 함께한 자리이기도 해 의미가 컸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6가지 핵심만 정리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김연지 CMO의 강의를 듣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메모인 만큼 일부 해석이나 표현에는 제 생각이 함께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가볍게 읽어보시면 AI 활용과 콘텐츠 기획, 그리고 개인 브랜딩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AI 시대의 콘텐츠는 '대단한 지식'보다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다 콘텐츠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건 누구나 아는 내용인데"라고 생각하지만, 엑셀 활용법이나 PPT 작성, 보고서 작성처럼 익숙한 업무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해결책입니다. 콘텐츠의 가치는 얼마나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

[문지형의 茶談會] ‘A급 콘텐츠’와 사람 중심 PR만 남는 이유…AI 시대 PR 경쟁력의 재정의

며칠전 만 4년된 업계서 라이징하는 스타트업 전문 홍보대행사 대표와 부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젊지만 업계에서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곳입니다. 1. 홍보대행사 성장통은 결국 '품질관리'였습니다 성장할수록 대표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대표는 뛰어나지만 실제 고객과 많이 만나는 실무자의 경험과 역량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은 회사가 아니라 담당자를 경험하게 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뛰어난 인재 몇 명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평균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2. 언론 중심 PR에서 '영향력 중심 PR'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특정기자와 소수 언론사가 여론을 만드는 중심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특정 업계 전문가, 커뮤니티 운영자, 뉴스레터 발행인, 링크드인이나 리멤버커넥트 같은 플랫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모두 하나의 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언론에 나왔는가'보다 '누가 그 이야기를 믿고 전달하는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PR의 대상도 기자만이 아니라 영향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3. AI 교육의

[문지형의 茶談會] 인테리어는 얼고, 데이터는 붙고, 팬덤은 돈 된다 "오피스 시장 급랭부터 PE 자금 이동까지"…산업 판을 바꾸는 5가지 신호

최근 만난 언론사 부장님과 홍보대행사 대표님과의 인사이트 나눔입니다. 시장과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적 성장보다 구조 변화'였습니다. 먼저 인테리어·오피스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수주가 뒤늦게 매출로 반영된 결과였을 뿐, 실제 시장은 이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기업들이 사무실 이전과 리뉴얼을 미루면서 인테리어가 '필수 투자'가 아닌 '경기 민감 소비'로 인식되고 있고, 대형 업체들조차 매출이 예년의 3분의 1~4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한 사례가 언급됐습니다.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침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생존과 신규 영업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시장도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직방과 다방 같은 플랫폼 경쟁보다 누가 정확한 매물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통망을 장악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프롭티어처럼 중개사가 등록한 매물을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연동·관리하는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경쟁은 트래픽보다 데이터와 금융 서비스의 결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문지형의 茶談會] AI가 바꾼 일의 방식 “리멤버부터 빨간펜까지"…AI 시대, 역설의 6가지 신호

최근 AI 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언론사 국장님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1. 리멤버 커넥트, 링크드인 넘어설까 리멤버가 명함 서비스를 넘어, 업계 전문가들이 인사이트를 지속 발신하는 전문 SNS로 무섭게 진화중 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내부적으로도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할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는 움직임이 있고요. 이런 구조가 자리 잡으면 국내에서 링크드인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죠. 플랫폼 경쟁은 기능이 아니라, '누가 더 좋은 지식과 사람을 모으느냐'의 경쟁입니다. 2. AI 강의 청강보다, 중요한 건 행동 AI 강의 대부분은 프롬프트를 복사해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에 머뭅니다. 강사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수강생 다수가 부딪혀 배우기보다 정답을 전달받기를 원하는 구조 때문이죠. AI는 강의 몇 시간으로 익히는 기술이 아니라, 업무 중 질문하고 실패하고 수정하며 자기만의 활용법을 만드는 과정인데요. 경쟁력은 프롬프트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가장 많이 써본 사람에게서 나오죠. 3. AI 시대 홍보의 핵심은 원석 발굴 능력 보도자료, 칼럼, 카드뉴스, 쇼츠, SNS, 링크드인 콘텐츠는 AI로 다양한 형





[콘텐츠인사이트] 약점이 많음에도 시간 때우기용으론 딱! <더 시크릿 우먼> 리뷰

넷플에 올라온 신작을 보면 반갑다. 과거 보려다 놓친 작품, 극장에서 못 본 영화, 그리고 유명하진 않아도 최근 업로드된 신작은 못 참는다. 간만에 저녁 약속 없이 집으로 향했고, 밀린 일을 처리한 뒤 기계적으로 넷플에 접속했다. 이리저리 돌리며 리모컨 재핑을 5분 남짓 하던 찰나, <더 시크릿 우먼>이 레이더에 걸렸다. ‘스릴러 같네~ 반전도 있어 보이고~ 평일 밤 2시간 정도면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봐야겠다.’ 맘먹고 보니 딱 맘먹은 대로였다. 수작은 아니지만 망작도 아니었고, 명작은 아니지만 범작 이상은 됐다. 주연 여배우의 연기력도 좋았다. 기억상실증과 주변의 음해 세력이라는 설정이 다소 식상하긴 했지만, 평일 밤 시간 때우기용으론 딱이다. ◆ 잘 지은 제목 하나, 열 이야기 안 부럽다(?) 이 작품 또한 그랬다. 타이틀을 보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비밀을 간직한 여인네 이야기인가….’ 그런데 결론적으로 그 여인이 비밀을 간직한 것이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이들과 상황이 베일에 싸여 있다. 그리고 그 비밀이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정상인 그녀를 비정상으로 몰아붙이는 이야기다. 진짜 반전을 갖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그녀를 지키는 한 남자는

[콘텐츠인사이트] 곱씹으며 되새김질한 넷플 신작 <들쥐> 리뷰

10부작. 주말 각 잡고 봤다. 마침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얼추 마무리됐고, 간만에 만난 여유를 십분 활용했다. 첫 화부터 2화까지는 신선했다. 소재도, 주제도, 흐름도…. 그러다 3화부터 5화까지는 조금 산만하고 지루한 느낌도 몰려왔다. 중도 포기와 완주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었다. ‘기왕 본 거 그래도 끝까지 가보자. 12부작도 아니고 10부작이니 벌써 절반은 돈 것 아닌가.’ 그렇게 애써 나를 달랬다. 그리고 6화부터 최종 10화까지는 내리 달렸다. 소개 화면에서 웹툰 원작이라고 봐서 그런지 설정 자체는 현실과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보는 내내 이상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특이한 작품이었다. 주연배우 류준열. 얼핏 봐도 외모파 배우는 아닐 텐데 참 매력적이다. 연기력이야 뭐, 말.해.뭐.해. 처음엔 범인을 찾는 스릴러에 반전이 담긴 역전극 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다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꽤 철학적이고, 주제의식도 강하게 담긴 볼 만한 콘텐츠였다. 김*선 감독님의 세계관과 연출은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참 세다. 이렇게 힘 있는 메가폰도 오랜만이라 괜스레 설렌다. 두 글자 제목부터 전체적인 미장센까지, 문득 박찬욱 감독님의 <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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