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과학자들이 전자 컨트롤러와 센서를 결합한 사이보그 해파리를 개발하며 심해 탐사 및 환경 모니터링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이 해파리 로봇은 살아있는 해파리와 미세 전자장치를 융합한 바이오하이브리드 형태로, 해파리의 뛰어난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해 해양 깊숙한 곳까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살아있는 해파리와 소형 전자 부품을 결합해 해파리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해양 환경에서 해양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해준다.
Nature, ScienceJapan, ZME Science, Tech Explorist, Ars Technica, colorado.edu, Los Angeles Times, 3DPrinting.com등의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 볼더대학교의 기계공학자 니콜 쉬 연구팀은 달 해파리에 박동 조절기 역할을 하는 전자장치를 적용해 수영 근육을 자극, 해파리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실과 해양 현장 시험에서 자연 상태 해파리보다 최대 3배 빠른 속도까지 유도할 수 있었다.
니콜 쉬 박사는 “우리 장치는 해파리 수영 근육을 자극해 수축을 유발하고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의 존 다비리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해파리의 벨 위에 장착하는 3D프린팅 보철 ‘모자’를 개발했다. 이 모자는 해파리의 유선형을 개선해 저항을 줄이고, 온도·염분·산소 등 환경 센서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철과 전자 신호 자극을 결합해 해파리가 자연 상태보다 무려 4.5배 빠르게 수영하면서도 센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비리 교수는 사이보그 해파리 한 마리당 생산 비용이 약 20달러에 불과해, 하루 5만 달러 이상 운영하는 전통 수중 탐사 장비 대비 매우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연구진은 2025년 5월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파리의 내재된 '체현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을 활용해 인공지능(AI)이 해파리 움직임을 예측·제어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들은 전기 자극과 머신러닝을 결합해 해파리의 자발적 및 자극 반응적 움직임을 정밀하게 조율하며, 자율적으로 항해하는 사이보그 해파리를 실현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향후 해양 모니터링 또는 해양 오염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기술적 한계도 존재한다. 현재 기술에서 해파리 제어는 주로 수직 방향 움직임에 국한되며, 수평 조향 시스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한, 심해의 극한 고압을 견뎌야 하는 전자 부품의 내구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비리 교수는 해파리 본연의 능력과 자가 동력원(먹이 섭취)을 활용해 엔지니어링 과제의 난이도를 줄였으며, 센서 패키지는 야구공 크기보다 작아 심해 탐사용 잠수정 개발보다 훨씬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 혁신적 사이보그 해파리 기술은 전체 해양 중 약 20%밖에 탐사되지 않은 거대한 미지의 심해 영역을 탐험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온난화와 산성화 상황을 감시하는 저비용, 저에너지 소비 환경 모니터링 솔루션으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대형 장비와 연구선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기존 방법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해양 연구가 가능해져, 기후 연구 및 해양 생태계 보전에 중대한 기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