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경험한 최고의 여행은 무엇인가요?
오늘은 이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장르를 유독 좋아합니다. 이미 검증된 서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데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이 깔려 있어 몰입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아내 역시 이 장르를 좋아해,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작품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더없이 좋은 여가 시간이 됩니다.
퇴근 후 간만에 칼퇴근을 한 어느 저녁, 습관처럼 리모컨을 돌리던 찰나였습니다. 거의 웬만한 작품은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심마니가 “심봤다”를 외치듯 한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은 <우먼 인 캐빈 10>이었습니다.
어릴 적 ‘여신’이라 불리던 배우의 이름도 반가웠고, 초호화 크루즈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라는 설정은 단 10분 만에 저를 화면 속으로 끌어당겼습니다.
여기서 잠깐, 개인적인 경험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아버지의 칠순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 모두가 ‘로열 캐리비안’ 크루즈를 타고 5박 7일간 동남아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아파트 12층 규모에 달하는 거대한 크루즈였죠.
1인당 약 500만원, 가족 네 명과 부모님까지 합치니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생생한 걸 보면, 그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당시 연말 인센티브가 나와 가능했던 결정이기도 했습니다.)
영화로 다시 돌아오면, <우먼 인 캐빈 10> 역시 선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목격한 기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다만 결말은 다소 익숙했고, 전개 과정에서도 기대만큼의 신선함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내가 경험한 ‘최고’, ‘최상’은 무엇인가요?
코칭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던집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인생에서 가장 황홀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기억에 남는 최고의 여행은 무엇이었나요?”
“그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 기분은 어떤가요?”
상상이 아닌 ‘경험’을 기반으로 한 질문은 사람의 표정을 바꿉니다. 고객은 이내 기분이 밝아지고, 그때의 자신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힘을 내보자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그래서 ‘최고’와 ‘최상’을 묻는 질문은 코칭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 그렇다면 가장 ‘최악’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고객은 그 시간을 회피하고 싶어 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은 괜찮다’는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람은 현재의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과거의 자신을 딛고 미래의 더 나은 자신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그 여정의 옆에서 조력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 함께 걷는 사람이 바로 ‘코치’입니다.
‘최고’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해 <우먼 인 캐빈 10>을 보고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물론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곁에서 방향을 잡아주고 속도를 맞춰준다면, 인생이라는 여정은 조금 더 수월하고 효과적으로 흘러가지 않을까요…(to be continued)
P.S. 여전히 해맑은 미소는 인상적이지만, 이마에 새겨진 주름을 보니 키이라 나이틀리도 세월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네요. 한편 영화의 배경은 ‘크루즈’라기보다는 ‘요트’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초호화이긴 했지만, 규모 면에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참, 숫자 10이 제목에 딱 있길래 뭔가 했는데 그냥 ‘10호실’을 의미합니다.
*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패션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전문가입니다. 인증코치이기도 한 그는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