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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챗GPT, 8억명 주머니를 열다”···광고 전면 도입으로 수익 스위치 켜는 오픈AI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오픈AI가 마침내 챗GPT 무료·저가 이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광고 스위치를 켠다. 미국 내 무료 및 저가 ‘Go’ 요금제 전 이용자에게 수주 내 광고 노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생성형 AI의 대표 서비스가 본격적인 ‘애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3월 21일(현지시간) The Information, Reuters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방대한 사용자 기반 중 극히 일부에게만 도달했던 신중한 시범 프로그램에서 크게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1월 16일 “미국의 무료 및 저가형 Go 이용자를 대상으로 몇 주 내 광고 테스트를 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광고 도입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2월 9일부로 미국에서 로그인한 성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및 월 8달러(Go) 구독 티어에 실제 광고 노출이 시작됐다. 반면 Plus·Pro·Business·Enterprise·Education 등 고가 유료 구독자는 광고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번에 새로 드러난 것은 이 제한적 파일럿이 ‘미국 내 모든 무료·Go 이용자’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이는 파일럿 단계에서 ‘일부 트래픽’에만 노출되던 광고를, 사실상 미국 내 비유료 층 전체로 올리는 전면 롤아웃 선언에 가깝다.

 

구체적인 노출 방식도 비교적 명확하다. 오픈AI는 광고가 “사용자 대화와 관련성이 있을 때 챗GPT 답변 하단에 표시되며, 일반 응답과 명확히 구분·표시된다”고 강조해 왔다. 또 회사는 “광고는 챗GPT의 응답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대화 데이터는 비공개로 유지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광고주 모집 방식은 ‘프리미엄 인벤토리’에 가깝다. Business Insider와 업계 보도에 따르면, 초기 파일럿에는 Dentsu, Omnicom, WPP 등 글로벌 대형 에이전시가 참여했고, Target·Ford·Adobe·Expedia·Best Buy 등 대형 브랜드가 1차 광고주로 합류했다. 오픈AI와 직접 딜(Direct IO)을 맺는 브랜드들은 1,000회 노출당 60달러(CPM 60달러) 수준, 최소 20만 달러의 집행을 약정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월 2일에는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 Criteo가 오픈AI 파일럿과 공식 통합되면서, 자사 플랫폼을 통해 챗GPT 인벤토리를 구매·타깃팅할 수 있는 경로가 열렸다. Sensor Tower와 LinkedIn에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3월 2~16일 사이 챗GPT 상의 고유 광고주 수는 171% 증가했고, 광고를 실제로 본 고유 이용자 수는 424% 급증했다. 이는 Criteo를 통한 프로그램매틱 진입이 ‘문턱을 낮춘 효과’를 가져왔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업계는 오픈AI의 광고 모델을 ‘클릭보다는 주목(attention)에 돈을 받는 고CPM 디스플레이형 네이티브 광고’에 가깝게 본다. Adthena의 필립 순(Phillip Thune) CEO는 “챗GPT의 목표는 사용자를 플랫폼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라며, '클릭당 과금(CPC)보다는 노출당 과금(CPM)이 합리적이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광고주들의 ‘돈 쓰겠다는 의지’와 달리 실제 집행 속도는 상당히 더뎠다는 점이다. 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파일럿은 2월 9일 시작 당시 3월 말 종료를 가정하고 설계됐고, 일부 브랜드는 최소 20만 달러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픈AI가 실제 집행한 금액은 아직 예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Adthena의 필립 순 CEO는 인터뷰에서 “챗GPT는 대체 언제쯤 내 광고비를 쓰기 시작할 것인가”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CNBC 역시 Sensor Tower 데이터를 인용해 “3월 중순 기준, 광고 노출 경험이 있는 챗GPT 모바일 이용자는 전체의 약 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업계가 기대한 ‘폭발적 롤아웃’보다는 훨씬 보수적인 속도다.

 

다만 양적 지표만 놓고 보면 속도는 분명히 붙고 있다. Sensor Tower는 3월 초부터 중순까지 챗GPT 내 광고 게재량이 약 600%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최소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이미 챗GPT에 광고를 집행했으며, 그 중 약 44%는 리테일(소매) 기업으로 추산된다. 채널이 워낙 새롭다 보니, 광고주들은 ‘처음에는 적게·천천히’ 들어오지만, 일단 특정 임계점을 지나면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붙는 전형적인 플랫폼 성장곡선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오픈AI의 전략적 베팅은 트래픽 규모에서 드러난다. 오픈AI는 공식 지표를 세밀히 공개하지는 않지만, 시장조사와 업계 추정에서는 챗GPT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가 8억명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90%가 무료 이용자로 추정되며, 저가 Go 구독자까지 합치면 ‘비(非) 프리미엄’ 이용자 풀은 사실상 전체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구조에서 미국 내 무료·Go 층 전체에 광고를 푸는 것은, 디지털 광고 시장 관점에서 보면 “검색 이후 가장 큰 신규 광고 인벤토리”를 여는 시도에 가깝다. Reuters는 오픈AI가 광고 확대를 통해 막대한 모델 개발·운영 비용을 보전하면서도, 무료·저가 요금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한다.

 

전통 검색과의 차별점은 ‘질문·대답’ 자체가 문맥이 된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질의 의도(intention)가 이미 자연어로 상세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기존 검색 키워드 기반 타깃팅보다 훨씬 정교한 관심사·구매의도 타깃팅이 가능해진다. 이는 고CPM 구조를 뒷받침하는 ‘프리미엄 컨텍스트’로도 작용한다는 것이 광고주들의 기대다.

 

다만 오픈AI에게 이번 결정은 ‘돈 vs 신뢰’의 정교한 균형 게임이기도 하다. 회사는 “광고가 챗GPT 응답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대화 내용은 광고주에게 제공되지 않는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또 “챗GPT는 사용자에게 신뢰받고 종종 개인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광고 확장에 있어서 사려 깊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광고주들이 원하는 ‘강한 타깃팅’과,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프라이버시와 신뢰’ 사이에서 얼마나 미세 조정에 성공하느냐가 향후 수용성의 관건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경쟁 구도도 변수다. CNBC는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AI 검색 광고가 향후 검색·소셜 광고를 뒤흔들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하면서도, "오픈AI의 경쟁사 앤트로픽은 자사 AI 서비스에 광고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즉, 한쪽은 초고속 광고 수익화, 다른 한쪽은 ‘무광고·유료 모델’을 내세우는 대비된 포지셔닝이 형성되는 셈이다.

광고 업계에서는 이미 ‘챗GPT 안에서 끝나는 커머스 폐곡선’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Adthena의 필립 순 CEO는 “만약 챗GPT 안에서 광고를 보고, 그 안에서 바로 구매까지 완료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CPM 기반 과금은 사용자의 ‘주목과 체류’를 근거로 한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는 제3자 사이트로 ‘클릭 아웃’하는 구조가 병행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제·환불·고객지원까지 포함한 ‘AI 내 쇼핑 인프라’가 완성될 경우, 플랫폼 내부에서 수익과 데이터를 모두 흡수하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오픈AI의 행보는 국내 시장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오픈AI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광고 도입”이 아니라, 생성형 AI 서비스가 ‘공공재적 무료 도구’에서 ‘거대한 상업 플랫폼’으로 본격 전환하는 첫 번째 대규모 실험이다. 향후 몇 달간 광고 노출 범위와 형식, 이용자 반응, 광고주의 성과 데이터가 어떻게 축적되느냐에 따라, AI 시대 디지털 광고 시장의 새 룰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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