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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내궁내정] 비오면 신는 장화, 폭우때는 생명의 덫?…평상시엔 '방패' 폭우에선 ‘족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비 오는 날마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화는 레인템으로 불리며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의 필수템으로 여겨지는 ‘장화’가 쏟아지는 폭우 속에선 오히려 위험 요소로 변신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재난예방 지침과 물리적 실험, 그리고 과학적 데이터에 따르면 “폭우 속 장화는 오히려 생명의 덫이 될 수 있다”고 일제히 경고한다.

 

 

1. 장화에 물이 차면 생기는 위험…'순식간에 발목을 붙잡는 물의 무게'


집중호우나 하천범람 상황에서는 장화가 본래의 방수기능을 잃고, 오히려 발목에 무거운 물주머니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로 폭우로 인해 침수된 길에서는 물이 장화 깊이까지 차오르는 것은 순식간이다. 폭우로 물이 장화 안으로 유입되면, 장화의 무게가 순식간에 수 배로 증가한다.

 

장화 한 짝 부피가 평균 2리터 전후임을 감안하면, 한 쌍에 약 4리터(4kg)의 물이 들어올 수 있다. 물의 밀도는 1kg/L이기 때문에 이 무게가 일정 시간 유지된다면 평상시보다 다리당 2~4kg의 하중이 더해진다.

 

이는 "평생 경험해본 적 없는 발목 중량밴드"를 단 것과 같다. 평지에서 10kg 아령을 들고 걷는 것을 상상해보라. 물로 가득 찬 장화는 다리의 움직임을 극도로 제한해, 땅에 붙은 듯한 느낌을 준다.

 

전문가들은 “물이 고인 장화는 빠르게 움직일 수 없게 만들고, 발을 물에서 빼려고 할수록 수압에 발이 달라붙는 느낌”이라며 "위험한 상황에서 이동이 극도로 어렵고,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2. 수압·유속, 자연의 힘이 인간을 제약하다


장화 내부에 물이 고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외부의 강한 수압과 흐르는 물살은 인간의 신체능력을 넘어서는 위협이 된다.

 

수압 공식을 적용하면 무릎 높이(약 50cm)의 침수 구간에서는 수압이 4900파스칼(0.05기압)에 달한다는 사실이 수식으로 입증된다. 이러한 압력은 발목과 다리가 물에 ‘박히듯’ 고정되게 만들고, 보행시 다리를 들어올리기가 극도로 어렵다.

 

흐르는 물의 유속도 문제다. 얕은 물(무릎 이하, 30cm)이라도 매초 0.5m 이상의 속도로 흐르는 우수(빗물)에서는 성인 남성도 몸을 지탱하기 어렵다. 물리 실험은 사람이 30cm 깊이, 0.6m/s 속도의 물살에서 균형을 잃고 쉽게 휩쓸린다는 결과를 보인다. 특히 장화는 물살을 흡수하지 못해 접지력이 오히려 저하된다.

 

 

3. 실제 재난 현장과 과학적 경고

 

비교적 비가 자주, 많이 오는 일본의 경우 NHK(Nippon Hōsō Kyōkai), FNN(Fuji News Network) 등 다수 기관이 "집중호우 시 장화 금지, 끈이 있는 운동화를 착용하라"를 강하게 권고한다. 이는 물이 들어간 장화는 무겁고 쉽게 벗겨지는 데다, 물살에 휩쓸릴 땐 타격을 키우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 사고발생을 살펴봐도 국내외 재난 현장에선 장화를 신은 사람들이 넘어진 뒤 장화가 벗겨져 상해를 입거나, 장화 때문에 제때 빠른 이동이 불가능해 참사를 입는 사고가 심심치 않게 보고된다. 특히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장화 특유의 재질이 평상시에는 미끄럼 방지가 되지만, 침수 시 오히려 미끄러질 위험이 커진다.

 

 

4. 장화의 필요성과 한계…언제, 어디까지가 ‘안전’인가

 

장화는 평상시 빗길, 얕은 웅덩이, 짧은 거리, 농작업 등엔 여전히 발 보호 및 감염예방, 미끄럼 방지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폭우로 급격히 침수되거나 이동 중 예상외의 깊은 물에 들어갈 위험이 높을 때는 오히려 생존율을 낮출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도로 또는 저지대 하천 등이 순식간에 침수될 때, 장화 밑창이 들뜨거나 내부로 물이 급격히 유입될 경우, 무게 증가와 미끄러짐 등 복합적 위험요소가 동시 발생한다.

 

산술적으로 장화 한 짝에 2kg의 물이 차올랐을 때, 두 짝이면 4kg에 달한다. 이 무게는 걷기와 빨리 달리기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5. 과학적 수치와 재난정책에서 얻는 인사이트


세계적 재난전문가와 국내외 매뉴얼, 과학적 실증자료는 “폭우 시에는 반드시 끈이 있는 운동화를 신을 것”을 권고한다. 운동화는 물이 들어와도 하중변화가 적고, 접지력과 탈출 능력이 확연히 뛰어나다. 실제로, 재난 상황에서 생존자와 부상자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신발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전문가 판단이다.

 

폭우 시대의 생존 공식은 명쾌하다. 장화 대신 운동화, 긴팔·긴 바지·우비·백팩(양손 사용) 착용, 침수 전 안전거리 확보 등 재난 전략의 숙지는 필수적이다.

 

재난 전문가 및 과학자들은 "장화에 물이 차면 4kg 이상의 무게증가, 무릎 기준 0.05기압 이상의 수압, 흐르는 물 속에서의 체중 손실 및 부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험성이 높아진다"면서 "물 흐름이 빠르거나, 무릎 이상 침수 시엔 장화를 신지 말고, 끈이 있는 운동화가 침수 탈출 시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즉 장화는 깊은 물, 강한 수압, 장기 침수에선 “구명도구”가 아닌 “위험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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