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2 (목)

  • 맑음동두천 5.4℃
  • 맑음강릉 10.3℃
  • 연무서울 7.6℃
  • 맑음대전 6.2℃
  • 맑음대구 11.4℃
  • 박무울산 10.2℃
  • 맑음광주 7.9℃
  • 박무부산 11.9℃
  • 맑음고창 3.2℃
  • 맑음제주 10.2℃
  • 맑음강화 6.9℃
  • 맑음보은 3.2℃
  • 맑음금산 3.8℃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8.6℃
  • 맑음거제 10.2℃
기상청 제공

Culture·Life

[내궁내정] 죽음을 칭하는 단어 25개 이상 "존칭·종교·시대의식까지"…죽음의 단어 속뜻과 죽음을 높이는 이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고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우리말에는 ‘죽음’을 뜻하는 단어가 유난히 많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죽음’, ‘사망’ 외에도, 높임말로 ‘별세’, ‘작고’, ‘영면’, ‘서거’, ‘타계’ 등이 존재한다. 게다가 이 가운데 ‘사망’을 빼면 대부분 죽음을 높인다.

 

각 단어 역시 쓰임새와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르다. 죽음을 뜻하는 단어의 속뜻과 이렇게 죽음을 높이는 이유를 알아봤다.

 

 

죽음을 이르는 단어, 25개 이상

 

별세(別世)는 윗사람이 세상을 떠남, 작고(作故)는 고인이 되었다, 영면(永眠)은 영원히 잠들다, 서거(逝去)는 죽어서 세상을 떠남(특히 지위가 높은 이에게 사용), 타계(他界)는 인간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갔음, 특히 귀인(貴人)의 죽음의 표현이 있다. 심지어 죽음을 뜻하는 단어에도 서열이 있다. 죽음, 사망, 작고, 타계, 서거 순으로 계급이 높아진다.

 

일상에서도 죽음은 높이거나 에둘러진다. ‘숨지다’ ‘돌아가시다’ ‘고인이 되다’ ‘영원히 잠든다’라고 한다. ‘운명(殞命)하다’도 ‘목숨이 끊어지다’의 의미다. 그러니 ‘운명을 달리하다’는 어색하다. ‘달리하다’는 ‘유명(幽明, 이승과 저승)’과 어울린다. 즉 "그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라고 쓰야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20년 1월 21일 자신이 기르던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 “작고하셨다”고 말했는데, 작고란 말 속에 ‘사람의 죽음’이란 의미가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에 사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종교계에서는 죽음을 달리 표현한다.

 

불교에서는 ‘입적(入寂, 고요한 상태로 들어간다)’ 또는 ‘열반(涅槃, 번뇌나 고뇌가 없어진 상태)’, 개신교는 ‘소천(召天, 하늘의 부름을 받아 돌아간다)’, 가톨릭은 ‘선종(善終, 큰 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일)’, 천도교는 ‘환원(還元, 근본으로 돌아간다)’을 쓴다.

 

나라의 가장 큰 어른, 임금의 죽음에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붕어(崩御), 붕서(崩逝), 상빈(上賓), 안가(晏駕), 천붕(天崩), 승하(昇遐) 등으로 백성들의 죽음과 구분해 말했다.

 

국가를 위한 죽음에는 ‘전사’, ‘순국’, ‘순교’ 등이, 사고사에는 ‘횡사’, ‘객사’, '골로 가다' 등도 있다.

 

 

왜 이렇게 죽음 관련 단어가 많을까?

 

우리말에서 죽음을 표현하는 단어가 25가지가 넘는다는 사실은, 죽음에 대한 한국인의 미묘한 감정과 사회적 맥락, 그리고 관계의 깊이를 반영한다.

 

우선 유교적 전통과 가족 중심 사회에서, 윗사람이나 귀인을 높여 부르는 평소의 언어습관이 죽음의 표현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임금, 양반, 상민이 있던 근대 신분제도 시대, 계급사회 타파전까지 언어로 사회적 질서를 드러냈다. 그때부터 내려온 유물로 신분, 계급에 따라 죽음도 달리 표현한 것이라 설명이다.

 

둘째 이유는 에둘러 말하기식 완곡의 화법이다. 죽음이라는 직접적이고 무거운 현실을 완곡하게, 혹은 간접적으로 표현하려는 심리가 다양한 단어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한다. 죽음을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 돌려 말하거나, 높여 부름으로써 슬픔을 덜고 예를 갖추려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셋째 다양한 종교적·사회적 맥락때문이다. 종교별로 죽음의 의미와 사후세계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보니, 결국 종교의 세계관에 따라 각각의 용어가 따로 발전했다.

 

 

죽음에 대한 한국과 동양의 의식


한국, 더 나아가 동양의 죽음 의식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죽음의 존엄성이다.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단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영면’, ‘환원’, ‘입적’처럼 ‘돌아감’, ‘잠듦’, ‘고요함’ 등으로 표현한다.

 

둘째는 관계의 연속성이다. 죽음 이후에도 조상과의 관계, 명예와 기억이 이어진다는 믿음이 언어에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죽음에 관한 다양한 표현은 단순한 언어적 다양성을 넘어, 한국 사회의 관계 중심 문화와 예의, 그리고 죽음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준다.

 

언론에서는 ‘사망’ 대신 ‘별세’, ‘서거’ 등으로 고인을 높이고, 종교와 신분에 따라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 사용한다.

 

동물의 죽음에도 사람에게 사용하는 ‘작고’ 같은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왕이면 죽음에 대한 단어의 의미와 속뜻을 알고, 적합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고인과 유족에 대한 예의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죽음을 둘러싼 우리말의 풍성함은, 그만큼 한국인이 죽음이라는 사건을 엄숙하고 다층적으로 받아들여 왔음을 방증한다. 언어는 곧 문화다.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표현 속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깊은 정서와 예의가 녹아 있다.

 

죽음의 언어를 들여다보면, 삶을 대하는 한 사회의 태도가 보인다. 우리말의 다양한 죽음 표현은, 결국 남은 이들의 슬픔을 덜고, 떠난 이를 예로써 보내려는 마음의 산물일 것이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역시 인간의 유한성과 겸손을 상기시키는 철학적·문화적 개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개선장군이 승리 후 시가행진시 노예가 "메멘토 모리"를 외치며 오만함을 경계하도록 했다.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이 또한  우리 인간들에게 삶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라는 가르침을 안겨준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내궁내정] 믿음과 생존의 충돌 그리고 철학이 된 바다 <라이프 오브 파이>…"당신은 어떤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드나요?"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근 한국 극장에서 재개봉한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는 바다위 표류하던 한 소년의 단순한 생존담이 아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관객에게 되묻는 거대한 은유의 장치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4관왕을 차지했고, 전 세계 흥행 수입은 6억900만 달러를 넘겼다. 최근 2018년에 이어 또 다시 재개봉이 이뤄진 이유도 왜 이 작품이 세월을 건너 다시 호출되는지 확인시켜준다. 수상과 흥행 〈라이프 오브 파이〉는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을 받았고, 작품상 포함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완 출신 이안 감독(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내궁내정] SNS 물든 #강아지의 날(3월 23일), 무조건적 사랑과 '인간성 회복'…희로애락의 동반에서 현대인 고독치유까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매년 3월 23일은 '국제 강아지의 날'로,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 생명의 존중과 무조건적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다. 2006년 미국 반려동물학자 콜린 페이지(Colleen Paige)가 유기견 입양 장려와 강아지 공장 근절을 목적으로 제정한 이래, 전 세계 애견인들이 #NationalPuppyDay 해시태그로 SNS를 물들였다. 3월 23일 한국 반려인 1546만명이 이 의미를 공유하며, 반려견과의 유대가 현대 사회의 고독을 치유하는 '철학적 동반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 새롭게 부각됐다. 강아지의 날 유래와 글로벌 확산 국제 강아지의 날은 2006년 3월 23일 미국에서 시작되어, 불과 20년 만에 전 세계적 기념일로

[내궁내정] 미나리 경제학 “벼 베고 봄 심다"…나주 노안 7개월 프로젝트, 봄 전령사에서 지역 특산물까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물, 미나리의 뿌리에는 농업의 시간과 계절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특히 전남 나주 노안면의 ‘노안 돌미나리’는 국내 최대 미나리 주산지로, 서울 가락시장의 겨울철 미나리 출하 물량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핵심 공급지 역할을 한다. 특이한 점은 미나리 대부분이 벼농사 후작으로 태어난다는 점이다. 8월 벼 수확 뒤 논에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10월부터 이듬해 4월 말까지 연중 가장 손꼽히는 수익 구간을 달린다. 나주 노안, 미나리의 ‘지구 본부’ 나주 노안면 일대는 현재 미나리 재배면적 약 430㏊, 연간 생산량이 국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한국 미나리 지도’의 중심축이다.

"프라이빗 정원부터 반려견 동반 골프까지"…롯데 제주 아트빌라스, 강아지와 함께하는 라운딩 패키지 출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롯데리조트 제주 아트빌라스가 롯데스카이힐CC 제주와 연계해 반려견과 함께 프라이빗한 휴식과 골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빌라스 골프 위드 펫(Villas Golf with Pet)’ 패키지를 선보인다. 오는 3월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패키지는 3월 한 달간 투숙객을 대상으로 반려견 동반 라운드 추가 비용(10만 원)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동반 라운드 무료 혜택은 투숙 기간 내 진행하는 라운드 횟수만큼 동일하게 적용돼 고객의 부담을 대폭 낮췄다. 패키지는 18홀과 36홀 라운드 두 가지 옵션으로 구성됐다. 18홀 패키지는 이종호 펫 전용 객실 1박과 그린피 1회를, 36홀 패키지 구매 고객에게는 동일 객실에 그린피 2회 제공하여 일정에 맞춘 유연한 선택이 가능하다. 롯데리조트 제주 아트빌라스는 도미니크 페로, 켄고 쿠마, 승효상, 이종호 등 세계 최정상급 건축가들의 예술적 설계와 프리미엄 서비스가 결합된 프라이빗 독립형 풀빌라다. 패키지에 포함된 이종호 객실은 최대 9인까지 투숙할 수 있는 복층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1층에는 3개의 침실과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전용

[랭킹연구소] 韓민주주의 세계 41위→22위 '껑충' · 美 24→51위 '추락’…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스위스>에스토니아>아일랜드 順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한국의 종합 민주주의 지수 순위가 2024년 기준 41위에서 2025년 22위로 19계단 급등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산하 민주주의 다양성(V‑Dem)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6’는 전 세계 179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민주주의 수준을 측정하는 V‑Dem 지수 기준으로, 한국은 단기간에 상위권으로 도약한 셈이다. V‑Dem은 전 세계 179개국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수준을 지수화해 매년 발표하며, 이번 보고서는 2025년 정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순위 상승을 “민주주의 후퇴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재평가”로 평가하며, 이재명 대통령은 “41위에서 22위로 상승한 것은 나라 위신이 되찾아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언급했다. V‑Dem는 민주주의를 ①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 ② 선거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 ③ 선거독재, ④ 폐쇄독재·권위주의 체제의 네 단계로 분류한다. 한국은 2023년까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지만,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발표된 ‘민주주의 보고서 2025’에서는 한 단계 아래인 선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