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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내궁내정] 범죄와의 전쟁(10월 13일), 건달·한량·불한당·깡패·놈팡이에서 조폭까지…욕설 뒤 천년의 은어史와 한국사회의 그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1990년 10월 13일 노태우 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이 선언을 계기로 폭력조직을 포함한 민생침해 범죄에 대한 대대적 단속과 예방이 이뤄졌다. 뉴스스페이스는 10·13 ‘범죄와의 전쟁’ 선포일을 맞아, 오늘날 ‘조폭’과 ‘깡패’로 뭉뚱그려 불리는 폭력배의 언어적 뿌리와 사회적 변천을 추적했다. 한때 하늘의 악사였던 인도 신화 속 ‘간다르바’에서, 조선시대 무과 낙방생을 가리키던 ‘한량’, 전란 속 무리와 노동윤리의 낙인이 교차한 ‘불한당’, 광복 이후 근대 도시의 폭력을 상징하게 된 ‘깡패’에 이르기까지. 이 단어들은 단순한 욕설이 아니라 시대마다 달라진 계급의식, 노동관, 국가권력과 폭력의 관계가 켜켜이 쌓인 언어의 기록이다. 특히 10·13 선언은 조직폭력배가 더 이상 뒷골목의 일탈적 존재가 아니라 국가가 치안과 사회질서의 문제로 공식 규정한 분기점이었다.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대중문화와 영화 속에서 반복 소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스스페이스는 이 역사적 날짜를 계기로, 건달·한량·불한당·놈팡이·깡패에서 조폭까지 이어진 천년의 은어사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어떻게 비춰왔는지 살펴본다. 건달, 한량, 불한당, 놈팡이, 그리고 깡패. 오늘날 조직폭력배를 속되게 이르는 이 말들의 뿌리를 캐보면 저마다 전혀 다른 시공간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고대 인도의 음악신에서 조선시대 무과 낙방생까지, 임진왜란의 도적떼에서 광복 후 미군정기의 신조어까지. 천년을 넘나드는 이 은어들의 계보는 곧 노동윤리와 계급의식, 그리고 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언어 속에 어떻게 응축돼왔는지를 보여주는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다. 뉴스스페이스가 국내외 문헌과 통계를 통해 그 숨겨진 어원과 오늘날의 실체를 추적했다. 하늘의 악사(樂士)에서 거리의 폭력배로, 건달의 대반전 '건달'이라는 말의 뿌리는 놀랍게도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어 '간다르바(Gandharva)'다. 간다르바는 수미산 금강굴에 살며 제석천(帝釋天)의 음악을 관장하던 신으로, 향(香)만 먹고 허공을 날아다니는 존재였다. 불교가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해지면서 이 신은 팔부중(八部衆)의 하나인 '건달바(乾達婆)'로 한자 음역되었고, 예술가를 천시하던 조선 사회의 풍토 속에서 '노래만 부르며 일하지 않는 존재'라는 이미지가 부각되며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전락했다. 실제로 '건달'이라는 단어는 16세기 문헌 '순천김씨언간'에 처음 등장하며, 당시에도 이미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으로 국립국어원은 밝히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간다르바가 인도유럽어 조어 단계에서 그리스 신화의 켄타우로스(Kéntauros)와 어원적으로 유사하다는 언어학적 분석까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신성했던 음악의 신이 수천 년의 시간과 대륙을 넘어 조직폭력배를 가리키는 속어로 굴러떨어진 셈이니, 이는 언어의 의미변화(semantic change)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의미 타락(pejoration)' 사례로 꼽힐 만하다. 한량, 무과 낙방생의 슬픈 자화상 '한량(閑良)'은 건달과 종종 혼용되지만 그 뿌리는 전혀 다르다. 고려 말·조선 초 무과에 급제하지 못한 호반(虎班) 계층을 가리키던 말이었으며, 17세기 문헌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서 '일정한 직사(職事) 없이 놀고먹는 양반 계층'이라는 의미로 처음 등장한다. 이후 '돈을 잘 쓰며 잘 노는 사람'이라는 일반적 의미로 확장됐다. 북한 사전에 실린 "돈 없으면 건달, 돈 있으면 한량"이라는 속담은 이 두 단어의 경제적 계급 차이를 절묘하게 포착한다. 즉 건달은 무일푼의 빈둥거림이고, 한량은 여유 자금으로 즐기는 방탕이라는 점에서 같은 '무위도식'이지만 계급적 위상은 정반대였던 것이다. 어원적으로 건달이나 한량이라는 용어는 조직이 아닌 개별, 개인적 단어였으나, 후대에 오면서 '조폭'이라는 조직적 개념으로 범위가 확대된 용어로 해석된다. 불한당, 땀 흘리지 않는 무리의 사회적 낙인 '불한당(不汗黨)'은 한자 그대로 풀면 '땀(汗)을 흘리지 않는(不) 무리(黨)'라는 뜻이다. 원래는 게으름뱅이나 거지를 지칭하던 말이었으나, 조선 후기 임진왜란·병자호란을 거치며 전란으로 삶터를 잃은 도적 떼가 급증하자 노동 없이 약탈로 살아가는 무리를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굳어졌다. 나무위키는 그 유래를 두 갈래로 설명하는데, 하나는 극악무도한 짓을 벌이면서도 양심의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냉혈한을 뜻한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노동 없이 돈을 버는 족속을 가리킨다는 설이다. 무뢰한·왈짜·무뢰배 등이 유사어로 꼽히며, 이는 조선시대 신분질서 속에서 노동 윤리를 저버린 집단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언어에 각인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깡패, 서구 문물이 만들어낸 근대의 신조어 앞선 세 단어와 달리 '깡패'는 순수 국어가 아니다. 영어의 '갱(gang)'과 무리를 뜻하는 한자 '패(牌)'가 결합한 혼종어로, 광복 이후 미군정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미국식 조직범죄 문화가 유입되던 시기에 생겨난 근대의 신조어다. 국어사전은 깡패를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정의하며, 이는 건달·한량과 달리 처음부터 '폭력'과 '조직성'을 핵심 의미로 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구분된다. 결국 건달(인도), 놈팡이(독일어 룸펜Lumpen이 일제강점기 일본을 거쳐 유입), 깡패(미국)는 각각 인도·독일·미국에서 흘러들어온 다국적 혼혈어라는 점도 흥미로운 문화사적 사실이다. 언어철학적·문화적 해석…왜 폭력은 늘 '은어'를 필요로 하는가 건달·한량·불한당·깡패라는 단어의 공통점은 모두 원래 '노동하지 않는 자'를 가리켰다가 시간이 지나며 '폭력을 행사하는 자'로 의미가 수렴했다는 점이다. 언어학에서는 이를 완곡어법(euphemism)의 역설적 작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는 두려운 대상을 직접 명명하기보다 우회적 표현(게으름, 놀고먹음, 무위도식 등)으로 먼저 규정한 뒤, 그 대상이 실제로 위협적인 존재로 발전하면서 언어의 의미가 뒤늦게 폭력성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철학적으로 보면 이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과도 닿아있다. 건달바라는 신성한 음악신의 이름이 폭력배의 대명사가 된 과정은, 인간 사회가 아름다움과 자유(음악, 비행)를 게으름과 무책임으로 먼저 오독한 뒤 그 오독이 실제 폭력과 결합해 하나의 사회적 실체로 완성되는, 언어와 현실의 상호 강화 메커니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결국 이 단어들의 계보는 단순한 어휘 역사가 아니라, 노동윤리와 계급의식, 그리고 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언어 속에 응축되어 온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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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茶談會] 개인 아지트와 세컨드 스페이스,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

주변을 보면 집이나 회사가 아닌 ‘나만의 공간’을 따로 만드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어요. 단순 사무실이나 점포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며 때로는 쉬거나 생활까지 할 수 있는 일종의 ‘아지트’인데요. 한 사례는 올해 은퇴를 앞둔 업계 선배님 얘기인데요. 서울 외곽에 산이 보이는 개인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안마의자 등을 들여놓으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있대요. 집에 있으면 늘어질 수 있으니 별도의 공간에서 노트북을 펴고 책을 쓰거나 커피를 내려 마시는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죠. 임금피크제를 거쳐 은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를 조성하는 일 자체를 상당히 즐거워하고 계세요. 비슷한 사례로 감사원과 OO경제자유구역청장을 지낸 뒤 은퇴한 분이 언급됐는데요. 여의도에 넓은 집이 있음에도 국회 인근의 낡은 오피스텔 하나를 마련해 개인 사무실처럼 사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의 크기나 화려함이 아니에요. 집과 분리된 책상 하나와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얘기였죠. 대형IT 기업 출신 전 대표의 사례도 나왔다. 판교 백현동 카페거리의 장사가 잘되지 않는 상가를 저렴하게 빌려 개인 공간으로 사용합니다.

[문지형의 茶談會] 야르를 아는 사람, 버킹검을 적는 사람…회의실에서 만난 시간여행

제가 몸담은 실의 주간회의 중 업무 이야기가 잠시 옆길로 샜습니다. 시작은 출근길에 유튜브로 본 옛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 현장 영상이었습니다. 이민호가 출연한 이 작품은 2009년 방영작인데요. 영상에서 출연진이 어린 배우에게 “야르라는 말 알아?”라고 묻자 아이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당시 이민정, 이민호, 구혜선 등 출연진은 자신들이 '너무 옛날 사람인가'라며 갸웃거리더라고요. 정작 2026년에도 그 말이 들린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뚜렷한 뜻을 설명하기보다 기분에 맞춰 쓰는 말이라니, 유행어의 수명은 참 알 수 없습니다. 거기서 “결론은 버킹검”으로 화제가 넘어갔습니다. 영국의 버킹엄궁전이 아니라, 예전 양복 광고의 유명한 문구입니다. 당시에는 대화하다가도 결론을 낼 때 장난처럼 꺼낼 만큼 익숙한 말이었는데요. 회의에 함께한 임원은 자녀의 대학 수업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교수님이 설명 끝에 자연스럽게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하자, 그 광고를 모르는 자녀와 친구가 중요한 개념인 줄 알고 노트에 받아 적었답니다. 지난 수업을 빠져서 모르는 내용이 나왔나 싶어 나중에 찾아보기까지 했다고요. 교수님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는 농담이었지만, 학생들에게는 수업

[문지형의 茶談會] 직장인 부업의 생존공식…수익률보다 ‘손 안 가는 구조’가 판단기준

최근 업계 중견·스타트업 임원진과 소규모 사업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본업을 유지하면서 부동산과 유통, 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은 공간'을 사이드 비즈니스로 운영해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공유한 경험담들이 놀랍도록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높은 수익률을 좇던 초창기 사고방식이 어떻게 180도 바뀌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말입니다. 투자 전략의 역전: '새로 짓기'에서 '싸게 인수하기'로 처음에는 새로운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구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이고, 차별화되고, 효율적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초기 시설비 대부분이 결국 매몰비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저만 해도) 처음 매장을 구성할 때 1호점과 2호점의 공사비를 비교해도 절감이 미미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은 새로 짓는 데 들어간 비용들이 얼마나 낭비적이었는지입니다. 대신 주목할 만한 전략이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존 시설이 충분히 저가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초기에 큰 액수로 투자했던 공간도 수천만원대(혹은 그 이하로)에 인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매장을 저렴하

[문지형의 茶談會] "보도자료 시대는 갔다" PR의 새 문법은 ‘지식자산과 신뢰축적’

[문지형의 茶談會] 추석 연휴 직전, 대기업·중견기업·스타트업에서 최소 10년 이상, 길게는 20년 가까이 PR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해온 분들과 오랜만에 자리를 가졌습니다. 저 역시 적어도 10년가까이 현장에서 성장을 지켜본, 신뢰할 수 있는 분들과 나눈 대화라 가볍게 흘려듣기보다 지금 업계의 변화와 앞으로의 방향을 읽는 데 의미가 있다고 느꼈는데요. 대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PR이 단순히 보도/기획자료를 만들고 미디어와 교감하는 일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기자 스터디나 동종 업계 모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은 공통적으로 '당사에 우호적인 기사를 써달라고 하는 부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출입기자분들이 부담 없이 와서 공부하고, 산업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취재 아이템을 얻어가는 자리인데요. 회사 이야기는 최소화하고 시장 동향과 해외 사례, 산업 구조, 미래 변화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할수록 오히려 신뢰가 쌓였습니다. 또 하나는 언론사의 변화였습니다. 특히 중소형·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이를 생산할 기자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외부

[문지형의 茶談會] “AI만으로는 부족”…사용자를 ‘빠져들게’ 하는 공간 서비스와 커뮤니티의 6가지 조건

스타트업 대표, AI 앱 개발자, 마케터들이 모인 자리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사용자가 빠져드는 서비스와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성장을 다각도로 논의했는데요. 이번 차담회에서 나온 핵심 인사이트를 6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올인원 서비스 성장: AI와 오프라인 전문가의 결합 서비스 성공의 출발점은 사용자의 '숨겨진 결핍'을 읽어내는 겁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허들을 낮추기 위해 모바일 웹 PWA 기반으로 시작해 제품-시장 적합성을 빠르게 검증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죠.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양산이 용이하지만 사용자의 깊은 신뢰와 지속적 결제 유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주, 연애, 특정 장르의 정보성 콘텐트 서비스처럼 AI 엔진에,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저명 전문가의 페르소나를 결합하면 인지적 몰입도가 극대화되고 신뢰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20대를 위한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30대 이상을 위한 신뢰감 있는 UX를 동시에 제공하면 사용자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매출 공유형 파트너십 구조로 플랫폼과 창작자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2. 커뮤니티 밀착 모니터링과 즉각적 피드백 반영 서비스 초기 출시 후 타깃 유저의

[문지형의 茶談會] AI 시대, 전문가의 권위는 왜 더 중요해질까…창업시 먼저 물어야 할 것

20년 넘게 의료경영 컨설팅 현장을 경험한 이 분야의 전문가인 분과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런저런 사업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는데, 생각보다 AI 시대의 사업에 대해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가 많아 몇 가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첫 번째는 헬스케어 시장이 ‘치료’에서 일상적인 관리와 미용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강 관리만 해도 특정 치료에 국한되기보다 일상적인 관리, 미용, 그루밍까지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특히 남성 소비자까지 외모와 자기관리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틈새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AI가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전문가의 권위’가 중요해진다는 점입니다. 심리상담을 예로 들면 대화를 기록하고 분석하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능력은 오히려 AI가 더 뛰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와 상담에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이 결과를 믿어도 된다”고 확인해주는 이가 필요합니다. 결국 AI가 전문가를 없애기보다,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을 훨씬 좁고 가치 있는 영역으로 압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는 그래서 앞으로 ‘전문가+제품+AI’의 조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유명

[문지형의 茶談會] AI 시대, 결국 사람을 키우는 질문의 힘…여섯 명이 꺼낸 AI 시대의 생존법

제가 다녔던 대학원 선·후배와 동기 6명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대기업 임원 출신, 대학 교수, 광고·홍보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전문가 등 서로 다른 현장에서 일해온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AI와 교육 이야기에서 시작해 조직생활, 콘텐츠, 미디어, 커리어와 은퇴 이후의 삶까지 대화가 자연스럽게 뻗어나갔습니다. 의미 있게 오간 내용을 8가지로 추렸습니다. 1. AI 교육, 사용법보다 ‘무엇을 물을 것인가’ AI 교육이 프롬프트 작성이나 기능 소개에만 머물면 금세 한계가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학생에게 답을 가르치기보다 목표를 주고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오게 한 뒤 함께 고쳐나가는 방식, 그리고 좋은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사고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2. 100명 강의보다 10명의 대화가 깊을 수 있다 대규모 세미나에서는 참석자가 녹음만 켜놓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면 강연 후 9명 정도가 식사하며 자유롭게 질문하고 경험을 나눴던 자리에서는 강연에서 미처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여기서 20명 이하의 유료 차담회와 소규모 지식 커뮤니티라는 아이디어가 제기되었습니다. 3. AI가 끊

[문지형의 茶談會] "초보는 말을 남기고, 고수는 상대방 결정을 남긴다"…홍보 고수의 '쿵푸허슬식 화법'

요즘 저는 홍보인의 업무 비중을 숫자로 나누면 대외 커뮤니케이션 3, 사내 커뮤니케이션 7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보면 미디어, 업계인들을 만나, 교감하고 다양한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홍보의 대부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을 움직이는 시간은 오히려 회사 안에서 훨씬 많이 쓰입니다. 특히 오래 일할수록 한 가지를 느낍니다. (홍보 담당자의 말은 정답을 말하는 기술보다, 상대가 정답에 스스로 도착하게 만드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boss 가 “이 정도면 메이저매체 1면감 아닌가?”라고 묻습니다. 여기서 “그 정도는 아닙니다”라고 하면 정확하지만 대화가 끝납니다. 반대로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나중에 곤란해집니다. 저라면 이렇게 말합니다. “1면까지 가면 제가 기자보다 먼저 놀랄 것 같은데요. 다만 산업면에서 이 각도로 잡으면 승산 있어 보입니다.”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현실은 전달했습니다. 게다가 가능한 길 하나를 옆에 놓았습니다. 이런 방식을 반사 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말을 정면으로 막지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고, 일단 받은 다음 살짝 방향을 틀어 돌려주는 겁니다. 영화 쿵푸허슬에 나오는 고수의 모습과 묘

[문지형의 茶談會] 땀이 많이 나면 운동을 잘한 걸까요?

주말에 아이와 찜질방에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방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인데 격렬하게 운동할 때보다 더 많은 땀이 났습니다. 땀을 닦다가 문득 요즘 운동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편은 아닙니다. 이따금 운동하면, 겨울보다 왠지 운동이 더 잘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헬스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미 땀이 나고, 근력운동을 조금만 해도 옷이 흠뻑 젖습니다. 반면 겨울에는 같은 시간 동안 비슷한 강도로 운동해도 땀이 별로 나지 않습니다. 운동량은 비슷한데도 여름에는 ‘오늘 제대로 했다’는 만족감이 큽니다. 땀을 많이 흘렸다고 운동 효과가 더 큰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느끼는 걸 보면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에 꽤 쉽게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찜질방에 있으니 그게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운동을 해도 땀이 나고, 뜨거운 방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릅니다. 둘 다 끝나고 체중계에 올라가면 몸무게가 조금 줄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드러난 결과만 보면 비슷합니다. 당연히 둘은 다릅니다. 찜질방에서 줄어든 체중은 대부분 수분이 빠져나간 일시적인 변화입니다. 운동을 통해 얻으려

[문지형의 茶談會] 오래가는 조직의 세 가지 원칙 "사람을 키우고, 전문성을 잇고, 성과는 사실대로"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유력협회를 창립하고 운영하면서 동시에 한 대기업에서 ESG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과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장을 오래 경험한 분이라 그런지 조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세 가지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조직이 결국 오래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조직에 남게 만드는 것은 연봉만이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고, 외부 기고와 강연 기회를 연결해 주고, 협회 활동이나 업계 네트워크를 경험하게 하는 것처럼 개인의 커리어에 남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직원이 "이곳에서 일하면 내가 성장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몰입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겁니다. 관리자의 역할은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점도 공감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은 혼자만 갖고 있어서는 조직의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강의와 자문, 컨설팅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는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함께

[문지형의 茶談會] 사람은 많은데 해결사는 부족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장'

사람은 많았습니다. 커뮤니티도 흔하고, 협회 등 각종 이익단체는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많지 않더군요. IB전문 기자와 대형 스타트업 홍보실장, PR 대행사 대표님들과 한주를 풍미 가득한 중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협회와 대관 커뮤니티였습니다. 이들 모임은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를 나구고, 정보를 주고받지만, 막상 산업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공동 의견을 만들거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투덜거림이 나왔습니다. 대화에서는 "누구를 아느냐"와 "실제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반복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국회 인맥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과, 기업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정책 제안서를 만들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은 분명히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실력이 있는 대관 담당자일수록 여러 모임을 돌아다니기보다 필요한 사람을 조용히 만나 일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담도 나왔습니다. 협회 역시 행사를 잘 열고 회원사를 많이 모으는 것과 실제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시장에는 네트워크는 넘치지만, 실행력을

[문지형의 茶談會] 홍보 전문가들과 나눈 대화에서 얻은 일곱 가지 생각

오늘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상장사로 성장한 테크기업의 홍보실장, 대기업과 스타트업 인하우스를 거쳐 다수 기업의 홍보 프로젝트를 이끄는 IMC사 대표, 외국계/투자은행·글로벌 PR 분야에 정통한 홍보대행사 대표님들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강의나 세미나가 아니었습니다. 각자 현장에서 겪은 성공과 실패, 조직 안에서는 꺼내기 어려웠던 고민, 최근 PR업계의 변화에 대해 대화를 이어갔고, 그 안에서 정리할 수 있었던 생각은 크게 일곱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실력과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험 많은 노련한 실무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당연하게/겸손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의나 글쓰기를 주저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먼저 말하는 것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충분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완벽한 결과만 기다리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일과 실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두 번째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할이 반드시 앞선 기술을 가진 사람

[문지형의 茶談會] 협회 대관 커뮤니티의 딜레마 "친목이냐 정책 플랫폼이냐"…성패는 '모임 빈도'가 아니다

차담회. 얼마 전 유력 경제단체의 대관팀장님과 차담회를 가지며, 협회가 준비 중인 ‘회원사 대관 담당자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역시 기업에서 홍보뿐 아니라 대외협력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보니, 이번 대화는 협회와 기업이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협회가 대관 담당자들을 모으려는 큰 이유는 회원사의 실제 정책 수요를 확인하기 위해입니다. 협회 내부에서 정책을 만들더라도 기업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정책인지 확인하지 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법안과 규제 영향평가 정보를 전달하고, 기업 의견을 모아 정부 부처나 국회에 전하려면 상시적인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대부분 국회와 정부 부처에 각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서, 협회 모임에서 추가로 얻을 게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꾸준히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특히 규제와 직접 맞닿은 플랫폼·의료·모빌리티 기업은 협회 지원이 절실하지만, 규제 이슈가 적은 B2B 기업은 대관 전담자조차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결국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도 참여 동기와 기대 수준이 크게 다

[문지형의 茶談會] 대화는 가장 좋은 공부…"만남 속 경험과 통찰은 AI 이상의 가치"

얼마 전 오랜만에 업계 대선배 한 분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시다가 최근에는 본인이 직접 투자한 투자자문기업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분입니다. 그저 밥 한 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메모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강연 하나를 듣는 것과는 또 다른 밀도의 인사이트가 있었거든요. 가장 오래 남은 화두는 AI 시대의 노동이었습니다. 흔히 AI가 사람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그림이 보였습니다. 사무직은 A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몸을 쓰는 기술직이라고 해서 마냥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결국 기술직은 체력과 건강이라는 한계를 안고 살아야 하고, 지식노동자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어느 직업이 더 낫다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가치로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의 노동은 '생계를 위한 의무'가 아니라 '레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생활은 기술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사람들은 돈보다 재미와 성취감,

[문지형의 茶談會] '심심이'는 사라진 게 아니라, 조용히 진화하고 있었다

10여년 만에 반가운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2012년 무렵, 제가 SK플래닛 11번가서 PR을 담당하던 시절입니다. 당시 홍보전략 자문을 함께 맡으며 (주)심심이 최정회 대표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함께 일하며 언론 인터뷰와 브랜드 전략,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고민했고, 다행히 당시 목표했던 대부분의 과제를 함께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은 시간이 흘러도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는 심심이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이들은 심심이를 추억 속 서비스로 기억합니다. "심심이가 아직도 있어?"라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확인한 것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곳에서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생성형 AI 시대가 챗GPT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최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사람과 AI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욕설과 허위 정보, 유해 표현 같은 AI 윤리 문제도 지금보다 훨씬 먼저 경험했습니다. 오늘날 AI

[문지형의 茶談會] “성장보다 생존, 트래픽보다 신뢰”…인테리어 침체부터 팬덤 경제까지 시장 재편 신호와 경쟁 공식의 변화

최근 대기업 부장님과 5년차 홍보대행사 대표님과 차한잔과 나눈 인사이트입니다. 서로 다른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시장도, 플랫폼도, 콘텐츠도 이제는 양보다 구조와 밀도가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장의 경쟁 방식이 모두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규모보다 구조, 양보다 밀도, 화려한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인테리어와 오피스 시장이었습니다. 최근 업계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차갑다고 합니다. 일부 기업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그나마 유지된 것도 당시 시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 수주했던 프로젝트가 시차를 두고 매출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올해 들어 신규 계약이 줄어들면서 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사무실 이전이나 리뉴얼을 미루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 인테리어는 사치 아니냐", "의자와 책상만

[문지형의 茶談會] AI 슬롭에 지친 Z세대, ‘책·DVD’로 돌아오다…느린 콘텐츠 혁명과 피지컬 미디어의 귀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피지컬 AI'보다 '피지컬 미디어'가 더 힙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포브스의 <Why Gen-Z Is Bringing Back Physical Media> 기사를 바탕으로, 이 매체에 몸담았던 전직기자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없던 시절을 알지 못합니다. 이들에게 콘텐츠는 애초에 디지털로 경험하는 것이었고, 볼만한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매일 피드를 넘기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X를 번갈아 접속하며 콘텐츠를 찾아야 했죠. 정작 콘텐츠를 보는 시간보다 볼만한 것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피로감 짙은 소비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세대에게 책 같은 물리적 미디어는 역설적으로 신세계입니다. 무한 스크롤 대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이면 며칠, 몇 주를 온전히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알고리듬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스트리밍이 대세인 지금, 미국에서는 책이든 비디오테이프든 DVD든 물리적 미디어를 소유하려는 Z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 자체가 하나의 패션이 되어 레트로한 감

[문지형의 茶談會] "1000만원 해킹도, 해결도 AI였다"…AI 시대 ‘보안 구멍’과 AI로 전액환수한 '역설'

얼마전 AI 기반 유력 IMC 대행사 대표님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들은 경험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 큰 경고가 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큰 위험도 도사린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그 대표님은 어느 날 새벽 구글 계정이 해킹되면서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이 연달아 결제됐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전 광고 VAT 명목으로 빠져나간 100만원까지 더하면 피해 금액은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사후 확인 결과, OpenFlow를 설치한 뒤 API 키가 유출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특히 광고 VAT 명목의 소액 결제가 먼저 발생했지만, 이를 이상 신호로 인식하지 못해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AI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Claude에게 해킹 경위와 비슷한 사례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AI는 구글이 관련 보안 취약점을 인정하고 공지를 낸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후 경찰 신고, 한국인터넷진흥원 신고, 카드 분쟁 신청, 구글 고객센터 연결까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줬습니다. 특히 구글 고객센터에서 실제 담

[문지형의 茶談會] "프롬프트보다 사고력, 지식보다 문제 해결"…33Eyes 특강이 던진 개인 브랜딩의 6가지 공식

제가 운영중인 신개념 커뮤니티형 미디어 33Eyes가 있습니다. 여기 이름으로 마련한 오프라인 행사, 데이븐AI 김연지 CMO 특강이 많은 관심과 질문 속에 잘 마무리됐습니다. AI 활용법부터 개인 브랜딩, 콘텐츠 자산화, 전자책과 뉴스레터, 프롬프트 작성법까지 실무 중심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현장에서도 질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가 기획부터 운영까지 함께한 자리이기도 해 의미가 컸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6가지 핵심만 정리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김연지 CMO의 강의를 듣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메모인 만큼 일부 해석이나 표현에는 제 생각이 함께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가볍게 읽어보시면 AI 활용과 콘텐츠 기획, 그리고 개인 브랜딩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AI 시대의 콘텐츠는 '대단한 지식'보다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다 콘텐츠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건 누구나 아는 내용인데"라고 생각하지만, 엑셀 활용법이나 PPT 작성, 보고서 작성처럼 익숙한 업무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해결책입니다. 콘텐츠의 가치는 얼마나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

[문지형의 茶談會] ‘A급 콘텐츠’와 사람 중심 PR만 남는 이유…AI 시대 PR 경쟁력의 재정의

며칠전 만 4년된 업계서 라이징하는 스타트업 전문 홍보대행사 대표와 부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젊지만 업계에서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곳입니다. 1. 홍보대행사 성장통은 결국 '품질관리'였습니다 성장할수록 대표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대표는 뛰어나지만 실제 고객과 많이 만나는 실무자의 경험과 역량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은 회사가 아니라 담당자를 경험하게 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뛰어난 인재 몇 명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평균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2. 언론 중심 PR에서 '영향력 중심 PR'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특정기자와 소수 언론사가 여론을 만드는 중심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특정 업계 전문가, 커뮤니티 운영자, 뉴스레터 발행인, 링크드인이나 리멤버커넥트 같은 플랫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모두 하나의 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언론에 나왔는가'보다 '누가 그 이야기를 믿고 전달하는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PR의 대상도 기자만이 아니라 영향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3. AI 교육의

[문지형의 茶談會] 인테리어는 얼고, 데이터는 붙고, 팬덤은 돈 된다 "오피스 시장 급랭부터 PE 자금 이동까지"…산업 판을 바꾸는 5가지 신호

최근 만난 언론사 부장님과 홍보대행사 대표님과의 인사이트 나눔입니다. 시장과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적 성장보다 구조 변화'였습니다. 먼저 인테리어·오피스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수주가 뒤늦게 매출로 반영된 결과였을 뿐, 실제 시장은 이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기업들이 사무실 이전과 리뉴얼을 미루면서 인테리어가 '필수 투자'가 아닌 '경기 민감 소비'로 인식되고 있고, 대형 업체들조차 매출이 예년의 3분의 1~4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한 사례가 언급됐습니다.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침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생존과 신규 영업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시장도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직방과 다방 같은 플랫폼 경쟁보다 누가 정확한 매물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통망을 장악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프롭티어처럼 중개사가 등록한 매물을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연동·관리하는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경쟁은 트래픽보다 데이터와 금융 서비스의 결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문지형의 茶談會] AI가 바꾼 일의 방식 “리멤버부터 빨간펜까지"…AI 시대, 역설의 6가지 신호

최근 AI 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언론사 국장님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1. 리멤버 커넥트, 링크드인 넘어설까 리멤버가 명함 서비스를 넘어, 업계 전문가들이 인사이트를 지속 발신하는 전문 SNS로 무섭게 진화중 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내부적으로도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할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는 움직임이 있고요. 이런 구조가 자리 잡으면 국내에서 링크드인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죠. 플랫폼 경쟁은 기능이 아니라, '누가 더 좋은 지식과 사람을 모으느냐'의 경쟁입니다. 2. AI 강의 청강보다, 중요한 건 행동 AI 강의 대부분은 프롬프트를 복사해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에 머뭅니다. 강사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수강생 다수가 부딪혀 배우기보다 정답을 전달받기를 원하는 구조 때문이죠. AI는 강의 몇 시간으로 익히는 기술이 아니라, 업무 중 질문하고 실패하고 수정하며 자기만의 활용법을 만드는 과정인데요. 경쟁력은 프롬프트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가장 많이 써본 사람에게서 나오죠. 3. AI 시대 홍보의 핵심은 원석 발굴 능력 보도자료, 칼럼, 카드뉴스, 쇼츠, SNS, 링크드인 콘텐츠는 AI로 다양한 형





[콘텐츠인사이트] 반복의 굴레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생각거리’를 안겨준 유의미작 <8번 출구> 리뷰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얼핏 본 작품 하나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제목도, 시놉시스도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호러인지 스릴러인지 모를 기묘한 분위기까지. 볼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흘렀고, 이런저런 이유로 관람 기회를 놓쳤다. 바로 영화 <8번 출구>다. 보기 전에는 ‘왜 하필 8번일까’라는 궁금증보다 끝없이 반복되는 공간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라는 설정에 더 끌렸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무한의 감옥. 당연히 공포영화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티빙 포인트 활용) 사실 중반부까지는 답답함에 가까운 궁금증이 이어졌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이 반복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영화 속 공간만큼이나 내 머릿속 질문도 도돌이표를 그렸다. ‘추상적이네. 독립영화 같은데? 참 기이하기도 하고….’ 그렇게 다소 심드렁한 마음으로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종착역이 가까워졌다. 그런데 묘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문득 무언가가 마음에 걸렸다. 아니, 그제야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 이 영화 참 괜찮구나.’ 그렇게 뒤늦은 깨달음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렸다.

[콘텐츠인사이트] 단 첫화 공개만으로 두 눈과 심장을 사로잡은 <100일의 거짓말> 1화 리뷰

시대극이다. 딱 봐도 제작비가 어마무시하게 들어갔을 법하다. CG를 넘어 AI 시대라고는 하지만, 시대를 재현한 세트와 의상, 공간 곳곳에서 적잖은 제작비가 투입됐음이 팍팍 느껴진다.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건 아니지만,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준메이저급 연기파 배우들의 향연이다. 진선규 배우님을 비롯해 박진영, 김유정 등. 조연 배우들까지 제법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전에 방송 프로그램 홍보를 담당했던 적이 있다. 과·차장 시절이었다. 그때 깨달은 사실 하나. 시청자를 사로잡으려면 1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첫 회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지 못하면 다음 회를 기약하기 어렵다. 방송사들이 첫 회 시청률에 그토록 민감한 이유이자, 사전 종편(종합편집본) 시사와 홍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청률에 목숨 거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일단 합격이다. 시대를 충실히 재현한 볼거리,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그중에서도 김현주의 눈빛 연기는 예사롭지 않다. 가볍게 시작한 초반부는 중반으로 접어들며 진중해지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비장미마저 감돈다.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도 자연스레 떠오른다. 수십 년간 일

[콘텐츠인사이트] 얼핏 본 평점 미끼를 덥석 문 찝찔한 기분…<비광> 혹평 리뷰

‘가슴 저미는 그런 묵직한 영화 어디 없나….’ 얼마 전 이런 생각으로 이리저리 검색하던 어느 날, 한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류승룡, 하지원 주연에 뭔가 느낌 있는 스릴러풍. 그냥 끌렸다. 평점만 슬쩍 봤는데 고득점. 보고 싶다는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좀 바쁜 주간이라 여유가 나지 않아 결국 극장에서는 못 봤다. 아쉬워하던 차에 쿠팡플레이 유료 결제 영화로 올라온 걸 알았다. 할인받아 9,900원. 점심 식당 한 끼 가격에도 못 미치는 돈이긴 하다. 하지만 각종 ‘구독 지옥’에 빠져 있는 와중에 또 추가 결제를 한다는 게 살짝 마음에 걸렸다. 그럼에도 내 손가락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극장에서 봤다면 더 냈을 텐데… 그냥 보자.’ 그렇게 주말로 이어지는 개천절 연휴 첫날 밤을 맞이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다. 주연배우들의 이름이 아까웠다. 무슨 쌍팔년도 영화도 아니고, 시나리오부터 전개, 결말까지 하나같이 엉성했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변혁진 중령님(?)도 나오는데 배역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그분 필모에서 슬쩍 지워도 될 듯. (*극 중 헤어스타일마저 안 어울리는…) 영화 <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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