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지금 무엇을 듣고 있습니까
회의실에서 팀원이 말한다.
“우린 늘 이렇게 해왔는데요?.” 그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스치는가?
“관행을 고집하는 완고함”?
“변화를 두려워하는 저항”?
혹은 “검증된 방식에 대한 신뢰와 안전에 대한 욕구”?
같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세 개의 의미가 숨어 있다.
나는 코칭을 배우며 깨달았다.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려면 단어가 아니라 맥락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지난 20주 동안 한 편씩 글을 써오며 내 안에서도 일어났다.
◆ 스무 번째 글, 그리고 나를 마주한 시간
어느덧 스무 번째 칼럼이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쓴다’는 약속이 작지만 버거웠다. 주말이면 노트북을 열고 생각을 정리하려 할 때마다 피곤이 몰려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글을 쓰면 쓸수록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졌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 안의 흐트러진 생각을 한 줄로 세우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되었고, 그건 셀프 코칭의 과정으로 발전했다.
이 시리즈를 써오며 나는 ‘코칭의 정의’를 머리로가 아니라 손끝으로 익혔다.
매주 한 편씩 쓰다 보니 사람들과의 대화뿐 아니라 내 자신과의 대화도 조금씩 달라졌다.
◆ 코칭을 배우며 ‘듣는 자세’가 달라졌다
예전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 집중하여 사실에 기반하여 들었다면, 이제는 ‘왜 지금 이 말을 할까?’를 먼저 생각해본다.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큰 차이다.
회의 시간에 팀원이 “우리가 늘 해오던 방식인데 변경이 꼭 필요할까요?”라고 말할 때, 예전 같으면 “그러니까 이번엔 다르게 해보자.”로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물어본다. “우리가 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일까요?"
그 한 문장이 대화의 방향을 바꾼다.
코칭의 힘은 정교한 기술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진짜 호기심 한 줄에 있었다.
그래서 코칭은 단순한 대화의 프로세스가 아니다.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그 사람이 온전하고 창의적이며 스스로의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는 일이다. 그리고 "그 말 뒤에 숨은 진짜 이유와 맥락은 무엇일까?"를 진심으로 묻는 태도다.
그 단순하지만 깊은 호기심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이 칼럼은 그 호기심을 20번 기록해 온 실험이었다.
그리고 매주 쓴 한 장의 글은 결국, 나 자신에게 보낸 질문이기도 했다.
◆ 글쓰기는 나를 코칭하는 시간
스무 번째 글을 마무리하며, 나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다.
“오늘 나는 내 감정의 흐름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오늘 나는, 누군가의 말 뒤에 숨은 맥락을 듣기 위해 한 번이라도 내 생각을 멈췄는가?”
우리는 모두 말을 한다. 하지만 진짜 대화는 말이 아니라 숨어 있는 맥락에서 시작된다.
코칭을 배우지 않아도 괜찮다. 단 한 번이라도 대화 중에 이렇게 물어보라.
“내 생각이 아닌, 지금 이 사람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 질문 하나가 당신의 대화를, 그리고 당신 자신을 바꿀지도 모른다.
★ 칼럼니스트 ‘래비(LABi)’는 어릴 적 아이디 ‘빨래비누’에서 출발해, 사람과 조직, 관계를 조용히 탐구하는 코치이자 조직문화 전문가입니다. 20년의 실무 경험과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바탕으로, 상처받은 마음의 회복을 돕는 작은 연구실을 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