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가 내슈빌 국제공항과 내슈빌 시내를 연결하는 지하 터널 계획을 공개하며 미국 교통 인프라 시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는 교통 혼잡이 증가하는 도시에 대한 보링 컴퍼니의 또 하나의 야심찬 진출을 의미한다.
7월 2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mpany)와 미국 테네시주는 '뮤직시티 루프(Music City Loop)’ 프로젝트를 발표했다고 Axios, NewsChannel5 등의 매체들이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내슈빌 국제공항과 내슈빌 시내를 연결하는 공항~도심 약 8~10마일(16km) 구간의 초고속 지하터널로 기존 차량 이동시간(20~30분)을 약 8분 수준으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은 전액 민간자금 유치로 추진되며, 미국 도시 교통지형이 바뀌는 신호탄이 될 지 주목받고 있다.
사업 개요와 추진 구조
‘뮤직시티 루프’는 내슈빌 국제공항과 다운타운 간을 연결하며, 머프리즈버로 파이크(Murfreesboro Pike) 도로 아래 약 8~10마일 전용 터널을 건설한다. 테슬라 전기차가 승객을 실어 나르며, 주관은 테네시주 교통국(TDOT), 시공·자금은 전액 보링 컴퍼니가 담당한다.
해당 도로가 주도로이기 때문에, 내슈빌 메트로 등 시 정부 승인 절차를 최소화한 신속 행정도사업의 특징이다. 착공은 2025년 가을로 예정됐으며, 2026년 말까지 최소 1차 구간 운행이 목표다.

안전·환경 및 운영 특성
프로젝트는 미국 소방방재 NFPA-130 기준을 상회하는 안전설계로 추진된다. 완전 전기차 전용, 환기·방재시스템 첨단화, 대중교통·라스트마일 연결 등을 표방한다. 요금은 버스·택시 등 현존 교통수단 대비 경쟁력 있게 설정할 전망이나, 세부 운임구조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테네시 주정부는 “공항 수송객 연간 증가, 만성 교통 체증 대비책으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사회적 파장
이례적으로 대규모 도시 인프라 사업이 주 정부 주도로 시 정부 승인없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내슈빌시·공항 당국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화성 식민 논의 같은 공상”이라 선을 그었지만, 발표 직후 모든 논평을 주정부에 위임했다. 민주당 계열 시 정부와 공화당 주정부 간 주도권 다툼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상징적 쟁점이다.
기술·경제적 현실과 논쟁
내슈빌 도심은 ‘스위스치즈’로 불릴 정도로 다공성 석회암 기반, 높은 지하수위 및 침수위험, 인접 대형 호수 등 터널링에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갖췄다. 보링 컴퍼니 역시 “터널링 최적지가 아님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실제 과거 시카고, 샬럿, 샌안토니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메이저 도시에서 제안된 공항 연결 터널은 모두 무산됐다. 현재까지 진척된 유일한 실전은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 내 2.4마일(3.86km) 규모 루프뿐이다. 라스베이거스 사례에서도 마일 당 공사비가 5000만~1억달러(약 670억~1350억원)로 추정될 만큼 현실적 난점이 상당하다.
혁신성과 한계 사이…미국 도심교통 새 시험대
100% 민간자금 유치, 주정부 직권의 초고속 의사결정, 첨단 안전·환경설계 등 미국 대도시 교통혁신의 ‘파일럿 모델’ 의미는 부인할 수 없다. 미국 연방교통부까지 관심을 보이며 혁신 성공 여부는 전국적 주목사안이 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입지조건, 승인 난이도 등에서 난제 수두룩. 완공과 현실성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내슈빌의 한 방문객은 “맥주 한 잔을 빨리 마실 수 있다면 무조건 찬성!”이라는 멘트로 전한 현장 반응이 사업의 함의를 방증한다. 향후 수년 간 내슈빌 ‘뮤직시티 루프’ 추진과정을 미국, 나아가 전세계 도시 인프라 업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