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 (수)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빅테크

"생명의 경계를 다시 쓰다" 일본, 세계 최초 ‘인공자궁’ 개발…초미숙아 생존부터 출산 패러다임 혁신까지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세계 각국에서 인공자궁(Artificial Womb) 기술이 현실화되며, 의료계와 사회 전반에 ‘생명의 경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인공자궁은 임신부의 자궁 밖에서 태아를 성장시키는 혁신적 장치로, 초미숙아 생존률 향상은 물론, 임신·출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

 

2025년 5월, 일본 준텐도대(Juntendo University)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인공 자궁(Artificial Womb) 개발에 성공했다. 이 인공 자궁은 기존의 인큐베이터나 미숙아 치료 장비와는 차원이 다른, ‘생명을 시작하는’ 완전한 인공 환경을 구현했다.

 

이미 1996년 일본 도쿄 준텐도대 구와바라 요시노리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염소 태아를 인공양수(플라스틱 상자) 속에서 3주간 성장시키는 데 성공하며 인공자궁 연구의 초석을 놓았다.

 

인공 자궁, 어떻게 작동하나

 

연구진은 염소와 같은 포유류의 초기 배아를 투명한 바이오백(biobag) 형태의 인공 자궁에서 수주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인간 적용을 위한 ‘완전 체외 임신(ectogenesis)’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투명 바이오백은 실제 자궁처럼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는 액체로 채워진 투명한 인공 주머니다. 또 탯줄 대신 외부 장치가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태아의 심장 박동, 움직임 등 생체 신호를 AI 기반 실시간으로 감지·관리한다. 자연 자궁과 유사한 온도·습도·무균 환경을 유지해 태아의 정상 발달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기존 인큐베이터와 달리, 임신 초기부터 태아가 체외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초미숙아 생존률, 획기적 도약


기존 인큐베이터는 임신 22~24주 미만 초미숙아의 생존률을 크게 높이지 못했다. 하지만 인공자궁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액체 환경,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외부 감염 차단 등으로 미숙아의 정상 발달을 지원한다.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에서 양·생쥐 등 동물실험을 통해 건강한 성장과 장기 발달이 가능함이 입증됐다.


임신 22주 미숙아에 적용할 경우, 기존 치료보다 생존률이 높고, 뇌성마비·시력장애 등 합병증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인공자궁 내막, 인공태반 등 세포·조직공학 기술과 결합해 자궁 질환 연구, 신약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임신·출산의 패러다임 변화


인공자궁 기술이 완성되면, 여성의 자궁이 아닌 체외에서 배아가 성장해 출산에 이를 수 있다. 이는 불임 부부, 자궁 질환 여성, 동성 부부 등 기존에 임신이 어려웠던 이들에게 새로운 출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래에는 출산의 고통이 ‘선택’의 문제가 되고, 임신과 출산의 사회적·법적 의미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여성의 신체적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가족·사회 구조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왜 일본에서, 왜 지금인가


일본은 세계적으로 저출산·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해법으로 인공 자궁 연구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의학적 진보를 넘어, 사회적·윤리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현재는 미숙아 생존율 향상과 합병증 감소를 위한 임상 적용이 가장 먼저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도 미숙 양·생쥐를 인공 자궁에서 성장시키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일본의 이번 성과는 임상 전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인간 배아의 전체 임신 기간을 인공 자궁에서 대체하는 이른바 '완전 체외 임신(ectogenesis)'은 아직 수년~수십 년의 추가 연구와 윤리적 검토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10~15년 내 미숙아 치료 목적으로 부분적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외 다른나라 연구동향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서는 2017년 미숙한 새끼 양을 인공자궁(바이오백)에서 4주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 현재는 FDA 임상시험 승인 신청 단계다.

 

또 호주·중국은 인공자궁에서 미숙아 생존, AI 유모 시스템(대량 배아 관리 자동화) 등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스라엘·미국 역시 줄기세포 기반 합성배아를 인공자궁에서 성장시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윤리·사회적 논의와 미래 전망


인공자궁 기술은 의료 혁신의 핵심이지만, 인간 임상 적용에는 윤리적·사회적 논의와 규제, 기술적 완성도가 더 필요하다. 생명의 시작과 출산, 부모와 아이의 관계, 생명윤리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 국제적으로도 인간 배아 연구는 수정 후 14일까지로 제한되어 있어, 규제와 사회적 합의가 동반되어야 한다.

 

일본의 인공 자궁 개발은 인류 생명공학의 경계를 다시 쓰는 사건이다. 미숙아 생존율 향상, 고위험 임신의 대안, 그리고 미래에는 완전 체외 임신까지. 이 모든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

 

그러나 임신·출산의 경계를 허무는 ‘의료 혁신' 기술 발전만큼이나 윤리와 사회적 논의,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크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의사 국시까지 뚫은 국산 AI…LG ‘엑사원 4.0’, 하이브리드 혁신으로 글로벌 AI 시장에 '도전장'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LG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EXAONE) 4.0’이 공식 공개된 가운데, 국내 최초로 의사 국가시험 등 6개 국가공인 전문가 자격증 필기 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기본기와 전문성을 모두 겸비한 점이 가장 큰 화제가 됐다. 또 글로벌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오픈 웨이트로 공개되어 학술·연구·교육 등 폭넓은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내 첫 ‘의사 국시’ 통과…전문 AI로서 의미 엑사원 4.0은 국가의사시험, 변호사시험, 회계사, 노무사 등 6종의 국가공인 시험을 통과한 성적을 직접 공개하며 전문 AI로서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실제로 주요 국가자격증 시험에서 합격점 이상(국시 60%, 변호사시험 40% 등)을 받는 성취를 기록하여, "한국형 전문 AI의 시대"를 연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 일본 등 해외 빅테크사의 주요 AI와 비교해도 높은 일상 언어 이해력(한국어·영어 등 멀티링구얼)과, 특정 직업군을 위한 문제해결 성능이 동시에 주목받았다.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 공개…개방과 협력의 AI 전략 LG는 엑사원 4.0의 오픈 웨이트 모델을 허깅페이스에

[내궁내정] 슈퍼맨 신작에 숨겨진 11가지 놀라운 사실 (下)…데일리플래닛·저스티스 갱·주머니우주와 미니빅뱅·외계인이자 이방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7. 데일리플래닛 진짜 있는 곳?…허구와 현실, 그리고 헐리우드 속 상징 데일리플래닛(Daily Planet)은 DC 코믹스의 슈퍼맨 세계관에 등장하는 ‘가상의 신문사’다. 현실 세계에 동일한 이름의 주요 언론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캐나다에 ‘Chantham Daily Planet’이라는 지역 신문이 1922년까지 존재한 적이 있으나, 슈퍼맨의 데일리플래닛과는 무관하다. 데일리플래닛은 설정상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라는 가상의 대도시에 위치한,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다. 편집장 페리 화이트(Perry White), 기자 클라크 켄트(슈퍼맨), 로이스 레인, 사진기자 지미 올슨 등이 직원으로 등장한다. 건물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 햇빛 노출·비타민 D 맞춤앱 공개…"야외활동 시간따라 일일 비타민 D 합성량까지 예측"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트위터 공동 창립자이자 블록(Block) CEO인 잭 도시는 최근 iOS 베타 앱 ‘Sun Day’를 선보이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 앱은 사용자의 위치, 피부색, 의류 노출 정도 및 실시간 자외선(UV) 정보를 종합해, 안전한 야외활동 시간과 일일 비타민 D 합성량까지 예측해준다. 주요 기능 및 작동 방식 사용자가 테스트플라이트(TestFlight)로 앱을 설치한 뒤 피부 타입(1~6단계)과 옷차림을 입력하면, 앱은 해당 위치의 UV 지수·구름 양·일출·일몰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온다. 실시간으로 맞춤 자외선 지수와 일조 정보를 제공한다. 또 피부색과 의류 노출 정도에 따라, 피부 화상 위험 없는 야외 체류 최대 시간을 알려준다. 특히 사용자가 야외로 나갈 때 ‘노출 시작’, 실내 귀가 시 ‘노출 종료’ 버튼을 누르면, 각 세션별 및 하루 누적 비타민 D 합성 추정치(국제단위, IU)를 기록·제공한다. 이 모델은 최신 의학 논문을 기반으로 개발된 다중 요인 알고리즘에 근거한다. 개인 수동 입력방식 채택과 한계점 다만 잭 도시는 X(前 트위터)에서 “자동 조도 감지가 아니라 순수하게 사용자가 노출 시

[빅테크칼럼] “오토파일럿, 과연 안전한가” 자율주행 법적 시험대…미국, 테슬라 사망사고 배심원단 재판 시작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플로리다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을 둘러싼 중대한 사망사고 책임을 다루는 연방 배심원단 재판이 7월 14일(현지시간)부터 본격 개시됐다.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CBS뉴스 등의 매체들은 이번 재판은 자율주행과 운전자 보조시스템 기술의 한계, 제조사의 과실 및 책임소재를 가릴 중대 분수령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플로리다 비극, 쟁점은 ‘기술 결함’ vs ‘운전자 과실’ 사고는 2019년 플로리다주 키라르고에서 야간에 발생했다. 테슬라 모델S가 오토파일럿 모드로 주행 중 도로변에 정차 중이던 SUV를 들이받고, 그 옆에 서 있던 20세 대학생 나이벨 베나비데스 레온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했다. 레온의 남자친구 딜런 앙굴로도 큰 부상을 입었다. 유족과 피해자는 ‘오토파일럿이 도로 경계와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과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위험성에 대해 운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예방 가능했던 참사’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테슬라 측은 “운전자가 휴대폰 통화 중 휴대폰을 떨어뜨려 주행 중 하체를 숙이며 시선을 뗐고, 액셀러레

[내궁내정] 슈퍼맨 신작에 숨겨진 11가지 놀라운 사실 (上)…DCU 리부트·오마주와 이스터에그·슈퍼독 ‘크립토’·아버지 대화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2025년 7월, 제임스 건 감독의 "슈퍼맨"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화려하게 비상하며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했다. 개봉 첫 금요일(프리뷰 포함) 565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데 이어, 주말 3일간 1억1500만~1억2200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을 올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이 세운 1억1661만 달러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로, 최근 침체됐던 DC 영화계에 극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게다가 로튼 토마토 관객 점수 95%, 평론가 점수 82%로 슈퍼맨 영화 사상 최고 평가를 받았다. 이는 리처드 도너의 1978년작(86%)도 뛰어넘는 수치다. 시네마스코어 A- 등급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