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중국 국유 우주기업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2025년 한 해 동안 총 73회의 우주 발사를 성공시키며 연간 발사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2024년 51회에서 40% 이상 급증한 수치로, 평균 ‘닷새에 한 번꼴’로 로켓을 쏘아 올린 셈이다.
중국은 이 같은 발사 능력을 바탕으로 2026년 달 남극에 물·얼음 존재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창어(嫦娥) 7호 탐사 계획을 앞세워 미국·유럽과 달 자원·거점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간 73회 발사, 300기 넘는 우주선 궤도 투입
globaltimes, thedailycpec, cnsa.gov, china-in-space.com, space.com에 따르면, CASC는 2025년 12월 31일 창정(長征) 7A 로켓이 스젠(實踐) 29호 계열 위성을 예정 궤도에 올리면서 연간 73번째 임무를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가운데 창정 시리즈 로켓 발사가 69회, 고체 소형 로켓인 제룽(捷龍) 3호 발사가 4회였으며, 300기 이상(라이드셰어 소형 위성 포함)의 우주선을 궤도에 투입했다. 이는 2024년에 기록한 51회 발사와 190여 기 우주선 투입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발사 빈도와 임무 규모 모두에서 중국 우주 산업의 확장세를 보여준다.
CASC는 이번 성과로 창정 시리즈가 통산 600회 이상 발사 고지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해외 민간 분석 매체들 역시 “2025년은 CASC가 연간 발사 수에서 러시아를 확실히 따돌리고, 미국·민간(스페이스X) 중심이던 발사 시장에서 국가 단위로는 최상위권 지위를 굳힌 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선저우 20·21·22호, 소행성 탐사·비상 귀환까지
CASC와 중국국가항천국(CNSA)이 집계한 2025년 주요 임무에는 유인·심우주 탐사와 위성 인터넷, 우주정거장 운영이 골고루 포함됐다.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20·21호는 창정 2F 로켓을 통해 톈궁(天宮)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며 연 2회의 정기 승무원 교체를 수행했다. 선저우 21호는 약 3.5시간 만에 도킹을 완료하는 ‘유인 신속 도킹’에 처음 성공해, 향후 긴급 승무원 교체와 장기 체류 임무에 필요한 운용 유연성을 과시했다.
또한 2025년에는 중국 첫 소행성 표본 귀환·혜성 탐사선인 톈원(天問) 2호가 창정 3B 로켓으로 발사돼 지구 준위성(퀘이시위성) 소행성 469219 카모오알레와(Kamoʻoalewa·2016 HO3)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2027년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에 착수했다. 톈원 2호는 샘플 캡슐을 지구에 떨어뜨린 뒤 태양전기추진을 활용해 소행성 311P/판스타스(311P/PanSTARRS)로 향하는 2단계 심우주 탐사까지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CASC는 선저우 20호 우주선 창문에 미세 균열이 발견됐을 때 비상 귀환 절차를 가동해 약 20여 일 만에 승무원을 안전하게 귀환시키고, 후속 선저우 22호를 긴급 발사하는 ‘더블 미션’을 성공시킨 것도 2025년 성과로 꼽았다. 이런 사례는 중국이 우주정거장 운영 과정에서 비상·복구 능력을 시험하며 사실상 독자 운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멍저우·장기체류, ‘유인 달’ 겨냥한 차세대 실험
중국중앙TV(CCTV)와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에도 선저우 23·24호 유인우주선을 톈궁에 보내고, 선저우 23호 승무원 가운데 1명이 1년 이상 장기 체류 임무를 수행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1년 이상 체류는 미국·러시아가 ISS에서 쌓아온 장기 인체 데이터와 유사한 사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달 기지 및 화성 유인 비행을 염두에 둔 생의학·심리학 실험이 병행될 전망이다.
같은 해에는 유인 달 탐사·심우주 비행을 목표로 한 차세대 유인우주선 ‘멍저우(夢舟)’ 시리즈의 첫 비행도 추진된다. 멍저우는 재사용성을 높인 캡슐형 우주선 구조와 향상된 내열·재진입 시스템을 갖추고, 저궤도 임무는 물론 달 궤도 및 귀환까지 고려한 다목적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판 ‘오리온(미국)’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멍저우와 차세대 대형 로켓(일명 ‘신형 장정 10호’)을 조합해 2030년 전후 유인 달 착륙을 달성하고, 국제달연구기지(ILRS) 개념을 통해 자국·우호국 위주의 장기 달 거점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창어 7호, 달 남극 ‘영구음영 크레이터’ 물·얼음 사냥
2026년 발사가 예고된 달 탐사선 창어(嫦娥) 7호는 중국 달 프로그램의 전략적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중국 언론과 정부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창어 7호는 궤도선·착륙선·로버(탐사차)·‘호퍼(hopper)’로 불리는 소형 점프 탐사선 등으로 구성된 복합 탐사체로, 달 남극의 영구음영 지역에서 물·얼음의 존재와 분포를 고정밀로 규명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중국 측은 창어 7호가 물 분자를 직접 분석하는 기기를 탑재한 호퍼를 통해, 영구음영 크레이터 내부를 단거리 ‘도약 비행’ 방식으로 여러 차례 오가며 표면·근지하 물 분포를 조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엔 우주평화적이용위원회(UNCOPUOS)에 제출된 자료와 민간 분석에 따르면 창어 7호의 우선 착륙 후보지는 섀클턴(Shackleton) 분화구 인근 123.4도 동경, 88.8도 남위의 ‘영구조도(항시 일조) 고지’로, 이 일대는 상시 태양광 확보와 인근 영구음영 크레이터의 얼음 자원 접근성이 동시에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중국 달 탐사 총설계자 우웨이런(吳偉仁)은 중국 정부 영문 사이트 인터뷰에서 “달 남극의 물 얼음이 확인되면, 지구에서 물을 실어 나르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여 장기 달 기지 건설과 화성·심우주 탐사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하 100도 이하 극저온, 험준한 지형, 극단적 명암 대비 등 달 남극 특유의 환경이 창어 7호에게 “지금까지 어떤 달 탐사보다 더 큰 공학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발사 ‘양적 추월’에서 달 자원 ‘질적 경쟁’으로
2025년 CASC의 연간 73회 발사는 발사 횟수와 위성 투입 규모 측면에서 중국이 이미 ‘양적 경쟁’에서 주요 경쟁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2026년 창어 7호의 달 남극 물·얼음 탐사와 멍저우·선저우 장기체류 실험이 더해지면, 경쟁 무대는 ‘얼마나 많이 쏘느냐’에서 ‘어디에, 무엇을 위해 쏘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미·중은 이미 각각 아르테미스 계획과 국제달연구기지 구상으로 달 남극을 장기 인류 거점·연료·산소 공급기지이자 화성·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바라보고 있다. CASC의 기록적 발사 속도와 창어 7호의 달 얼음 탐사가 결합될 경우, 향후 10~20년간 달 자원과 거점 주도권을 둘러싼 지정학·경제학의 중심축이 지구 저궤도에서 달 남극으로 이동하는 ‘우주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