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물려준 건 초능력이 아니었다. 가난이었다.”
이 대사 한 줄에 저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범상치 않은 능력, 그것도 초능력을 마치 신탁처럼 성인이 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물려주는 아버지의 설정부터 흥미롭습니다. 얼떨결에 능력을 상속받은 주인공은 좌충우돌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하나둘 현실을 헤쳐 나갑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이준호입니다.
평소 넷플릭스 신작이라면 관람평은 물론 사전 정보도 최대한 차단한 채 감상을 시작하는 편인데요, 그런 제 기준에서 <캐셔로> 1~2회차는 일단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이 시리즈는 시작과 동시에 <무빙>이 떠올랐고, 곧 <하이파이브>, 이어 <경이로운 소문>이 연상됐습니다. 카피한 듯하면서도 그대로 카피하지는 않은 느낌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 제법 후한 별점을 주고 싶어진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로 돈이 있어야 초능력을 쓸 수 있다는 설정, 그리고 현실을 비틀어 꼬집는 맛깔나는 대사들 때문입니다.
아직 남은 회차가 있습니다. 주말 동안 기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과 가사를 마친 뒤, 다시 한번 이 세계관 속으로 빠져들어 볼 생각입니다.
◆ ‘초(超)’는 무엇일까요? 한때 유행한 화두, ‘초격차’
그냥 잘해서는 안 됩니다. 격차를 벌려야 하고, 경쟁자가 결코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멀리 나아가야 합니다. 한때, 아니 지금도 기업 경영의 화두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바로 ‘초격차’입니다.
여기서 ‘초(超)’는 ‘뛰어넘다’는 뜻의 한자어입니다. 영어로 치면 beyond보다 강하고, super나 ultra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칭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던질 때가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초월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요?”
언뜻 허무맹랑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비현실적인 사색 속에서 오히려 현실의 답이 도출되기도 합니다. 고객은 불가능 속에서 가능성을 추려내고, 스스로 발견한 소구점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초월적 질문이 현실적 결단으로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 모든 것은 결국 ‘돈’이 있어야 한다(?)
연말연시답게 요즘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인사와 새해 덕담이 오가는 시기입니다. 지난주, 정말 친한 업계 선배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돈은 없어도 가오는 잃지 맙시다.”
막역한 사이이기에 가능했을 농담이었겠지만, 저는 이렇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형, 돈이 있어야 가오도 챙기죠. 돈이 없는데 어떻게 당당할 수 있겠어요. 우리도 없어봐서 알잖아요. 결국 대부분의 일은 돈이 있어야 가능하더라고요.”
그 뒤로 답이 없었습니다. 평소라면 싫거나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바로 반응이 오는 분인데, 추가 메시지는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형도 인정하는 거겠지요. 결국 돈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아직 초반이지만, 이런 시선을 유지하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물론 사필귀정과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향해 가고 있음도 느껴집니다.
정말 연말입니다. 올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모든 건 다 done이지”라는 자조 섞인 말을 던진 적도 있습니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분명 많습니다. 그럼에도 새해에는 우리 모두 돈을 많이 벌고, 돈이 생기고, 돈이 나를 따라오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물론 건강하다는 전제 아래에서 말입니다…(to be continued)
P.S:
- 남자 주인공이 강렬해서인지 최근 <태풍상사>에서도 좋아했던 이준호인데 여주인공과 다른 배우들이 눈에 안들어왔습니다. 원톱이 너무 강한 것도 다소 재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은 회차에선 강력한 ‘씬 스틸러’가 나오길 바라며
- 제목이 왜 ‘캐셔로’인지 했는데 cash+hero의 합성어 표현이네요. 카드도 안되고 오직 현금이 있어야 초능력을 발휘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절로 씁쓸한 웃음이 지어집니다
*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패션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전문가입니다. 인증코치이기도 한 그는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