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육상 동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세인트헬레나의 자이언트 거북이 조나단이 4월 1일 사망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 언론과 SNS를 단숨에 뒤흔들었다. 그러나 하루도 채 안 돼 이 ‘부고(?)’는 수천만 이용자를 낚은 암호화폐 사기극이자, BBC와 USA투데이 등 유력 매체까지 속여버린 만우절 디지털 시대 오보 사례로 드러났다. ‘수의사를 사칭한 X 계정’에서 시작된 사기극 사건의 발단은 X(옛 트위터)에 등장한 한 계정이었다. 이 계정은 조나단을 수십 년간 돌봐온 영국 수의사 조 홀린스(Joe Hollins)를 사칭하며 “사랑받던 조나단이 오늘 세인트헬레나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은 미국식 영어 표현을 사용했고, 조의를 표하는 문구와 함께 ‘추모 기금’ 명목의 암호화폐 기부까지 요청해 즉각적인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한 환경·과학 매체 분석에 따르면 해당 가짜 글은 게시 후 단시간에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고, 각국 언론의 인용과 SNS 확산을 합치면 잠재 도달 이용자는 수천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내용을 인용한 글로벌 뉴스 영상, 인스타그램 리그램, 페이스북 공유 등 2차·3차 파생 콘텐츠도 쏟아졌다. BBC·USA투데이·데일리메일까지 줄줄이 낚였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전통 언론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BBC는 4월 1일(현지시간) 조나단의 사망을 기정사실로 전하는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했다가, 이튿날 “조나단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정정 보도를 내고 기사를 수정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도 마찬가지였다. 이 매체는 사칭 계정의 게시물을 근거로 조나단의 죽음을 보도한 뒤, 진짜 홀린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보였다”며 기사를 삭제하고 후속 기사에서 실수를 인정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일부 방송·온라인 매체들도 같은 출처를 인용하며 ‘세계 최고령 거북이의 죽음’을 경쟁적으로 전했다가 줄줄이 정정에 나섰다. 일부 방송 리포트에서는 심지어 위키피디아가 조나단의 사망일을 ‘2026년 4월 1일’로 기록했다가 이내 되돌린 사례까지 소개되며, 집단적인 ‘플랫폼 기반 오보’의 양상을 드러냈다. 플랫폼·백과사전·주류 언론이 동시에 같은 가짜 출처를 참조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사실상 글로벌 차원의 ‘공동 오보’가 발생한 셈이다. “만우절 장난이 아니라 노골적인 암호화폐 사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은 당사자인 진짜 조 홀린스였다. 홀린스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조나단 거북이는 매우 건강하게 살아 있다”며 “X에서 저를 사칭하는 사람이 암호화폐 기부를 요구하고 있어, 이건 만우절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사기”라고 일갈했다. 세인트헬레나의 나이절 필립스 총독도 BBC와 다른 매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홀린스는 X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해당 게시물은 전적으로 허위”라고 못박았다. 현지 당국은 공식 채널을 통해 “조나단은 플랜테이션 하우스 정원에서 평소처럼 나무 그늘 아래서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고, 일부 인터뷰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무 아래에서 평화롭게 자고 있을 것”이라는 농담 섞인 표현으로 루머를 일축했다. 사칭 계정은 여론의 비난이 커지자 뒤늦게 “4월 바보 장난일 뿐이었다”는 취지의 답글을 달며 가벼운 장난으로 포장하려 했지만, 해당 계정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암호화폐 스캠에 연루됐다는 보도와 함께 비난 여론은 더 거세졌다. “그는 아직 살아 있다. 암호화폐 보낸 사람 있냐?”는 식의 후속 게시글은, 단순한 만우절 농담이 아니라 ‘애도 심리’를 노린 계획적 기부 사기였다는 인상을 더욱 강화했다. ‘193세 살아 있는 전설’…데이터로 보는 조나단의 의미 조나단은 왜 이토록 큰 뉴스가 될까. 기네스 월드 레코즈에 따르면 조나단은 1832년경 부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Aldabrachelys gigantea hololissa)으로, 1882년 세이셸에서 영국령 세인트헬레나로 이송될 당시 이미 성체(적어도 50세 이상)였다. 이를 기준으로 한 보수적 추정 나이는 2023년 기준 191세, 2025년에는 193세에 이르며, 현재 생존하는 육상 동물 가운데 가장 나이 많은 개체이자, 인류가 기록한 모든 거북·거북목 동물 중에서도 최장수 기록 보유자로 인정돼 있다. 그는 세인트헬레나 총독 관저인 플랜테이션 하우스 정원에서 140년 넘게 살아왔고, 최소 8명의 영국 군주와 수십 명의 미국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관통해 존재해 온 ‘살아 있는 연대기’이기도 하다. 2023년 기네스는 조나단에게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육상 동물’과 ‘역대 최장수 거북’ 공식 인증서를 재차 수여하며, 평균 수명이 약 150년으로 알려진 동종 개체들 가운데서도 유례없는 장수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미 190세를 넘긴 나이 탓에 조나단은 시력을 잃고 후각도 거의 기능하지 않지만, 촉각과 청각은 유지하고 있으며, 담당 수의사와 관리인들에 따르면 매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장수 연구 단체와 생명과학자들은 조나단이 ‘장수 유전·대사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하나의 상징적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일부 연구자들은 그를 통해 “장수 사회에서 인간과 동물의 건강 수명 연구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조나단은 여전히 세인트헬레나 플랜테이션 하우스의 잔디밭을 느리게 거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193세 거북이가 아니라 21세기 미디어 생태계가 과연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되묻게 한다. “조나단은 살아 있지만, 저널리즘의 ‘기본기’는 얼마나 살아 있는가”라는 질문이, 이번 사기극이 남긴 가장 불편한 후일담일지 모른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지구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탱할 수 있는 인구는 약 25억명 수준에 불과하며, 현재 83억명의 세계 인구는 이미 지구의 생태적 수용 한계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워 30일(현지시간)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된 연구와 Phys.org, co2news, news.flinders, whp-journals, The Vaultz News, sflorg.com, Global Issues의 보도에 따르면, 플린더스 대학교 코리 브래드쇼(Corey J.A. Bradshaw)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년 넘는 전 세계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인간이 이제 ‘생물학적 전환점’을 넘어서 ‘생태 초과(overshoot)’ 상태에 진입했다고 결론지었다. 25억명 견적, 어떤 기준으로 나왔나 이번 연구는 1인당 소비량뿐 아니라 총 인구 규모가 온난화, 생태발자국, 탄소 배출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지구의 생물생산능력 범위 안에서 ‘안정적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용력이 약 25억명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1950년대 중반 수준의 인구(약 25억명)에 가깝게 설정되며, 현재 83억명과 비교하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연구팀은 화석연료 의존과 대규모 자원 개발이 과거에는 인구 성장과 산업화를 뒷받침했지만, 이로 인해 지구의 한계가 가려졌고 결과적으로 ‘생태적 부채’가 쌓여 왔다고 분석했다. 중국 신화망(신화통신)이 소개한 요약에 따르면, 25억명 기준은 “모든 사람이 생태적 한계 내에서 편안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경우”를 가정한 최대 지속 가능 인구 규모로 제시된다. 1950년대 이후 ‘부정적 인구학적 국면’ 브래드쇼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19세기말부터 1950년대까지는 인구 증가가 더 많은 혁신과 에너지 사용,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양의 피드백’ 구조였지만, 1960년대 초 이후부터는 인구는 계속 늘어나도 전 세계 성장률이 둔화하는 ‘부정적 인구학적 국면(negative demographic phase)’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이 국면에서 인구 증가가 더 빠른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그 대신 생태계 압력이 가속화되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70년대까지 세계 인구가 117억~124억명 수준까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25억명과 비교해 4~5배 수준의 격차여서, 이를 메워 온 것은 지나치게 빠른 천연자원 채굴과 화석연료 활용이라는 지적이다. 기후위기·생물다양성·불평등 악화 경고 연구는 인구 규모와 소비 패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후변화 속도, 생태발자국, 탄소 배출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생물다양성 감소, 토지·수자원 고갈, 식량 안보 위협, 그리고 자원 부족과 기후 리스크에 따른 국가 간·계층 간 불평등 심화가 생태 초과의 직접적 결과로 거론된다. 영국·미국·호주 등 여러 과학·환경 매체가 인용한 요약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급격한 붕괴(sudden collapse)를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 생명 유지 시스템(생명지지계)이 이미 스트레스 상태에 진입했다”는 현실적 경고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식량·물·에너지·토지 이용 시스템 전반에 걸친 신속한 전환이 없으면, 수십 년 내 수십억명이 기후·식량·물 불안정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추정과의 비교, ‘정치적 논쟁’ 이번 연구가 제시한 25억명 수준은 기존에도 여러 학자들이 제시했던 지속 가능 인구 추정 범위(대략 20억~40억명 구간) 안에 들어간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환경 전문 매체들은 이 수치가 단순한 ‘인구 억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믹스 전환, 농업·식량 시스템 혁신, 도시·토지 이용 최적화, 소비 패턴 변화 등 ‘구조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석한다. 브래드쇼 교수는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각국이 협력해 에너지·토지·식량 시스템을 신속히 전환한다면 아직 의미 있는 변화는 가능하다”고 말하며, 경고와 함께 완전한 비관론을 피하고 정책 전환의 여지를 남긴다. 결국 이번 연구를 인용하며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지구가 25억명 수준의 인구만을 지속 가능하게 감당할 수 있다는 수학적·생태학적 신호가 이미 여기에 있다”는 점이다. 이제 정책·산업·개인 차원에서 얼마나 빨리 이 ‘생태 초과’를 축소하려는 선택을 할 것인가가, 향후 세기의 복합위기와 인류 삶의 안정성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전제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근 한국 극장에서 재개봉한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는 바다위 표류하던 한 소년의 단순한 생존담이 아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관객에게 되묻는 거대한 은유의 장치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4관왕을 차지했고, 전 세계 흥행 수입은 6억900만 달러를 넘겼다. 최근 2018년에 이어 또 다시 재개봉이 이뤄진 이유도 왜 이 작품이 세월을 건너 다시 호출되는지 확인시켜준다. 수상과 흥행 〈라이프 오브 파이〉는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을 받았고, 작품상 포함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완 출신 이안 감독(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색계 등)은 이 작품으로 다시 한번 세계 영화계의 정점에 올랐고, 작품은 “문화와 종교를 초월하는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는 6억900만6177달러, 북미 1억2477만2844달러, 해외 4억8402만9542달러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예술영화의 외피를 두른 작품이 대중 흥행에서도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재개봉까지 할 정도?…왜 다시 보는가 한국에서 이 작품이 재개봉 때마다 회자되는 이유는 스펙터클만이 아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를 두고 “시각적으로 뛰어난 영화임에도 결과적으로 깊은 이야기의 뒷맛으로 여운을 남기는 성취”라며 "핵심은 두 이야기 사이의 관계와 관객이 어떤 이야기를 좋은 이야기로 생각하는가에 있다"고 평했다. 즉, 이 영화의 재관람 가치는 반전 자체가 아니라, 반전을 통해 관객의 세계관이 드러나는 방식에 있다. 최근 리뷰에서도 이 작품은 “희망과 회복력을 말하는 스펙터클이자 믿음을 선택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다시 읽혔다. 영화 속 숨은 코드 이 영화의 가장 유명한 장치는 리처드 파커, 즉 벵골호랑이다. 다수의 해석이 이 존재를 파이의 생존 본능, 즉 억압된 그림자 자아의 상징으로 읽는다. 바다 역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무의식과 불확실성, 존재론적 공포를 상징하는 거대한 공간으로 해석된다. 떠다니는 섬은 안정의 유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체와 기만의 공간으로 읽히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편안함을 의심해야 한다”는 역설을 드러낸다. 또 하나의 핵심 코드는 “두 개의 이야기”다. 한쪽은 사실주의적 재난 서사이고, 다른 한쪽은 상징과 신앙의 이야기다. 영화는 어느 쪽이 진실인지를 확정하지 않고, 오히려 “어떤 이야기가 더 나은가”를 묻는다. 이 구조는 종교를 믿는 행위와 서사를 믿는 행위를 겹쳐 놓으며, 사실과 의미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안 감독 "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멘토" 이안 감독은 인터뷰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를 성장 영화로 받아들일 경우, 호랑이인 '리처드 파커'는 일종의 멘토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는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멘토다. 정확히 말하면, 멘토보다는 '가르침을 주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성장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면모를 갖춘 존재이고 많은 가르침을 준다. 일종의 '적'이자 자연의 엄청난 힘을 가르쳐주는 존재다. 자연적인 면에서 본다면 야수지만, 어떤 면에선 정신적인 신적인 면모도 지닌다. 하지만 리처드 파커도 하나의 생명체일 뿐이다. 그도 외롭기 때문에 그만의 방식으로 그런 감정을 표현한다. 그런 면에서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거울이다. 이후 여행을 통해 파이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데, 사실 소년에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으면서도 영원히 자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으며, 누군가 자신을 돌봐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그러다가 그걸 벗어나게 되는 순간, 가슴이 아프게 된다"고 말했다. 영화가 던진 철학적 의미 〈라이프 오브 파이〉는 결국 신앙의 영화이면서 동시에 해석의 영화다. 파이는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을 함께 받아들이는 인물로 설정되며, 이는 배타적 진리보다 공존의 가능성을 지향하는 문화적 표지로 읽힌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진실은 하나”라는 근대적 태도보다 “살아내는 데 필요한 진실은 여러 층위로 존재한다”는 입장에 가깝다. 철학적으로 보면, 파이의 표류는 실존의 압축판이다. 인간은 예기치 못한 재난 앞에서 세계의 질서를 상실하고, 그 공백을 이야기와 믿음으로 메운다. 그래서 이 영화의 감동은 호랑이와 소년의 공존이 아니라, 공존을 가능하게 만든 정신의 구조에 있다. 결국 이 작품은 “무슨 일이 있었는가”보다 “우리는 무엇을 믿으며 살아남는가”를 묻는 영화라는 철학적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영화가 던진 문화적 파장 이안 감독은 타이완에서 촬영 기반을 마련했고, 현지의 지형과 수영장, 동물, 세트 인프라를 활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이는 단지 제작 뒷이야기가 아니라, 아시아 제작 역량이 할리우드 대작의 핵심 생산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또한 이 영화는 아시아 감독이 보편 서사를 다룰 때 문화적 특수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한국에서의 지속적인 재개봉과 무대화는 이 작품이 단발성 히트가 아니라 세대간 해석이 가능한 텍스트임을 보여준다. 시각효과의 혁신, 종교적 다원주의, 생존 윤리, 그리고 관객의 해석 권한이 한데 엮이며, 〈라이프 오브 파이〉는 영화에서 철학서로, 다시 문화 현상으로 확장된다. 결국 이 작품의 진짜 반전은 호랑이가 아니라, 관객이 결국 자기 삶의 버전을 선택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바다 위의 소년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우리 자신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완성한다. 영화에서도 “어떤 이야기가 더 좋은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선택을 관객에게 돌려준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애플은 오는 4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며, 1976년 쿠퍼티노의 차고에서 출발한 1인용 개인 컴퓨터를 시작으로 지금은 시가총액 3조6000억 달러를 넘는 글로벌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한 반세기를 자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창립 기념일을 앞두고 애플은 단순 축하만 거론하기보다는,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혁신 지체’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반독점 소송이라는 두 축으로 인해 향후 10년을 가늠하는 ‘위기의 분기점’에 서 있다. AI 지연에도 ‘아이폰’으로 쌓은 실적 wsj, tbreak, lemonde, finance.biggo, macdailynews, ainvest, uitech, cnbc에 따르면, 애플의 핵심 성장 동력은 여전히 아이폰이다. 시장조사업체 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현재까지 31억대 이상이 판매됐고, 이 과정에서 약 2조3000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 덕분에 애플은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했고, 2026년 1분기 기준 1600억 달러 이상의 현금과 유동성 자산을 보유한 ‘거센 재무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 한 축에 의존해 온 구조는 생성형 AI·대형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경쟁이 가열되는 환경에서, ‘생산성’과 ‘정보 인터페이스’의 중심이 바뀌는 시점에서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여기서 핵심 사안은 시리(Siri)다. 2024년 여름 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전략은, iOS 18·19를 통해 시리를 AI 기반 가상비서로 전면 재설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5년 봄 이후 수차례 연기 끝에, 애플은 2026년 봄 iOS 26.5 업데이트에서 일부 기능을 선보이고, 일부는 9월 iOS 27로 넘기는 방식으로 AI 기능을 ‘분산 도입’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사이 시리의 테스트 과정에서 요청 인식 정확도와 ‘앱 간 상황 파악 능력’ 등에서 문제를 겪었다는 보도가 나오며, 애플이 AI 챗봇 수준으로의 전환에 상당한 기술적 저항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지연은 애플이 자체 LLM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대신,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기술을 활용해 내부 코드명 ‘Campo’·‘Linwood’로 불리는 AI 시리 아키텍처를 설계한 영향으로도 해석된다. 반면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오픈AI 등은 자체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PC·모바일·웹 전체에서 AI 기능을 이미 상용화하고 있어, ‘AI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애플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유럽서 동시에 터지는 ‘반독점 압박’ 애플의 또 다른 난제는 규제 리스크다. 2024년 3월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는 애플을 상대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불법 독점 행위를 문제 삼는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16개 주 법무장관이 가세해 애플의 생태계 통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2025년 6월 연방법원 판사는 애플의 소송 기각 신청을 기각해, 이 사건은 2026년 현재까지 계속 진행 중인 상태다. 이 소송은 애플이 앱 스토어 결제, 메시징, 생태계 출입 장벽 등을 통해 경쟁자를 “탈퇴보다 머무르게 하는 것”을 더 싸게 만들었다는 점을 핵심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규제 압박이 이미 ‘현금’ 형태로 반영됐다. 2025년 4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DMA)의 반유도(anti‑steering) 규정 위반 혐의로 애플에 5억 유로(약 5억7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조치는 애플이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를 앱 스토어 외부에서 더 저렴한 구매 옵션으로 안내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 벌금은 DMA 시행 이후 첫 번째 ‘게이트키퍼’ 제재 사례로 기록됐고, EU는 애플이 제3자 앱 스토어와 대체 결제 시스템을 원활하게 지원하도록 계속 압박하고 있다. 애플은 2025년 7월 벌금에 대해 항소했고, 개정된 앱 스토어·결제 구조가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주장하며 EU 측의 강제적인 경영상 조건 부과를 문제 삼고 있다. EU는 2026년까지 전면 준수를 요구하는 기한을 명시하고 있고, 2024년에는 이전 구조 위반으로 이미 18억 유로의 거액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어, 애플은 이미 수십억 유로 규모의 법적·재무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이 같은 규제 압박은 애플의 연간 수익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 매출(앱 스토어·결제 수수료 등)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에 직접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50년의 위대함, 50년 이후의 질문 팀 쿡 CEO는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공개 서한에서 “애플은 기술이 개인적이어야 한다는 단순한 신념 위에 세워졌다”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AI를 통합한 ‘사용자 경험 중심’ 전략을 강조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양 왕(Andrew Yang Wang) 선임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앞으로 50년을 위해 또 다른 문화를 바꾸는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며, "AI 경쟁력과 새로운 플랫폼(예: 공간 컴퓨팅·Vision Pro 등) 성공 여부가 ‘생산성’ 기기로서의 입지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시점에서 애플은 여전히 강력한 하드웨어·브랜드·서비스 장벽을 지닌 기업이지만, AI 지연과 규제 리스크라는 두 가지 축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창립 50주년은 단순한 ‘축하’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큰 전환기를 맞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향후 3~5년간 애플이 시리·Apple Intelligence의 완성도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미국·EU의 반독점 프레임 내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생태계를 개방하느냐가, 3조60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의 핵심 변수로 부각된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비롯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26일 착공했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은 KAIST(총장 이광형)가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는 10MW(메가와트)급의 도심형 AI데이터센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도 갖출 계획이다. 각 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기상예측, 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한다. 시민 참여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AI의 역사를 한 눈에 아우르는 AI 전시관과 갤러리, 시네마 공간을 기획해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감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학원 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KT 이사회는 16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박 후보는 KT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KT맨'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사회는 박 후보를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로 평가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선정했다. 박윤영, KT 경력과 주요 이력 박윤영 후보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2년 KT에 입사했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하며 컨버전스와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 B2B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다. 이번 선정은 박 후보가 2020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 끝에 성공한 결과다. 해킹 사태, 수습이 최우선 과제 박 후보는 올해 8월 발생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수십 개의 여행용 가방이 탑처럼 쌓인 거대한 조형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으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79명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철제 구조물 안팎을 빼곡히 메운 179개의 캐리어 위로 숫자 ‘179’가 선명하게 박혀 있고, 안내문에는 영어 부제 ‘Record of the Unfinished Journey(끝내 마치지 못한 여행의 기록)’가 적혀 있다. 조형물 앞 검은 안내판에는 “게이트를 지나 활주로로 향하던 179개의 여행 가방 행렬이 그날 공항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취지의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다. 케이지 외곽은 파란색 띠로 여러 겹 감겨 있어 ‘묶여 있는 짐’이자 ‘멈춰 선 시간’을 암시한다. 2025년 12월 1주기 추모 기간에 맞춰 공항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 잃은 신발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탑처럼 쌓인 여행가방 더미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묘사했다. 일부 유가족은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