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즐겨보는 편은 아닙니다. 굳이 찾아보지도 않고, 누군가 보고 있어도 무심히 지나치는 쪽에 가깝습니다. 뻔한 구조, 예측 가능한 결말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입니다.
그래서 <러브 미> 역시 넷플릭스 소개 화면에서 그냥 넘길 뻔했습니다. 그런데 주연 배우가 서현진이었습니다. 여기에 익숙한 얼굴들이 더해지자, 제목과는 어딘가 다른 결의 이야기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흔한 로코가 아니었죠.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가족을 중심으로 ‘나라는 사람의 실체’를 찾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첫 화부터 드라마였고, 저는 자연스럽게 그 여정에 빨려 들어갔습니다.
“나를 사랑하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진부하게 들립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나부터 아낄 줄 알아야 한다는 말 역시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들어왔구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에서 부딪히고,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반복해 경험하다 보면 상황은 달라지죠.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나를 사랑하기보다, 나를 탓하고 원망하는 데 더 익숙해져있죠.
◆ ‘Love Me Tender’
코칭을 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입니다. 스스로를 향해 학대에 가까운 말을 던지며 한탄도 합니다.
그러나 고객과 함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걷다 보면 한 가지 사실에 도달합니다. 정말로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뻔하지만, 그래서 더 부정하기 어려운 진리죠.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남이 나를 좋아해 주길 바랄 수 있을까. 그 자체가 이미 모순입니다.
◆ Who am I?
코칭의 시작은 아이스브레이킹일 수 있지만, 본질은 ‘나는 당신과 함께 있다’는 감각을 고객이 느끼게 하는 데 있죠. 그래야 마음이 열리고, 그래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오래된 문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을 아는 일이야말로 가장 보편적이고도 강력한 힘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그보다 먼저,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오늘 하루만큼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질문을 천천히 곱씹어 보시길 바랍니다…(to be continued)
P.S. 제목이 <러브미>가 아니라 <러브 미>인 이유를 곱씹어 봤습니다. 한 박자 쉬라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급히 사랑을 말하기보다, 숨을 고르고 여백을 두고,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처럼 말이죠. 참 이 콘텐츠는 모 종편 드라마로 이제 막 시작한 작품이네요.
*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패션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전문가입니다. 인증코치이기도 한 그는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