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브라질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쉬(Kalshi)를 포함해 28개 플랫폼을 한꺼번에 차단하면서, 그간 ‘회색지대’에 머물던 글로벌 예측 시장 산업이 정면으로 규제의 포화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베팅과 파생상품 사이의 경계에 서 있던 예측 시장이 “도박이냐, 금융이냐”라는 근본 질문 앞에서 각국 규제당국의 재단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브라질, 28개 예측 플랫폼 일괄 차단…“합법도, 규제도 아니다” reuters, investing, marketscreener, binance, mexc에 따르면, 다리우 두리간 브라질 재무장관은 4월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예측 시장은 브라질에서 합법적이지도 않고 규제를 받고 있지도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히며, 예측 시장 기반 플랫폼 28곳을 일괄 차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앙은행, 증권거래위원회(CVM), 법무부, 국가통신청(Anatel) 등 4대 핵심 기관이 공동으로 조율한 ‘정부 합동작전’의 형태로 진행됐으며, Anatel에는 즉시 접속 차단 명령이 떨어졌다. 브라질 정부는 2023년 제정된 고정배당 스포츠 베팅법이 예측 시장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국가통화위원회(CMN)의 최근 결정에 따라 예측 시장 상품을 금융 파생상품으로 분류할 근거도 없다고 못박았다. 다시 말해, 기존 베팅 규제 틀에도, 자본시장 규제 틀에도 들어가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 상품’으로 규정한 것이다. 두리간 장관은 최근 수년간 이 시장이 “사실상 무규제(anarquia)에 가까운 상태”에서 성장해 왔다고 평가하며, 제도권 밖에서 고위험 상품이 급팽창한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베팅업계의 로비와 3,000만 헤알 라이선스…“같은 게임, 다른 룰” 이번 칼날은 단순한 도덕적 우려의 결과라기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규제 형평성 전쟁’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브라질 합법 온라인 베팅 사업자는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업체당 약 3,000만 헤알(약 570만 달러)을 정부에 납부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 의무 등 각종 규제를 수용했다. 이들 사업자는 예측 시장 플랫폼들이 실질적으로 “결과에 돈을 거는 베팅 상품”을 제공하면서도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고, 암호화폐·국제카드 결제 등 규제 밖 결제수단을 활용해 운영한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다. 브라질의 베팅법은 온라인 베팅 결제수단을 국내 실시간 지급결제망 픽스(Pix)에 사실상 한정해 신용카드 부채와 자금세탁 위험을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폴리마켓·칼쉬는 암호화폐, 국제 카드, 해외 송금 등을 활용해 외국 서버를 통해 거래를 처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국내 법체계 밖에서 규제를 회피한다는 비판이 컸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베팅업계 입장에서는 “같은 게임인데 룰이 다르다”는 불만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온라인 도박은 비극”…가계부채 폭증과 사회적 비용 우려 정치적·사회적 배경도 무겁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 초 공개 발언에서 온라인 베팅 플랫폼을 겨냥해 “수백만 브라질 가정의 가계부채를 폭발시킨 ‘엄청난 비극’”이라고 규정하며, 필요하다면 전면 금지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브라질 온라인 베팅 시장의 연간 매출은 이미 4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브라질 상공서비스연합(Confederação Nacional do Comércio de Bens, Serviços e Turismo)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가구의 80%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시장분석가들은 온라인 베팅 확산이 가계부채 악화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가 예측 시장을 단순한 ‘니치 금융상품’이 아닌, 저소득층을 겨냥한 고위험 도박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배경이다. 3만9,000개 불법 사이트 차단…선거 앞두고 ‘금융+정치 리스크’ 경계 이번 예측 시장 차단은 단속 캠페인의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 수순’에 가깝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통신규제기관 Anatel은 이미 불법 베팅 사이트 3만9,000개 이상을 차단했고, 무허가 앱 203개를 주요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금융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자금세탁·불법 운영이 의심되는 계좌 697개도 폐쇄한 상태로, 예측 시장 플랫폼은 사실상 이 대규모 정화작전의 ‘마지막 퍼즐’에 해당한다.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예측 시장이 브라질 대선·의회 선거 결과에 대한 베팅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한 점도 규제 강도를 높인 촉매로 작용했다. 정부는 선거 관련 예측 상품이 정치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여론조사와 결합될 경우 가격 신호를 통한 ‘정치적 투기’가 선거 공정성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금융 안정성과 민주주의 절차라는 두 개의 민감한 축이 동시에 걸려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셈이다. 글로벌 ‘예측 시장’ 규제 도미노…폴리마켓, 30개국 넘게 막혀 브라질의 결정은 글로벌 차원의 규제 흐름 속에서도 하나의 굵직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초 법원 판결을 통해 폴리마켓을 불법 온라인 도박 서비스로 규정하고 전국적인 접속 차단을 명령했다. 이 조치로 아르헨티나는 폴리마켓을 전면 금지한 34번째 국가가 됐으며, 폴리마켓은 이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호주, 폴란드 등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용 제한 또는 접속 차단 조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지난해 말 예측 시장을 도박으로 분류하며,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폴란드·태국·호주 등과 함께 폴리마켓 제한국가 명단에 합류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등 주요 선진국 상당수는 예측 시장을 별도의 금융혁신이 아닌 도박 또는 고위험 파생상품으로 보고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제한·차단·자체적 지리적 블록(geofencing)을 합치면, 예측 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규제가 걸려 있는 관할권이 50개를 훌쩍 넘었다는 추정도 나오지만, 이는 각국 조치 유형이 달라 정확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추측에 해당, 국가 수는 관할별 분류 기준에 따라 차이). 칼쉬의 브라질 꿈 좌초…“도박이냐 금융이냐” 경계 시험대 브라질발 규제 쇼크는 특히 미국 기반 예측 시장 플랫폼 칼쉬에 타격이 크다. 브라질 출신 공동창업자 루아나 로페스 라라가 이끄는 칼쉬는 브라질 증권사 XP 인베스트imentos(XP Inc.)와 손잡고, 인플레이션·금리·경제지표 등 거시변수에 베팅하는 ‘금융형 예측 시장’을 브라질에 도입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칼쉬는 자사 상품을 파생상품이 아닌 ‘CFTC 인가 기반 이벤트 선물 시장’으로 규정하며 미국에서는 규제 당국과 협업을 통해 제도권 편입을 모색해 왔다. 실제 미국에서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주(州) 차원의 금지 움직임에 맞서 칼쉬·폴리마켓에 일정 부분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반면, 일부 연방 상원의원들은 스포츠 및 특정 사회·정치 이벤트에 대한 예측 시장 계약 자체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등 ‘규제 혼선’이 지속돼 왔다. 브라질은 이번 결정으로 예측 시장을 금융혁신보다는 ‘베팅과 유사한 상품(bet-like products)’으로 규정해 파생상품 규율을 강화하고, 예측 시장 상품이 그 틀을 우회하지 못하도록 선을 그었다. 칼쉬의 브라질 진출 계획은 이번 조치로 사실상 좌초됐다. 이벤트 기반 파생상품을 통해 ‘민주화된 헤지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예측 시장 옹호론이, 규제 당국의 눈에는 가계부채를 부추기는 신종 투기 상품으로 비치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앤트로픽(Anthropic)이 비상장 2차 시장에서 암묵적 기업가치 1조 달러 선을 돌파하며, 같은 AI 공룡인 오픈AI를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앞질렀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강력한 매수 수요와 희박한 매도 물량이 맞물린 가운데, 초고속 매출 성장과 IPO 기대감이 겹치며 기술 역사상 유례없는 ‘밸류에이션 압축(rerating)’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다. 2차 시장이 먼저 고른 승자는 앤트로픽 미국 사모주식 거래 플랫폼 Forge Global에서 앤트로픽 주가는 최근 거래·호가 기준으로 약 1조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수치는 같은 2차 시장에서 약 8,500억~8,800억 달러 선에서 형성된 오픈AI의 암묵적 밸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불과 2026년 2월 시리즈 G에서 책정된 3,800억 달러 공식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거의 세 배 가까이 재평가된 셈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앤트로픽의 질주 속도는 확인된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Caplight에서 앤트로픽은 약 6,88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며칠 사이 수요가 몰리며 1조 달러선 돌파 기대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Euronews, Investing.com 등도 최근 기사에서 앤트로픽이 투자자들로부터 8,000억 달러 이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하며, 비상장 AI 기업 중 ‘톱티어’를 넘어 사실상 1조 달러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가파른 레이팅과 대조적으로, 오픈AI에 대한 2차 시장 열기는 눈에 띄게 식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4월 초 이후 일부 투자자들은 오픈AI 지분이 “2차 시장에서 인기를 잃었고”, 심지어 “거의 팔 수가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유동성이 떨어진 상태다. Next Round Capital의 켄 스마이스는 자사 마켓플레이스에서 오픈AI 주식에 대한 매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헤지펀드·VC를 포함한 6곳 안팎의 기관들이 약 6억 달러 규모의 보유분 매각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공식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여전히 오픈AI가 앤트로픽을 크게 앞선다는 것이다. 오픈AI는 2026년 3월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약 1,200억 달러를 조달하며 8,500억 달러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반면, 앤트로픽의 최신 공식 밸류는 2월 시리즈 G에서 확정된 3,800억 달러 수준이다. 그럼에도 2차 시장 참여자들은 “직전 라운드 숫자”보다 향후 성장 궤적과 수익성, 제품 경쟁력을 더 강하게 반영하면서, 앤트로픽에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매출은 1년 새 30배…Claude Code가 만든 ‘현금 엔진’ 이 같은 밸류에이션 재편의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유로뉴스와 AI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연간 기준 매출은 2025년 초 약 10억 달러에서 2026년 4월 초 300억 달러 수준까지 뛰어오르며, 1년여 만에 30배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업용 코딩 보조 서비스인 ‘Claude Code’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2026년 2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25억 달러를 돌파해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Menlo Ventures 등 VC 리포트와 시장 조사에 따르면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쓰는 대형 기업 고객 수는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500곳에서 1,000곳으로 두 배 확대됐으며, 엔터프라이즈 AI·코딩 도구 시장에서 앤트로픽의 점유율은 40% 안팎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소비자용 생성형 AI 트래픽에서는 여전히 챗GPT가 약 80% 점유율로 압도적이지만, 고부가가치인 기업·개발자 시장에서만큼은 Claude가 사실상 ‘1위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동시다발 IPO 준비…“시장, 꿈보다 비용 구조 본다” 두 회사 모두 2026년 하반기 IPO를 공식 검토하면서, 2차 시장에서의 ‘선호도 차이’는 향후 공모가 및 시가총액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The Information과 Investing.com에 따르면 앤트로픽 경영진은 Goldman Sachs, JPMorgan, Morgan Stanley 등과 손잡고 이르면 2026년 4분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IPO를 통해 6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 오픈AI 역시 같은 시기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2026년 말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대급 AI 더블 IPO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은 “1조 달러”라는 헤드라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각 사의 수익 구조와 비용 구조라고 강조한다. 국내외 프리미엄 리서치와 테크 분석 매체들은 최근 WSJ가 입수한 비공개 자료를 인용해, 두 회사 모두 모델 학습·추론에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쓰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주식시장은 이제 AI의 ‘꿈’보다, 누가 먼저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하느냐를 따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엔터프라이즈 중심의 수익 모델을 앞세운 앤트로픽이 투자자 심리에서 한발 앞서 있지만, 규제 리스크와 경쟁 심화, GPU·데이터 비용 변수에 따라 밸류에이션의 방향성은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살아있는 인간의 뇌 조직 샘플 거의 전부에서 미세플라스틱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를 살아있는 사람의 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확인한 최초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플라스틱 오염과 잠재적 신경학적 손상을 연결하는 연구들이 빠르게 축적되는 흐름에 더해진 것이다. 아직 치매·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뇌 속 플라스틱 농도와 뇌염증·신경세포 손상을 잇는 경로가 하나씩 확인되면서 공중보건 차원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 뇌에서도 거의 100% 검출 4월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실린 Li R 연구팀의 논문은 뇌종양 수술 환자 113명의 병변 조직 156개와 사후 기증자 5명의 건강한 뇌 조직 35개를 분석한 결과, 병변 조직의 99.4%, 건강한 조직의 100%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살아있는 사람 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확인한 첫 사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종양 주변 조직에서 정상 조직보다 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타나, 종양과 함께 손상된 혈액–뇌 장벽(BBB)이 플라스틱 입자의 침투를 더 쉽게 허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종양을 키운다”는 식의 단정은 시기상조라며, 관찰된 것은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논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망자 부검이 아닌 ‘수술 중 채취한 살아 있는 조직’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에는 사망 이후 조직 오염, 전처리 과정의 오차 가능성이 늘 따라붙었지만, 이번 결과로 “생전 뇌 속 플라스틱 축적”이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년 새 50% 증가…“뇌 0.5%가 플라스틱” 수준 Li 연구팀의 논문은 2025년 2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매슈 캠펜(뉴멕시코대)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정면으로 잇는다. 캠펜 팀은 2016~2024년 사이 사망자의 간·신장·뇌 조직 52개를 분석한 결과, 뇌 조직 1g당 미세·나노플라스틱 농도가 2016년 3,345마이크로그램(㎍)에서 2024년 4,917㎍으로 약 5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무게 기준으로 플라스틱 티스푼 1개에 해당하는 양이 인간 뇌에 축적돼 있다는 해석과 함께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캠펜 교수는 “현재 우리의 뇌는 99.5%가 뇌 조직이고 나머지 0.5%가 플라스틱”이라는 도발적인 표현을 썼지만, 그만큼 숫자 자체가 비상식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같은 연구에서 뇌 속 플라스틱 농도는 간이나 신장보다 7~30배 높게 나타나, 플라스틱 입자가 혈액–뇌 장벽을 뚫고 선택적으로 뇌에 축적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연구는 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망자의 뇌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망자의 뇌보다 3~5배 많은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치매를 유발했다는 결론은 아니다”라며, 치매로 인해 BBB와 노폐물 배출 시스템이 손상되면서 결과적으로 플라스틱 축적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뇌 속 플라스틱–치매” 연결고리, 아직은 가설 단계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연관성은 현 단계에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가설’일까. 2026년 3월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UTS) 연구진은 최신 리뷰 논문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뇌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생물학적 경로를 ▲뇌 면역세포(미세아교세포) 활성화 및 만성 염증 유도 ▲활성산소종 증가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 상승 ▲혈액–뇌 장벽 구조·기능 교란으로 ‘새는 뇌’ 유발 ▲미토콘드리아 기능 방해와 에너지 대사 장애 ▲뉴런 손상 및 시냅스 기능 저하 등 5가지로 정리했다. 리뷰 논문의 공저자인 카말 두아 부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실제로 혈액–뇌 장벽을 약화시켜 누수를 발생시킨다”고 강조하면서, 단기 급성 독성보다 만성·저농도 노출이 뇌 기능에 미치는 장기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치가 너무 높다”는 반론과 측정 오차 논쟁 연구 결과가 잇달아 쏟아지는 만큼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은 2025년 12월 인체 조직 중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 연구에 대한 과학적 검토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구팀이 보고한 뇌 속 플라스틱 양이 “비현실적으로 높아 보이며 신호 오인·과대평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fR는 샘플 전처리, 측정 방식, 신호 판정 과정의 불확실성을 문제 삼으며 “복잡한 생체 조직에서 플라스틱 입자를 정확히 검출·정량하는 분석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캠펜 팀의 논문에 대해서도 다른 연구자들이 “방법론적 약점이 존재한다”며 비판적 논평을 잇달아 제기했다는 점을 BfR는 함께 소개했다. 결국 “뇌 속에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선 이제 과학계 다수가 초기 증거를 인정하지만, 얼마나 쌓여 있는지, 그 양이 실제 건강위험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측정·해석 논쟁이 뜨겁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증거를 종합하면, “뇌 속 플라스틱이 없다”고 안심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 다만 “뇌 속 플라스틱이 곧바로 치매를 부른다”고 단정하기엔 데이터와 방법론이 아직 부족하다. 향후 몇 년간 뇌과학·독성학·환경과학이 결합된 융합연구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플라스틱 생산·사용·재활용 전 과정에 대한 규제·세제·소비정책의 강도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아마존 열대우림의 새와 원숭이들은 포식자를 발견했을 때 단순히 도망치지 않는다. 이들은 경보음을 내보내 임관층 전체로 퍼뜨리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나무 꼭대기를 타고 흐르는 광섬유 시스템에 빗대어 일시적인 통신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İndigo Dergisi, ScienceAlert, theconversation, BBC에 따르면, 이처럼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에서 새와 원숭이들이 촘촘한 ‘청각 네트워크’를 구성해 포식자 정보를 공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숲의 인터넷(internet of the forest)’이라 부르며, 임관층 전체가 일종의 살아 있는 경보망으로 기능한다고 분석했다. ‘숲의 인터넷’이 포착한 순간 호랑이·재규어가 아니라 맹금류 한 마리만 숲 위로 스쳐 지나가도 아마존 열대우림의 소리 풍경은 몇 초 안에 급변한다. 디킨대학교 에토레 카메를렝기(Ettore Camerlenghi)와 UC 산타크루즈의 아리 마르티네스(Ari Martínez)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맹금류 등장과 동시에 수관층에서 “종(種)을 가리지 않는 경보 파동”이 번져가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포착했다. 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특정 구역에 맹금류를 통제된 방식으로 풀어놓고, 주변 조류·포유류의 울음과 침묵 패턴을 고감도 녹음장비와 시각 관찰로 추적했다. 연구진이 확인한 것은 단순한 ‘경보음의 합창’이 아니라 종간을 가로지르는 정보 네트워크였다. 한 종이 포식자를 인지하고 경보음을 내면, 이를 직접 포식자를 보지 못한 이웃 종들이 일종의 “도청(eavesdropping)”을 통해 받아들여 다시 주변으로 퍼뜨리는 구조다. 그 결과, 실제 시야에서 포식자를 확인한 개체는 상대적으로 소수지만, 몇 초 안에 임관층 넓은 구간이 동시에 긴장 상태로 들어가는 ‘생태계 차원의 경보 방송’이 이뤄진다. 누가 경보를 쏘고, 누가 중계하나 연구진은 특히 체중 100g 미만의 소형 조류가 이 네트워크의 핵심 노드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포식자를 직접 목격했을 때뿐 아니라, 다른 새의 경보음을 들었을 때도 반응해 추가 경보를 내보내는 경향이 컸다. 임관층 상단의 수관에 서식하는 작은 새들은 시야가 넓고 포식자 접근을 상대적으로 빨리 감지할 수 있어, 정보의 ‘초기 송출자이자 중계자’ 역할을 동시에 맡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경보의 효과가 단지 “소리를 더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포식자 경보가 울린 뒤, 임관층의 소형 조류는 노래와 일반적인 울음을 거의 완전히 멈추는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수관 아래층의 일부 동물들은 여전히 소리를 내는 등, ‘위층은 정적·아래층은 잔향’이라는 층위별 차별화된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패턴이 “포식자에 가장 노출되기 쉬운 상층부에서 먼저 침묵을 택하고, 상대적으로 은폐가 쉬운 하층부에서는 제한된 활동을 유지하는 생존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경보 네트워크에는 새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게재된 연구자 해설에 따르면, 원숭이 등 포유류도 새의 경보음을 듣고 갑작스럽게 움직임을 멈추거나 몸을 숨기며, 일부 종은 자체 경보음을 내 인근 개체들에게 경고를 전달한다. 다만 각 종이 어느 정도까지 ‘중계자’로 나서는지에 대한 정량적 수치(예: 종별 중계 확률, 지연 시간 등)는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600만㎢ 위에 펼쳐진 ‘청각 네트워크’ 아마존 열대우림, 이른바 ‘아마조니아’ 지역은 남미 여러 나라에 걸쳐 약 600만㎢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을 차지한다. 이 거대한 공간은 지구 최대의 열대우림이자, 세계 최대 담수 유역인 아마존 강 수계를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관층(canopy)은 여전히 “가장 신비로운 층”으로 불릴 만큼 직접 관찰과 장기 모니터링이 어려운 구역이다. 연구진은 이번 작업을 통해 “임관층이 생물다양성의 보고를 넘어, 정보가 분·초 단위로 흐르는 ‘정보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사이언스알러트(ScienceAlert)》와 《더 컨버세이션》 등 해외 과학 매체는 이 시스템을 광섬유망에 비유한다. 나뭇가지와 잎이 얽혀 형성한 수관 구조가, 실제로는 종간 경보라는 ‘데이터 패킷’을 수 초 단위로 전달하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처럼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자들은 논문과 해설에서 이를 “숲의 인터넷(internet of the forest)” 혹은 “엿듣기의 네트워크(a network of eavesdropping)”로 표현하며, “단 몇 초 만에 중요한 생존 정보를 퍼뜨리는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라고 정의했다. 기후위기 속 흔들리는 생존 인프라 이번 연구의 정치·경제적 함의는 단순한 생태학적 호기심을 넘어선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아마존이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BBC 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아마존은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말라붙은 강과 낮아진 수위로 과거 한 번도 드러난 적 없는 모래톱과 하상 지형이 노출되는 장면들이 다수 포착됐다. 숲이 건조해지면서 농경지 확보를 위한 작은 화전(火田) 불씨가 대규모 산불로 번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2024년 기준, 아마존 열대우림의 3분의 1 이상이 반복되는 가뭄과 산불로 인해 회복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별도 연구는 장기 기상 데이터와 조류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해, 아마존 조류 개체 수가 기온 상승과 함께 “수십 년에 걸친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기후위기와 산림 파괴가 겹치면, 숲의 물리적 구조뿐 아니라 그 위에 구축된 ‘청각 네트워크’ 역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수관층이 벌목·산불·가뭄으로 끊기면, 포식자 경보가 전달되는 “경로” 자체가 사라지거나 단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한 그루 나무, 한 종의 멸종”이 아니라, “정보 인프라가 통째로 붕괴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인간 사회의 경보 시스템이 배울 점 아마존의 ‘숲의 인터넷’은 결국 생존을 위한 초연결 경보 시스템이다. 포식자—피식자 관계에서 진화한 반(反)포식자 적응(anti-predator adaptation) 연구에 따르면, 먹이 동물은 포식자를 빨리 감지하고, 이를 주변에 알리며, 무리 전체의 도피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행동을 진화시켜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슴의 꼬리 치기, 어치(jay)와 같은 새의 경고음 등으로, 이는 포식자에게도 “이미 들켰다”는 신호를 보내 불필요한 추격을 줄이는 ‘정직한 신호(honest signal)’로 작동한다. 아마존 임관층에서 관측된 종간 경보 네트워크는 이 원리가 시·공간적으로 극대화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아마존의 새와 원숭이는 이런 시스템을 코드 한 줄 없이 구현하고 있다. 위협이 감지되면, 가장 노출된 위치의 개체가 먼저 알리고, 주변 종들이 그 정보를 검증 없이 신뢰해 즉시 행동으로 옮긴다. 경보의 비용(잠시 먹이 활동을 멈추는 손실)보다 경보를 무시했을 때의 위험(포식에 의한 사망)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진화적 학습의 결과다. 인간이 설계하는 조기경보·재난 알림 시스템 역시, “위험 신호를 조금 과도하게라도 공유하는 편이 총체적 실패를 막는다”는 이 자연의 알고리즘에서 배울 지점이 적지 않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덴마크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TEMPUR)’는 템퍼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로 박성희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성희 대표는 글로벌 소비재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로, 디아지오, 월트디즈니컴퍼니, 테일러메이드, 리복, 아디다스 등 유수의 기업을 거쳤다. 특히 아디다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스포츠 사업부를 담당하며 성과를 이끌었으며, 혼마골프 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리더십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박성희 대표는 "템퍼의 철학은 좋은 제품을 넘어 최고의 수면 환경을 제안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소비자들이 템퍼를 통해 진정한 휴식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비롯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26일 착공했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은 KAIST(총장 이광형)가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는 10MW(메가와트)급의 도심형 AI데이터센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도 갖출 계획이다. 각 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기상예측, 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한다. 시민 참여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AI의 역사를 한 눈에 아우르는 AI 전시관과 갤러리, 시네마 공간을 기획해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감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학원 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수십 개의 여행용 가방이 탑처럼 쌓인 거대한 조형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으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79명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철제 구조물 안팎을 빼곡히 메운 179개의 캐리어 위로 숫자 ‘179’가 선명하게 박혀 있고, 안내문에는 영어 부제 ‘Record of the Unfinished Journey(끝내 마치지 못한 여행의 기록)’가 적혀 있다. 조형물 앞 검은 안내판에는 “게이트를 지나 활주로로 향하던 179개의 여행 가방 행렬이 그날 공항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취지의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다. 케이지 외곽은 파란색 띠로 여러 겹 감겨 있어 ‘묶여 있는 짐’이자 ‘멈춰 선 시간’을 암시한다. 2025년 12월 1주기 추모 기간에 맞춰 공항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 잃은 신발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탑처럼 쌓인 여행가방 더미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묘사했다. 일부 유가족은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