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아부다비에서 개최 중인 2025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자연보전총회가 10월 10일(현지시간) 발표할 최신 ‘위기종 적색목록’은 전 세계 생물다양성의 심각한 위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IUCN Red List 공식 사이트 및 관련 논문과 Nature, Phys.org, WWF Arctic, Save Our Seeds에 따르면, 4만7000종이 넘는 종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평가된 전체 종의 약 28%에 달한다. 특히 기후 변화가 산호와 양서류를 중심으로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부상한 점이 두드러졌다.
이번 적색목록에서 밝혀진 주요 생물군별 멸종위협 비율은 다음과 같다. 산호(reef-building corals)는 44%, 양서류(amphibians)는 41%, 상어 및 가오리류는 37%, 침엽수는 34%, 포유류는 27%, 조류는 12%의 종이 각각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이처럼 기후 변화가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며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들은 아프리카, 아마존, 마다가스카르 등 지역에서 열파와 가뭄과 같은 극한기후현상이 양서류 개체수 감소의 주요 악화 요인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4도 이상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발생할 경우 양서류 중 7.5%는 생리적 한계를 초과하는 치명적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연구진은 보호지역 확대, 서식지 복원 등 기후변화 적응 전략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북극의 해빙 감소는 북극물범과 북극곰 같은 해양 포유류의 생존 위기를 촉진하고 있다. 북극은 전 세계 평균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며 해빙이 일찍 녹아 해양생태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 중이다. 해빙 감소로 포유류들의 먹이 사냥 패턴이 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새끼 개체의 생존율 저하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이번 IUCN 총회에서는 보존 전략과 관련해 합성생물학 및 유전자 공학 활용에 관한 논쟁도 뜨겁다. 모라토리엄(전면 금지)을 촉구하는 133번 동의안은 90여 개 NGO의 지지를 받으며, "유전자 공학 기술이 자연보호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전자 변형 기술을 보존 노력 보완책으로 적극 검토하자는 반대 동의안(087번)도 제출돼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여섯 번째 대량 멸종 위기를 겪는 현 상황에서 과학적 · 윤리적 균형점을 모색하는 국제 사회의 뜨거운 논쟁을 반영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이번 적색목록 발표와 유전자 공학 논쟁을 통해 기후변화와 인류 활동이 야기하는 생태계 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대응과 보전 전략 전환을 촉구했다. 전 지구적 탄소배출 감축과 더불어, 혁신 기술과 전통적 보전기술의 융합적 활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