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스웨덴에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국가 전체 빙하 277곳 중 8곳이 완전히 사라지는 역사적인 빙하 소멸이 관측됐다. 이는 스웨덴 내 고해상도 위성감시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명백한 지표로 꼽힌다.
RTE 뉴스, Ground News, AFP, UNESCO State of the Cryosphere 2024,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2024, Euronews, Tarfala Research Station 공식 홈페이지,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스톡홀름 대학교 타르팔라 연구소의 빙하학 권위자 니나 키르히너 교수는 "연구팀이 위성 이미지 연례 분석을 진행하던 중 2024년 가장 빙하가 작았을 때, 8개의 빙하가 위성 영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처음엔 데이터 오류를 의심했으나 재확인 결과 명확히 빙하가 소멸했다"고 전했다.
사라진 빙하에는 스웨덴 최북단에 위치한 쿠누요켈른(Cunujokeln) 빙하가 포함되며, 가장 큰 소멸 빙하는 축구장 6개 크기에 달한다. 키르히너 교수는 "이 빙하들은 우리의 생애 동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영원히 복원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024년은 세계기상기구(WMO) 기준으로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한,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해로, 이 폭염이 빙하를 급속히 녹게 한 주범이다. 인간 활동에 의한 화석연료 대량 사용이 지구 온난화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한편, 스웨덴 내 남아 있는 269개의 빙하 중 약 30개가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도 8개의 빙하가 추가 소멸하면서 숫자가 계속 줄고 있다. 다행히 2025년에는 겨울철 많은 눈과 대체로 시원했던 여름 덕분에 당장 더 이상의 빙하 소멸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키르히너 교수는 "더 많은 더운 여름이 예상되므로 장기적으로 더 많은 빙하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 배출 수준이 지속되면 2100년까지 스웨덴 빙하 5곳 가운데 4곳이 사라질 것이라는 IPCC(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경고도 있다.
스톡홀름대 타르팔라 연구소는 1946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장기간 연속적으로 빙하를 관측하는 기관으로, 스웨덴 산악 지대 및 빙하 환경 연구의 중심지다. 이곳에서 빙하의 질량 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는 북극 지역에서 지구 평균 대비 두 배 빠른 속도의 온난화가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소멸은 단순히 자연 경관의 변화가 아니라, 지역 생태계 및 인류의 수자원과 에너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심대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세계적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 정책에 긴급한 재고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