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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내궁내정] 켈리, 어디까지 아세요?…에르메스 가방·시몬스 침대·인디애나大 경영대·하이트진로 맥주까지 '고급네이밍의 확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켈리’라는 이름은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제품, 그리고 기관에서 고급스러움과 명품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르메스 켈리백, 시몬스 침대 ‘켈리’ 시리즈, 하이트진로 맥주 ‘켈리’, 그리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의 ‘켈리 경영대학(Kelley School of Business)’ 등이 주목받고 있다.

 

켈리 브랜딩 사례와 ‘켈리’란 이름의 유래와 고급스러움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유를 종합적으로 알아봤다.

 

 

‘켈리’의 고급스러움과 명품 상징이 된 이유


‘켈리’가 명품의 상징처럼 쓰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에르메스의 '켈리백' 이후다. 그레이스 켈리라는 이름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우아함·희소성·왕실 이미지가 브랜드 파워를 키운 것이다.

 

에르메스의 대표 아이콘 ‘켈리백’은 원래 1930년대 개발된 ‘사카 데페쉬(Sac à Dépêches)’라는 이름의 스트럭처 백이 시작이다. 하지만 1956년, 모나코 왕비가 된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가 임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 '라이프'지에 대서특필되면서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다른 브랜드에서 이를 차용하면서 ‘켈리’라는 네이밍은 곧 ‘프리미엄’, ‘고급’의 암시어로 각인된 셈이다. 또한 ‘K’로 시작하는 단어가 주는 힘 있고 세련된 느낌도 고급 이미지를 강화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또 미국에서 ‘켈리’라는 소리는 영미권에서 흔히 ‘우아함’, ‘세련됨’, ‘신뢰’를 연상시키는 중성적 성씨이다.

 

 

명품 아이콘, 에르메스 ‘켈리백’의 유래

 

대중들은 곧 이 가방을 ‘켈리 백’으로 부르게 됐다. 결국 에르메스도 1977년 이 가방의 공식 명칭을 ‘켈리’로 바꾸며 명품의 상징으로 만들어냈다.​

 

'켈리'라는 이름이 주는 고급스러움의 이미지는, 영화배우이자 왕비로서 시대를 대표하는 우아함을 상징한 그레이스 켈리의 품격 덕분에 한층 강화됐다. 그 결과 켈리백은 “명품 중의 명품”이자 프리미엄, 하이엔드 '스테이터스 심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시몬스 침대 ‘켈리’ : 프리미엄 품격과 고급스러움의 끝판왕


세계적인 침대 브랜드 시몬스는 자체 매트리스 제품군을 ‘켈리’ '데보라' '마리옹' 등 여성스러운 고유명사로 네이밍한다. 여기서 ‘켈리’도 여배우에서 딴 이름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음운적·연상적 전략에 기반해 선정된 이름이다.

 

시몬스 침대 회사는 창립자 ‘젤몬 시몬스’에서 유래했고, 켈리 시리즈는 “최고급” 내지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제품군의 네이밍으로 활용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사례에서 따온 연상 효과, 즉 ‘켈리’=품격이라는 코드를 마케팅적으로 십분 활용한 셈.

 

 

인디애나대학교 ‘켈리(Kelley)’ 비즈니스스쿨: 실존 인물의 이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의 켈리 비즈니스스쿨(Kelley School of Business)은 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와 인디애나폴리스 캠퍼스에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가진 경영대학을 말한다.

 

경영학 관련 학부와 MBA, 석사, 박사 과정까지 다양한 학위를 제공하며, 1920년 상업·재무대학으로 설립돼 1997년 동문이자 기업인 Steak n Shake의 전 회장 E.W. Kelley의 기부를 받아 현재 명칭을 갖게 됐다. 

 

켈리 스쿨은 미국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명문 비즈니스스쿨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프린스턴 리뷰, U.S. News & World Report 등 주요 랭킹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MBA 과정은 전미 15위권, 공립대 중 4위, 특히 교육의 질 평가에서는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학부 과정도 마케팅, 회계, 기업가 정신, 재무 분야 등 다수 분야에서 미국 내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맥주 ‘켈리’: 신선함과 프리미엄의 코드


하이트진로가 2023년 내놓은 신제품 ‘켈리(Kelly)’는 Keep Naturally(자연주의 유지)의 의미를 지니며,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 100%를 강조하는 등 자연주의와 프리미엄을 내세운 브랜드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진로이즈백’과 섞어 먹는 ‘켈리백’이라는 마케팅으로, 일부러 에르메스의 ‘켈리백’을 연상시키는 재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명품 가방에서 얻은 고급스러운 연상 효과를 의도적으로 매스브랜드로 끌어와 대중 소비재에서도 활용한 사례이다.

 

국내 맥주시장 압도적인 1위 오비맥주와 2위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및 마케팅 경쟁에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LG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두고 벌어진 ‘켈리 대전’은 맥주시장 판도를 가르는 상징적 이벤트로 평가받는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이후 ‘테라’로 맥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2023년 ‘켈리’라는 새 라거 맥주를 출시하며 배우 손석구를 내세운 공격적인 TV 광고 캠페인으로 소비자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 이에 맞서 오비맥주는 2023년 말 자사 2위 브랜드 ‘한맥’의 유튜브 광고 모델로 LG트윈스 투수 케이시 켈리를 기용하며 맞불을 놨다.

 

오비맥주는 자사의 맥주 브랜드 ‘한맥’을 홍보하기 위해 "켈리도 한맥처럼 부드럽게 달라지고 싶다"라는 중의적 광고문구로 하이트진로의 켈리 맥주에게 한방(?) 먹인 셈이다.

 

즉 켈리 선수의 부드러운 투구폼을 ‘한맥’ 맥주의 부드러운 목 넘김과 연결시키는 마케팅으로, 하이트진로 ‘켈리’에 견제구를 던진 것.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이 전략이 단순한 재미 요소뿐 아니라 '켈리' 브랜드를 공유하며 경쟁사 제품을 견제하겠다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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