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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호텔 객실에서 가장 더러운 "TV리모컨·얼음통"…걸레 수건·세제 커피, 5성급도 무너진 ‘호텔 위생’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최근 국내 호텔업계에서 위생 관련 사건이 빈번히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여름, 1박에 40만원 이상의 고가 리조트인 전남 여수의 유명호텔에서 투숙객에게 ‘걸레’라고 적힌 물품을 수건으로 제공해 충격을 안겼다. 당시 가족여행을 왔던 손님이 아이의 몸을 닦은 뒤에야 수건에 ‘걸레’라는 글씨를 보고 경악했고, 호텔 측에서는 분리 세탁 과정에서 혼동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호텔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객실 위생에 대한 경계심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대학교 연구를 토대로 뉴욕포스트, Mental Floss, CBC 등의 매체보도에 따르면, 호텔 객실 내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뜻밖의 물건은 바로 TV 리모컨인 것으로 확인됐다.

 

“1제곱인치당 수백 마리”…호텔 리모컨, 변기 뚜껑보다 더럽다


미국 휴스턴대와 퍼듀대,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발표한 미생물 오염도 조사 결과, 호텔 TV 리모컨의 박테리아 수치는 변기·세면대는 물론이고, 침구에서도 검출되는 세균보다 월등히 높았다.

 

미 연방항공청(FAA)·미국호텔협회(AAHLA) 등 각종 기관이 19개 호텔 객실 54개 표면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리모컨과 스위치류는 병원 위생 기준의 2~1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됐다. 실제 TIME지 조사에선 TV 리모컨에서 배양된 세균 수치가 기준치의 5배(최대 498 CFU: colony forming unit)에 달했다는 정량적 데이터도 나왔다.

 

잠자리보다 위험한 “얼음통”, 집단 감염의 진원지


냉장고나 전기포트·얼음통도 위생 사각지대로 꼽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2024년 호텔 얼음통 오염을 매개로 한 노로바이러스 집단감염 사례가 실제로 발생했다.

 

호텔 전문가들은 얼음통·컵·포트 등은 간단한 물 헹굼에 그치거나, 심지어 일부 투숙객이 토사물·이물질 용기로 사용하는 경우까지 있어 세균 번식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한다.

 

가장 짧은 30분 청소…겉보기 깨끗해도 안심 금물


호텔 객실 1실당 평균 청소 시간은 20~40분, 통상 30분 내외에 불과하다. 같은 청소 도구로 여러 방을 청소하는 관행 또한 교차 오염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어 있다. 실제로 하우스키퍼가 하루 14~16개 객실을 맡으면 ‘깊은 청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현직자들의 증언이다.

 

욕실·자쿠지, 침대보·쿠션도 ‘세균 온상’


욕조와 자쿠지, 장식용 베개나 침대보 또한 실제로는 변기 시트보다 최대 40배 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잦은 청소에서 제외되는 쿠션, 러그, 카펫류 역시 피부 접촉 시 감염 매개가 될 수 있다.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호텔 욕실 일부는 비행기 화장실보다도 더 많은 박테리아가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호텔 내 ‘슈퍼박테리아’ 실태


캐나다 CBC 뉴스 조사를 비롯해 여려 매체는 모든 호텔에서 항생제 내성을 가진 MRSA, C. difficile 등 이른바 ‘슈퍼버그’가 확인됐음을 보도했다. 슈퍼박테리아에 감염시 건강취약계층은 치명적 위험을 겪을 수 있어, 면역이 약한 노약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한 이용법: 전문가의 팁

 

호텔 전문가들은 ▲도착 즉시 장식용 쿠션 제거 ▲TV 리모컨·스위치·전화기 등 알코올 스왑/티슈 소독 ▲욕실 매트·수건·잔·얼음통 세척 후 사용 ▲가방은 침대 위에 두지 않기 등을 권고한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숨은 위생’ 이슈에 대한 소비자 민감도가 급상승한 가운데, 호텔 현장 역시 실제 위생 수준과 체감 안전의 간극이 넓음이 드러난다.

 

객실료의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세균 오염 빈도나 종류는 대동소이했으며, 고가의 호텔이라도 예외는 아니었다는 점은 객관적 조사에서 반복 입증되고 있다.

 

환상적인 숙소의 외관에 속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위생부터 체크하는 습관이 더 안전한 여정을 만든다. ‘세균의 손길’은 생각 이상으로 가까이 있다.

 

국내 호텔 위생법 위반 사례 어디?

 

5성급 특급호텔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이 드러난 적도 있다. 2021년 콘래드 서울 호텔은 커피 시럽 대신 주방용 세제가 소스 통에 담겨 손님 테이블에 제공돼 고객이 중독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수사에서 호텔 내 위생관리가 2년 넘게 부실했고, 식품 용기 라벨링 미비, 위생 교육에도 대리서명 관행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콘래드 호텔 측은 전 임직원 재교육과 프로세스 전면 개선을 약속하게 됐다.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 등지의 특급호텔 다수가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 사용,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무신고 식재료 사용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적발됐다. 한 점검에서는 25개 호텔 내 177개 식품 접객업소 중 8곳(약 4.5%)에서 위생 불량이 확인되었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모텔·호텔에서는 손님에게 오염된 생수, 즉 일반 세균이나 대장균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물을 제공하다 형사 입건·행정처분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정수기 관리 미흡, 수돗물 재사용, 생수병 장기 재활용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 실패가 주 원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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